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보지만 아무 것도 보지 않는 눈동자
슬픔 건너 가뭇없는 저 언덕 엄마 음성 듣는가
* 하루 열다섯에서 스무 명을 상대로 성 판매를 해야 모진 목숨 이어갈 수 있는 열일곱 살 난 방글라데시 소녀. 이슥히 저 눈과 손을 들여다보노라면 어떤 질문 하나가 비수 되어 영혼을 파고든다.
간절함과 부질없음이 마주한 가장자리에서만
똑 이렇게 향 맑은 눈동자가 나타나는 법이다
어린 제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급한 전화가 왔다.
격하게 공황상태에 빠진 환우한테서 온 것이었다.
전화 상담이 끝난 뒤 제자가 맑은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은 그런 전화를 받으면 대뜸 슬퍼지시나요.
그 사실을 네가 어떻게 알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선생님 눈시울에 붉은 색이 와락! 번져가던 걸요.
아픈 이, 나, 그, 모두의 마음이 서로 응했나보다.
우리 삶을 삶이게 이끄는 두 동력은 경이로움의 감정과 휴식이다.
경이감과 휴식은 삶의 정황이 전체적으로 위험할 때 더욱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