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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해법은 무엇인가?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정준형 옮김 / 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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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시스템의 기반으로·······귀중하고 신성하고 ‘값비싼’ 공동체 향유자원보다 더 나은 것이 있을까?·······그렇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우선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자연의 적절한 양에 대해 정치적으로 중재된 공동의 합의를 이끌어낸다.·······
그것을 기반으로 화폐를·······정부가·······발행해, 오늘날 세금 수입을 지출하듯 사용하면 된다.·······그 돈을 기반 품목으로 상환하는 것은 자원과 오염에 붙는 세금과 같이 기능한다.(215-217쪽)
오염을 줄이거나·······공동체 향유자원을 덜 쓰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은 비용을 줄여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이윤 추구의 욕구와 지구를 치유하려는 욕구가 대립 아닌 상생 관계로 된다.(218쪽)
공유자원commons이라는 번역을 구태여 공동체 향유자원으로 바꾼 것은 저자의 다음 인식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지금 진행 중인 경제적 변혁은 마르크스주의 혁명을 넘어서는 것이다. 새로 만들어질 ‘사람들이야기’는 새로운 소유의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유의 허구적 관습적 본질을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산은, 누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는 사회적 합의일 뿐이다. 재산은 객관적 실재가 아니지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이론 모두가 그렇듯, 재산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기본전제로 삼으면 우리 자신도 모르게 그것이 포함된 이야기의 노예가 된다. 나는 신성한 경제가 재산이라는 기본전제에서 출발할 수 없다고 본다. 재산 개념은 진실이 아닌, 혹은 더 이상 진실일 수 없는 자아와 세계이야기, 즉 객관적 우주 속의 분리된 자아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자처럼 자연과 문화유산을 공(동소)유로 해야 한다고 말하기보다, 모든 것에 재산 개념을 적용하기를 멈추고, 어떻게 하면 그 모든 것의 가치를 공정하고 창의적이고 멋지게 경제시스템으로 구현할지 생각해보자.(214쪽)
공유도 소유며, 소유는 재산 개념을 전제한다. 향유는 소유가 아니다. 배타성을 지니지 않아서 함께 누리는 것을 향유라 한다.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향유하는 자연, 아니 함께 공동체적 삶을 향유하는 자연에, 배타적 소유는 근원적으로 맞지 않는 개념이다. 근원을 통찰하지 못한 것은 마르크스 또한 분리문명 프레임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분리를 직격하지 않은 채 탐욕을 관리하려 드는 것은 결국 가짜다.
진짜는 “재산이라는 관습을 통해 부와 권력의 배분이 정당화되고 용이해”(213쪽)지는 것을 막는다. 진짜는 공동체 향유자원, 정확히 말하자면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향유하는 자연,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함께 공동체적 삶을 향유하는 자연을 착취하거나 오염시키지 않고 평등하게 평화롭게 평범하게 누림으로써 존재의 재통합을 이룬다. 진짜가 진짜 도래하는 이때, 내가 가짜면 이 무슨 횡액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