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 - 금융 문맹 탈출을 위한 맞춤형 재테크 수업
제이크 쿠지노 지음, 도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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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이가 돈을 빨리 배우면 공부를 게을리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돼 돈을 벌기 전까지는 경제활동=소비측면에서만 생각하게 된다. 용돈을 어떻게 잘 소비할까 정도다. 하지만 선진국일수록 돈 교육을 강조한다. 유대인들은 성인식 때 아이가 받은 축하금으로 투자를 경험해보게 한다. 돈과 경제문제에 있어 우리나라도 좀 더 개방적으로 변했으면 한다. 돈 공부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삶의 선택지를 넓히고, 미래의 불안을 줄이며, 스스로 원하는 길을 만들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다.

 

이 책은 제이크 쿠지노 저자가 복잡한 금융 수식이나 화려한 투자 기법을 나열하기보다, ''이라는 도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심리에 집중하여 경제적 자유로 가는 가장 정직한 지도를 제시하는 입문서이다.

 


저자 제이크 쿠지노는 돈을 단순히 쌓아두어야 할 숫자가 아니라, 내 삶의 시간자유를 살 수 있는 교환권으로 정의한다. 많은 이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귀한 시간을 소모하지만, 저자는 반대로 돈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나다운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인가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재테크의 성패가 지능이 아닌 감정 조절에 달려 있다고 역설한다. 단기적인 시장의 소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이 세운 원칙을 묵묵히 지켜나가는 인내심이야말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핵심 역량이다. 타인의 화려한 소비와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가치 기준에 따라 지출을 통제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현대적 금융 환경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저자는 자동화된 저축 시스템과 자산 배분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돈 관리에 들어가는 감정적 에너지를 최소화하라고 권한다. 기술이 자산의 현황을 정교하게 분석해 주는 동안, 인간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애 주기에 맞는 철학적 결정을 내리면 된다.

 


이 책이 전하는 기초적인 돈 공부는 결국 소중한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전할 것인가라는 실용적인 문제로 연결된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단순한 물질을 넘겨주는 것을 넘어, 세상을 살아가는 '경제적 생존 지혜'를 상속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가문의 경제적 토대를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기초 체력을 길러준다.

 

이 책은 재테크 서적이라기보다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해 주는 철학서에 가깝다. 저자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돈은 더 이상 두려움이나 탐욕의 대상이 아니라 나의 일상을 지탱하고 사유의 여백을 만들어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이 책은 경제적 안정이 어떻게 지적인 자유와 연결되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정직하게 일구어온 자산을 지키고, 그 위에서 마음껏 사유하며 기록하는 삶이야말로 이 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성공한 인생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돈 공부의 끝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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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아침을 - Breakfast On The Moon 스토리잉크
이수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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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재 한겨레 교육과 청강대에서 그림책과 그래픽노블을 강의하고 있는 이수연 작가가 달에서 아침을이라는 책을 썼는데 방관이라는 침묵의 공범자가 되어버린 우리들의 민낯을 비추는 거울 같은 작품이다. 곰과 토끼, 그리고 길고양이라는 상징적인 존재들을 통해 관계의 왜곡과 소외, 그리고 그 어둠을 뚫고 나오는 진실한 용기를 그려냈다.

 

여름 방학, 옆집으로 이사 온 토끼와 곰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옛 영화 음악을 공유하고 밤늦도록 문자로 수다를 떠는 그들의 시간은 다정하고 따뜻하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학교라는 사회적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기이하게 뒤틀린다. 학교에서의 토끼는 왕따로 불리는 고립된 섬이고, 곰은 그 섬을 모르는 척 외면하는 익명의 다수중 하나가 된다.

 



저자 이수연은 여기서 현대 사회의 가장 아픈 단면인 선택적 관계를 조명한다. 나에게 즐거움을 줄 때는 친구이지만, 나의 사회적 평판을 위협할 때는 타인이 되어버리는 곰의 모습은 비겁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곰은 토끼를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동조하지 않지만, 침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 폭력에 가담한다.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이 지적하는 침묵의 공범이다.

