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은 아름답다
우은정 지음 / 한언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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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불황으로 ‘고개 숙인 가장’ ‘방황하는 청년층’ 등이 늘어나면서 ‘노력하고 발버둥쳐도 안된다’는 식의 상황극복을 포기한 패배의식이 팽배해져가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율은 OECD 국가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살률은 2001년 인구 10만 명 당 14.4명에서 2010년에는 31.2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2010년 기준으로 매년 1만5566명, 하루에 42.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사망원인이 44.9%가 자살이었고, 30대 33.9%, 10대 24.3%로 자살이 전체 사망원인의 3분의 1로 나타났다. 20대 청년층의 자살률 급증은 취업난·실업률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많은 젊은이들이 방황하고 있다. 삶의 가치를 저버리고 방황하는 젊은이들 이야기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흔히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방황하지 말라’고 교훈하기도 한다. 하지만 방황하는 20대에게 그런 교훈의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한다.

 

이 책의 제목이 <방황은 아름답다>이다. 또한 부제가 ‘20대의 방황은 우리 생애 한 번뿐인 특권이다!’라고 되어 있다. 인생은 누구나를 막론하고 방황을 경험한다. 10대에 방황하는 사람, 20대에 방황하는 사람, 30대에 방황하는 사람 등 시기는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나 역시 군입대를 하기 전에 방황했던 적이 있었다.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직장, 결혼 등의 문제로 이리저리 흔들렸다.

 

이 책의 저자 우은정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스물넷의 나이로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전형적인 모범생의 길을 걸어오다 연수원 입소를 2년 미루고 세계여행을 준비했다. 1년간의 세계여행을 위해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언어를 공부하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남아메리카까지. 319일 동안 세계 곳곳을 헤매고 돌아왔다. 저자의 방황이 아름다운 것은, 그 막연하고 힘든 방황을 즐기기 위해, 누리기 위해 떠났다는 것이다.

 

저자는 젊은 날의 방황은 자신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방황이란 자신을 찾는 과정이므로 나쁜 것이 아니다. 머릿속에 있는 자신과 실제 자신의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젊은 날의 방황은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저런 문제에 부딪히기도 하고 깨져봐야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으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하여 방황은 새로운 자신을 정립하고 자신이 바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나도 많은 여행을 했지만 주로 선지국에 가서 관광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모두가 선호하는 유럽이나 선진국이 아니라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생존 경쟁에 치여서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많은 사람에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아직 터널 안에서만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청춘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방황을 일깨워 주는 이 책을 젊은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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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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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성별이나 인종에 따라 달라지듯이 성격으로부터도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성격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내향성-외향성 스펙트럼 중에 어디쯤에 위치하는가에 달려 있다.

 

‘콰이어트’는 산업 사회의 과도한 경쟁이 낳은 ‘외향성 이상주의’의 부작용과 해법을 제시한 책으로서 아마존과 뉴욕타임즈의 2012년 베스트셀러로 주목받고 있다. 조용하고 이지적인 사람들의 어떤 특성이 남다른 성과를 내게 하고 위대한 통찰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지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 수잔 케인은 내향적 성격의 소유자로, 내향성과 수줍음에 관해 오랫동안 언론 매체 등에 글을 쓰고 있는 기업 변호사 출신으로서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이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저자는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왜 냐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의 성격을 감추려 하는 걸까?’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했다. 이 책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그들이 이 사회에서 왜 필요한가를, 그리고 자기 존중감을 높여야 하는 이유를,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들이 삶을 변화시킬만한 인간정신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하여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지만 정작 세상을 바꾸는 건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간디, 아인슈타인, 고흐, 그리고 애플의 공동창립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같은 조용하고 이지적인 사람들의 어떤 특성들이 남다른 성과를 내도록 하고 위대한 통찰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지 설명한다.

 

이 책은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의 내적인 힘과 그들만의 장점을 들어 내향성을 찬미하고 있다.

