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
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70대의 고개에 서서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삶이란 결국 크고 작은 상실과 고통을 견뎌내는 과정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젊은 날에는 타인의 불행과 나의 아픔을 비교하며 누가 더 힘든가를 저울질하곤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깨닫게 되는 것은, 인간의 고통은 계량화할 수 없는 절대적인 무게를 지닌다는 점이다. 빅터 프랭클은 나치 강제수용소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지옥을 경험하고도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다라며 인간의 아픔을 깊이 껴안는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그가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숭고하고 따뜻한지 절감하게 된다.

 

그의 유작인 <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단순히 비극적 체험의 기록을 넘어선다. 수용소의 철조망이 걷힌 후, 허무주의와 불안이 유령처럼 떠돌던 20세기 중반의 세상에서 그가 어떻게 인간의 존엄을 다시 세우려 했는지 보여주는 깊은 사유의 결정체다. 노년에 접어들어 이 책을 다시 마주하니, 그가 던지는 질문들이 젊은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무게로 가슴에 와 닿는다.

 

프랭클이 강조하는 인간의 자유는 조건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조건에 대해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 우리는 살아가면서 신체적 노화, 소중한 이들과의 이별, 사회적 역할의 축소 등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수많은 한계 상황을 마주한다. 70대라는 나이 역시 물리적, 환경적 제약이 늘어나는 시기다. 그러나 프랭클은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자유만큼은 인간에게서 빼앗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삶의 책임이라는 엄중한 가치가 도출된다. 흔히 노년은 살아온 날들을 반추하며 쉬어가는 시기라고 여겨지지만, 이 책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만든다. 프랭클의 시선에 따르면 삶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주체이며, 우리는 매 순간 우리의 행동과 선택으로 그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존재다. 은퇴를 하고 사회의 중심에서 물러났을지라도, 오늘 하루를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 내 주변의 공동체와 가족에게 어떤 온기를 남길 것인가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나의 몫으로 남아 있다.

 

현대 사회는 풍요 속에서도 여전히 정신적 공허와 실존적 허무주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노년층 역시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허무감에 빠지기 쉽다. 프랭클은 이러한 허무와 불안을 이겨낼 유일한 열쇠로 삶의 의미를 제시한다. 그는 의미란 우리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리가 몰입하는 일 속에서, 누군가와 나누는 사랑과 환대 속에서, 그리고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의연하게 견뎌내는 태도 속에서 의미는 끊임없이 솟아난다.

 

돌이켜보면 내 삶의 가장 빛나던 순간들은 물질적 풍요를 누릴 때가 아니었다. 타인을 위해 나를 조금 희생했을 때, 무너진 이웃의 손을 잡아주었을 때, 그리고 삶의 시련 속에서도 묵묵히 내 자리를 지켜냈을 때 생의 참된 의미를 맛보았다. 프랭클은 강제수용소의 비극을 겪은 뒤에도 인간을 단죄하거나 절망에 굴복하지 않았다. 인간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었던 그의 위대한 낙관주의는, 세월의 풍파 속에서 마음이 거칠어진 우리 노년의 영혼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 책은 비단 삶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만을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불안과 허무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모든 세대를 향한 구원의 메시지다. “인생 강의라는 부제에 걸맞게, 저자는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에서 출발하여 우리를 존엄의 길로 인도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삶의 유한함을 피부로 느끼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 유한함이 삶을 가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온 시간이 고통과 환희로 가득 차 있었기에, 그리고 남은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에 현재의 매 순간은 더욱 엄숙하고 소중하다. 빅터 프랭클이 고통의 심연에서 길어 올린 이 지혜는 우리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삶에 라고 대답할 용기를 준다. 어떤 비극 속에서도 인간은 존엄할 수 있으며, 삶은 여전히 살아낼 가치가 있다는 그의 목소리가 긴 여운으로 가슴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너지 버스 - 20주년 기념 특별판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많아진 70대의 길목에서, 우리는 흔히 인생의 운전대를 내려놓았다고 착각하기 쉽다. 자식들은 품을 떠났고, 평생을 바쳤던 일터에서는 물러났으며, 사회적 역할은 점점 줄어든다. 이제는 그저 남이 운전하는 버스의 뒷자리에 앉아,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덤덤하게 바라보는 것이 노년의 미덕이라 여기곤 한다. 하지만 존 고든의 비즈니스 우화 <에너지 버스>를 읽으며, 가슴 한구석에서 잊고 있던 뜨거운 진동이 느껴졌다. 이 책은 단순히 젊은 직장인들의 성공 지침서가 아니다.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인간 존엄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생의 안내서다.

