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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뇌과학 - 늙지 않는 뇌를 만드는
문제일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핸드폰을 어디에 뒀지?” “병원 지하 주차장 몇 층에 주차를 했지?” 누구나 겪어봤을 증상이다. 깜빡깜빡하는 증상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흔히 나타나며 이런 증상을 건망증이라고 부른다.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과도한 업무, 바쁜 일상 때문에 주의 집중력의 저하로 인해 깜빡깜빡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몇 일전 아내가 손자를 보고 집으로 와서는 저녁 준비를 하려고도 하지 않고 무엇을 찾기만 한다. 냉장고, 싱크대, 장롱, 책상 등을 열며 찾으면서도 무엇을 찾는지도 모른다. 이튼 날 병원으로 갔더니 처음에 뇌전증이라고 하여 입원을 하여 검사를 했더니 뇌에 염증이 생긴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오늘은 인지검사도 했다. 17일간 입원을 하면서 치료를 했다.
이 책은 DGIST 후각융합연구센터 연구소장이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문제일 교수가 뇌과학의 복잡한 원리를 ‘감각’이라는 일상의 창을 통해 풀어내어, 노년의 뇌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이정표를 제시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노화의 과정으로 기억력의 감퇴가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며 신체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뇌도 노화를 겪으며 기억을 담당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한 건망증의 증상을 특별히 질병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뇌 건강의 핵심은 기억의 저장소 자체가 아니라, 외부 세계의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감각’이라는 입구에 있다는 것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는 오감은 뇌를 깨우는 전기 신호이며, 이 통로가 녹슬기 시작할 때 뇌의 노화도 가속화된다. 저자는 감각의 쇠퇴를 방치하는 것이 곧 뇌의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며, 감각 관리가 곧 뇌 관리임을 역설한다.

저자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후각’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후각은 우리 뇌에서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치매 환자들이 인지 기능의 장애를 겪기 수년 전부터 냄새를 맡는 기능에 이상을 보인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후각을 자극하는 행위가 뇌를 활성화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매일 마시는 커피의 향을 깊게 들이마시고, 계절마다 변하는 흙과 꽃의 냄새에 집중하는 사소한 습관이 뇌의 퇴화를 막는 훌륭한 방패가 된다는 대목은 무척 인상적이다.

이 책의 장점은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저자는 거창한 훈련 대신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감각 자극법을 권한다. 낯선 길로 산책하기, 제철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맛보기, 손끝의 감각을 사용하는 취미 활동 등은 뇌세포 사이의 연결망인 시냅스를 끊임없이 강화한다. 70대의 문턱에서 마주하는 신체적 변화를 ‘어쩔 수 없는 쇠락’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적극적으로 감각을 연마하여 뇌의 가소성을 활용하라는 저자의 독려는 노년의 삶에 큰 위로와 용기를 준다.
이 책은 노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과학적 확신으로 바꾸어준다. 저자는 뇌를 정교한 기계가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는 유기체로 바라보게 한다. 책을 읽고 나면 내가 매일 마주하는 풍경, 소리, 냄새가 얼마나 소중한 뇌의 양식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은퇴 후에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텃밭을 일구는 모든 활동이 결국 나의 뇌를 젊게 유지하는 숭고한 과정이었음을 확신하게 한다. 뇌 건강을 걱정하는 동년배들은 물론, 부모님의 건강을 염려하는 자녀 세대에게도 이 책은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다정한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