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열두 달 타샤 튜더 클래식 7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0년 1월
품절


마음이 촉촉하게 따뜻해지고 어루만져지는 책을 만났습니다.

그냥 흔한 동화책이 아니라, 따뜻한 정감 가는 그림이 가득한 동화책이라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이 알려진 타샤 튜더 할머니의 책이라합니다. 몰랐는데, 찾아보니 어떤 이들은 타샤 튜더 신간이 나올때마다 하나하나 소장해서, 전권을 모두 소장하기도 하고,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분이었네요.



타샤 튜더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이자 삽화가로, 칼데콧 상을 두번 수상하고 동화작가 공로상인 리자이너 메달을 받은 할머니입니다. 평생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내놓아 전세계 어린이들의 큰 사랑을 받은 분이랍니다. 그 분의 소중한 책에는 시골을 동경하고, 자연과 친화적으로 살며 그녀가 아끼던 꽃과 동물, 어린이, 가족을 중시한 그녀의 삶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어렸을적에 이분의 동화책을 만났으면 더욱 좋았으련만.. 그때는 지금처럼 풍족하던 삶을 살지 않아서 다양한 그림책은 접하지 못하고, 글밥이 많은 책으로 바로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림책이라고 기억나는건 아주 어려서 읽은 디즈니 몇권이 전부였으니 말이지요. 그래도 아기를 키우면서 동화책에 관심을 갖게 되어 타샤 튜더할머니 책을 이제라도 만나게 되니 이것 또한 늦지 않은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 16개월의 아직 어린 채성이는 따뜻한 타샤 튜더님의 책에 아직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엄마는 잘 안답니다. 채성이가 책에 낯을 가리는 편이라 일주일쯤 더 지나면 또 한참을 갖고 놀고 바라보고 할것이라는걸요.

알록달록한 색감의 그림책이나 놀이북이었다면 처음 만나는 호기심에 확 관심을 이끌기 쉽겠지만, 이 책은 그런 인스턴트적인 책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채성이와 만나게 되길 바라지도 않구요.



따뜻한 그림체의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채성이도 살짝 젖어들어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길 바란답니다. 처음 만나는 책에 낯을 좀 가리는 채성이라도 엄마는 충분히 기간을 두고 기다려준답니다.



이 책을 처음 읽고 페이지마다 둥근 꽃무늬 구름 무늬인듯한 테두리에 예쁘게 그려진 그림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어요. 페이지 하나하나마다 완성도가 높아서 한장씩 뜯어서 액자에 당장 걸어도 될만큼 예뻤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어린이들의 시골 생활을 통해 매 달마다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림과 짧은 글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어와 영어로 모두 나와 있는데, 문장이 짧아 이해하기에도 쉽고, 어린이들이 쉽게 영어를 접하기에도 좋을 것 같더라구요.

글밥이 적은 편이라 아기에게 읽어주기에도 무리가 없구요. 그림에 낯이 익기 시작하면 열심히 읽어줄 요량입니다.



지금이 아닌 예전 미국의 시골 생활이었음직한 그림들을 보면서 어릴적 TV에서 보던 "초원의 집"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더라구요. 한장면 한장면 볼적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는 그 느낌.. 한 가족이 시골에 내려가 생활하는데 그중 자매인 말괄량이 여동생과 참한 언니의 시골생활이 잘 표현된 영화였기에 어릴적 본건데도 부분부분 기억이 나네요.



또 12월 동안의 시골생활이면서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의 시골이기에 우리나라 시골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썰매타기 등은 비슷하구나 하면서도 다른 일상생활 등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지요.

특히 2월의 생활 중에 캐러멜을 쭉쭉 늘이고 사과도 구워요~ 라는 장면.. 처음에 글을 안 보고 아이들이 뭔가를 잡아당기는 장면만 보고서는 우리나라 실타래 엮는 장면인가? 했답니다. 타샤 할머니의 시골에서는 캐러멜을 저렇게 손으로 죽죽 늘이는게 2월의 일상이었나봐요. 또 우리는 생으로 그냥 먹는 사과를 불에 구워먹는것도 신기했구요. 집에서 해먹는 캐러멜과 불에 구운 사과는 어떤 맛일까요?