 

책 속의 주인공 조지는 사면초가에 몰린 인물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차는 고장 나고, 직장에서는 해고 위기에 처했으며, 가정은 파탄 직전이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문득 돌아보면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서툴며, 마음은 피로와 원망으로 찌들어 있을 때가 많다. 모든 것이 잘못되어 가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는 조지의 막막함은, 노년에 이른 이들이 느끼는 삶의 허무함이나 무력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막막한 순간에 조지가 올라탄 버스의 운전사, 조이가 던지는 10가지 법칙은 단순하지만 묵직하게 가슴을 친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 법칙인 당신 버스의 운전사는 당신 자신이다라는 말은 큰 울림을 준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환경을 탓하고, 지나간 세월을 원망하며, 타인의 시선에 내 삶의 방향을 맡겨버리곤 한다. 그러나 조이는 단호하게 말한다.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내 안의 에너지이며, 그 운전대를 잡을 권리는 오직 나 자신에게만 있다고 말이다. 70세가 되었든 80세가 되었든, 내가 눈뜨고 숨 쉬는 모든 순간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자각,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에너지를 빼앗는 에너지 뱀파이어를 버스에 태우지 말라는 원칙이었다. 오랜 세월을 살아가며 수많은 관계를 맺고 끊어왔다. 그중에는 늘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주변의 긍정적인 기운을 갉아먹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노년의 시간은 유한하고 귀하다. 부정적인 감정에 낭비할 시간은 없다. 내 삶의 버스를 온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내면의 평화를 깨뜨리는 부정적인 에너지를 과감하게 솎아낼 줄 아는 지혜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진심으로 책임지는 태도다.

 

또한,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에서 승객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은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어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리더십은 큰 조직을 이끄는 직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 곁에 있는 배우자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이웃의 어려움에 진심 어린 관심을 기울이며,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음을 쓰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리더십이다. 조지가 의심을 거두고 주변 사람들을 향해 마음을 열었을 때 그의 세상이 180도 바뀌었듯, 노년의 가장 큰 자산은 타인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긍정의 에너지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이 지닌 진정한 장점은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주인공 조지는 단숨에 성인군자로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퉁명스럽고 방어적이며 투덜댄다. 그 지독히도 현실적인 모습이 오히려 깊은 위로를 준다. 우리 역시 평생 굳어진 습관과 생각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주 작은 긍정의 씨앗 하나가 삶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며, 늦은 나이란 없다는 용기를 얻는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우리는 매일 아침 새로운 버스에 오른다. 비록 청춘의 속도만큼 빠르게 달릴 수는 없을지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비전을 향해 묵묵히 핸들을 잡고 나아갈 수는 있다. 지금 삶의 에너지가 바닥나 삶이 무료하거나 버겁게 느껴진다면,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지금 내 버스의 운전대는 누가 잡고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미소 지으며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인생의 운전사는 여전히 나 자신이라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된다! 스레드 활용법 - 알고리즘 타고 조회수 터지는 글쓰기 공식! 짧은 글로 시작하는 브랜딩 & 수익화
거북이걸음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도 변한다. 손주 녀석들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무언가를 열심히 들여다볼 때마다, 그것이 무슨 신대륙이라도 되는 양 낯설게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젊은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화려한 사진이나 영상, 혹은 자극적인 볼거리로 가득 차 있어 우리 같은 노년층이 발을 들이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아 보였다. 카메라 앞에 설 용기도 없고, 화려한 편집 기술은 더더욱 부칠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러다 우연히 거북이걸음 저자의 <된다! 스레드 활용법>이라는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처럼 거창한 비주얼을 요구하지 않는, 오직 글자가 중심이 되는 SNS스레드의 세계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책의 소개글을 읽으며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들떴다. 사진 촬영 기술도, 카메라 앞에 설 용기도 필요 없고, 그저 1~3줄의 짧은 글이면 충분하다는 문장 때문이었다.

 

일흔을 넘긴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대단한 업적이나 화려한 스펙은 없을지언정 살아온 세월만큼의 묵직한 이야기들은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 있다. 격동의 세월을 지나오며 겪었던 삶의 지혜, 이웃들과 부대끼며 느꼈던 공동체에 대한 단상, 그리고 나이 들어감에 따라 마주하는 일상의 소소한 성찰들까지. 그러나 늘 이 나이에 무슨 글을 쓰겠나하며 그저 마음속으로만 삭이거나 공책 한편에 끄적이는 것이 전부였다.

 

이 책의 저자인 거북이걸음역시 특별한 글쓰기 실력이나 화려한 배경 없이, 그저 평범한 일상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만으로 2년 만에 45천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고 한다. 그 담담한 성공담은 나 같은 노년의 독자에게 큰 용기를 준다. 거창한 문학 작품을 쓰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삶을 날것 그대로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책은 계정 생성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단계부터 알고리즘 설정, 유형별 노하우, 그리고 최근 화두가 되는 AI 활용법까지 아주 친절하게 조목조목 짚어준다. 특히 무슨 글을 써야 하지?”라며 막막해할 이들을 위해 113가지나 되는 글감을 아낌없이 내놓는 대목에서는 무릎을 탁 쳤다. 글재주가 부족해 첫 문장을 떼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든든한 길잡이가 어디 있겠는가.

