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제약회사 -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피터 괴체 지음, 윤소하 옮김 / 공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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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부도덕하다. 특허 받은 일반 상품은 너무 비싸 보이면 사지 않아도 된다. 그런다고 해를 입지는 않는다. 반면에, 특허 받은 구명의약품을 살 돈이 없으면 죽을 수도 있다. 약에 어울리는 올바른 방식은 현재 시스템을 버리고, 비영리기업이 신약을 개발하고 출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몇몇 자본주의 국가에는 정부 소유의 제약회사가 있·······다.·······

  현 시스템을 떠받치는 전제는 틀렸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위험 감수에서 개인의 손실 또는 개인의 부가 발생’하는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그러나 공중의 위험 감수(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를 개인의 부로 전환하는 것은 자본주의 윤리의 왜곡이며 환자를 착취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임상시험을 공공사업으로 보는 대대적인 사고방식의 병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독립적인 학술기관이 공익을 위해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신약을 보험급여 대상으로 심사하기 전에 독립적인 임상시험을 거치도록 의무화하면, 공중의 재산뿐 아니라 공중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사약과 자기 유사약의 끝없는 개발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게 되고, 제약회사는 마케팅에 돈을 쓰는 대신 신약 개발 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449-453쪽)



신자유주의가 과두지배를 영속화하기 위해 구사하는 공동체 해체 전략이 분할통치, 그러니까 각자도생으로 공동체 구성원을 흩트리는 것임은 익히 아는 바다. 이 전략의 다른 표현도 이미 주지하는 바다. 이득은 극소수 개인에게, 손실은 사회에게 돌린다.


공중의 위험 감수·······를 개인의 부로 전환하는 것


‘헬 조선’이라 회자되는 대한민국 시스템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가 적폐청산을 추진하는 중이지만 어떤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지, 적폐본진이 어떻게 재집결하고 있는지, 아니 적폐본진의 본진은 얼마나 요지부동인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저들이 사유화한 공공부문 ‘내실’에 대통령중심제 국가의 대통령조차 접근을 제대로 못하는 상황 아닌가. 저들이 ‘정치 보복’이라 떠벌이지만 도통 정치를 한 적이 없으니 개소리일 뿐이다.


길게 갈 것도 없이 지난 몇 해 동안 권력이 한 짓은 신약개발에서 작동되는 제약회사 범죄 행태와 너무도 닮았다. 협잡에 해당하는 양아치 짓을 총망라해 보여주었다. 공적 지위를 사적 탐욕 추구의 도구로만 써먹은 저들에게 공사의 구분이 있을 리 없다. 모든 게 사적 영역이다. 그 사적 영역의 총체를 저들은 국가라 이름 했다. 저들이 사랑한 국가는 그런 국가였다. 여전히 애국을 전유한 채, 교주 급 오만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바로 공공의 파괴에 있는 것이다.


공공의 복원. 이것이야말로 적폐청산의 고갱이다. 공공이 복원되어야 시민 각자의 행복과 공동체 전체의 평화가 상호 길항하지 않는다. 시민의 생사여탈을 쥐고 사익 추구에 골몰하는 세력의 힘과 공동체의 공동체성은 반비례한다. 한시바삐 신약개발만이라도 공공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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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니?





기대어 잠들다





자긍의 시간





연대는 나지막이





나도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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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후천개벽을 깨우는 녹색행위다.]


걷기 혁명은 인간 사회를 넘어선다. 인간이 걷는 땅은 사람만의 터전이 아니다. 이끼와 망초와 백합과 지렁이와 개구리와 도마뱀과 여우의 터전이기도 하다. 인간이 땅을 착취하고 독점하는 짓을 지금처럼 계속할 수는 없다. 우리가 걷는 것은 땅을 공유하고 있는 뭇 생명들과 이어지기 위해서다. 우리의 걷기는 문명의 장벽을 허물고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거룩한 제의다. 우리가 걸어서 흔적을 남기는 것은 생색 아닌 고백이 되게 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걸어서 남기는 고백은 새 세상에 바치는 헌정이다. 우리의 헌정은 후천개벽을 깨운다. 인간이 깨우지 않은 채 들이닥치는 개벽은 파국을 몰고 온다. 파국은 전방위·전천후로 온다. 절멸을 막는 걷기야말로 단 하나의 근원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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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제약회사 -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피터 괴체 지음, 윤소하 옮김 / 공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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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본적 변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를 ‘탈의료화’하는 것이다.·······우리 모두는 약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탈의료화를 도모할 수 있다. 약이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한, 약을 먹지 말라.·······

  제약회사들은 약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에게 약을 팔아서 수익을 크게 늘렸다. 이런 방식은 오랫동안 사회 속에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자란 암과 같다. 그것은 조직범죄, 연구 부정행위, 터무니없는 거짓말, 뇌물수수를 통해 엄청나게 증식했다. 우리는 이것을 멈춰야 한다.(442쪽)



식민지로서 일제를 통해 서구문명을 받아들이고, 그 연장선에서 현대사회로 진입한 우리가 경험한 여러 경이 가운데 하얀 가운을 걸친 ‘의사 선생님’이 한얀 알약을 건네주는 풍경은 단연 압권이 아닐 수 없었다. 신속한 효과, 특히 진통효과는 축복 그 자체였다. 양의사와 양약에 대한 대중의 신앙적 의존은 서구사회와는 또 다른 의료화사회가 구축되는 데 자양분으로 이바지했다. 게다가 체제경쟁에 눈이 먼 독재자 박정희가 의료체계에 약사를 무리하게 끌어들임으로써 의료화는 매우 기괴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얽히고 말았다. 혁파가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진즉 이르렀다. 악은 일단 구축되면 날렵하게 실체가 된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새기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집에서 태어났고 내 딸아이는 병원에서 태어났다. 딱 한 세대 차이가 ‘하늘만큼 땅만큼’의 차이를 낳은 거다. 이제는 우리사회에서 병원이 개입하지 않으면 임신, 출산, 양육 과정은 물론 교육이나 정서 관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약물로 조종되었으므로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온갖 질병에 걸려들어 자연스럽게(!) 병원을 축으로 인생의 동선이 형성된다. 마침내 죽음도 병원에서 맞는다. 장례도 병원에서 치른다. 이러다가는 천국과 지옥에도 병원이 생길 판이다. 의료화는 전방위·전천후다. 이 징글맞은 의료화사회에서 놓여나는 첫 걸음은 “약이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한, 약을 먹지” 않는 것이다. 약이 정말로 필요한지 아닌지 어찌 판단하는가? 일단 무심코 젖어드는 이런 일상 타파부터 하면 된다.


진통제 아웃. 해열제 아웃. 이른바 감기약 아웃. 이른바 기침약 아웃.


이 넷만으로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120-80 기준으로 먹는 혈압강하제 아웃이면 금상첨화다. 작고 적은 평범한 시민의 사소한 발걸음에서 혁명은 시작된다. 이 정도 발걸음은 지금 바로 뗄 수 있다. 무조건 한 쪽 발부터 들어 올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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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맞은 가을

처음 피운 잎손

꼬옥

 잡고는





땅에 떨어져 비로소

호수 하나 품으니 

하늘이 내려와 앉는다 





가을의 묵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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