아기가 크면 엄마에게 물어볼 것 같아요. 엄마, 나도 캐러멜 만들어주세요 내지는 엄마, 사과도 구워먹어요? 구우면 어떤 맛이 나나요? 라구요. 그러면 캐러멜은 못 만들어주더라도 사과는 한번 구워줘봐야겠네요.



바라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한 그림 동화, 타샤의 열두달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달에 대한 개념, 계절에 대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 좋네요. 그리고 열두달 내내 행복하게 지내는 법을 터득하면 더욱 좋겠지요.



엄마도 아가와 함께 행복한 열두달을 보내렵니다. 타샤의 열두달을 보면서 말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추 CEO - 상추로 매출 100억을 일군 유기농 업계의 신화 장안농장 이야기 CEO 농부 시리즈
류근모 지음 / 지식공간 / 2009년 12월
구판절판


라푼젤 동화를 아시나요?

임신한 농부의 아내가 담장 너머 마녀의 싱싱한 상추를 보면서, 그 상추가 너무나 먹고 싶어 남편을 조릅니다. 그 남편이 몰래몰래 따다준 상추가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지요. 그랬다가 발각이 되어 마녀에게 아기를 뺏기게 됩니다. 그 아기의 이름이 라푼젤 (독일어로 상추)이 되어, 높다란 탑에 갇혀 길다란 머리카락을 내려 마녀와 소통하게 되어 나중에는 왕자님까지 머리카락 길로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 동화를 읽고, 얼마나 상추가 맛있어보이길래..감히 무서운 마녀의 것을 훔칠 생각까지 하였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맛있는 상추가 있을까? 사실 채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게 맛있는 상추'가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게 있다면 꼭 먹어보고 싶구나 생각은 하였지요.



책을 읽다가 또 '그렇게 맛있어 보이는 상추'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 상추는 어쩌면 동화속 상추처럼 상상의 것이 아니라 직접 먹어볼 수 있는 그런 상추이기에 웬지 흥분이 됩니다. 바로 상추 CEO라는 책에서 만난 유기농 상추입니다.



상추로 100억을 일군 유기농업계의 신화 장안농장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랍니다.

유기농이 요 근래 몇년새에 붐처럼 일어나서 사람들의 관심이 아주 높아졌습니다. 저 또한 유기농으로 된 제품들을 선호하고 챙겨먹고 싶지만, 비싼 가격을 생각하면 쉽게 손이 가지 않더라구요. 단지 아기가 태어나고 아기 이유식을 생각하니 아기에게는 비싸더라도 몸에 더 좋은 유기농 제품을 먹이고 싶었습니다.



책에도 나온, 뉴스에서 나온 기사들을 보고서 유기농 믿을 만한게 없다 라는 뉴스 기사를 접하고 나니 막상 유기농만 고집하던 제 이유식 철학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비싸게 주고 산 유기농이 실제 유기농이 아닐 수도 있고, 주먹구구식이라는 뉴스 기사에 흥분했던 터였지요. 왜 먹거리갖고 사람들이 자꾸 장난을 칠까? 아무리 장사라지만, 비싸게 받는 만큼 그걸 골라주는 사람들의 믿음에 대한 보답은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상추 CEO의 유기농 철학은 남달랐습니다.

특히 그 뉴스를 보고 냉담해진 주부들을 마트에서 대하고 그는 더 노력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리나라 유기농 인증에 만족하지 않고, 국제 표준안전기구의 인증인 ISO 인증을 받고, 우수농산물 관리제도 GAP 인증을 받고 쌈 채소의 한류를 꿈꾸며 HACCP 인증까지 받아냅니다.

귀농 생각은 아직 갖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믿을 만한, 그리고 먹고 싶은 상추를 쌈채소를 만들어내는 분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노력하는 류근모님의 자세와 그리고 무수히 넘쳐나는 남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실천으로 바꾸신 것에 놀랐지만, 우선 당장은 그 맛있는 상추에 쌈밥을 만들어먹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이분은 애정을 갖고 농사를 지으신 분입니다.



