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닦다가 불찰로 다리 끄트머리 부분을 부러뜨렸습니다. 새 것으로 바꾸기 아까워 접착제로 붙여보았습니다. 감쪽같지는 않지만 당분간 문제없을 만큼 잘 붙었습니다. 이렇게 다친 안경테를 매만져 써보았습니다. 마치 부러지기를 기다려오기라도 했다는 듯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착용감을 주었습니다. 전보다 더 조심스럽게 다루며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상처도 실패도 잃기만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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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리지 않는 벽만큼 단단한, 뚫으리라는 희망. 그 희망을 저버리는 것이 퇴폐다.

(이성복의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우리가 단단한 벽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뚫으리라는 희망 또한 그 만큼 단단한 게 확실한가요.

 

혹시 지금 우리 퇴폐 일로를 치닫고 있지는 않습니까.

 

막연한 공포 탓이면, 공포가 걷히기를 바라지 맙시다.

공포를 안은 채 한 발 나아가면 고요가 들이닥칩니다.

 

알량한 탐욕 탓이면, 탐욕이 걷히기를 바라지 맙시다.

탐욕을 안은 채 한 발 나아가면 공존이 들이닥칩니다.

 

한심한 무지 탓이면, 무지가 걷히기를 바라지 맙시다.

무지를 안은 채 한 발 나아가면 진실이 들이닥칩니다.

 

벽을 단단하게 한 공포 탐욕 무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희망도 단단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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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요, 차마

못하겠어요

 

겨우

이건가요

<눈먼 자들의 국가>

 

어른

그것도,

깨어 있는

어른들이

 

할 수 있는

말이

 

꼴랑, 이 정도란 말인가요,

그게 당신들의 시이며 소설이며 평론이며,  

그리고 인문학이고 사회학이었나요

 

유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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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3: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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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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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우                                 

공동체에게 닥친 가장 큰 위기는 모두 다 최선을 다해 염치廉恥를 모르는 사람들로 변해가는

것                                 

 니                                  다.

통치 집단은 앞장서서 파렴치의

을 엽니다. 그 마름들은 광신적으로 확대재생산합니다.

대                               다                               

사                               람                                

은 속수무책으로 순응합니다. 파렴치는 인간으로서

말아야 할 마지막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일어나는 인격의 궤멸입니다. 우리가 어쩌다 여기까지 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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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허구한 날

마음 아픈 사람

마주하는데

당신은 아프지 않느냐

예, 아픕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리

사느냐

아픔이 아픔을, 진짜배기로 만나면, 그

뭐랄까, 어이 어이

힘이 나요

그래서 살지요

치료란

그런 겁니다

같이 아파서 나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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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7 2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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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8 09: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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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8 0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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