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망은 구원입니다 - 영원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의 마지막 메시지
빌리 그레이엄 지음, 전의우 옮김 / 아드폰테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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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가 사는 시대는 끊임없는 변화와 변신을 강요하고 있다. 세계는 점점 빠른 속도로 격변해 가고 있고, 다음에 또 무엇이 올지 전혀 예측도 상상도 할 수 없는 불확실의 시대다. 지금 내가 옳게 가고 있는지 자신이 있을 수 없는,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도 오가는 많은 추측과 밝혀지지 않은 불확실성 속에서 국민들의 마음은 분열되고 어수선한 분위기는 오리무중이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사고, 2011년 천안함 사고, 2014217에 일어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416일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 52일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등 도대체 대한민국에는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을 잃어야 하는 시련이 닥쳐올지 몰라 불안하다.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망이다. 소망이란 과학, 의학, 정부, 기술에 있지 않다. 소망은 우리의 삶을 소모하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인 유익을 안겨주는 엄청난 선물이다. 소망은 죽음 너머네 삶이 있다는 확신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해져만 가는 이 시대에 사람들은 확실한 소망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은 카리스마 넘치는 대규모 군중집회로 유명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설교자,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 전도자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90대 후반의 고령을 맞아 남은 열정을 다해 쏟아내는 구원에 대한 소망을 담았다. 성경에 뿌리를 둔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큰 감동을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평생 마음속에 간직해온 확실한 소망을 이야기하며, 구원의 살아 있는 소망을 가진 사람은 기쁨과 평안이 충만할 것이라고 말한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만을 위해 살아온 70여 년 세월의 연륜, 생이 다하는 날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으로 이끌고자 하는 열정이 책 전반에 가득하다.

 

나는 신대원을 공부하면서 교육전도사로 섬기고 있던 중 1973년 여의도광장에서 펼쳐졌던 빌리 그레이엄전도대회와 1974년 엑스플러74대회에 참석하여 뜨거운 감동을 받았었다. 지금도 그 때 수많은 사람들이 구원받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구원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교회에서조차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보다는 교회 성장과 이 땅에서의 성공과 안락을 추구하는 메시지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설교를 들은 교인들은 자연히 재물, 건강, 평안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도 바울을 떠 올렸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 알기로 했으며, 예수그리스도를 전하기로 했으며, 십자가를 자랑하기로 한 것처럼 이 책 안에 자기 자랑이나 자기 목소리를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십자가라는 고백만이 귓가에 남는다.

 

이 책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는 설교의 본보기로, 성도들에게는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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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 산다는 것 - 잃어버리는 많은 것들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제니퍼 시니어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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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실 요즘처럼 자녀교육이 편해진 시대가 없다고들 하지만, 요즘처럼 힘든 시대도 없다. 부모가 되는 순간, 부모들은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하고 조기교육, 다양한 학원 등 유행에 따라 바뀌는 자녀교육 때문에 고민한다.

 

신생아실에서 처음으로 아이를 보면서 부모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외감에서다. 그리고 부모노릇잘해서 성품 바르고 올곧은 인간으로 키워내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그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는 난감한 경우에 직면하게 되는 일을 적지 않게 겪는다.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지러울 때도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신과 같은 존재이지만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또한 부모가 아무리 사랑을 퍼부어도 아이 입장에서는 늘 부족하고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겠다고 다짐하지만, 대부분은 그게 무엇인지 부모 자신도 잘 모른다. 스스로도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 뉴욕매거진에서 20년 이상 정치와 사회 분야의 굵직굵직한 인물기사와 커버스토리를 다룬 베테랑 기자인 제니퍼 시니어가 쓴 특집기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달라진 육아환경, 달라진 사회적 여건들, 달라진 결혼풍토 및 사회적 의식 등등이 육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아이를 갖는다는 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고 기쁜 일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식이 있는 부모가 자식이 없는 부모보다 덜 행복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는 많고 행복감은 낮다. 직장 여성들을 대상으로 어떤 활동이 가장 즐거운가를 묻는 한 설문에서 육아는 19개 항목 중 16위를 차지했다. 음식준비보다 뒤였으며, 집안일보다도 뒤였다.