이 책은 귀농을 꿈꾸는 분들에게 환상보다는 현실에 직시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남들이 포기한 길을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어려운 길을 개척해냈는가에 대한 내용들이 나옵니다.

1에서 10을 이루는 농사의 결과는 없다고 부르짖습니다. 또한 할수 없다고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답답함을느끼고, 남들이 못한 길이니까 어려운 길이니까 내가 해야한다고 당당히 말하고 실천하는 그분께 존경심이 우러납니다. 그리고 그렇게 안될 것 같은 길들을 해내었기에 대한민국 최초라는 타이틀만해도 무수히 따내고 이제는 장안농장이 하면 대한민국 최초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상추 CEO인 류근모님은 정작 사장실도 최근에 직원들 성화에 마지못해 갖게 되었고, 최신식 노트북과 안락의자도 결국은 가장 신입직원에게 양보를 하고 본인은 낡은 의자, 낡은 컴퓨터로 현장에서 더 발로 뛰며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거상 임상옥은 항상 계영배를 보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이 술잔은 적당히 따르면 아무 이상 없지만 차고 넘치게 따르는 순간 술이 모두 빠지도록 고안된 술잔이다. ...이를 삶으로 확대해도 무방하리라. 즉 계영배란 삶의 욕심을 경계하는 술잔을 말한다.

오늘도 계영배를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혹시나 나도 모르게 생길지 모르는 욕심과 교만을 누르기 위해.

나는 죽으나 사나 농부이다. -225Page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어려운 길을 ,남들보다 몇배의 노력으로 성공으로 이끈 사람의 소중한 경험이 담긴 책이었습니다.

맛있는 상추가 먹고 싶어지는 책, 그리고 그 분의 넘치는 창의력과 실천에 박수를 보내주고픈 책.



상추 CEO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2월
품절


스무 살의 나이로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나와 재수학원에 등록했을때, 같은 대학을 다니다가 나처럼 공부중이던 27살의 오빠를 알게 되었다. 대학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로, 세상을 보는 시각과 관점이 나보다 한결 나으리라 생각하고 질문을 하니, 그 오빠는 그렇게 대답했다.

"나는 너희와 다를바가 없어. 나는 그대로 있는데, 자꾸 세상이 나를 등 떠밀고 있을 뿐이야."

그때는 왜 나이에 맞지 않게 그렇게 나약한 답변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내가 그 나이가 되고, 또 이제는 서른도 훌쩍 넘기게 되어 다시 생각해보니,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스무살의 나, 그리고 어릴적의 나에 비해 내가 많이 성숙해졌구나, 이제 정말 어른으로써 자격이 있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릴때보다 달라진 점은 세상의 찌든 때에 더 많이 노출 되고, 때가 탔다는 것일뿐..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이 책은 지금 전 유럽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책이라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아빠는 정신과 의사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사람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는 프리젠테이션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갖고 착하고 꾸뻬에게도 무척 잘해주기에 꼬마 꾸뻬는 고민도 없이 행복할 것만 같다. 하지만, 삶이 풍족하다고 또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고민이 없을 것인가?

어린 소년 꾸뻬의 다양한 일상 생활을 통해 나타나는 고민들을 꾸뻬의 시각에서 우리는 같이 만날 수가 있다.

꼬마 꾸뻬는 엄마 아빠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좋아하고, 아빠가 생각을 수첩에 적듯이, 자기도 인생 수업에서 배우는 교훈을 수첩에 적기로 하였다. 그 수첩 속에 적히는 말들이 어쩜 그렇게 귀여우면서도 어른들에게도 공감이 되는 글들인지..



말을 할때는 지금 내가 누구에게 말을 하고 있는지 늘 생각할 것 18p



꼬마꾸뻬는 어른들도 늦게 깨닫는것을 일찌감치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의 우리들이 말을하거나 글을 쓰거나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꼬마 꾸뻬에게도 그렇듯이..

꼬마 꾸베가 아빠, 엄마에게도배우지만, 나는 또 꼬마 꾸뻬에게서도 그 순수함을 배우게 되었다.



