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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 진화하는 경제생태계에서 찾은 진짜 부의 기원
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정성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갑질’이 팽배한 세상에서 ‘착한 마인드’로 인생과 기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성공을 바란다. 기회를 찾아 이직을 하기도, 터전을 옮기기도 한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한줄 기회를 차지하고자 치열한 싸움을 한다.
어느새 ‘꼼수’라는 단어가 세상을 더 현명하게 사는 비법처럼 비치고, 다소 비열해도 내 살길 먼저 찾기 바쁜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다.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기위해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삶, 그것에 대한 갈증이 인간을 끝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노력하다고 해서, 모두가 다 부유해 지지는 않는다. 왜 일까. 태초에 인간이 생겨나고, 물물교환을 비롯한 경제행위가 시작된 수백년, 수천년 동안 인간들은 경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갈구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고, 이에 따른 성공모델과 실패 모델이 분류됐다.
이 책은 옥스퍼드 마틴스쿨의 신경제사상연구소(INET) 이사이며 ‘포춘’ 선정 ‘새로운 세기의 비즈니스 리더’ 중 한 명인 저자 에릭 바인하커가 진화하는 경제 생태계에서 찾은 진짜 부의 기원을 소개한다. 전통경제학의 오류를 증명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 이론들을 집대성해 일관된 패러다임을 제시한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경제를 끊임없이 진화하는 불안정하고 불균형한 생태계로 정의, 부를 창출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총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 이후 인간과 세계에 대한 지식은 무한대로 확장되었다. 그 결과 지난 100년간 인지심리학, 유전학, 물리학,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발전은 전통경제학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이때부터 경재학은 철학이 아니라 과학의 범주에 들어간다. 수많은 힘과 에너지가 서로 상쇄돼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뜻하는 균형 개념이 경제에 도입됐고, 그 결과 에너지 수요와 공급이 균등한 상태를 뜻하는 시장균형 개념이 널리 퍼졌다. 그런데 당시는 열역학 2법칙, 카오스 이론 등 물리학의 주요 법칙들이 발견되지 않은 설익은 물리학의 시대였다는데 함정이 있었다. 반쪽 물리학을 받아들인 경제학은 현실과 괴리됐다. 이에 따라 전통경제학은 '완전 합리성'이라는 비현실성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고, 새로운 경제학 방법론이 모색되기 시작한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은 ‘월요일 아침용 책’이 아니라 ‘일요일 아침용 책’이다.”라고 하면서 “이 책의 목적은 당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것, 다시 말해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는 데 있다.”(p.10)고 했다.
이 책은 과거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케인스의 수정주의, 하이에크의 반격이 세계관과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왔듯, 복잡한 경제학 역시 인간사회와 정치에 깊은 함의를 던져준다. 성장이냐 분배냐, 시장이냐 정부냐 등 좌우 논쟁이 치우친 낡은 경제논리에서 탈피,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격변의 시대다. 부의 창출을 논리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이 책은 복잡계 경제학, 진화론이라는 또 다른 관점에서 더욱 흥미롭고, 구체적이며, 설득력 있게 우리를 이런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인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