 

상대성의 법칙의 아인슈타인,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애플의 공동창립자 스티브 워즈니악, 세기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해리포터의 작가 J.K.롤링 등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말하는 것보다 듣기를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과의 시끌벅적한 파티보다는 조용히 독서를 하거나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다. 혁신과 창조에는 열광하고 자기 자랑은 싫어했다. 집단 작업보다는 어딘가 혼자 틀어박혀 일하기를 즐겼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회이다. 이런 사회에서 내향적인 사람들과 외향적인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서로간에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내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내적성향의 사람들에게 관한 낡은 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외향적인 사람들을 선호하는 사회에서 이 책은 내향성과 외향성에 관해 장단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유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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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 / 한빛비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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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은 음악이라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 어느 문화를 막론하고 음악은 문화의 중심 아이콘이었으며 가장 대중적인 분야다.

 

이 책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밴드 라디오헤드를 소재로 독창적인 밴드의 예술적, 산업적 위치에 대해 철학적인 탐구를 펼쳐 가는 책이다. 라디오헤드의 사운드와 가사, 그리고 팬들과의 관계 설정 등 다양한 부분을 포스트모더니즘, 마르크스주의 등을 이용해 분석한다. 그들의 획기적인 음악 유통 방식 등에서 철학적 사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니체, 알베르 카뮈, 장 보드리야르, 마르크스 등 현대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현대인의 삶과 정치라는 화두에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겹쳐보면 그들의 진가를 더욱 잘 알 수 있다. 라디오헤드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라디오헤드는 예술적으로 최전위이며, 산업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흔치 않은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영국의 록밴드다. 영국의 철학자, 신학자, 작가들이 니체, 카뮈, 마르크스를 통해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읽어낸다. 현재 세계 대중음악의 지형도를 살필 수 있다.

 

라디오헤드는 1993년 데뷔와 함께 ‘크립’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몽환적이면서도 힘 있는 얼터너티브 록밴드의 대표주자로 국내에서는 방황하는 청춘의 표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라디오헤드의 'Creep'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별하고 아름다운 천사 같은 너의 모습에 비해 난 보잘 것 없다고 읊조리는 가사를 듣다보면 완전 잘난 사람 아니거나 자신에게 취해있는 사람 아니고서는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낙오자’의 슬픔을 노래하지 않는다. 라디오헤드 이후 비슷한 밴드들이 트렌드를 이루며 ‘브릿 팝’의 전통을 만들어 나가지만 정작 라디오헤드는 그러한 범주에 묶이지 않는다. 성공을 뒤로 한 채 라디오헤드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앨범을 발매했고 팬들과 평단은 패닉에 가까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우울하면서도 몽환적인 멜로디는 방황하는 청춘의 표상으로 연결되며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 대중음악평론가 브랜든 포브스 등 16명의 필자가 쓴 이 책은 라디오헤드가 ‘크립’을 부르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음악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두터운 텍스트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전 세계 젊은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라디오헤드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에 라디오헤드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짜릿함이 점점 잊혀져간다면 이 책을 통해 그들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탐독해보는 것도 찜통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다시 들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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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생각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52가지 심리 법칙
롤프 도벨리 지음, 두행숙 옮김, 비르기트 랑 그림 / 걷는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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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현대인에게 모바일 스마트 기기는 생활 그 자체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접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유용한 장치이니말이다. 길을 걸으면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고, 눈앞에서 겪은 재미있는 일을 곧바로 세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스마트한 세상에서 사람들이 그리 스마트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늘면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는 풍경은 보기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전자책을 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연인이 마주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대신 각각 멀리 떨어진 사람과 SNS 대화를 나눈다. 집에서도 문자로 대화하는 부부들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 책은 독일에서 가장 냉철한 경영자이자 능력 있는 투자자, 인기 있는 강연자로 손꼽히는 롤프 도벨리는 많은 교육을 받고 교양을 쌓은 사람들이 스스로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믿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행동심리학과 인지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치명적 생각의 오류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저지르는 실수들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그 속에서 무엇을 경계해야 하고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이런 오류들에 현혹되지 않고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돕는 심리 법칙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노력하면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것들, 즉 단단한 근육, 아름다운 외모, 높은 소득, 오래 사는 것, 몸에서 풍기는 미묘한 광채, 행복 등을 준다고 하면 그곳이 어디든 일단 호기심을 갖는다. 그러나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거울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모든 일들은 생각보다 비합리적으로 하고 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하지 않고, 어제까지 좋아했던 것을 오늘은 좋아하지 않기도 하며, 명명백백하게 이익을 보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으로 스스로 빠져들기도 한다. 그런 생각을 잘못하므로 사람들은 종종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중대한 결정이나 재산을 잃을 수도 있는 순간에 어리석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오류가 직관적 판단을 내릴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 끝에 내린 결정에도 생각의 오류는 많이 일어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던 것들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52가지의 오류를 읽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생각하는 것들이 잘못되고 헛점 투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는 ‘소유 효과’ ‘승자의 저주’ 등 알고 보면 연약하고 비논리적인 인간의 심리 법칙을 52개로 나누어 풀어냈다. 저자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후회 없는 선택을 해라”고 말한다. 소화하기 어려운 학문적 연구들을 쉽게 설명하면서도 지적인 표현력을 잃지 않고 있는 책으로서 생각할 것이 너무나 많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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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 축제의 밤
문홍주 지음 / 선앤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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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영화로 제작되어 잠들었던 아픔과 분노를 일깨우기도 한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여기 또 하나의 사건을 떠올리는 소설이 있어 화제다. 바로 무너진 삼풍백화점의 이야기를 다룬 <삼풍 축제의 밤>이라는 소설이다.

