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 2009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생각하는 책이 좋아 6
인그리드 로 지음, 김옥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월
절판


이름도 특이한 밉스라는 13살난 소녀.
사실 그녀의 이름은 미시시피이지만, 이제 막 이가 나기 시작한 세살박이 막내동생이 미시시피 발음이 어려워 밉스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그녀의 애칭이 되었다.

밉스네 가족은 다른 가족들과는 약간 다르다. 13살난 생일에 꼭 한가지씩의 초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땅을 늘릴 수 있는 할아버지, 날아다니는 음파를 병에 담아 저장해 들을 수 있던 할머니,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엄마, 전기를 일으키는 첫째 로켓 오빠, 물 근처에 있으면 태풍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피시 오빠, 그리고 13살 생일이 이틀 남은 밉스와 7살난 샘슨, 막둥이 집시까지 모두 초능력자이거나 잠재된 초능력자이다. 단, 한 사람 아빠만 제외하고 말이다.
평범한 사람이었던 아빠는 초능력 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가족들의 낯선 초능력에도 아빠는 적응해가며 식구들과 조화롭게 잘 살아가고 있었다.

바로 밉스가 13번째 생일이 되기 이틀전에 아빠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출퇴근을 고속도로로 다니던 아빠께서 심한 교통사고의 피해자로 아빠의 온 몸의 뼈가 다 부서지고, 의식 불명이 되셨다는 소식에 엄마는 쓰러지고 만다. 하지만, 이내 아빠 곁에 가기 위해 전기를 부릴 수 있는 로켓 오빠만 데리고 설리나로 떠나셨다.

학교에서 이상한 가족이라고 놀리는 못된 아이들을 개구리로 만들어준다거나, 하늘을 나는 등의 아이다운 초능력을 갖기를 원했던 밉스는 마음이 바뀐다. 다른 모든 것들이 소용없다. 나의 초능력으로 아빠만 살릴 수 있다면.. 밉스는 간절히 바란다. 그러다가 생일날 샘슨의 죽은 개구리가 살아나고 집시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자신에게 아빠를 살릴 능력이 생겼다 믿은 밉스가 어린 나이에 150km나 떨어진 설리나 병원으로 가기 위해 분홍색 성경 버스에 몰래 타게 된다. 밉스를 따라 윌과 바비라는 목사님네 아이들, 피시오빠, 숨어 있기 좋아하는 샘슨까지 밉스의 일행이 되어버렸다.

아빠의 교통사고라는 상상하기도 힘든 그런 슬픈 현실 속에서도 밉스와 그 주변 아이들의 여행은 모험이 되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행히 사람좋은 레스터 아저씨와 릴 아줌마 덕분에 그들의 여행이 무사히 진행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이들만의 모험, 물론 모험을 떠나고파 떠난 여행은 아니었고, 아빠를 살리기 위한 딸의 사랑과 걱정이 가득한 여행이었지만,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큰 고통의 짐이 되었겠는가.

눈물 펑펑 쏟게 될..그래서 중간중간 멈추어야 할 그런 책이 될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들의 여정과 밉스네 가족의 결과는 나를 눈물짓게만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얼마나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색감처럼 특별한 밉스네 가족, 그리고 밉스만큼이나 비밀이 있는 윌 주니어의 이야기는 우리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게 할 만큼 아름답다. 그리고, 13살 밉스의 초능력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책을 보는 묘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지구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X맨같은 초능력 대군단이 아니더라도 밉스네 초능력 가족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훌륭하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자제하고 컨트롤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르이 수군거림을 뒤로 한채 부단하게 노력을 한다. 단지, 조금 특별할 뿐인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 덕에 밉스 가족은 조용히 지내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 특히 밉스 아빠 역시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우리에게도 초능력이 있을 것이다. 밉스 할머니처럼 날아다니는 라디오 전파를 잡아서 평생 아름다운 음악을 유리병에서 꺼내 들을 수 있을 낭만적인 재주는 아니더라도,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나만의 장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밉스 가족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또다른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고 아끼는 밉스의 마음과 아빠,그리고 가족 모두의 마음이 가족들에게 가끔 퉁명해지는 우리를 붙잡아줄 계기가 될 테고 말이다. 사랑하니까 더 잘해드려야 하고, 더 아껴줘야 하는 법인데 사랑하니까 마구 생채기를 내고 쉽게 더 짜증을 내고 있는 모습을 반성하고, 어린 밉스에게서 어린 샘슨에게서 사랑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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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대여, 880만원을 꿈꿔라! -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현실의 반전
한경아 지음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1월
절판


