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X 리더십의 본질 - AI 전환시대, 리더가 갖춰야 할 8가지 핵심역량
유경철 지음 / 천그루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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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흔의 고개를 넘어서니 세상의 속도가 무섭다. 손주 녀석들이 스마트폰으로 뚝딱 그림을 그려내고, 텔레비전에서는 인공지능(AI)이 소설도 쓰고 바둑도 이긴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평생을 현장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람이 곧 재산이라 믿고 살아온 나 같은 노병에게, 요즘의 기술 변화는 때로 소외감을 넘어 두려움을 준다. “이제 리더십도 기계가 대신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때쯤, 유경철 저자의 <AI x 리더십의 본질>을 만났다. 이 책은 기술의 파도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던지는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나침반과 같다.

 

책을 덮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설적이게도 안도감이었다. 저자는 AI가 아무리 비약적으로 발전해도 사람의 마음을 읽고,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70년 인생사를 돌이켜봐도 그렇다. 산업화 시대에도, 정보화 시대에도 기술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결국 누군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그 사람의 진심을 건드리는 한 마디태도에서 나왔다.

 

과거의 리더십이 카리스마로 대중을 압도하는 것이었다면, AI 시대의 리더십은 방향을 잡는 일이다. 챗봇이 정답을 내놓고 데이터가 성과를 예측하는 시대에, 리더가 할 일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기계는 계산은 잘할지 몰라도, 인간의 가슴을 뛰게 하는 비전은 만들지 못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이 지점은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단순히 AI 활용법을 알려주는 기술서가 아니다. 오히려 AI라는 거울을 통해 리더가 갖춰야 할 8가지 핵심역량 비전 제시, 디지털 리터러시, 인간 중심 소통, 자기인식, 감성지능, 영향력, 학습민첩성, 성과관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자기인식감성지능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타인의 행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지만, 리더 본인이 느끼는 고뇌와 떨림, 그리고 상대방의 눈빛 속에 담긴 비언어적 슬픔까지는 포착하지 못한다. 늙은 나의 눈에는 조직 안에서 외로워하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데이터에 기반한 성과 분석이 아니라, “요즘 많이 힘들지?”라고 건네는 리더의 따뜻한 손길이다. 저자는 기술이 모든 것을 자동화할 때,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한 끗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70대인 내가 젊은 리더들에게 유산으로 남겨주고 싶은 지혜이기도 하다.

 

저자는 AI 시대의 리더십을 용기라는 단어로 정의한다. 이 부분이 이 책의 백미다. 비전을 선언하는 용기,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기, 불편한 피드백을 끝까지 듣는 용기,“나는 아직도 배우는 중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나이가 들수록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이 용기. 아는 체하고 싶고, 가르치고 싶고, 내 방식이 옳다고 고집하고 싶은 유혹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완벽하지 않아도 실행하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학습 민첩성을 강조한다. AI는 지식을 습득하지만, 인간은 배우는 과정에서 겸손을 익힌다. 리더가 나도 잘 모른다, 함께 배워보자라고 말할 때 조직의 문화는 바뀌기 시작한다. 70 평생을 살아보니 진짜 리더는 힘 있는 자가 아니라, 끝까지 배우려는 용기를 가진 자였다.

이 책은 노년의 나에게도 깊은 성찰을 주었다. “나는 과연 내 삶의 리더로서 배우는 용기를 가졌는가?”를 되묻게 한다. AI와 공존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든 리더에게, 그리고 기술의 속도에 현기증을 느끼는 동년배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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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김성훈 옮김, 후나야마 신지 감수 / 성안당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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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인은 자각하지 못한 채 일상 속에 셀 수 없이 많은 독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공기 중에도, 음식물에도, 심지어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에도 독소가 존재한다. 우리는 지금 끼니마다 잘 차려진 몇 그릇의 독을 음식으로 먹고 있는 중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날마다 집에서건 길거리에서건 일터에서건 독성 화학 물질로 가득 찬 공기를 마시면서 살고 있는 중이다.

 

후나야마 신지가 감수하고 김성훈이 번역한 이 책은 인류의 역사, 화학, 생물학 속에 숨겨진 의 양면성을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풀어내며, 공포의 대상이었던 독이 어떻게 인류 지식의 보고가 되었는지를 조명한다.

