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홈 스쿨링 : 표현력 훈련 - 내 아이의 천재성을 살려주는 엄마표 홈스쿨링
진경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내 아이의 천재성을 살려주는 엄마표 홈스쿨링의 저자 진경혜씨는 실제로 리틀 아인슈타인 남매의 엄마로 유명한 분이다. 일본인 남편과의 사이에 얻은 두 남매를 홈스쿨링으로 교육시키면서, 어린 나이에 쇼와 사유리 두 남매가 모든 학교 과정을 일찍 마치고, (아홉살에 대학 합격, 열여덟살에 박사 학위)의과 대학원까지 진학한것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주목하게 할만한 일이었다.
 
소위 우리나라에서도 천재, 영재라는 아이들이 있었으나 제대로 된 영재 교육 시스템의 부재로 어른이 되어서도 영재인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말들을 하였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독특한 환경에 있어서가 아니라 엄마가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교육을 시킴으로써 학원과 학교의 역할 그 이상을 해내어 아이들을 하향 평준화 시키지 않고, 본인의 능력을 훨훨 펼칠 수 있게 '제대로' 도와 준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펴낸 홈스쿨링 책들은 많은 엄마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평범하다고 주장하지만, 그 정성과 노력을 보면 절대 평범하지 않을.. 그래도 엄마된 마음으로 그녀에게서 본받을 점을 찾아내 실천하고픈 심정으로 그녀의 책을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표현력 훈련' 은 아이와 부모간 대화의 중요성과 방법, 연령별 대화의 기술, 표현력을 길러주는 대화 방법, 아이의 발표력을 키워줄수 있는 노하우 등이 담긴 책이다. 아이의 빛나는 창의력을 제대로 표현해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이라 하였다.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책을 읽으면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막상 책을 덮고, 아이 앞에 서면 책을 읽기전 상태로 다시 리셋되어 예전의 모습으로 아이를 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지 않는가? 나는 비교적 그런 편이었다. 아기가 19개월이라 어린 편이라고 생각하였고, 나도 모르게 아기 앞에서 얼른 아기가 다른 것을 배웠으면 하는 바램에 25개월된 친구 딸과 비교하면서 "유미는 이런것도 하는데, 양치질도 이렇게 잘 하는데..우리 아들은 왜 안할까?''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었다. 또한 뭔가 새로운 일을 진지하게 잘 해내고 있는 아기의 표정을 보며 "어유..조그만게 뭘 안다고 그런 표정을 지어?" 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른들 하시는 말씀을 흉내내며 귀엽다는 듯 그러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 자꾸 반복이 되면 스스로 자랐다고 생각한 아이가 내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는 그날 받는 상처는 무척 클 수도 있을 것이다. 아기의 자존감에도 상처가 입혀질테고.. 난 분명히 변화할 필요가 있었다.
 
 아이의 기를 죽이는 대표적인 5가지 표현 중 1번이 바로 "넌 왜 누구보다 못하니?"라는 비교법이라 한다. 너는 다른 뛰어난 면이 있단다라는 말로 자신의 장점을 생각하도록 해 주어야 한단다. 또 농담이었다며 상황을 무마하는 것도 아이에게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으니 부모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아직 낙서의 참맛을 알지 못한 우리 아기가 언젠가 집안을 온통, 특히나 바닥이나 벽에 멋진 (?) 벽화를 그릴 날이 올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어려서 나도 벽에 볼펜으로 그림 그린 기억이 나니 말이다. 그땐 정말 "벽. 화"를 그린다 생각하고 제법 큰 나이였음에도 골방 벽에 그림을 그리다 혼났던 기억이 난다. 저자라면 어떻게 할까? 그녀의 방법을 배워보자.
 

 
벽에 크레용으로 낙서한 아이에게
 
"와 벽화처럼 잘 그렸네. 그런데 이 벽은 그림을 그리라고 있는 벽은 아니거든.
지우려면 한참 걸릴거야. 엄마가 이곳에 큰 종이를 붙여줄테니까.
다음부터는 종이위에 마음껏 그려보렴. 그냥 지워 버리기는 너무 아깝다..."
 