 

삼풍 백화점은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백화점 5층 건물 2개동 북쪽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501명이 사망하고 939명이 부상당했다. 소설은 17년 전, 1995년 6월 29일부터 일주일 동안의 아비규환의 현장을 담은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군상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연과 필연으로 얽혀 그들이 빚어내는 절망과 희망은 오늘의 대한민국에 보내는 경고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명의 주인공이 아닌 여러 인물들을 통해 한국 재난 사고의 역사를 다각도에서 관통해 바라보고 있으며 생존자들의 끝나지 않은 고통과 그들이 현재를 살아가려는 힘겨운 노력 속에서 작은 희망을 역설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런 소설을 써낸 문홍주 작가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보면 1995년, 강남 시내 한 복판에 서있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사고당시 백화점안에는 고객 1천여명과 직원 5~6백여명이 있었다. 무너진 시간은 불과 5초밖에 되지 않았다. 백화점 건물은 폭격을 맞은 듯 폭삭 가라 앉아 삽시간에 폐어로 변했으며 수십명이 피투성이가 돼 밖으로 튀어 나오는 등 현장주변은 아비규환을 이뤘다. 사고 현장은 콘크리트 잔해와 철근 구조물이 수북이 쌓였고 파편이 인근 법원건물에까지 튀었다. 삼풍백화점 건물은 며칠전부터 벽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이날 오전 일찍부터 4층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사고에 휘말려 딸과 아내를 동시에 잃어버린 아버지,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기자, 사람들을 구해내려는 소방관, 사고를 막을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던 백화점 신용판매부 직원, 사고현장을 바로 앞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는 한 노인, 심지어 이 사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형사와 수녀 등 다양한 시각으로 사건을 기록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백화점을 찾은 이유는 모두 달랐다. 그저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방문한 이도 있었고,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곳에 있던 이도 있었고, 첫 출근을 한 이도 있었고, 무언가를 교환하기 위해 방문한 이도 있었다. 지운의 딸과 아내도 그러했다. 딸 지현은 친구들과 백화점으로 놀러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고, 아내는 비싼 구두를 교환하기 위해서백화점을 찾았다. 사건이 발생하고 한때 삼풍백화점의 직원이었던 희진은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 죄책감을 지울 수 없다. 백화점 5층의 균열을 발견하고 증거 사진을 찍은 이가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상부에 알렸지만 그는 백화점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희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기자인 은희에게 알리고 현장에서 나름대로 구조를 시작한다.

 

누가 뭐래도 삼풍백화점은 인재였다. 누군가의 탐욕의 결과로 무너져 내린 것이다. 무리한 설계 변경도 문제였으며, 균열이 시작된 걸 알면서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엇던 백화점의 간부들의 책임이 크다. 아내를 잃고, 딸을 읽고, 부모를 잃은 슬픔을,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가족의 애끓은 마음을 외면하기도 했다. 정부와 관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회피할 뿐, 대책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오늘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안전 불감증에 걸려 있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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