꼬마 꾸뻬가 어른들은 고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고민은 그칠줄 모른다. 오히려 어린이보다 더 고민이 많아질수도 있다. 또한 고민을 바라보는 시각이 엄마와 아빠만 해도 무척 다르다. 꼬마 꾸뻬는 부모님의 대화, 부모님과의 대화 등을 통해 하나하나 인생을 배워 나간다.

꼬마 꾸뻬의 친구들과의 삶, 그리고 아망딘이라는 귀여운 여자친구와의 만남 등을 통해 꼬마 꾸뻬는 또 한차례 성장해 간다.



나도 어릴적에 꼬마꾸뻬처럼 다양한 고민들이 많았다. 학교 선생님께 일일이 말할 수도 없었고, 엄마 아빠께 이야기한다고 해결이 될 것 같지도 않아 속으로 끙끙 앓았던 고민들이 있었다. 꼬마 꾸뻬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아빠와의 대화로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아빠의 답변은 어른인 우리가 보기에도 다소 의외의 답변들도 있었다. 엄마가 "여보!" 하고 말릴 정도로 아빠는 꼬마 꾸뻬에게 솔직한 속내가 담긴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꼬마 꾸뻬에게는 친구들과의 연합, 판타스틱 5의 결성으로 멋진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게 되기도 하는 둥 학교 생활을 나름 적극적으로 해나가게 되는 계기도 된다. 물론 학교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지만 말이다.



엄마와 아빠의 견해가 다르듯이, 어른과 아이들의 생각 또한 다르다. 엄마인 나와 아들인 우리 아기의 생각 차이는 당연히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아들이 자라서, 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들과 겪는 갈등, 혹은 아들이 생각하는 놀이나 학습 등이 내 어릴적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물론 남자인 아빠의 도움을 받아 조언해줄 수도 있겠지만, 엄마인 내가 아들에게 직접 이야기해주고픈, 조언해주고픈 것들도 많이 있다. 꼬마 꾸뻬를 바라보면서, 우리 아들의 미래도 이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아이의 생활이긴 하지만, 아이들의 모습은 어느 정도 닮은 면도 많기 때문이다.

꼬마 꾸뻬 엄마 아빠와 꾸뻬의 대화 들을 보고, 또 그에 따른 꾸뻬의 변화되는 모습들을 보니 나도 우리 아들이 질문을 하고 고민상담을 하면 좀더 적극적으로 대답해줄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실 이 책을 많이 참고할 것 같기도 하다.



정신과 의사라면 그저 딱딱하고 대하기 어려운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을 통해 만난 꾸뻬씨는 (작가 본인의 직업이 정신과 의사이기에 어쩌면 이 글들은 실화에서 나온 글인지도 모르겠다. )참 용기 있고 강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들과 아내에게도 멋진 아버지와 가장이었고 말이다. 무엇보다도 세상 사람들의 근심뿐 아니라 아이의 고민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해 줄수 있는 멋진 아버지였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 아버지의 고민 상담을 통해 한 수 배워가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품절


신랑과 나의 인연은 참 독특하다.

같은 대학 같은 과 동기 혹은 선후배도 만날 수도 있던 우리가, 내가 다른 대학 다른 과에 들어감으로써 10년이나 후에 만나게 된 것이다. 그것도 같은 지역도 아니고, 다른 지역에 살다가 말이다.

내가 대학에 들어갈때만 해도, 대학별로 입시일자가 달라서 가군, 나군, 다군,라군 등으로 나뉘어 복수지원, 복수합격이 가능했고, 나는 복수 합격한 곳 중 신랑이 다니던 곳과 다른 곳을 선택했다.

다른 곳에 내 인연이 있었던 줄은 꿈에도 모른채 말이다.

인연은 이렇듯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내가 10년전 그때 신랑의 대학을 선택했더라면, 우리가 좀더 일찍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채성이도 좀더 일찍 낳아 길렀을까? 그건 돌아가보지 못한 과거이기에 미지수로만 남겠지..

양가 부모님들도, 그리고 우리도 입모아 말한다. 우리는 천생연분인가보다..라고.