밝고 풋풋한 젊은이들의 미소가 담긴 사진, 마치 표지만을 보면 모 대학 입학 홍보물 같은 상큼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밝고 당차고 아름답기만 해도 모자랄 20대. 우리나라의 20대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이 책을 통해 나는 88세대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

지금의 20대 가운데 상위 5퍼센트 만이 대기업을 비롯해 안정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고 하니 나머지 95퍼센트는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를 전전긍긍하며 언제 백수가 될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런 세대를 가리켜 88세대라고도 일컫는데, 이는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의 평균적 소득비율 75퍼센트를 곱해 나온 수가 바로 88 즉, 그들의 월급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73page

실업문제가 심각한 것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95퍼센트의 대다수의 젊은이의 현주소가 88세대라니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젊은이들의 미래가 이토록 불투명한데 과연 이대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 볼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사실 내 주위 사람들을 봐도 굳이 88세대가 20대에 국한된다고만 볼수는 없다. 30대인 지인들 중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그들 중 많은이가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임에도 비정규직이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으며, 혹은 그보다 그다지 낫다고 할 수 없는 대우를 받으며, 혹은 실업 상태로 불투명한 미래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인가?
88세대가, 월급 88만원을 받는 이들이 880만원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 딱딱하게 씌여 있더라도 해답만 나와 있다면 이 책이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될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책은 딱딱한 설명식이 아니라, 소설 식으로 부담없이 그리고 내 이야기인양 몰입되어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터라 나는 정말 쉽게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몇년간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회사를 다니다가, 결국 월급인상은 커녕 삭감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된 주인공 아란.
회사에서 만난 선배이자 연인이 될 유식을 통해 패션전문 직업학교를 다니게 된다. 그리고, 더이상 패배자의 인생으로 눈물을 흘리는 아란이 아닌, 유식과 함께 현실적인 몽상가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몽상, 꿈은 곧 현실이 되었다. 유식의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발로 뛰고 손으로 적은 수첩에 담긴 노하우와 생각들은 그들을 노력하게 만들었고, 그들을 88세대에서 880만원 월급을 받을 수 있는 CEO로 만들어냈다.

책에서 예시로 나온 성공한 선배들의 노하우도 참 인상적이고 멋지다.
가끔식 티브이에서 나온 사람들처럼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나만의 창업을 한 사람들이 많다. 아이디어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고, 아이디어를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에 접목하여 부단하게 노력한 사람들만이 자신의 미래를 바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책에 나온, 아란과 유식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작가인 한경아씨가 허구로 지어낸 이야기겠지만 방법이 참신하고 좋았기 때문에 든 생각이다. 물론, 모든 창업이 다 성공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젊으니까 가능한 엄청난 수고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성공으로 가는 길목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몸을 아끼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은 피하려고 하고, 안전한 일만 추구한다면 미래를 보장받기란 힘들다. 물론 돈이 충분히 여유가 있다면 보다 안정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겠지만, 이 책에 나온 방법들은 20대들이 몸을 아끼지 말고 부단히 뛰어 고단한 일이라도 감수해내면서 창업에 성공하도록 조언해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저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보다 더 구체화 되어서 마음으로 와 닿는 조언들이었다. 아직도 용기가 나지 않는 많은 사람들. 하지만, 88만원 월급인생에서 자기를 구제하고싶은 젊은 피가 들끓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자신만의 전략으로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라고 북돋워주는 책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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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눈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게리 D. 슈미트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0년 1월
구판절판