"내가 그렇게 잘 그렸어?"
 
"그럼, 지우기 아까울 정도야. 이제부터 큰 공간을 이용해서
사유리가 그리고 싶은 것을 다 그려봐"
 
 고대 시대 벽화나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큰 스케일의 그림을 통해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또다른 좋은 표현방법이 될 수 있다.
115p

 
 무릎을 다친 사유리가 소독약을 바르자고 하자, 아프다고 울음을 터뜨리자 엄마는 또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래, 소독약은 조금 따가워. 그렇지만 여기에 붙어 있는 나쁜 균들은 다 죽여. 소독 안하면 균들이 사유리가 예쁘다고 이사를 올거야. 친구들까지 다데리고 오면 큰일이잖아."
나는 아이들과 대화할때는 되도록이면 생명이 없는 물건에도 우리 인간이 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해 아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런 탓인지 만 세살이 된 사유리가 미시간 호수를 지나오는 길에 이런 말을 했다.
 

 
 "엄마! 호수가 화가 났나봐! 색깔도 어두침침하고 물소리도 아주 요란해!"
 "소리는 지르는 것을 보니 정말 화가 났나보네."
 "내일은 기분이 좋아질까?"
 "글쎄...잘 모르겠는데..사유리 생각은 어때?"
 "화가 풀릴 거야. 왜나면 해가 나오면 기분이 좋아질 거거든."
                      112p  

 
엄마와의 이런 대화를 통해 사물이나 상황을 자신의 느낌으로 표현하는 기술과 표현력을 키워 나가고, 시를 쓰는데도 이런 힘이 보탬이 되었을거라 보았다.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책 중에서 "자존감"에 대한 부분 역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부분이다.
자기 자신을 저울질하는 잣대는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저자의 경우 아이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한 후 단점은 보강해주고, 장점은 그때그때 놓치지 않고 칭찬하여 자존감을 높이는데 사용하곤 했다. 그런 그녀가 마켓에서 만난 한국 동포와 수다를 떨다가 아들 쇼는 시를 참 잘 쓰는데 사유리는 오빠보다 실력이 덜 한것 같다라는 말을 하였다. 조용히 듣기만 한줄 알았던 사유리가 며칠 후 일기장을 몇장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깜짝 놀라 아이가 버린 종이를 다리미로 펴서 중요한 물건을 담아두는 상자에 곱게 넣어두었다. 며칠 후 보물상자에서 일기장을 발견한 사유리의 얼굴은 둥근 보름달 만큼이나 밝았다 한다.
 
성급한 부모로서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변명을 하지 말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얻는 뿌듯한 마음을 갖게 해야 올바른 자존감 형성에 크게 기여를 한다.
 
홈스쿨링이라고 해서, 국영수 등의 과목으로 나뉜게 아닌 표현력, 글쓰기, 읽기, 미술활동, 영어 교육등으로 나뉜 진경혜식 홈스쿨링의 책들은 이제 홈스쿨링에 막 관심을 가지려는 초보 엄마에게 진지한 선배의 도움으로써 다가왔다.
 
자, 아이를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돌아보자.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그리고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은지..아이가 내 뜻대로 조율되기를 바라는 헬리콥터 부모는 되지 말고,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바르게 커가도록 도와주는게 진정한 부모의 역할임을 깨닫고.. 올바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부모의 권위 (무조건적인 권위가 아닌 아이가 따라 올 수 있는 권위, 책을 읽다보면 이 권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로 등불이 되어주고,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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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소녀
빅토리아 포레스터 지음, 황윤영 옮김, 박희정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파라마운트 픽쳐스와 계약을 맺고 시나리오로 쓰기 시작했으나, 이 이야기를 너무나 사랑한 저자가 시나리오 대신 소설로 먼저 완성하기로 마음을 바꾸고 자신의 첫  소설로 발표한 작품.
시나리오 작가인 빅토리아 포레스터의 첫 소설 데뷔작 "하늘을 나는 소녀" 이다.
아름다운 표지가 낯익게 느껴지는 것은 호텔 아프리카로 유명한 만화가 박희정의 작품이기 때문이리라.
 
