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타이완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 2015~2016년 전면개정판 First Go 첫 여행 길잡이
정해경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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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서 임상상담학을 공부하던 중 타이완으로 수학여행을 간 적이 있다. 타이완은 우리나라와는 단교로 인한 오랜 외교 갈등을 빚고 있지만 최근 들어 대중문화의 활발한 교류로 인해 점차 여행지로서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나라이다.

 

타이완에는 웅장한 자연경관도 이렇다 할 문화유산도 없다. 그나마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빌딩 타이베이 101,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고궁박물관,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각광받는 여행지 주펀 정도가 조금 알려져 있을 뿐이다.

 

타이완은 왠지 모르게 편하고 좋은 곳이다. 탄성을 지르게 만드는 놀라운 광경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지만, 그곳에는 진짜 삶이 있고 편안한 휴식이 있다. 야시장의 다양하고 푸짐한 먹을거리들, 지친 몸을 달래는 온천들, 빠듯한 관광일정으로 바삐 움직이며 안달할 필요 없는 나라가 타이완이다.

 

이 책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해 일본여행을 시작으로 산티아고 도보여행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후 본격적으로 여행과 사진에 입문하여 국내외 여행지 정보와 감성을 담아 잡지, 사보, 인터넷 포털 등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자유 기고하고 있는 작가 정해경이 타이완 여행을 처음 떠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할 것, 봐야 할 것, 먹어야 할 것에 대해 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스스로 심각한 방향치나 길치라고 여긴다고 할지라도 이 책과 항공권만 들면 누구나 자신감을 가지고 아무 문제없이 쉽게 타이완 관광지를 찾을 수 있도록 타이완 주요 관광지에 가는 법을 아주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관광지에 가는 법을 글로만 설명한 것이 아니라 여정을 사진으로 한 장 한 장 보면서 찾아갈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어, 마치 작가가 걷던 길을 따라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여행지의 역사부터 최근의 정보까지 빠뜨리지 않고 담고 있으며, 단순히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작가가 느낀 감상도 전하고 있어 직접 눈으로 보지 않더라도 생생하게 그릴 수 있을 만큼 현지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꽃보다 타이완, 내 생애 첫 여행에서는 타이완으로 떠나기 전에 알아야 할 사항들을 소개한다. 타이완이 어떤 나라인지 기본 정보와 타이완의 교통 상황과 떠나기 전에 예매해야 할 것들을 일러준다. 2꽃보다 타이완, 56일간의 여행기에서는 타이베이의 옛 거리 보피랴오 리스제와 룽산쓰, 구궁보우위안, 화산 1914 원추앙위안취, 쑹산원추앙위안취, 타이베이 101관징타이, 타이루거 협곡, 궈리중정지녠탕, 융캉제, 신베이터우, 단수이, 스린 야시장, 예류·스펀·진과스·주펀, 시먼딩과 타이베이처잔역을 둘러본다. 3꽃보다 타이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타이완의 특성이 묻어나는 영화·편의점·펑리수 등 타이완에 대해 알려준다. 4꽃보다 타이완,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에서는 캐릭터와 함께 즐기는 디저트, 아란지 카페, 유기농 차와 따듯한 음악, 차먼즈차관, 복합 문화공간, 타이베이즈지아, 주걸륜이 운영하는 카페, MR. J 이파추팡 등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타이완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여행의 만족도가 높은 곳이라고 강조하며, 책의 곳곳에서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타이완은 우리나라에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으로 물가가 저렴해서 짧은 시간 안에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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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왜? - 안철수의 지난 3년, 숨겨진 뒷 이야기
강동호 외 지음 / 더굿(The Good)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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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으로 안철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철수는 20여년 전 한국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던 인물이다. 그는 의대 강사 시절 토종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특허 돈방석에 앉을 수도 있었으나 무료로 공개해 국민적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안철수 교수가 당시 진행한 청춘콘서트는 전국 모든 도시에서 표가 매진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열정적인 강연을 통해 자신의 끊임없는 도전과 신념을 소개해 젊은이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는 도전정신의 원동력이 성취욕비전을 찾아 이리 저리 옮겨 다닌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것에 대한 환원 정신과 그것을 통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했음이라고 했을 때 젊은이들은 그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고 그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표상이 됐다.