 



소설 속에서 곰의 내면 묘사는 관객의 가슴을 찌른다. ‘비둘기들이 나도 괴롭히겠지라는 두려움은 방관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된다. 심지어 곰은 토끼를 향한 소외를 토끼의 탓으로 돌리기까지 한다. “네가 너무 쌀쌀맞아서 그래”, “너도 비둘기들과 다를 것 없어라는 말은 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서 찾으려는 비겁한 자기방어이다.

 


이러한 태도는 동네 길고양이를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과 겹쳐진다. 누군가 고양이를 괴롭히지만 다들 제 갈 길이 바빠 눈살만 찌푸릴 뿐이다. 토끼가 겪는 고통은 고양이가 겪는 물리적 폭력과 본질이 같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묻는다. 무관심과 침묵은 과연 무죄인가? 토끼가 고양이를 끌어안는 행위는, 자신과 닮은 상처받은 존재를 향한 연대이자 세상의 무관심에 던지는 가장 강렬한 저항이다.

 


토끼가 좋아하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그 주제곡 문 리버는 이 어두운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탈출구이다. 토끼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멋진 어른이 될 거야라고 주문처럼 말한다. 이 말은 단순히 미래에 대한 낙관이 아니라, 현재의 비루한 폭력에 영혼을 잠식당하지 않겠다는 숭고한 선언이다.

 

달에서 아침을 맞는다는 역설적인 제목은, 산소조차 없는 고립된 공간()에서도 누군가 곁에 있다면 새로운 시작(아침)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곰이 마침내 나는 더 이상 거짓말쟁이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토끼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순간, 이들의 관계는 비로소 을 벗어나 지구의 온기를 되찾기 시작한다.

 

화이트레이븐스 선정 작가다운 유려한 일러스트와 서정적인 문체는, 우리가 외면했던 불편한 진실을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파고든다. 이 책은 관계의 소중함은 그것이 편안할 때가 아니라 위태로울 때증명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의 고독 속에 갇혀 있을 수많은 토끼들에게, 그리고 그 곁에서 갈등하는 수많은 곰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진실한 마음으로 쌓은 관계만이 우리를 비겁함에서 구원하고, 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만약 곰이었다면,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숨지 않고 토끼의 손을 잡을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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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꽃체 마스터북
최현미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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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마다 성향과 취향이 다르듯 좋아하는 글씨체도 다르다. 수많은 글씨체중에 나의 마음에 드는 글씨를 골라서 샘플로 삼고 그 글씨체를 따라 보고 쓰는 것이 일단 손글씨 연습의 시작이다. 그런데 쓰다 보면 아무리 연습해도 그 글씨대로 안 나오는 내 글씨를 발견할 수도 있다. 오랜 세월 내 손에 베인 익숙한 글씨체가 있어서, 남의 글씨를 아무리 따라 쓰려고 해도 본래 내 글씨체의 색깔을 지우기가 어렵다는 걸 쓰다 보면 느낀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 따라 쓰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원래의 내 글씨가 점점 반듯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유튜브코리아에서 뽑은 손글씨 유튜버이며, 가장 사랑받는 한글 손글씨 미꽃체 작가인 최현미(미꽃) 디지털 기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다운 온도를 전하는 손글씨의 미학을 다룬 실용 예술서이다. 저자가 고안한 정갈하고 유려한 미꽃체를 통해, 글씨를 쓰는 행위가 어떻게 마음을 정돈하는 수행이 되는지 안내해 준다.

 


저자는 글씨를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쓰는 이의 호흡과 성정이 담긴 예술로 정의한다.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는 속도전의 시대에, 펜을 쥐고 종이의 질감을 느끼며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깊은 명상이 되며, 글자 하나하나의 균형을 잡아가는 시간은 어지러운 생각을 가라앉히는 고요한 마음 닦기의 시간이 된다.

