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원의 철학 - 모든 위대한 가르침의 핵심
올더스 헉슬리 지음, 조옥경 옮김, 오강남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난관에 부닥쳐 고통을 받게 되면 자기 존재의 궁극적 이유를 스스로 묻는다. 이를테면 ‘왜 고해와 같은 세상에 사는가?’라는 질문이다. 그 궁극의 실재를 알기 위해 종교, 수행, 고전 등에 매달려보지만 완전한 앎의 단계에 이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삶과 존재의 영원한 진리를 깨우쳐 실천한 이들을 우리는 성인이나 깨달은 자, 현자라고 부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모르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질문을 던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질문을 던져야 배울 수 있음에도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안다고 자부하는 당대의 최고 소피스트, 즉 궤변가들을 찾아다녔다. 그 당시 소피스트들은 정치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웅변술을 가르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현혹해 자신에게 설득당하도록 하는 수사학의 달인들이었다.
이 책은 ‘멋진 신세계’를 쓴 천재 소설가였을 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철학과 종교에 대해서도 방대한 지식을 보유한 사상가인 저자 올더스 헉슬 리가 엄청난 양의 종교적 가르침을 낱낱이 검토하고 문학·역사·철학·심리학·과학·예술 등 인류의 다양한 정신적 유산에서 진리의 조각을 모아 그 바탕에 공통되게 흐르는 핵심을 소개한다.
저자는 인생 후반부로 갈수록 철학적 신비주의와 초심리학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종교적이고 영적인 주제에 몰입했고, 크리슈나무르티와 같은 영성가들과 깊이 교류하기도 했다. 특히 불교와 힌두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등의 종교적 가르침들을 낱낱이 검토하고 문학, 철학, 과학, 예술 등 인류의 다양한 정신적 유산을 면밀히 탐구한 후 420여 개의 인용문을 가려 뽑아 해설을 덧붙였다.
이 책은 모든 위대한 종교의 본질적이고 공통된 핵심진리로서, 세계 대부분의 종교적 전통들이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 인간관, 윤리관을 말한다. 고도로 발달된 종교 및 철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같은 개념을 발견할 수 있다.
‘영원의 철학’이란 16세기 이탈리아 구약성경학자 아고스티노 스테우코가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해 근대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본격적으로 사용했고, 19세기 초월주의자들 사이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며, 20세기에 와서 올더스 헉슬리의 이 책에 의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게 됐다.
이 책은 총 2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독교, 불교, 유교, 도교, 이슬람교, 유대교, 힌두교 등을 비롯하여 동·서양의 종교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오강남(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종교학 명예교수)는 이 책에 대해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나는 그가 쓴 수많은 책 중에 단연 이 ‘영원의 철학’이 가장 중요한 저작이라 단언하고 싶다.”고 했다. 이 책은 인류 역사 5천 년 동안 현자들이 남긴 가르침의 정수를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