 

그런 그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시작으로 한 정치활동의 의지를 표명했을 때 국민들은 새로운 리더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환영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의 안철수의 행보는 전혀 상식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못했다. 손바닥 뒤집듯 쉽게 자신의 생각을 바꾸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거두어들이며 박원순씨를 지지했고, 2012년 대선후보 때에는 국민과 합의도 없이 문재인 후보에게 대통령후보직을 양보해 그를 지지하던 세력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안철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안철수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정치인 안철수의 지난 3년간 과정을 실무자이자 조언자, 지지자로, 때로는 비판자로 일정 부분을 함께 했던 강동호 뉴웨이브 신진보리포트 편집주간(전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공동사무처장)과 오창훈 변호사(전 안철수 진심캠프 민원실 제2팀장), 정연정 전 안철수 진심캠프 정치혁신위원, 강연재 변호사(전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등 네 사람의 진술과 대담을 바탕으로 안철수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안철수가 왜 서울시장을 포기했는지, 왜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문재인 후보와의 대선 단일화 협상을 하고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자 신당이 아닌 민주통합당과의 합당을 전격 선언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안철수가 말하고 싶지 않던, 말할 수 없던 폭로들을 숨김없이 담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안철수 현상은 이제 완전히 끝난 것인가? 아니면 더 큰 폭발적 에너지를 잠시 억누르고 있는 것인가? 안철수와 그의 새정치는 이것이 전부인가? 아니면 더 핫한 본 게임이 남아 있는 것인가? 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안철수의 모습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신장개업을 하는 상점 앞에 요상한 치장과 요란스러운 춤과 음악으로 눈길을 모으는 천박한 상술이 오버랩 되는 현상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듯 쉽다. 아니 어쩌면 새벽에 잠시 끼었다가 햇살이 돋아나면 사라지는 안개와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토록 열망하던 새정치의 꿈을 키웠지만, 물거품처럼 사라진 지금 안철수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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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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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윤리학이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의 내용은 도청, 살인, 사채, 간음, 결벽을 키워드로 펼쳐지는 악인들의 승부로 4명의 악인 중 누가 제일 악인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노라는 단어가 영화의 제목이 될 만큼 우리 사회는 평범한 일반인들의 일상생활 속 분노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벌어지는 우발적 범죄, 묻지마 범죄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도로위의 무차별적인 위협행위로 인한 사고는 전체 사망사고의 70.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일상화된 분노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타인에 의해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치안이 최고라고 손꼽히는 대한민국 안에서 갑질, 무차별 폭행, 아동 폭행, 무차별 살인 등 각종 범죄가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2012년 기준, 5대 범죄 가운데 살인, 강간, 폭력, 절도의 범행동기를 보면 우발적범죄가 상위권을 차지하는데 OECD 주요국가 범죄율은 하락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양극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범죄율과 소득불평등간정의 상관성을 보이고 있어 분노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젊은 인문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정지우의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로서 분노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분노사회로서 한국사회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개인들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에 대한 존재의 기술을 제시한다.

 

분노 사회는 현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조직문화의 폐해와 잘못된 교육과 그로인해 많은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으며, 분노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분노하는 사람들의 사회를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분노는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한편, 잘못된 분노의 형식으로 표출되었을 때 그 사회는 상당한 문제에 직면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고, 분노 사회를 넘어 증오 사회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부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잘못된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무의미한 대학진학을 선택하고 잘못된 진로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상당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사회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무언가를 하지 못 한다는 것은 당연하게 사람들의 분노를 만들어 낼 것이다.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써 사람들이 사회로 나왔을 때 사회성을 길러주는 역할을 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길러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아이들 끼리 편과 계층을 가르고, 주입식 교육에 복종하고, 서로 경쟁하는 방법만 가르치고 있다.

 

저자는 분노가 관념에서 촉발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한국 사회의 가장 문제적인 관념으로 집단주의를 꼽는다. 일제 강점기와 독재 정권의 유산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집단주의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병폐, 분노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노사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결국 개개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삶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책이 분노로 가득한 자신과 사회의 모습을 성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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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김호경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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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두고두고 고마운 사람이 생긴다. 내게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은 외할머니다. 내가 대학에 다니면서 어려울 때 남몰래 등록금과 필요한 것을 때때로 해결해 주셨다. 늘 마음으로 감사하면서 나중에 내가 성공하면 은혜를 갚겠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기 때문에 은혜를 갚을 수가 없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이 말을 하기 위해서는 단 0.3초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감사에 너무 인색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해야 되는 말이 세 가지 있다고 한다. 그 말은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이 세 가지 말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가? 아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 보았는가. 생각해 보면 하루 동안에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도 마음속으로 진심으로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심지어 항상 나에게 사랑과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부모님에게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안 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이 책은 <국제시장> <명량>의 작가 김호경이 소설 형식으로 직접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담아 집필한 책으로 오직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왕이자 미시시피 시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데이비드가 고마운 사람과 미안한 사람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아들과 함께 떠나면서, 진정한 행복과 성공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미국 네바다, 미시시피, 알래스카, 뉴욕, 워싱턴 등지를 탐사했다.

