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웃음 머금은 내 얼굴을 좋아하지 않는다
뿌리깊은 존재론적 우울감 때문 아닐까, 한다
예쁜 능금 같은 이 아이 얼굴, 현실인데 아득하다
뭐라 말하기 힘든 이 얼굴, 허구인데 와락 달려든다
* 파울 클레의 「진솔한 표정」
아픔을 통해서만 깨닫는 게 인간 숙명이니
찢어진 영혼만이 완전을 향해 열린 존재다
삶의 의미가 뭐냐, 묻지 말라
그저 해맑음으로 들여다보라
혼자여도 꽉 찰 수 있다
함께여도 텅 빌 수 있다
내가 있으면 네가 휘어진다
네가 있으면 내가 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