 

부모가 되면 과연 행복할까? 저자는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하려면 아이에 초점을 맞춘 육아법보다 부모가 되는 과정에 집중하라고 한다. 이 책은 육아 기술에 대한 조언을 주는 책이 아니다. 아이에 대한 책이 아니라 부모에 대한 책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받는 고통, 그리고 기쁨과 행복의 의미와 과정을 살피는 책이라는 말이다.

 

아이는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물론, 친구나 이웃, 친척이나 선생님 등 여러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지만, 언어는 물론 사회성과 정서가 발달하는 유아기에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깊은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부모와의 관계가 전부다. 그리고 이는 아이의 평생 동안 깊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훌륭하게 자라는 것은 부모가 역할을 잘해낸 덕분이며 혹, 반대의 경우라도 그 역시 부모에게 잘못이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부모 역할을 잘해내기 위한 첫 걸음이다.

 

어떤 생물에게나 후세를 잇는다는 건 중요하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불행한 경우를 종종 본다. 이 책은 현대 가족이 처한 역설적인 상황을 분석한다. 단순히 부모가 느낀 개인적인 감정을 토로한 게 아니라 심리학, 문화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철학 등 여러 학문적인 관점에서 부모가 됨을 조명했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닥치는 온갖 문제를 원인요법 방식으로 다룬다. 그만큼 본격적이고 전면적이며, 따라서 똑 부러지는 대답을 구하지는 못한다.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늘 부모는 불안하고, 자책과 후회를 반복한다. 부모로 살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통은 더 많지만 그에 비례해서 기쁨도 더 깊어지고 커진다.

 

이 책은 부모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소설가의 감성으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로서 산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가지 사실과 일화가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엮은 이 책은 모든 부모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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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들
라파엘 보넬리 지음, 송소민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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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대한민국은 무력했다. 우리는 그토록 기적이 일어나길 바랬지만 기다림은 통곡으로 변했고 모두가 울면서 반성했다. 모두가 죄인이 된 심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황당하다. 세상엔 이런 적반하장이나 후안무치한 행동을 벌이는 이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승객들을 저버리고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 기계적인 사죄뿐 거짓말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큰소리치는 관련 공무원이나 회사 관계자들은 책임 떠넘기기에 바쁘다.

 

이 책은 오스트리아 지크문트 프로이트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신경학자인 저자 라파엘 보넬리가 관계 속에서 자주 마주하는 자기합리화, 자기변명, 책임전가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죄책감 등의 문제를 흥미 있게 다룬다.

 

젊거나 늙거나 여자만 보면 정신 줄을 놓는 남자들, 연인을 예사로 갈아치우면서 정작 본인은 외롭다고 외치는 남자들, 세상 남자들이 부러워하는 미모의 아내를 두고도 외도를 감행하는 남자들, 이들은 남자의 본능이라고 한다. 빤히 보이는 자기 합리화와 책임 전가다. 그들은 자신의 를 회피하느라 온갖 애를 쓴다. 이쯤 되면 죄책감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책에는 9명의 문학작품 주인공(파우스트, 스크루지, 프란츠 모어, 그레고리우스, 리처드 요크, 미하엘 콜하스, 안톤 호프밀러, 라스콜리니코프, 장발장)의 이야기와 45개의 실제 상담 사례가 수록되어 있는데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마주하는 이야기다.

