위험한 제약회사 -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피터 괴체 지음, 윤소하 옮김 / 공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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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가 세상에 나오기 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 인구 중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1,000배로 증가했·····다.·······『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제5판이 항우울제 과잉 처방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우리 모두는 가까운 친족의 죽음을 경험하기 마련인데, 『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제5판에서는 사별의 슬픔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우울장애라고 한다. 『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제3판에서는 이 기간이 1년으로 설정되어 있었고, 제4판에서는 2개월이었다. 제6판에서는 2시간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는 사람들이 때때로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우울증이라 진단하는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우울증의 진단 기준은 더 이상 정신장애와 ‘상황 맥락에 따라 예상되는 반응’을 구별하지 않는다.·······제약회사들에게 매우 유리한 이런 변화는 『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제4판의 ‘기분장애’ 자문위원 100%가 제약회사와 금전적 유대가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336-337쪽)


이 책을 읽을 때 찰나마다 파고드는 생각은 이 진실을 드러내는 저자에게 도리어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내용이 지나치리만큼 신랄하다. 1,000배, 2주, 100%라니! 어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 있나들 싶을 정도다. 물론 아직 이르다. 놀랄 일은 첩첩으로 쌓여 있다. 저자가 서구의학 한가운데 있는, 제약회사 근무 경험을 지닌 덴마크 왕립병원 수석 내과의사이기 망정이지 허현회가 썼다면 ‘찌라시’라고 했을 것이다. 이 찌라시 같은 진실의 와중에서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사람이 백색정신의학과 백색화학합성물질의 쌍끌이기선저인망에 걸려 살해당하고 있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날뛰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신장애와 ‘상황 맥락에 따라 예상되는 반응’을 구별하지 않는” 상태를 조만간 극단의 상태로 밀어붙일 것이다.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죄다 정신장애로 몰아버리고, 병 아닌 딱 하나를 남긴다. 저들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는 마음 말이다. 그러나 복종할 때, 웃으면 안 된다. 울어도 안 된다. 둘 다여도 안 된다. 둘 다 아니어도 안 된다.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인간만을 살려두고 삯 없이 종으로 부린다. 신과 악마가 이렇게 역전되는 세상이 인간의 종말이다. 백색문명의 백색의학이 이루어낸 금자탑이다. 아브라카다브라.


녹색의학은 우울장애냐 아니냐의 판단할 때 객관적 지표라고 미화되는 거짓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 실제 생활의 전체상이 흔들려 무너지는가, 확인하고 판단한다. 이른바 ‘객관’에 주관이 보태지고, 이른바 ‘의학’에 인문이 보태져야 우울장애의 진실이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녹색진단은 정신과 전문의의 단독행위가 아니다. 우울을 문제 삼은 사람 자신과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진단이 된다. 녹색진단은 상호/쌍방향 서사interactive narrative다. 의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우울을 문제 삼은 사람 자신이 최대한 주도하도록 열어둔다. 그야말로 의자생醫自生의 길이다. 하쿠나마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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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10-25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샬럿 피터슨 박사의 The Mindful Parent를 읽는데, 전세계 어린이들이 정신건강문제로 소비하는 약물의 90%가 미국의 아이들에게 쏟아진다는 통계를 인용했더라고요. 믿을 수 없는 수치라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수치 역시 놀랍군요

bari_che 2017-10-25 13:30   좋아요 0 | URL
예, 막장 드라마보다 더 끔찍한 세상에 우리가 던져져 있습니다.
깨어 있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하다못해 소리라도 질러야 살아남을 듯합니다.
 
위험한 제약회사 -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피터 괴체 지음, 윤소하 옮김 / 공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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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암페타민 유사 효과가 있·······다.(333쪽)

  정신의학은 정말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며, 보살핌을 알약으로 대체해버렸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ADHD 약도 암페타민 유사 효과가 있다.·······

  ADHD 약은 위험하다. 장기적 위해성에 대해 알려진 바가 별로 없는데, 코카인 장기중독과 유사한 방식으로 심장에 손상을 주는 것이 분명하며, 아이들에게도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334-335쪽)