책을 읽는 내내 가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았고, 책을 덮을 즈음에는 눈물이 내 얼굴을 온통 덮음을 느꼈다.
<고래의 눈>은 1912년 미국 핍스버그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핍스버그 근처의 말라가 섬에 살던 사람들은 가난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지만, 핍스버그 주민들에게 큰 해를 끼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세금으로 그들을 부양하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 핍스버그의 주민들은 말라가 주민들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그들을 추방하고 섬에 호텔을 세워 관광지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강제로 주민들의 집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정신병원에 보낸후, 묘지를 파헤쳤다. 그러나, 그들의 바라던 대로 호텔은 세워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말라가 섬은 비워지기만 하였다.

이 끔찍한 실화를 바탕으로 게리 D 슈미트는 소설을 썼다. 핍스버그에 새로 부임한 백인 목사의 아들과 말라가 섬의 흑인 소녀 리지와의 우정을 그리는 작품으로 슬픈 실화를 아름답게 그려내었다. 게리 E슈미트는 이 작품으로 2005년 뉴베리 영예상과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하였고, (고래의 눈의 영어 원제는 소년과 소녀를 다루고 있는 Lizzie Bright and The Buckminster Boy이다. ) 2008년 수요일의 전쟁으로 다시 한번 뉴베리 영예상을 수상하였다.

뉴베리 상을 수상한 작품을 처음 접한 나였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 뉴베리 상을 탄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고, 또 게리 D슈미트의 작품도 찾아 읽고싶은 욕심이 생겼다. 고래의 눈은 청소년 책으로 나왔다고는 하나, 어른인 나에게도 크나큰 감동을 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보스톤에서 이사 온 목사의 아들 터너는 어디를 가나 마을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관심을 받는다. 항상 모범이 되어야 하는 존재이기에 풀을 먹인 숨막히게 빳빳하고 하얀 셔츠를 입고 다니며 13살의 나이를 억눌린채 수도원 같은 생활을 해야하였다. 뭘 하든 마을 사람들은 호시탐탐 터너를 주시하며, 목사인 아버지께 일러바쳤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세계의 돌파구로 만난건, (흑인과는 )생전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흑인 소녀인 리지였다.

가진게 없으나,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밝고 명랑하게 자란 리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터너에게 기쁨이 되고 생기가 된다. 터너는 리지를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어간다. 말라가 섬에서 흑인들을 내쫓으려는 마을 사람들, 특히 지주격인 스톤크롭의 횡포는 정말 이루말할수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의 오른팔 격인 허드집사와 보안관 등 마을 사람들은 소년 터너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리지는..우리의 소녀 리지는 ..
돌아가시고 없는 리지의 부모님이 마치 일등상을 받은 것처럼 소중히 안고 사랑했던 리지였고, 말라가 섬의 목사였던 리지의 할아버지가 하느님의 영광에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칭찬할 정도로 사랑받고, 존귀한 존재였다. 하지만, 스톤크롭 일당 눈에는 그저 장난삼아 총 한발 난사해도 재미있을 하찮은 검둥이 한명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며칠동안 천천히 책을 읽으며, 내 곁에서 잠들었거나 혹은 방글방글 웃어주는 나의 아기를 바라보았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내 아기가 있듯이, 리지 역시 너무나 사랑스러운 존재였을텐데..생각하면 슬픔이 더욱 북받쳐 올라왔다. 가난한 사람들,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우습게 알았던 물욕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에 의해, 생명을 천시한 , 성자는 화형에 처해져야 한다고 폭언한 허드 일당에 의해 터너의 소중한 사람들이 터너의 곁을 떠나갔던 것이다.

터너는 말이 안 통하는 많은 사람들 곁에서 고래의 눈을 순간순간 떠올린다. 그가 봤던 고래의 눈, 리지와 함께 있었던 그 순간을 다시금 회상한다. 그리고 리지가 없는 날에, 어느 평화로운 날에 고래의 눈을 본다. 고래가 말하고자 했던 것, 고래의 눈빛을 떠올린다.