천생연분이 따로 있을까? 둘이 그렇게 믿고 살면 그게 천생연분인게지..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올린, 남에서 우리가 된 신랑과 나의 인연 이야기였다.

최인호님의 인연에는 물론 아내 분과의 인연도 나와 있지만, 최인호 작가님이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사물... 모든 이야기들이 다뤄지고 있었다. 그렇다. 그 분은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아 사물 하나하나에도 모두 애착을 갖고 있는 분이었다.

낡고 닳은 자동차, 그리고 죽은 줄 알았으나 꽃을 피우고 관심이 커지게 된 난, 부지불식중에 다가와 향이 되어 준 모과 등등..

또한 책의 향기에 빠져들 기 쉽게끔 작가님의 빼어난 글솜씨만큼이나 곱고 단아한 사진들로 채워져 있었다. 푸근하게 추억의 여행으로 동참할 수 있게 말이다.



별들의 고향이라는 아주 유명한 옛날 영화. 난 사실 아직 그 영화를 보지도 못했고, , 유명한 작가분이신 최인호님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 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이 분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보고픈 욕심이 생겼다. 인연이라는 책을 통해 최인호님과의 인연이 생긴 것일까?



최인호님의 인연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였다.

최인호님의 추억여행에세이집이래서, 난 책 속에서 그 분의 인생을 읽겠구나 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인연이라는 끈이 계속 내 인생의 또다른 책을 읽어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책을 다 덮고, 나는 두권의 책을 읽은 느낌이었다.



부모님의 다리를 열심히 주물러드리는 안마 전담사였다 하셨는데, 우리 엄마도 안마 받기를 좋아하시는데 엄마가 원하실때까지 주물러드린게 몇번이던가..작년에 난 교통사고로 더 많이 편찮으시고 불편해하시는데도 아직도 난 엄마께 뭐든지 받기만 하지, 내가 먼저 나서서 그 좋아하시는 안마해드린 기억조차 없다. 학창 시절에도 다리 좀 주물러달라고 하시면.. 계속 조금만 더..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니께 짜증내기도 일쑤였다.

오빠는 그런 면에서 참 효자였던 것 같다. 엄마가 주무실때까지.. 조심조심 엄마 다리를 주물러드리곤 했으니 말이다.



내 곁에 계셔주실때 그 감사함을 알고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교통사고 때 박았던 심때문에 입원해 계시는데, 퇴원하시면 아프지 않게 다리 안마도 해드리고, 더 잘 해드려야겠단 생각말이다. 작가님이 손녀 정원이를 끔찍이 생각하는 만큼.. 병원에 계신 엄마도, 지금 우리 채성이를 보고 싶어하시며 매일 핸드폰으로 6개월전 사진부터 동영상까지 매일 다시 보고 계시다는데, 얼마나 보고 싶으실까 말이다. 아기 데리고 병원에 가보고 싶은 마음 굴뚝이건만, 신종플루다 뭐다해서 병원에는 못 오게 하시니 퇴원하실 그 날만을 기다린다.



부모님과의 나의 인연, 그리고 신랑과의 인연, 그리고 내 아기와의 인연..

내게는 소중한 인연들이 참 많다. 그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인연이 소중한 것은 반짝이기 때문이다. 나는 너의 빛을 받고, 너는 나의 빛을 받아서 되쏠 수 있을때 별들은 비로소 반짝이는 존재가 되는 것. -머리글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키스 (흰색표지)
두상달.김영숙 지음 / 가정문화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20년 전 아내의 손에 이끌려 부부 세미나에 마지못해 가게 되었다. 첫 강의가 끝나갈무렵 갑자기 아내가 대성통곡을 하며 울어서, 창피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해서 "여보, 뭐가 그렇게 슬퍼서 울어? 내가 혹시 당신에게 잘못한 거라도 있어?" 말하니, 아내 왈 "혹시라구요?" 하면서 더 크게 울었다.
 

이 책의 저자, 두상달,김영숙 부부의 이야기다. 지금은 KBS아침마당에서 500만 시청자를 감동시킬 정도로 가정행복 부부 강사로 활발히 활동중이지만, 20년전에는 분명 그들도 미숙한 부부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강의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고, 부부 상담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책 내용들이 정말 지루한 이야기, 훈계조 이야기가 아니라 귀에 쏙쏙 들어올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어우러져 읽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씌여 있었다.