암페타민은 향정신성약물로 분류되는 각성제다. 습관성과 중독성이 있어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과거에는 우울증과 ADHD 치료를 목적으로 쓰인 바 있다. 이를테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는 암페타민 대용품인 셈이다. 각종 SSRI의 구성 성분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는 한, 암페타민 위해성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ADHD라는 질병 자체가 그렇다. 『정신장애 진단 과 통계 지침DSM』제4판 개정판 DSM-Ⅳ-TR 편집위원회를 이끌었던 앨런 프랜시스가 고발한 바에 따르면 ADHD는 DSM-Ⅳ-TR이 만들어낸 “가짜 유행병”이다. 증상 중심으로 진단명을 발명하는 저들의 습성 상 아마도 남자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우울장애 증상의 특징을 부각시켜 ADHD를 고안했을 것이다. 아이들의 그런 증상을 우울장애로 설득해서 약을 먹이는 것보다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결국 우울장애든 ADHD든 암페타민 유사 효과 아래 사람을 묶어두려는 계략의 일환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신적 각성을 대가로 지불하는 건강과 생명의 위험성은 물론, 습관성과 중독성이 있다면 당연히 예상되는 이탈증상-흔히 금단증상이라 부르는-까지 염두에 둘 때,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생각건대 현재 임상을 하는 정신과전문의 가운데 대다수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안다고 해서 저들이 다른 방법을 찾을 것 같지도 않기는 하다. 환자 본인과 그 가족은 어떨까. 물으나 마나다. 과연 서구정신의학과 제약회사는 이렇게 고요히 제노사이드를 자행하고 있다. 이를 전쟁이라 하지 않으면, 달리 무엇을 전쟁이라 할 것인가. 총성 없앤 전쟁으로 웃으며 살상을 저지르고 있는 정신과의사에게 정신 치료를 맡기는 것이 정녕 정신 있는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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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4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성 모두 높은 압력에 대항하여 혈액을 뿜어내기 위해 근육질량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더 커진 혹은 비대해진 심장의 기하학적 특성은 남녀 간에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고혈압 여성의 심장은 벽이 두꺼워져 남성의 심장에 비해 탄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불리하게 된다.(167쪽)

  부부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여성은 문지방을 밟는 순간에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반면남성은 그 반대라고 한다.(179쪽)

  전형적인 심장 발작 징후는 가슴 한복판에 타는 듯한 통증과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다.·······그런데 심장 발작을 경험한 여성의 20%가량은 매우 다른 징후를 보였다. 배의 위쪽 또는 등에 통증을 느끼고, 숨이 가빠지고, 토할 듯하며, 땀이 흠뻑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소화불량이나 급성담낭염으로 오진이 내려질 수 있다. 숨이 가빠지는 것은 불안 발짝으로 오인되기 쉽다. 의사들은 이런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여성들에게 제산제나 신경안정제를 주고 집에 돌려보내곤 한다. 그러면 많은 환자들은 훨씬 심각한 상태가 되어서, 혹은 이미 치료시기를 놓친 채 응급실로 되돌아온다.(182쪽)


국정감사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우리사회 양극화는 임계점을 이미 넘어선 듯하다. 상위 0.1%의 소득이 중위소득자의 248배에 달한다. 상위 10%가 전체 개인 토지 97.6%을 소유한다. 어디 이뿐이겠나. 양극화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성역 없이 차질 없이 자알 진행되고 있다.


양극화는 자본 포르노가 일으킨 토건의 종착역이다. 0.1%가 99.9%를 수탈하는 인류 최후의 노예제사회가 목하 오르가즘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광란무인지경이다. 이 광란의 불길에는 무궁한 불쏘시개 하나가 숨어 있다. 근원적 급진성을 보이며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깬 사람들조차 간과하고 넘어간다.


지식욕 포르노다. 이는 다른 욕망의 과도한 추구는 탐욕으로 인식하면서 지식의 과도한 추구는 문제 삼지 않는 기이한 맹점에서 탄생한 불멸의 불쏘시개다. 본디 지식의 추구는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것이되, 그 폭발적이고 무제약적인 격화가 일어난 이후, 문명 자체가 이를 제어하고 나선 적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붓다가 무기無記를 본보이고 맹자가 천착을 경계한 일은 있으나, 거대문명의 타락 본령이 노골화하면서 지식의 추구는 이성과 과학의 이름으로 한껏 부추겨져왔다. 전지하면 전능해지리라는 야심 때문이다. 전지가 여는 전능이 상위 0.1%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묵시를 깨닫지 못하면 인류는 결국 이 지식욕 포르노란 불쏘시개 때문에 홀랑 불타 없어지고 말 것이다.