 

저자는 독의 본질을 용량의 문제로 정의한다. 적절한 양은 생명을 구하는 약이 되지만, 선을 넘는 순간 생명을 앗아가는 무기가 된다는 파라셀수스의 명언을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입증해 나간다. 텃밭에서 식물을 키우며 해충과 사투를 벌이거나 식물의 자생력을 관찰해온 이들에게, 식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화학 물질() 이야기는 자연의 정교한 방어 기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 책은 단순한 과학 지식을 넘어 인류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등장했던 독의 역할을 추적한다.

소크라테스의 사약이었던 독미나리부터 클레오파트라의 뱀독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흐름을 바꾼 상징적인 사건들을 화학적 분석과 함께 흥미롭게 서술한다. 생물들이 포식자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독의 진화 과정을 읽다 보면, 생존을 향한 생명체의 끈질긴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는 복잡한 지식의 체계를 탐구하며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가는 독자들에게 지적 쾌감을 선사한다.

 

저자는 먼 나라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과 주변 식물 속에 숨겨진 독성 성분들도 다룬다. 감자의 싹, 복어의 독, 심지어 우리가 즐겨 마시는 카페인까지, 일상적인 소재를 과학적으로 해부한다. 뇌과학이나 미래 기술에 관심을 두고 정보를 선별하는 안목을 지닌 이들에게, 이 책은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들의 보이지 않는 위협을 감지하고 대처하는 생활 과학의 해독력을 길러준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인류가 어떻게 이 무서운 독을 길들여 현대 의학의 도구로 탈바꿈시켰는가 하는 점이다. 독화살의 성분으로 마취제를 만들고, 치명적인 보툴리누스균으로 미용과 치료에 활용하는 과정은 인류 지성의 승리를 보여준다. 기술의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고 이를 도구 삼아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내려는 현대의 지식인들에게, 독의 역사는 위험을 기회로 바꾸는 통찰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책 <(): 잠 못 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는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몰입감을 준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화학과 생물학적 지식을 일상적인 언어와 흥미로운 사례로 버무려내어, 지식의 깊이와 읽는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이 책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자연이 얼마나 정교하고도 위험하며, 동시에 경이로운 논리로 가득 차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매혹적인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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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안지 않는 연습 - 나를 소모하지 않는 마음 수업
마스노 슌묘 지음, 한성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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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평생을 살아오며 우리 세대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아마도 참고 견뎌라”, “남에게 폐 끼치지 마라”, 그리고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는 말들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쉼 없이 달렸다. 그런데 고희(古稀)를 넘기고 보니, 그토록 소중히 지키려 했던 좋은 사람이라는 껍데기가 사실은 나를 가장 옥죄는 감옥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마스노 슌묘 스님의 혼자 떠안지 않는 연습은 바로 그 지점, 를 잃어버린 채 완벽을 연기하며 살아온 우리 세대에게 던지는 따뜻한 죽비와 같다.

 

저자는 불교의 제법무아(諸法無我)’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 단순한 진리가, 왜 나이가 들수록 더 깊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젊은 시절에는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믿었다.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고, 자식들을 건사하며, 공동체의 규칙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청하는 것은 곧 나약함이자 무책임의 증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스님은 말한다. 타인에게 기대고 의지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그것이 가장 인간다운 태도이자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시작이라고 말이다.

 

특히 좋은 사람이기를 그만두면 인생이 가벼워진다는 문장은 가슴 깊은 곳을 찌른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순간 괜찮은 척하며 살아왔는가. 속으로는 골병이 들어도 겉으로는 인자한 어른, 책임감 있는 리더, 너그러운 배우자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이 보내는 비명 소리는 외면했다. 타인의 평가라는 잣대에 나를 맞추려다 보니, 내 삶의 주권은 늘 외부에 있었다. 이제는 그 굴레를 벗어던져야 할 때다. 내가 조금 부족해도, 때로는 남에게 손을 내밀어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으며, 오히려 그 빈틈을 통해 진실한 소통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혼자 떠안지 않는 연습은 노년의 삶을 설계하는 데 있어 매우 구체적인 지침이 된다. 노후의 존엄은 모든 것을 홀로 완벽하게 해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필요한 도움을 기쁘게 요청하고 또 타인의 요청에 기쁘게 응답하는 상호 의존의 관계망 속에서 완성된다. 시설이나 제도가 주는 서비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완벽하게 버티는 것보다 적절하게 기대는 것이 훨씬 더 단단한 일상을 만든다는 저자의 통찰은, 고집스러운 노년이 아닌 유연한 어른으로 늙어가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다.