어려서 공상하기를 꽤나 즐겼던 나는 지금은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냐는듯 건조한 어른이 되었지만, 파란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녀에 대한 환상은 건조한 내 마음을 잠시나마 어린 시절로 되돌려주는 듯 하였다.
 
어느 시골 마을의 유난히 신앙심이 깊고, 지나치게 보수적인 여인 베티 매클라우드와 무뚝뚝한 남편 조 매클라우드는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살아왔으나 25년이나 아기가 없었다. 그런 부부 사이에 갑자기 아이가 생겼단 이야기를 듣고, 부부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4개월만에 태어난 딸을 파이퍼라 이름 붙였다.
 
동네 사람들의 수군거림, 특히나 이웃이자 남의 이야기 하기를 너무 좋아하는 밀리 메이의 타깃이 되지 않기 위해 더욱 아기를 엄격하게 키웠던 부부였다. 기저귀를 갈던 어느 날 탁자에서 떨어질뻔한 아기가 공중에 붕붕 떠 있는 것을 본 엄마는 소스라치게 놀라, 신의 섭리에 거스르는 딸이 걱정이 되었다. 갈수록 공중에 떠 있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자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집안에서 키우기로 한 것이다.
소녀가 된 파이퍼는 참 남다른 질문도 많이 하고 수다스럽지만, 밝고 구김살없는 아이가 되었다. 하지만, 자꾸 심한 가려움과 압박감이 들어 어느 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나는 연습을 하게 되고 숱한 연습과 마인드 컨트롤 끝에 실제로 날 수 있게 되었다! 부모는 파이퍼에게 절대 날지말라고 훈계를 하였다.
 
처음으로 파이퍼가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 앞에 선 어느 날, 파이퍼는 친구를 사귀고 싶었으나 마을의 최고 수다쟁이이자 험담꾼인 밀리 메이가 파이퍼를 머리가 이상한 아이라고 소문내어둔 탓에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결국 야구 시합 중에 화가 난 마음에 파이퍼는 날아올라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 했다.
결과는?
다음날 무수히 많은 매스컴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바람에 파이퍼와 가족은 겁에 질리고, 헬리언 박사라는 아름다운 여성이 에이전트들과 무기로 무장하고 달려와 그들을 구해(?) 내었다. 그리고, 정부의 이름으로 파이퍼를 연구소로 데려갔다.
 
파이퍼같은 아이들이 모여 있고, 그들의 꿈을 이뤄줄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연구소.
그 뛰어난 과학으로 무장된 연구소에는 파이퍼가 생전 처음보는 멋진 생물체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파이퍼를 들뜨게 하였다.
염력으로 물건을 움직이는 아이, 세상에서 최고로 머리가 좋은 아이, 전기를 일으키고, 해일을 일으킬수도 있는 아이. 처음에는 초능력 만큼이나 배타적이었던 아이들 때문에 곤란을 겪었던 파이퍼지만, 그 특유의 발랄함으로 친구를 사귀고,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하지만, 진정한 어려움은 친구들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혹시 파이퍼의 날아다니는 능력을 이용해 전쟁에 악용하거나 스파이를 만들려는 건 아니었을까?
보통의 영화나 소설들을 보면 초능력이 있는 아이들을 어른들의 이기심에 악용하는 사례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흔히 든 생각이었다. 이 소설 속의 아이들이 겪는 고난은 그와 좀 달랐다. 다르면서도 충분히 비인간적이고 못된 학대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고난이었다.
 