지식욕 포르노는 지식의 양극화를 몰고 온다. 0.1%만 알고 쉬쉬한다. 99.9%는 몰라서 수탈당하다 죽는다. 지식의 양극화는 지식 사용의 양극화를 몰고 온다. 알아도 어쩔 도리가 없어서 수탈당하다 죽는다. 생리적으로 여성은 심장질환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 사회적으로도 여성은 심장질환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 마지막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의료적 기회에서마저 여성은 남성보다 불리하다. 이것이 백색문명의 속살이며, 백색의료체계의 민낯이다.


녹색의학은 지식욕 포르노에 반대한다. 남김없이 알아내겠다며 홀로 질주하지 않는다. 내남없이 앎을 공유하여 공생하겠다며 멈춘다. 완벽한 지식의 사적 소유는 불완전한 지식의 공적 소유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한다. 아라한은 부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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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이장애는 한마디로 음식을 섭취하는 방식이 심각하게 왜곡된 상태를 말한다. 성별에 따라 식이장애의 양상이 다르고 최선의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을 수·······있다.(141쪽)

  ·······식이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은 사람들이 체격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큰 영향을 준다.·······(143쪽)

  남성은 정상체중의 105%에 이를 때까지는 자신이 날씬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여성은 정상체중의 87% 이하여야 스스로 날씬하다고 생각한다.·······(145쪽)

  따라서 식이장애의 치료는 환자의 성별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성 상담 역시 중요하다. 그리고 성 상담 또한 환자 성별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여성 거식증 환자 대부분 성관계를 갖지 않거나 성적으로 소심한 편이다. 반면 성정체성 혼란 문제는 거의 전적으로 남성 거식증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는 성적 학대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치료 과정 중에 이러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알아보아야 한다. 여성 환자일 경우에는 1:1상담이 더 성공적이고, 남성 환자의 경우에는 모두 남성으로 이루어진 집단치료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치료자와 관계가 성립하면 치료자 성별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남성 치료는 남성 전문가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146-147쪽)


그야말로 세 살부터 여든까지 살과 전쟁하는 이 세상은 먹는 문제로 인간을 정신질환에 빠뜨리는 데까지 왔다. 먹기를 마다하고, 먹자마자 게워내고, 먹기로 들면 배터지게 먹고·······사람만이 앓을 수 있는 병이다. 식이장애가 모두 비만과 연루된 것은 아니다. 성과 관련된 부분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식이장애의 전경은 결국 자기부정을 밑절미 삼은 에피소드의 다양한 변주로 어우러져 있다. 자기부정이 손 뻗은 여러 곡절을 소상하게 짚어야 진실을 알 수 있다. 여성·아이·성소수자가 먹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단도직입 목숨 차원에 대인 문제라는 것이다. 식이 왜곡은 증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 본령은 우울이다. 타인에게 부정 당하느니 차라리 먼저 스스로 부정을 단행하는데, 하필 먹는 것이 그 방편일 따름이다. 식이장애를 독립 범주로 만든 데는 학문적 천박과 영업적 계략이 맞물려 있다. 이 또한 백색의학의 진경 가운데 하나다. 백색의학은 인간 욕구의 뿌리에 유의하지 않으니 식·색·수면욕을 마치 아무런 상호연관이 없는 듯 따로따로 다룬다. 근원 치료를 덮고 대증요법으로 질병장사에 매진한다. 대증요법은 크게 두 가지 이익을 노린다. 근원치료가 안 되므로 환자를 계속 노예로 묶을 수 있다. 증상 중심으로 세분하면 돈벌이 판수를 늘일 수 있다. 이 자체가 백색의학의 ‘식이장애’다. 녹색의학은 환자와 만나는 시공에 자본을 최소한만 배치한다. 도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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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3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4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위험한 제약회사 -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피터 괴체 지음, 윤소하 옮김 / 공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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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정신의학협회의 『정신장애 진단 과 통계 지침DSM』은 악명을 떨치게 됐다. 어느 정도냐 하면,·······제4판 개정판 DSM-Ⅳ-TR(정신장애 374가지가 나열되어 있음. 제3판은 297가지였음.) 편집위원회를 이끌었던 앨런 프랜시스가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 이런 식으로 정신장애를 규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이었다. 그는 제5판이 나오면 가짜 유행병이 여러 가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랜시스에 따르면, 새로운 진단명은 신약만큼이나 위험하다.·······

