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검은 세상에

네가 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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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전부를 기울여 대하면 상대방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줄 거라 우리는 믿는다.

예상 밖의 반응을 보일 때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야속한 생각이 든다.

나의 전부가 상대방에게는 일부일 수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데서 생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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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7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28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도직입.

산 자가 죽은 자에게 기대는 거대한 욕망체계가 종교입니다.

이게 과연 인간다운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삶은 죽음과 죽음 사이, 한 찰나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삶은 앞뒤로 죽음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에 서서 내일을 바라보고 있는 인간에게 진실은 똑 이 하나입니다.

 

'죽음이 삶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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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평론가 류수연과 소설가 이은희에게 막걸리를 따라주며 어제 밤 이렇게 물었습니다.

 

“문학이란 본디 소문의 양육자 아닌가?”

 

 

 

 

그 질문이 숙취로 남은 오늘 오후 제 속을 해정解酲의 한 마디가 쓸어내리고 있습니다.

 

“소문을 달여 진실을 우려내는 탕전湯煎이 아니라면 문학은 추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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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통증과 열이 일어나 스러지기까지 이번에는 꼬박 여드레가 걸렸습니다. 병의 어떠함과 통증의 어떠함에는 그 때마다 특이점이 존재합니다. 대놓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추위도 맵지만 골골이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도 만만치 않은 법입니다. 결마다 들여다본바 이번 통증은 참으로 섬세한 것이었습니다.

 

심상히 시선을 바꾸려 할 때 눈동자를 움직이는 미세한 근육이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담을 뱉어내려 가볍게 휴지를 집었을 때 손가락 끝 얇은 살갗이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갈아입는 속옷 자락 가볍게 스칠 때 평소 씻으면서 손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은 등背 한적한 곳이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위장은커녕 그 사이 막이 매우 절묘한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통증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보듬어가는 과정에서 ‘새겨 넣는다’는 표현이 걸맞은 깨달음 하나를 얻습니다. “삶의 의미를 허랑하게 좇는 고답극단을 파한다. 사는 거 뭐 있어? 하는 통속극단을 파한다. 칼날 위에 극진함으로 선다.” 한평생 아픔 속에 살았던 유마힐Vimalakirti의 시간을 떠올리는 그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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