세상은 돌고 빠르게 회전하며, 조수는 흘러 들어왔다가 흘러 나가니, 이 세상에는 모든 진화된 형태들 가운데 서로를 똑바로 바라보는 두 영혼만큼 더 아름답고 더 경이로운 것은 없다.
그리고, 그 두 영혼이 헤어지는 것만큼 비참하고 슬픔을 주는 일도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은 함께 함에 크나큰 기쁨이 있으며, 서로를 잃음에 크나큰 비탄이 있음을 깨달았다.

터너는 말라가를 잃었다.
332P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일 수 있는 결말이었지만, 가슴의 반 이상이 깎여나간 듯한 고통이 남는 슬픈 결말이었다. 하지만, 터너가 '종의 기원'을 읽고 가슴의 불을 지폈듯이, 이 책 '고래의 눈'은 내 가슴에 불씨가 되는 소중한 책이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기록된 이름도 없이 잊혀진 존재가 될 뻔한 어린 소녀에게 '리지 브라이트'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우리의 곁으로 다가 올 수 있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게리 D 슈미트 작가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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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심리 이야기 - 자녀를 통해 나를 만나는
박노해 외 지음 / 이너북스 / 2010년 1월
품절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교만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저자는 부부상담사인 분들이었고, 그분들이 실제로 상담한 사례들을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이고 중요한 위치에 있는건지 새삼 확인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공감하는 내용들도 많았지만, 책에 나온 사례들을 보며, 나와는 달라 나는 안 그래 하는 자기 위안을 했던 것 같았다. 사실 아직 아기가 많이 어려서 아기에게 내가 화를 내거나 그럴 일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다시 책을 읽고, 또 서평들을 찾아 읽다가 문득 땅~ 하고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난 아직 아기가 어리기에 되도록 아기에게 사랑만 주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신랑에게 서운한 일이 있었을때 나도 모르게 아가에게 화를 냈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아기가 순한 편이라 엄마 아빠를 힘들게 하는 일은 적었는데, 최근 들어서 불만이 생기면 갑자기 자기 머리를 콩콩 때리곤 하였다. 그때마다 안절부절하면서 아기를 말려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말려도 아기의 머리때리는 습관은 줄지를 않았다. 그리고 며칠전 신랑과 아가와 차를 탔는데, 신랑이 뭔가로 나를 짜증나게 했었나보다. 아기가 또 머리를 콩 하고 스스로 때리니 "엄마가 그러지 말랬잖아" 하면서 무서운 눈으로 아기를 바라보며 혼을 내었다.

이렇게 아기가 어리고, 또 아직은 혼낼 일이 적은 편인데도 신랑이나 다른 사람에게 난 화를 어린 아기에게 풀어내었던 것이다. 나의 스트레스는 내 선에서 끝내야 하는 것인데..
부모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면, 큰 아이는 또 작은 아이에게 풀고, 작은 아이는 집에 기르는 강아지라도 걷어차야 된다고 나와 있다. 강아지는 공격적으로 변하게 되고 말이다. 힘의 원리가 내려가는 것이라지만, 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아이를 대할땐 순수하게 아이 자체의 문제만 보고 대해야 하는데 왜 나의 사사로운 감정을 나도 모르게 표출했던 것일까?

슬슬 아기의 행동반경도 넓어지고, 호기심도 늘어가고 있다. 아기가 나를 귀찮게 하거나 힘들게 할 일들도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럴때 내가 어떻게 대해야 좋은 부모 상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이 책은 나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게 조언해주고 있다.

가끔 부모도 격한 감정에 빠지기도 하고 실수도 하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줄 알아야 한다.
성숙한 부모란 완벽한 부모가 된다는 뜻이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고 관찰하여 상황에 걸맞게 대처하는 것을 뜻한다. 26p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처럼 필자는 부모에게 '아이가 어렸을때 부모가 좀더 고생을 많이 할 것'을 주문한다. 그러면 '아이가 커갈수록 부모가 더 편해진다'고 말이다. 이 말은 신뢰할 만한 애착 관계를 획득해야 하는 아동기에 아이의 특성과 욕구를 제대로 고려하는 것이 이후에 아이 성격 및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부모-자녀 관계가 원만하고 갈등이 적어진다는 뜻이다. 179p