남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으면서도 그 능력이 주는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만든다는 것.
하지만 정작 본인은 남과 다르다는 것을 몰랐고, 또 남을 괴롭힐 생각도 없는 순진한 어린 아이였다.
단지 남과 다르다는 잣대만으로 아이들을 억압하고, 자신의  시선하에 마음대로 판단하는 것은 그릇된 일이다. 그것이 뛰어난 능력이든 아니면 그냥 다르게 생긴 생김새든 어떻든 간에 다르다는 차이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 그들을 "인간에 가까운 존재"로 규정하고, 틀에 끼워맞추려는 것은 신의 영역을 벗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분의 글이라서 그랬을까?
눈에 펼쳐지듯 생생하게 그려지는 멋진 장면들도 많았지만, 어떤 대목에서는 지나치게 앞서가거나 지나치게 쉽게 수긍하고 동화되는 면을 보이기도 하였다. 만화같기도 하고, 영화같기도 한 그런 장면들 말이다. 그런 잠깐 억지스러운 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이 소설은 파이퍼의 슬픔을 공감할 수 있으면서 그녀의 순수함과 유쾌함에 동화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파란 하늘을 헤치고 날아다니는 멋진 소녀.
소녀는 보수적이었던 부모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만들고,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이기적이었던 소년에게도 지식이 아닌 감정이라는 답을 찾게 해준다. 그리고, 그녀가 꿈에 그리던 소중한 친구들도 얻게 된다.
 
내 마음속 상상처럼 파이퍼는 지금도 하늘을 날고 있다. 우리가 어디서 뭘 잘못 하고 있는지..
지나가던 개를 걷어차고 있는건 아닌지.. 누구와 어디 숨어 뽀뽀를 하고 있는건 아닌지.. 파이퍼가 날아다니며 다 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 부끄러운 일은 하지 말자.
가장 부끄러운 일은 ..
남과 다른 이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일이다.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보지 않고, 내 잣대로 평가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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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라바 - 전장의 포화 속에서 승리보다 값진 사랑을 보여준 강아지 라바 이야기
제이 코펠만.멜린다 로스 지음, 정미나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죽어나가고, 유기견들이 시체의 인육을 먹으며 생존하며, 또 그 유기견을 잡아다가 자살폭탄견으로 이용하는 이라크 땅에서 한 마리 버려진 강아지였던 라바가 그 삶을 유지하여 미국 캘리포니아 땅까지 무사히 건너오게 되었다.

 

이 거짓말같은 실화는 제이 코펠만 중령과 그의 강아지 라바 이야기다.

 

처음에 폭탄인줄알고 긴장하며 발견했던건 귀여운 강아지였다. 너무 긴장했던 제이 중령은 자신도 모르게 총을 겨누었고, 그로 인해 강아지는 잠시 충격을 먹었지만, 이내 중령을 용서했다.

그리고, 중령과 그의 부대원들은 라바 독스라는 부대의 이름을 따서 라바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일반 수칙 1-A(어떤 애완동물도 기를 수 없다는 군대내 규칙)를 무시하며 라바를 돌보기 시작하였다.

 

 

저자 (코펠만중령)는 처음에는 그저 앞으로 어떻게 될지모르지만, 우선 당장 라바를 저버릴 수 없어서 기르기 시작했지만, 점점 라바에게 정이 들어가면서 미국으로 데려가 돌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유기견들이 인육을 뜯어먹는 현장을 보고서는, 라바를 죽이거나 아니면 길거리 다른 개와 같은 신세로 버려야 한다는 사실에 크나큰 고민을 하였다. 그리고 미국으로 데려가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이를 위해 중령은 아는 인맥 모두에게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내고..그 이메일은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되었고, 수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고 어렵게 라바를 미국땅까지 데려오게 되었다. 그와 라바를 위해 노력한 많은 이들의 노고가 이 책에 꼼꼼이 서술되어 있었다. 잠도 이루지 못하고, 라바가 무사히 기자 앤에게 당도했을때 그는 해군의 당당함을 무시하고 울어버리기까지 하였다.

 


 

나는 녀석이 살아있기를 바랐다. 아직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녀석이 이곳 캘리포니아까지 무사히 와서 미국의 개가 되어 해변에서 뛰노는 모습,

 총을 든 낯선 이들이 아니라 우체부를 쫓아다니는 모습에 대한

희망이 아직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바를 만나기 전에 나는 한쪽 어깨 위에는 생을,

또 한쪽 어깨 위에는 죽음을 얹고 하루를 사는 해병대원이었다.