 

이 책은 단순히 대충 살자는 위로가 아니다. 내면의 강박을 직시하고, 그것이 허상임을 깨달아 본연의 나로 돌아가라는 수행의 권유에 가깝다. ‘제법무아의 관점에서 보면, 나라는 존재는 결국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정의된다. 그러니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고 끙끙대기보다, 마음의 빗장을 풀고 곁에 있는 이들과 짐을 나누어 드는 것이 자연의 섭리에도 맞다.

 

책장을 덮으며 창밖의 풍경을 본다. 꼿꼿하게 서 있으려 애쓰는 나무보다, 바람에 몸을 맡기며 흔들리는 나무가 더 오래 살아남는 법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나 재산이 아니라 혼자 떠안지 않겠다는 용기다.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을 벗고, 그저 로서 가볍게 걷고 싶은 모든 동년배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비로소 인생이 가벼워지는 경이로운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가벼워진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뒷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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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환율 공부
최호영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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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70대에게 공부라는 단어는 때로 버겁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대상이 평생 일궈온 자산을 지키고 자식 세대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한 생존의 도구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호영의 <최소한의 환율공부>는 바로 그 지점에서 노년의 불안을 확신으로 바꿔주는 명징한 지침서다.

 

우리 세대는 성실함 하나로 자산을 일궈왔다. 열심히 일해 번 원화를 은행에 예금하고, 운 좋게 잡은 부동산이 올라주는 것이 재테크의 전부라 믿으며 살아온 세월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좁은 시야로 세상을 보았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저자는 환율을 거대한 중력에 비유한다. 개별 주식이나 부동산이라는 나무에 집착할 때, 환율이라는 거대한 지형을 무시하는 것은 폭풍 속에서 배 바닥만 닦는 격이라는 비유는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70대의 자산 관리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 간 힘의 균형을 보여주는 돈의 성적표인 환율을 모른 채 원화 자산에만 몰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이었는지 이 책은 일깨워준다.

 

책에서 강조하는 뉴노멀로서의 고환율 시대는 우리 노년층에게 특히 엄중한 경고다. 우리는 과거 IMF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를 겪으며 환율 급등의 고통을 몸소 체험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것을 일시적인 재난으로 여겼을 뿐, 구조적인 변화로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저자는 이제 과거의 안락함은 끝났다고 단언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할 때 내 노후 자금이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쪼그라드는지를 수치로 확인하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직면이다. 성실하게 저축만 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해 환율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변화에 둔감해지기 쉬운 노년의 정신을 바짝 들게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위기를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구명보트를 제안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달러. “준비된 사람에게 경제의 폭풍우는 공포가 아니라 오히려 우량 자산을 저렴하게 거둬들일 수 있는 축복의 기회가 된다.” 이 문장은 노년의 투자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환율의 급변동을 재앙이 아닌 부의 사다리로 이용하라는 역발상은 매우 전략적이다. 70대에게 공격적인 투자는 무리일 수 있지만, 자산의 일부를 달러로 보유함으로써 환율 변동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는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함이 아니라, 어떤 경제적 파고에도 내 가정을 지킬 수 있는 단단한 울타리를 치는 행위다.

 

나이가 들수록 물질적인 유산보다 지혜의 유산이 중요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환율 공부야말로 자녀와 손주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이다. 불확실한 시대에 경제적 문맹으로 남지 않도록, 환율의 원리를 깨치고 흐름을 읽는 법을 먼저 익혀 몸소 보여주는 것만큼 값진 교육은 없다.