부모의 미해결된 욕구는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이웃과의 갈등에 대한 부모의 부담감이 자녀에게 상처를 준다니 말이다. 따라서 부모의 자기 이해는 필요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 되어야한다. 239p

지금은 아기가 어리지만, 앞으로 자라면서 아이도 변화하고 나도 또한 아이를 대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자신감 있고, 어디서나 당당한 아이로 키우려면 우선 부모인 내 모습이 그래야 할것이다. 아이는 부모가 닮지 않았으면 하는 단점부터 닮는다 하였다. 아이의 문제점이 생기면 혹시 내 모습이 아닌지 먼저 반성하고, 고쳐나감으로써 좋은 귀감으로써의 부모가 되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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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나는 당신 안에 머물다 - 그리며 사랑하며, 김병종의 그림묵상
김병종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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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묵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배우게 되었다.

사실 그림을 바라보면서 혼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지만, 그림을 그린 화가의 생각을 들어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더 앞서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림과 곁들여 화가이신 김병종님이 직접 글까지 곁들여주시니 오롯한 그림만 접할때보다 마음에 더 와닿게 되었다.



이 책은 국민일보에 그림이 있는 신앙에세이를 1년여간 연재한 내용을 엮어 만든 책이다.

기독교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욱 기쁨이 되는 책이겠지만, 신앙이 없거나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그림과 에세이라는 좋은 느낌의 책으로 다가오리라 생각된다.

나는 사실 기독교라는 믿음을 갖고 있으나, 믿음에 성실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으로 항상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더욱 공감하고 반성하고 녹아드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1장, 당신이 그리신 아름다운 세상 편에서는 세계 여러곳을 돌아보며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바라보고, 신의 창조물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있을 수 있겠냐라는 작가의 독백들이 이어진다. 정말 오!하는 탄성이 아니라 악! 하는 초현실적인 아름다운 정경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는데, 김병종님이 만나보신 그러한 곳은 에게해와 카리브의 바다였다고 한다.



카리브 바다에 대한 칭찬과 그림들은 꾸준히 이어진다. 그리고, 정말 그 영롱한 바다를 그림으로 그려내셨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렇듯 아름다운 바다를 아직 보지는 못했어도, 우리나라의 바다색을 보면서도 와..아름답다.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까? 하고 도저히 엄두를 못냈는데.. 김병종님이 담아낸 바다 그림은 정말 그 영롱함이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의 아주 일부는 간접으로라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행복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화가분의 물 사랑, 바다사랑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그림들이 이어지고..



2장에서는 내가 그린 당신의 얼굴이라 하여 예수님을 그린 김병종님의 에세이들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미남자 백인으로 형상화되는 대부분의 그림들을 반박하며, 작가분이 진정 마음으로 느낀 고난의 예수, 그리고 우리 곁의 예수님을 몸으로 마음으로 그려내시는것이다.



연탄가스 사고로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하고, 끔찍한 수술을 하게 된 , 사경을 헤메던 바로 그때에,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있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느끼게 된 작가님의 이야기가 책 곳곳에 살아나고 있었다. 가장 어렵고 힘들때에 같이 힘들어하고 고통을 나누시며 눈물을 흘리신 예수님을 뵌것같은 기분이 드셨다고 하였다. 아직 나는 경험하지 못한 죽음의 순간이지만, 엄마의 몇번의 수술을 지켜보면서 나 또한 힘든 순간이 분명히 있었을텐데..그때마다 신께 의지하고 기도만 드렸을뿐..그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야함을 알면서도 현실 속의 내가 자꾸 그러하지를 못하였다.



베드로에게 닭이 세번 울었을때에 김병종 작가님께는 무수한 인생의 닭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였다. 내게는 더 많은 순간 닭이 운다. 기독교라고 생각하면서도 세세히 나의 종교를 부정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반성하고 죄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림으로 또 좋은 말씀들로 나를 반성케하시고, 지금의 나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신 김병종 작가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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