늘 연쇄살인범과 같은 기분이었고, 내 배낭속에는 죽음을 피하기 위한 물건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라바를 만나고 마음 속에 두려움을 받아들인 뒤로,

나는 그런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17p

 



 

표지에서부터, 안의 사진들 모두, 라바의 실제 모습들이었다. 뒷 표지의 라바가 잠든 모습은 정말 아기천사같이 귀여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귀여운 동물들을 산채로 하수도관에 그대로 매장해야했던 다른 병사들.

그리고, 저항군들은 유기견 뿐 아니라 다운증후군 사람들까지 자살폭탄의 도구로 사용하였다.

이라크의 무자비한 사람들만을 탓할수는 없었던 것이 미국도 그런 일을 자행한 적이 있었다 한다.

 

제 2차 세계대전 중에 소련군과 미군에서는 대전차견을 훈련시켰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의 품에서 떼어내 탱크 아래에서만 먹이를 주며 길렀다. 그러다 다 자라면 쫄쫄 굶겨서 몸에 폭탄을 달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독일군 탱크를 찾아가도록 했다. 그리고 바라던 곳에 이르면 폭탄을 폭발시켰다. 154p

 

사람을 죽고 죽이는 그리고 민간인들도 미군에게 적대적인 이라크에서 언제 나와 부대원들의 목숨이 날아갈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강아지 한마리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중령.

어쩌면 사람의 목숨보다 강아지의 목숨이 더 중요한 것이냐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는 살인 도구로 변질되어 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 강아지 한 마리로 인해서 되찾을 수 있던 것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종군기자 앤도 미쳐버릴 것 같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라바와 잠시 놀고 나서 온전한 기분으로 돌아왔다고 하니 말이다. 중령 뿐 아니라 그를 도왔던 부대원들, 그리고 라바의 구출을 도와준 단체 조차도 라바의 일로 더 많은 강아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한다. 아마 라바의 일을 성공시킴으로써 단체의 이름이 더욱 알려져 사람들의 후원의 손길이 늘어난게 아닐까 싶다.

 

안되는 일을 되게 한 이들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그녀는 이말이 실현되기를 희망했다. 1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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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애 - 파국의 사랑
김은희 지음, 류훈.권진연 각본.각색 / 피카디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고대 고구려에는 형사 취수제라는 풍습이 있었다 한다.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는 풍습이었다. 비단 고구려 뿐 아니라 부여, 흉노 등의 유목민족에게도 그런 풍습이 있었다. 
 



올드보이의 남매 정사씬으로 충격을 주었던 유지태, 윤진서가 영화 비밀애로 그리고, 내 곁에는 소설 비밀애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아내와 남편, 형수와 시동생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신혼의 단꿈을 채 즐기지도 못하고, 남편 진우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 연이는 진우 곁을 지키며 나날이 폐인이 되고, 밤에도 불면증에 약을 먹어야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어느 날 시동생이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고, 공항으로 나갔다가 진우와 똑같은 쌍둥이 동생 진호를 보고 기절해버린다.

 

그리고, 산에서 쓰러졌던 연이를 업고 두시간을 달렸던 인연이 바로 진호였다고, 진호는 말을 흘린다.

연이는 처음부터 잘못된 사랑이었는지, 자꾸만 진호에게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고, 진호 역시 가엾은 그녀에게 동정을 느끼다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한다.

 

해서는 안될 사랑,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 그리고 남편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으나 남편에게 맞지 않았던 결혼반지가 딱맞는 그런 남자와의 사랑.. 연이는 모든것이 혼란스럽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더이상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드디어 넘어서는 안될 선까지 넘고 말았다. 

 

극장에 못 가본지가 2년쯤 되었나? 영화보다 상상의 폭이 넓은 책으로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데 행복함을 느끼며.. 연이와 진호, 혹은 진우의 사랑을 찾아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주연배우들때문에 올드보이가 생각이 났는데, 읽다보니 또다른 영화 '중독'이 생각났다.

이병헌, 이미연 주연의 치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 바로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 이야기였다.

형수를 사랑하게 된 시동생이 혼수상태인 형의 영혼이 자기에게 들어온 것처럼 해서 형수의 사랑을 얻어내는 이야기였다.