 


이 책이 제안하는 미꽃체는 정자체의 단정함과 흘림체의 유연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글자의 자음과 모음이 이루는 공간 배분, 획의 굵기 변화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초보자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화려하기만 한 글씨가 아니라, 읽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선의 흐름을 강조한다. 이는 지식의 정수를 기록하고 서평을 남기는 지성인들에게 자신의 문장을 더욱 돋보이게 할 우아한 옷과 같다.

 


저자는 단순히 글씨 쓰는 법에 그치지 않고, 완성된 글씨를 일상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도 제안한다. AI가 문장을 요약해 줄 수는 있어도, 소중한 이에게 건네는 손글씨 카드나 직접 쓴 성경 구절, 일상의 단상들에 담긴 온기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필체를 갖는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다. 매일 책을 읽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얻은 영감을 미꽃체로 기록할 때, 그 기록은 단순한 정보 이상의 작품이 된다.

 


이 책은 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에서 천천히, 바르게의 가치를 역설한다. 글씨가 마음대로 써지지 않아 속상할 때도, 다시 펜을 잡고 획을 긋는 과정은 실패를 수용하고 다시 시작하는 유연한 마음근육을 길러준다. 뇌과학적으로도 손으로 직접 쓰는 행위는 뇌의 여러 부위를 동시에 자극하여 기억력을 높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손글씨에 자신 없는 이들에게는 용기를, 기록의 즐거움을 아는 이들에게는 격조를 더해주는 책이다. 저자의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 연습하다 보면, 어느덧 종이 위에 내려앉은 글자들이 나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임을 깨닫게 된다. 서재에서 세상의 지혜를 탐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 소중한 순간들을 가장 정갈한 문양으로 남길 수 있게 돕는 다정한 예술적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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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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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들은 시간, 건강, 3박자가 모두 맞아야 산티아고 순례길을 갈 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여행을 해봤지만 산티아고는 가보지 못했기에 산티아고에 대한 책이 있으면 읽는 편이다.

 

이 책은 걸스데이, 모모랜드, 경서 등 많은 아티스트를 기획하고, 마케팅과 제작을 총괄하며 케이팝 기획자로 오랜 시간 콘텐츠 현장에서 활동해 온 나상천 저자가 평생을 몸담았던 일터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거대한 울타리를 벗어나, 오직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감행한 지혜로운 퇴각과 그 이후의 삶을 담은 인생 에세이다. 저자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선택한 네 사람의 여정을 음악과 음식, 여행이 모두 담긴 이야기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보통 도망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저자는 이 단어를 인생의 전환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 후퇴로 재정의 한다. 40여 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커리어를 뒤로하고 감행한 그의 도망은, 관성처럼 이어지던 삶의 속도를 늦추고 인생의 본질을 되찾기 위한 결단이다. 이는 사회적 성취를 위해 헌신했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이제는 서재와 텃밭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일구어가는 이들에게 깊은 정서적 동질감을 선사한다.


 

저자는 도망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행해야 할 것이 덜어내기라고 말한다. 화려했던 명함, 빼곡했던 일정표,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내면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자는 거창한 계획 대신 소박한 일상의 루틴을 채워 넣는다. 정갈한 식사, 느릿한 산책, 그리고 손글씨로 써 내려가는 일상의 단상들은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주춧돌이 된다.


 

이 책은 혼자 있는 시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저자에게 도망친 곳은 외로운 유배지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이다. 미술관에서 길을 잃듯 삶의 여백에서 길을 잃어보는 경험은, 오히려 내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깨닫게 해준다. 사회적 인맥을 정리하는 대신, 자연과의 교감이나 소수의 소중한 인연들과 나누는 깊이 있는 대화에 집중한다.

 


저자는 결국 멋진 도망의 종착지가 다시 시작하는 삶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자신의 도망 과정을 글로 남김으로써, 방황조차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쇠퇴해가는 체력을 인정하고 몸을 돌보는 정직한 활동에 집중하며, 노년을 축복으로 만드는 구체적인 마음가짐들을 하나씩 정립해 나간다.