 

골목길에 주차된 차의 사이드미러 20개를 발로 차 부순 뒤, 내 발이 다쳤다며 고발하겠다는 10대 청소년, 환경보호 강경론자지만 스포츠카를 산 뒤 다른 차를 가졌을 때보다 밖에 나가는 일이 줄어 들것이기 때문에 환경을 보호 한다고 말하는 남자, 심지어 자신을 치료 중인 정신과 의사의 실력이 형편없어서 자신의 자살 시도를 막지 못했다는 남성,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해 끊임없이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 자기집착의 정도가 심해 인간 관계를 지치게 하는 사람들도 지적한다. 결혼식날 많은 일들이 자신이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남편을 탓하는 신부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저자는 관계에 있어서 나는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인간은 누구나 죄(잘못)를 짓는데, 문제는 이 죄의 몫이 항상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책임을 부정하거나 타인에게 미루고, 아니면 오히려 과하게 받아들이는 행위는 오류를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실패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져라. 그래야만 비로소 한 발 나아가 속죄하고 용서하는 치유의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첫째 자신도 실수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 인식으로 비로소 잘못된 행위를 한 사람을 인정할 수 있는 자세가 된다. 둘째 용서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즉 실제로 무례한 일에 대해 그 일은 잊어버리기로 하자!’라고 말할 수 있는 상당한 아량이 필요하다. 셋째 용서하려는 감정이 생겨야 한다. 요약하면 첫 번째는 이해, 두 번째는 의지, 세 번째는 감정이다.”(p.249~250)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들로 남의 탓을 많이 했지만 사실은 내가 타인을 지치게 한 것들이 더 많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갈등에 대해 각자 자신의 몫을 인정하고,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을 통해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책임지는 사람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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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거짓말의 유혹
리아 헤이거 코헨 지음, 서정민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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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사회적 소통을 위해 필수적인 수단이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기업체, 사회조직, 일반인 상거래, 범죄 등의 각종 관계에서 선의의 거짓말도 횡행하는 등 인간관계에서 늘 필요악으로 존재하고 있다.

 

의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하는데 우리는 관계를 돈독하게 하거나 매끄럽게 유지하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생계, 예의, 사생활보호 등의 차원에서 알게 모르게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가져온다’,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등 아이들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거짓말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알아보는 척, 반가운 척, 애써 기쁜 척하는 것들은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아주 좋게 말하면, 거짓말도 친절한 마음씨의 일환인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저명한 저술가이면서 미국 홀리 크로스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리아 헤이거 코헨 교수가 자신과 동료들이 강단에서 경험한 여러 사건들과 구조대원, 소방관, 민항기 조종사들의 사례들을 심리학철학사회학 등에 바탕을 둔 해석으로 심도 깊게 분석,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왜 우리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데 두려움을 느끼는지, 왜 우리가 어떤 사안에 대해 정답이라고 미리 규정하고 정해 놓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지를 간파하며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인종, 성별, 연령, 권력 등의 요소가 개개인이 무지를 고백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두 가지 종류의 거짓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첫째는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기 위한 거짓말이고, 둘째는 아는 것을 모르는 척 하기 위한 거짓말이다. 놀림거리가 되거나 거부당할 것이 두려워 모른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 매일, 매 시간, 깨어 있을 때, 잠잘 때, 꿈꿀 때, 기쁠 때, 슬플 때에도현대사회에서 거짓말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사람들은 진심 대신 거짓을 가슴에 달고 나타난다. 모르는 것도 아는 척 하고 실수를 숨겨야 경쟁자보다 빛날 수 있고, 일감을 따낼 수 있으며, 직장에서 상사의 눈에 들 수 있고, 가족과 친구에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영국 런던과학박물관이 성인남녀 3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 남성들은 하루 평균 3, 여성은 하루 2번꼴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기를 벗어난 인간은 대부분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의 대부분은 악의 없이 유연하게 상황 대처를 하기 위해 이뤄진다. 타인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혹은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내뱉은 거짓말은 종종 더 큰 거짓말을 낳아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긴다. 거짓말은 수치심을 감추고픈 자기 방어기제 일지도 모른다.