 

책을 읽는 와중에 신랑이 퇴근을 했는데, 책 속의 여러 일화들을 읽어주었다.

우리 부부 같은 이야기들도 있었고, 같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감되는 부분은 신랑은 종달새형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나는 올빼미형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게다가 하루에 7000단어만 사용한다는 남자들과 달리 20000단어 이상을 사용해야하는 여자로써, 하루 종일 아가와 조용히 있다가, 신랑이 오면 기다렸다는 듯 다다다다 말을 쏟아내고, 잠자리에서까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해서 직장일에 지친 신랑이 피곤해했던 기억이 책에 나온 이야기뿐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였다.

 

사실, 난 이 책을 읽을때 꼭 읽고 싶었던 부분이 "부부 싸움도 잘하는 방법" 이 있다고 해서, 읽게 되었다.

다정해 보이는 부부가 꼭 손을 잡고 있는 책 표지를 보면 과연 부부 싸움을 하라고 권유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이 들지만, 잘 못 싸우는게 문제지. 잘 싸우는건 정신건강에도 좋고, 오히려 부부에게도 더 이롭다고 한다.

 

잘 싸우는 방법 중에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링 안에서 싸워라, 관객없이 싸워라, 집안 약점 들추지마라, 지는게 이기는 것이다 등등이다.

특히나 관객없이 싸우라는건 자녀들 앞에서 싸우지 말라는 것이었다.

부모의 불화를 보고 자란 자녀가 바르게 크기를 기대하는건 어불성설이다.

 

미국이 낳은 최고의 지성으로 칭송받는 조나단 에드워즈

그는 1703년생으로 목사, 저술가, 그리고 나중에는 프린스턴대 총장까지 지냈다. 하루 13시간씩 공부하고, 강의,저술, 목회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꼭 하루 한 시간씪은 집에 와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의 자손 중에는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

300명이 넘는 목사, 선교사, 신학교수,120명의 대학교수, 110명의 변호사, 60명의 유명작가, 30명의 법관, 14명의 대학총장, 3명의 미국상원의원, 그리고 미국 부통령까지!

 

반면 같은 시대 그의 한동네 살던 전과자 맥스 주크의 후손 1200명 가운데는 거지가 310명, 방탕, 범죄로 파산자 440명, 평균13년 이상 복역수 130명, 살인자 7며으 알콜중독자 100명, 상습 절도범 60명, 매춘부가 190명이었다 한다.

 

과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자녀를 위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일이야 말로 위대한 일을 해내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자녀 교육은 부부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129P)

 

부부싸움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에 아기 앞에서 둘이 언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아직은 어려서 말귀를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았는데, 다 알아들은 건지, 아니면 분위기로 아는 것인지는 몰라도 엄마 아빠의 냉랭한 분위기를 감지한 아기가 불안한 듯 보였다. 울먹울먹하는 얼굴로 변하는 아들을 보며, 그때 우리 부부도 결심했다. 되도록 아기 앞에서 이런 모습은 보이지 말자라고..

 

책에 나온 데이터에도 너무 적나라하게 나와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아이가 잘 되도록 하는 초석은 바로 가정의 행복이다.

그 밑바탕에는 부부가 서로를 최고로 아끼고 존중해야 함이 깔려있다. 대화를 게을리 하지 말고, 아침에 나서는 신랑의 행복한 직장생활의 시작을 위해 아침키스를 나누도록 권유하고 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을때는 맞아 맞아 하며 맞장구도 많이 치고, 아, 남편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우리 신랑만 그런게 아니었네?하며 공감도 하고, 책을 읽으며 정말 kbs아침마당의 즐거운 강의를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사실 책이었기에 더 즐거운 만남이었는지도 모른다. 언제고 다시 보고 싶은 부분을 펼쳐서 확인해보면 되기에 메모하거나 기록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신랑과 아기와 더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쾌한 기분으로 읽어내렸고, 또 기분좋은 결과를 얻어낸 느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