 

지역 최고의 농구스타 헨리 카펜터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미국 전역을 함께 여행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일 때문에 매일 집을 비우는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터라 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베푸는 정이 넘치는 유명인사지만, 정작 아들에게는 그렇지 못하였다. 심지어 아들이 뛰는 농구경기에도 오지 않고, 동급생 모두는 자기 차를 가지고 있는데도 아들은 여전히 신입생 녀석들과 스쿨버스를 타게 만드는 아버지였다. 헨리가 농구스타가 되는데도 아버지의 도움은 하나도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만 이뤘다고 생각한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주먹을 휘두른 결과 농구 팀은 몰수 패를 당하고 헨리는 죄책감에 빠진다. 어딜 가든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견딜 수 없던 그는, 여행을 함께 하면 자동차를 사준다는 말에 덜컥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아버지가 왜 함께 여행을 가자고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여행이 시작되고, 첫 번째 목적지에 다다라서야 아버지가 길잡이 삼아보고 있는 것이 지도가 아니라 고마운 사람, 미안한 사람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있는 손바닥 만한 메모지라는 것을, 그리고 이 여행이 아버지가 지나온 삶 동안 미처 전하지 못했던 감사와 사과를 전하기 위한 여행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헨리는 30일간,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목적이 감사 한마디, 사과 한마디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행을 따른다. 그런데 아버지를 따라 감사한 사람, 미안한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가난한 어부의 아들에서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왕이 되기까지 어떤 원동력으로 지금의 행복과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것은 바로 고마운 사람, 미안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보답하고 사죄하며 사랑하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한 결과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역시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했던 아버지 데이비드와 성공만을 좇는 아들 헨리와 다르지 않다. 이 책을 읽은 이후로 10번의 감사, 10번의 사과를 전하는 여행을 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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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은 아니다
이명준 지음 / 북투어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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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춘들의 삶은 너무 힘들다. 대학만 들어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에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을 봤지만 대학에 들어가니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토익 책을 들고 도서관으로 향해야 했다. 이제 대학은 공공연히 취업사관학교라고 말한다. 높은 등록금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받았기에 졸업해서 빨리 취직하지 못하면 몇 년 후에는 신용불량자가 된다. 시간이 생기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거나 일하러 가야한다. 용돈을 벌어두지 않으면 높은 휴대폰 요금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은 스펙으로 수백 장의 자소서와 이력서를 쓰고 힘겹게 면접에 합격해도 아직 인턴. 겨우 인턴을 통과 하면 비정규직이라는 벽이 눈앞에 서 있다. 그런데 막상 취업은 했지만 잡일을 주로 한다. 이런 일을 하려고 젊음을 저당 잡히며 공부한 것이 아닌데 하며 복사기 앞에서 문서를 출력하며 한숨을 쉰다. 겨우 인턴을 통과했더니 비정규직이란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좀 쉬려 하면 어른들은 자기계발을 해야 한단다. 힘들어 죽겠는데 아픈 것이 청춘이란다.

 

이 책은 삼정KPMG 회계법인과 언스트앤영 한영 회계법인에서 기업인수합병(M&A) 및 기업가치평가 전문가로 근무하였고, LIG투자증권 IB본부 및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를 거쳐, 현재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AJ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에서 펀드매니저로 근무 중인 이명준이 청춘의 아픔이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아픔이 얼마나 심각하며, 그 발생원인은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밝히고 있다. 또한 아픔을 겪는 청춘들이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삶의 조언도 제시하고 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나온 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저자는 우리 시대의 청춘들이 겪는 아픔이 단순 성장통을 넘어 정상 범위를 한참 벗어났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아픔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여러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나청년이라는 보통의 청년을 예로 들어, 대학입학시기, 학창시절, 취업준비시기, 취업 후, 결혼준비 기간, 결혼 후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사회 청춘들이 어떻게 얼마나 아픈지 제시한다. 또한 책 후반부에는 아픔을 겪고 있는 '나청년'이 인생의 멘토를 만나 삶의 조언을 듣고 희망을 얻어가는 과정을 재미있는 소설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캥거루족, 이태백, 삼포세대, 88만원 세대에서 77만원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더욱 열악해지기만 하는 상황은 좀처럼 변할 것 같지 않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살아야만 하는 상황은 미래에 대한 기대마저도 접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현 정권 들어 친 재벌 정책으로 인해 비정규직이 양산되며,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청춘은 결승선이 아니라 단지 출발선이니 참아보라고 하기에는 현실의 벽은 매우 높다. 잘못된 출발을 극복하고 결승선에서 웃는 것은 매우 소수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잘못된 출발을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힘들기만 할 뿐이다.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냐라는 말이 있다. 아픔이라는 것은 내 몸에 무슨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경고하는 것이지, 아픈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아픈 청춘들에게 위로와 격려, 그리고 용기를 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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