 

흔히 나이가 들면 세상과의 소통이 줄어들고, 고립되기 쉽다고 말한다. 하지만 텍스트 중심의 스레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화려한 외양에 가려지지 않고, 오롯이 생각의 깊이와 삶의 태도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70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 이슈,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따뜻한 위로, 혹은 노년의 평화로운 일상을 3줄의 짧은 글로 엮어 세상에 내던지는 상상을 해본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가닿아 공감을 얻고 위로가 된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노년의 소일거리가 어디 있을까.

 

이 책은 단순히 ‘SNS로 돈을 버는 기술만을 가르쳐주는 기술서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개인의 기록이 어떻게 사회적인 가치를 지니고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친절한 초대장과 같다. 책 속의 다양한 수익화 방법이나 직업 유형별 노하우는 젊은이들에게는 제2의 직업을 찾는 기회가 되겠지만, 나 같은 노년에게는 세상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는 존재의 확인이자 새로운 도전의 통로로 다가온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과 지금의 독자가 다른 점은 오직 하나, ‘시작했다는 것뿐이라고. 나이가 장벽이 될 수는 없다. 이제는 돋보기를 고쳐 쓰고, 서툴지만 천천히 스마트폰 자판을 눌러 나의 첫 스레드를 열어볼 차례다. 인생의 황혼기, 나의 작은 기록이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에서 어떤 파랑을 일으킬지 자못 기대가 된다. 망설이는 동년배들에게, 그리고 시작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친절한 안내서를 기꺼이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배우는 미국 주식 투자 - 계좌 개설부터 첫 수익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실전 가이드
한재승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일흔을 넘기고 보니 세상의 변화가 눈부시다 못해 어지러울 지경이다. 뉴스를 틀면 온통 엔비디아니 테슬라니 하는 낯선 미국 기업 이름들이 쏟아져 나온다.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더니, 이제는 그 기술이 돈의 흐름마저 저 멀리 태평양 너머로 통째로 끌고 가는 모양새다. 자식들이나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미국 주식 이야기를 나눌 때면, 외딴섬에 혼자 남겨진 듯한 묘한 소외감이 들곤 했다. 나도 그 거대한 흐름에 아주 작은 발이라도 담그고 싶지만, 당장 증권사 앱을 켜는 순간 숨이 턱 막힌다. 빼곡한 메뉴와 정체 모를 단어들 앞에서 돋보기안경을 고쳐 써 봐도 길을 잃기 일쑤였다. 한재승의 <처음 배우는 미국 주식 투자>는 바로 그런 막막함의 문턱에서 만난 참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튜브에서 친절한 재승씨로 통하는 30년 경력의 베테랑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과연 그 별명이 허명이 아님을 알겠다. 시중의 투자서들은 대개 시작부터 복잡한 거시경제 지표나 난해한 기술적 분석을 들이밀며 독자를 기죽이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철저하게 눈높이를 낮췄다. 가르치려 들지 않고, 마치 곁에 앉아 다정하게 스마트폰 화면을 짚어주는 것처럼 조곤조곤 말을 건넨다. 증권 계좌는 어떻게 개설하는지, 환전은 왜 해야 하고 밤늦은 시간에 어떻게 주문을 넣는지 등 실제 투자의 첫걸음부터 차근차근 손을 잡아 이끌어준다. 십 대 학생부터 칠십 대 노인까지 왜 그의 강의에 열광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려운 이론을 걷어내고 실전 흐름에 맞춘 단계별 안내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인생을 살며 숱한 투자의 흥망성쇠를 보았다. 땅값이 뛰고 집값이 요동치던 시절도 있었고, 주식 열풍에 가산이 탕진되는 비극도 목격했다. 오랜 경험이 가르쳐준 진리는 하나다. 모르는 곳에는 절대 돈을 던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투자의 기본을 무시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이다. 미국 주식이 아무리 유망하다 한들, 내 손으로 직접 사고파는 방식을 모른다면 그것은 투자라기보다 요행을 바라는 투기에 가깝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기본기라는 단단한 주춧돌을 놓아준다. 복잡한 미국 시장의 제도를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해 주니, 막연했던 두려움이 조금씩 걷히고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차오른다.