 

거짓말도 지나치게 하면 정신장애로 분류하는데 홍가혜는 병적 거짓말쟁이일 가능성이 크다. 민간 잠수사를 자처한 홍가혜씨는 해경이 민간 잠수사들의 구조 작업을 막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했다거나 다른 잠수사가 생존자를 확인하고 생존자 목소리까지 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간파할 거짓말이 현장 분위기 덕분에 진실처럼 포장돼 동요와 혼란을 불렀다.

 

소크라테스는 뭔가를 안다는 사람이 실제론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통해 서양철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하지만 현대인은 무지를 인정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한다. 저자는 무지함을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내라고 격려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우리들이 불확실성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하면 인생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얇아도 너무 얇다. 150페이지 가량 된다고 해도 책의 크기가 워낙에 작아서 포켓북보다는 크지만 가히 크다고 할 수가 없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가 없을 만큼 흥미롭고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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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의 경제학 - 왜 부족할수록 마음은 더 끌리는가?
센딜 멀레이너선 & 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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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과 생산 활동 현장에서 무엇인가 필요하다고 느껴 그에 걸맞은 물건에 대해 생각해보는 순간을 많이 경험한다. 천재 발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디슨은 백열등 상용화를 위한 오래 가는 필라멘트 찾으려고 수천번의 실험을 반복한 것으로 유명하다. 포크를 비롯한 주방기구, 지퍼나 원터치 캔 같은 사물 등도 불편이 아이디어로 연계된 케이스다.

 

이렇듯 일상에서 사용하는 도구의 결함은 새로운 발명품의 기폭제가 되었다. 자원이 부족할수록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시간이 없는 사람, 돈이 없는 사람, 배가 고픈 사람 등 무엇이든 결핍 상태에 있는 사람은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심리현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하버드대 경제학과 센딜 멀레이너선 교수와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엘다 샤퍼 교수가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지나치게 적게 가지고 있다고 느낄 때 사람의 정신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또 그렇게 일어난 일이 그 사람의 선택과 행동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부족한 상태를 매개로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결핍 상태에 빠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부족한 무언가에 대해 사로잡히고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실험 결과에 따르면 목이 마른 사람들이 이라는 단어를 더 빨리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고픔, 목마름처럼 육체와 관련된 결핍 상황에서만 이런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결핍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의력을 사로잡고, 어떤 것에 주의력이 사로잡힌 사람은 사고방식도 달라진다.

 

저자들은 무언가 결핍상태일 때 인간은 그것에 매몰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가령 배고픈 사람은 음식을 필요로 하고, 빚진 사람은 돈에 몰두하고, 외로운 사람은 짝을 찾는데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핍은 일정한 패턴, 자원부족-터널링-저글링-미봉책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저자들은 이를 결핍의 메커니즘으로 설명한다. 결핍에 빠지면 터널링단계에 들어서는데 긴 터널 안에 들어가면 오로지 멀리서 빛을 발하는 출구만 보이고 주변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결핍의 대상만 생각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과제 제출 기일이 다가오면 리포트 작성에 더 몰입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말한다.

 

터널링은 집중도를 높여 사람을 좀 더 생산적이 되도록 한다. 화재 경보가 울리면 소방관은 오직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그러나 터널링은 대가를 요구한다. 소방관은 최대한 신속하게 출동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언제든지 결핍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풍족한 시기에 완충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시간이 넉넉할 때 미리 과제를 해두고, 돈이 약간 풍족한 시기에 저축을 해두어야 한다. 아주 당연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결핍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결핍이 어떻게 인간의 정신에 작용하는가를 이해하면 결핍의 덫을 피하거나, 최소한의 유해성을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제대로 쉴 틈도 없KTX, 비행기로 국내외를 이동 중인 기업인, 신용불량자로 몰리기 직전의 벼랑 끝에서 카드 돌려막기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실업자, 가지고 싶은 것을 가졌으나 결핍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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