 

최호영 저자의 설명은 명쾌하고 논리적이다. 복잡한 경제 용어에 매몰되지 않고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70대의 눈으로 봐도 어렵지 않게 경제의 큰 흐름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친절한 안내서다. 자산의 안전한 은신처를 찾고자 하는 동년배들에게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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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고요함을 좋아한다 - 고요한 마음을 가꾸는 지혜
강준민 지음 / 두란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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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생의 칠 분의 능선을 넘어 팔 분의 능선을 향해 걷다 보면, 세상의 속도는 가끔 공포로 다가온다. 젊은 시절에는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페달을 밟았고, 그 속도감이 주는 고양감을 살아있음의 증거라 믿었다. 그러나 일흔의 문턱을 넘어서고 보니, 그토록 열렬히 쫓았던 빠름강렬함이 실은 영혼을 갉아먹는 마약과 같았음을 깨달으면서 읽은 책이 <영혼은 고요함을 좋아한다>는 책이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부흥을 이끄는 목회자이며, 미국 LA 소재 로고스교회, 동양선교교회에 이어 현재 새생명비전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강준민 목사가 매주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간 50편의 서신들을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요를 단순한 비어 있음이나 적막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고요는 하나님과 깊이 대면하는 통로이며, 흩어진 내면을 하나로 모으는 영적인 기술이자 예술이다. 책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50편의 글들이 마치 이른 아침 시골집 툇마루에서 마시는 차 한 잔처럼 마음을 정화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은 지혜로운 사람은 나무가 뿌리를 가꾸듯이 보이지 않는 것을 잘 가꾸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숨은 사람을 잘 가꾸라고 말씀하십니다.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렬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 앞에 값진 것이니라”(벧전 3:4)(p.87)

 

이 책을 통해 깨달은 내용은 시끄러운 물가에서는 양이 물을 마시지 못한다는 비유였다. 이 비유가 는 내 마음을 깊이 찔렀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갈증은 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너무 소란스러워 그 생수를 제대로 마시지 못한 탓이었다. 일흔이라는 나이는 이제 세상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날 법도 한데,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채우지 못한 욕심과 타인과의 비교, 지나온 세월에 대한 회피가 소용돌이친다. 저자는 그런 나에게 속삭인다. 하나님은 우리를 푸른 초장으로만 이끄시는 것이 아니라 쉴 만한 물가’, 즉 고요의 처소로 부르고 계신다고 말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지혜는 고요 속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통찰이다. 맑은 호수라야 하늘을 온전히 비추듯, 고요하게 가꾼 영혼만이 지혜와 깨달음을 담아낼 수 있다. 젊은 날의 나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들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확인한 것은, 진정으로 나를 살리는 힘은 화려함이 아니라 깊음에 있다는 사실이다. 고요는 강렬하지 않지만 오래가고, 요란하지 않지만 영혼의 밑바닥까지 스며든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황혼기를 맞이한 이들이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저자는 고요를 가꾸는 것이 삶의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이 말은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단순히 기력이 쇠하여 조용해지는 것이 아니라, 의지적으로 하나님 앞에 잠잠히 머무는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인생 후반전의 가장 가치 있는 작업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내면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 그 속에서 누리는 평안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깨달은 내용은 고난의 터널을 통과해본 사람만이 구사할 수 있는 정제된 언어들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글귀마다 맺힌 울림이 남다르다. 인생의 숱한 풍파를 겪어온 70대의 독자라면, 저자가 길어 올린 그 언어들이 얼마나 값진 희생과 묵상을 통해 나온 것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빠른 속도에 중독된 채 살고 싶지 않다. 대신 이 책이 안내하는 대로 매일 조금씩 고요의 정원을 가꾸어보려 한다. 남들이 알아주는 화려한 꽃을 피우기보다, 보이지 않는 뿌리를 깊게 내려 고요의 수분을 빨아들이는 삶을 꿈꾼다. 이 책은 나처럼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며 진정한 안식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영혼의 목마름을 축여줄 귀한 마중물이 되어줄 것이다.

 

고요함 속에서만 들리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 그리고 그 음성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회복되는 나의 영혼.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오늘 하루, 소음이 아닌 평안을 선택할 용기를 얻는다. 인생의 석양은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빛이 사그라들 때 비로소 별이 보이는 고요의 시간임을 이 책은 다시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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