 

이 책은 인생의 정점에서 내려오는 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실천적인 제안을 한다. 저자의 문장은 담백하고 솔직하여 삶의 궤적을 복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잘 물러나는 법을 아는 사람만이 가장 아름답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진리를 명확히 보여준다. 세상이 요구하는 속도가 아닌, 자신만의 리듬으로 인생의 후반전을 완성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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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폼나게 살아보자 - 뉴 시니어의 설레는 인생 2막
안주석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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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괘씸한 것들 내가 지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예전에는 내 밑에서 온갖 아양을 떨던 것들이 갓끈 떨어졌다고 이젠 본 체도 안 해?” 어느 여성 정치인이 중얼거렸던 소설을 쓰고 있네라는 말처럼 나도 소설을 한번 써 봤다. 그러나 소설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인생 후반부 사람들 사이에서 수없이 나오는 한숨이며 은퇴자가 못내 섭섭해 하며 하는 원망이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직함을 잃은 상실감, 낯선 자유가 주는 혼란, 정체성의 위기로 인해 혼돈과 방황의 은퇴계곡에서 힘겨워한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곳도 없다.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방어할 단 하나의 자존심은 시한폭탄으로 변해 간다. 그러나 준비가 잘된 사람은 이러한 과정을 쉽게 지나가거나 지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은퇴계곡을 힘겹게 등반하지도 않고 그저 망설임 없이 건너뛰어 뉴 시니어의 세계로 직진하는 방법은 분명 있다.

 

이 책은 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 생산부 말단 사원으로 시작하여 직장인의 꽃으로 불리는 임원으로 승진해 공장장, 영업 본부장, 계열사 대표까지 오르게 된 안주석 저자가 인생의 전반전을 숨 가쁘게 달려온 이들이 어떻게 하면 후반전을 단순한 생존이 아닌, 품격과 멋이 깃든 진짜 삶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인생 설계 지침서이다.

 

흔히 폼나게 산다고 하면 화려한 외제차나 값비싼 명품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내면의 자존감자기 조절력을 의미한다. 저자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족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삶의 태도를 갖추는 것이 진정으로 멋진 중년의 모습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후반전의 승부수가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덜어내는 것에 있다고 강조한다. 불필요한 인간관계, 과거의 영광에 대한 미련, 그리고 자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나 자신을 위한 공간이 생겨난다. 그 비워진 자리에 독서와 사유, 텃밭 가꾸기, 혹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즐거움을 채워 넣는 과정이 바로 폼 나는 인생의 시작이다.

 

이 책은 막연한 낙관론에 그치지 않고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고 있다. 품격 있는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제적 토대가 필요함을 지적하며, 증여나 노후 자금 설계에 대한 안목을 기를 것을 권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경제적 준비만큼이나 지적 자본의 축적을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AI가 세상을 바꾸는 급변하는 시대에 새로운 도구를 배우고 익히는 태도는, 노년을 정체된 시간이 아닌 가속하는 성장의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저자가 제안하는 폼나는 삶의 실천 방안 중 핵심은 자신만의 거룩한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정갈하게 몸을 움직이고,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으며, 하루의 감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상의 반복이 한 사람의 인격을 완성한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웰다잉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잘 사는 것만큼이나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는, 상속과 증여를 단순히 자산의 이전이 아니라 사랑과 가치관의 전수로 보는 관점과 일치한다. 내가 떠난 자리가 아름답도록 미리 정돈하는 사람, 남겨진 이들에게 짐이 아닌 영감을 주는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멋쟁이라고 저자는 결론짓는다.

 

이 책은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꿔준다. 저자의 문장은 담백하면서도 힘이 있어, 읽는 내내 자신의 삶을 복기하고 재배치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진정한 품격은 쥐고 있는 손을 놓을 줄 아는 용기와, 그 빈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지적인 뒷모습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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