 

노년의 투자란 대박을 노리는 한탕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남은 삶의 안정을 해치는 위험한 도박이다. 우리가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진짜 이유는, 세상의 중심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그 방향을 읽고 내 자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함이다. 이제는 은행 이자만으로 노후 자산을 지킬 수 없는 시대다. 전 세계의 돈과 인재가 몰리는 미국 시장의 일등 기업들에 내 노후의 일부를 의탁하는 것은,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의 현명한 생존 전략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낯설고 두려운 여정을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든든한 등대다.

 

배움에는 은퇴가 없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즐거움은 나이와 상관없이 늘 가슴을 뛰게 한다. 미국 주식이라는 거대한 바다 앞에서 어디로 노를 저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동년배들이 있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돋보기를 쓰고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어지럽던 증권 앱의 메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첨단 기업의 주주가 되는 길, 그 친절한 입문서가 여기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0분 만에 끝내는 주식투자 AI활용법 - 종목 발굴에서 매매까지 실전 프롬프트 레시피 252
박성재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의 변화 속도가 무섭게 느껴질 때가 많다. 스마트폰 뱅킹에 겨우 익숙해졌나 싶더니, 이제는 사방에서 ‘AI(인공지능)’를 말한다. GPT니 클로드니 하는 것들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꾼다고들 하지만, 솔직히 우리 같은 70대 노년층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젊은이들이나 쓰는 최첨단 기술로만 여겼다.

 

그러나 이 책, 박성재의 <60분 만에 끝내는 주식투자 AI활용법>을 읽고 나니 눈이 번쩍 뜨인다. AI는 나와 상관없는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나처럼 체력과 시간이 부족한 노년의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필요한 유능하고 손발이 빠른 비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주식 시장을 지켜보며 느낀 점은, 투자는 결국 정보와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매일 쏟아지는 경제 뉴스, 기업의 공시 자료, 복잡한 재무제표와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까지 살펴봐야 할 것은 산더미 같다. 젊은 시절에는 눈 사나울 정도로 빽빽한 활자들을 밤새워 읽어내기도 했지만, 이제는 흐릿해진 눈과 떨어지는 집중력 때문에 몇 장짜리 보고서 하나 읽는 것도 여간 피로한 일이 아니다. 전업 투자자조차 시간이 부족하다는데, 하물며 70대 노인의 체력과 인지력으로는 그 방대한 데이터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명쾌한 돌파구를 제시한다. GPT나 제미나이 같은 AI 도구들이 그 수많은 정보를 단 몇 초 만에 요약하고 분석해 준다는 것이다. 내가 며칠을 끙끙대며 읽어야 할 복잡한 재무제표와 거시경제 흐름을 AI는 순식간에 연결해 낸다. 늘 정보의 격차 앞에서 소외감을 느끼던 우리 같은 노년층에게, AI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 줄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다.

 

저자는 많은 투자자가 AI를 다룰 때 삼성전자 주식 지금 사도 돼?” 같은 단순한 질문만 던지고 실망한다고 꼬집는다. 뼈아픈 지적이다. 나 역시 새로운 기술을 접했을 때 점쟁이에게 복채를 던지듯 일차원적인 정답만을 원하곤 했다. 그러나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AI는 주식을 대신 사주는 기계가 아니라,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분석 파트너라고 말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결국 질문(프롬프트)의 능력이다. “삼성전자 실적 뉴스가 나왔을 때 무엇을 먼저 물어야 하는가?” “단순히 살까 말까를 묻지 말고, 이 기업의 리스크 시나리오 세 가지를 비교해달라고 주문하라.”

 

책에 수록된 252개의 실전 프롬프트는 인공지능이라는 비서에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업무 지시를 내려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지침서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AI가 가져오는 결과물의 깊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보며, 투자의 본질은 결국 인간의 기획력과 안목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나이가 들어 손발은 느려졌어도 삶의 지혜와 연륜이 있는 노년층이라면, 질문을 설계하는 법만 제대로 익혔을 때 오히려 젊은이들 못지않은 깊이 있는 투자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은 “AI가 틀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쓰는 투자자와 모르고 쓰는 투자자의 결과는 다르다는 대목이다. 기계가 주는 답이라고 해서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AI 역시 그럴듯한 거짓말(환각 현상)을 할 수 있기에, 그 분석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책은 강조한다.

 

<60분 만에 끝내는 주식투자 AI활용법>은 단순히 복잡한 컴퓨터 기술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내 투자의 도구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전략서다. 책의 안내를 따라 차근차근 질문하는 법을 익힌다면, 노년의 주식 투자는 더 이상 외롭고 피로한 노동이 아니라, 유능한 비서와 함께하는 즐거운 지적 유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서서 주저하고 있는 동년배 노인들에게, 그리고 더 똑똑하게 자산을 지키고 키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새로운 무기를 손에 쥔 기분이다. 이제 늙은 투자자의 안목에 AI라는 날개를 달아볼 차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