  ·······『정신장애 진단 과 통계 지침DSM』은 합의문서에 해당하며, 과학적이라고 볼 수 없다.·······

  『정신장애 진단 과 통계 지침DSM』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커다란 이익상충이 있고, 많은 진단명을 만들어내는 것은 온갖 종류로 큰 돈벌이가 되며, 최고 전문가들은 명성과 권력을 거머쥔다. 그런데 이런 진단을 내리는 게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여성들에게 ‘월경 전 불쾌장애’라는 진단을 내리면, 일자리 얻는 게 힘들 수도 있고, 이혼할 때 자녀양육권을 확보하는 데 불리할 수도 있다.·······그렇지만 누가 신경이나 쓴단 말인가?·······미국 정신과 전문의들은 뻔뻔스럽게도 이를 우울증이라 칭했다!(330-333쪽)


실제로 DSM-5에는 월경 전 불쾌장애가 우울장애 제3하위유형으로 공식 등재되어 있다. 미국 정신과전문의들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약회사와 결탁하여 더 많은 진단명을 개발할 것이고, 더 많은 화학합성물질을 처방하여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치밀한 과학적 연구 끝에 신중하게 질환의 독립 범주와 거점을 확보하는 것에서 저들의 작업이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저들이 만든 문서 DSM은 “합의문서”에 지나지 않는다. 나눠먹기로 야합한 것이다. 저들이 DSM-5에서 20개의 범주를 두고 수많은 하위범주를 만들어 세분화한 것은 파이를 무제한으로 키우기 위해 잡아 놓은 주름들로 보인다.


범주가 20개나 된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우스꽝스럽다. 20개를 범주라고 할 수 있다니 참으로 그 부박함이 부럽다. 300개가 훨씬 넘는 진단명은 더욱 가소롭다. 이치나 원리가 달라서가 아니라 증상을 중심으로 이리저리 갈래를 만든 것이므로 약의 가지 수를 늘이기 위한 전략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매우 간단명료한 범주를 제시한다. (이는 『인문과 한의학, 치료로 만나다』에 수록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다.)


정신질환은 크게 두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아픔인 공포· 불안이 들이닥칠 때, 즉자적으로 일으키는 병적 반응인 일련의 공포불안장애가 가장 기본적인 병이다. 그 다음에는 공포와 불안 문제에 대한 대자적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 병이다. 여기에는 다시 두 유형이 있다.


하나는 공시적synchronic 관점에서 자기 단일單一성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분열형, 우울형 질병이 비대칭의 대칭으로 나타난다. 이 상반되는 두 질병을 함께 묶어 경계선장애라고 한다(서구정신의학에 이미 이런 병명이 있으나 그와는 다른 의미임을 분명히 해둔다.). 나와 남의 경계선을 어떻게 조절하느냐, 하는 문제에서 어느 한 쪽 극단으로 치우친 병이라는 말이다.


다른 하나는 통시적diachronic 관점에서 자기 동일同一성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강박형, 전환형 질병이 비대칭의 대칭으로 나타난다. 이 상반되는 두 질병을 함께 묶어 변곡점장애라고 한다. 기존의 것을 지키느냐, 바꾸느냐, 하는 문제에서 어느 한 쪽 극단으로 치우친 병이라는 말이다.


나는 모든 정신질환을 발달장애, 특히 불균형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인간의 정신적 생명력이 비대칭의 대칭구조를 지니는 꼭 그만큼 그 생명력의 왜곡도 비대칭의 대칭구조로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체 진실에 후각이 가 닿으면 더 이상의 범주명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번다한 이름은 수탈의 기호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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