 

비밀애는 마치 묘하게 그 두 영화를 같이 만나는 느낌이었다. 사랑해서는 안될 남자.

게다가 남편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시동생을 대하는 아내의 마음이 어땠을까.

사랑하는 남자의 쌍둥이가 있음을 몰랐다가 남편이 혼수상태일때 가망이 전혀 없다고 거의 절망했을때 마치 사랑하는 이가 살아돌아온듯 눈앞에 나타난 쌍둥이 동생..

 

그리고, 부부의 첫번째 만남이 사실은 동생과의 만남이었다고 이야기를 들으니 연이의 마음은 더욱 흔들릴 수 밖에 없었으리라.

 

영화는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정사씬으로도 소문이 났지만, 소설은 그보다 차분하다. 정황에 대한 묘사보다는 극중 배역들의 심리 묘사에 더 신경을 써서인지 에로틱한 상상을 하지 않고, 연이와 진호의 애닲은 사랑을 생각하며 읽을 수 있어 나는 더욱 좋았다.

 

사랑을 지키려는 남자와 사랑을 가지려는 남자.

한 사랑을 사이에 두고 그 둘 사이에 벌여서는 안될 위태로운 결투가 벌어지고, 보는 이는 그저 착잡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 볼 수 밖에 없다.

 

셋의 사랑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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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 안녕! - 3~5세를 위한 생활 그림동화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4
마르쿠스 오스터발더 글 그림, 한희진 옮김 / 꿈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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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 안녕은 유치원생을 위한 생활 그림 동화이다.

작가가 네 살 난 어린 딸을 위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만든 그림책이기에 어버이의 마음이 담긴 값진 책이다. 무엇보다도 놀란 것은 책의 양과 내용이었다.

그림책치고는 상당히 두꺼운 123P나 되는 책에 빼곡히 들어있는 그림과 이야기들.

 

보보는 엄마, 아빠와 함께 할머니댁에 가서 여러 경험을 하고 온다. 그 준비과정에서부터 다녀오는 과정, 그리고 돌아오는 여정까지 아이에게 일어나는 여러 상황이 꼼꼼이 드러나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교정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책을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에 출간된적이 있었는데 다시 2010년에 또 나온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25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이라고 하니 엄마와 아이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많은 책인지 알 수 있겠다.

 

보보는 혼자 일어나 침대에서 미끄러져도 울지 않고, 손잡이가 높아도 상자를 가져다가 차분하게 문을 여는 기지를 발휘한다. 혼자서 일어날 수 있어요 편에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이외에도 여행 가방을 챙겨요. 할머니 집에 갔어요. 농장에 갔어요. 수영장에 갔어요. 서커스를 보러 갔어요. 집으로 돌아가요 편으로 나뉘는데 각 상황에 맞게 보보의 생활 습관이 나타나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그 안에서의 예절도 나오고, 할머니집에 가서는 보보가 보고 싶어하던 토끼며 민들레, 메뚜기, 무당벌레 등을 꼼꼼이 보게 되었다. 개미, 애벌레, 나비 등의 설명도 듣고 보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농장에 가서 만난 말과 소, 돼지 등도 동작까지 섬세하게 잘 그려져 있었다. 그림이 예쁘지는 않지만, 자세하고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고 해야할까? 동작이며 표정 등도 하나하나 꼼꼼하게 표현되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내용과 글 뿐 아니라 그림에도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많이 보이는 것이었다.

 

우리 아기도 내용이 다소 많은 이 책을 보여주니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보기는 힘들었지만, 처음에 차례에 나온 작은 그림 목차들을 보며 신기해하였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 나오는 장면을 유심히 보고, 요즘에 무척 좋아하는 코끼리가 나오는 서커스 장면에서는 한손으로 코를 잡고 다른 손을 흔들어가며..코끼리를 알아보는 시늉을 하였다.

 

많은 에피소드와 아이들이 겪고 배워야할 습관들을 보물상자처럼 가득 안고 있는 이 책.

어린 아기서부터 유치원생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이들에게 유익한 도움이 될 책으로 엄마들의 사랑도 듬뿍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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