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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 서울대 최종학 교수와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
최종학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마흔은 청년과 장년을 구분하는 최종 경계선이다. 인생의 생명 곡선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하강하는 동시에 일, 심리, 사고방식과 생활 등에 뚜렷한 변화가 발생한다. 원하든 원치 않던 누구나 맞게 되는 중년의 시기는 흔히 인생의 ‘제2의 사춘기’라 불린다. 해고에 대한 불안, 승진경쟁, 자녀의 결혼, 노화에 대한 걱정 등 대한민국 중년 남성이라면 일반적으로 많은 사회적·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다.
나 역시 벌써 마흔을 넘어섰다. 젊은 시절에는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예술이나 문화에 대해별 관심이 없었다. 음악을 들어도 별 감흥이 없었고, 미술관에 가 봐도 별 재미가 없었다. 남들은 바람에 지는 꽃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데 나는 무엇을 봐도 그저 무덤덤했다.
그러나 요즘 남들보다 늦어서야 청춘이 되어 ‘가슴앓이’를 하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음악을 듣거나 미술작품을 감상하면 느낌이 다르다. 비로소 문화와 예술이 이래서 좋은 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현재 서울대학교 MBA, 최고경영자과정(AMP), CFO 전략과정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회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출판하고 편집위원 활동을 하는 등 활발히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최종학교수가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악·미술·영화·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러 이야기를 담았다. 노래 한 소절 한 소절, 그림 속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이 책은 모두 다섯 파트로 나누어 구성했다. PART1 ‘감성을 찾아 떠나는 음악여행’에서는 김광석과 이문세, 신승훈, 곽진언을 비롯해 사라 브라이트만과 엔니오 모리코네 등에 대한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드라마와 영화, 방송 프로그램 등을 다룬다. PART2 ‘감성을 찾아 떠나는 미술여행’에서는 ‘최후의 만찬’,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이삭 줍는 여인들’ 등 널리 알려져 있는 그림의 숨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자크 루이 다비드, 미켈란젤로, 밀레 등 화가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흥미롭다.
PART3 ‘감성을 찾아 떠나는 영화여행’에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반지의 제왕’, ‘명량’ 등에 대해 다룬다. 영화 속에 현실을 투영하기도 하고, 영화 속에 숨어 있는 역사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PART4 ‘감성을 찾아 떠나는 국토여행’에서는 저자가 그간 다녀온 여행지 정선, 영월, 단양, 수안보, 속리산, 삼척, 괴산, 충주, 제천에 대해 다룬다. PART5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여행’에서는 가족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음악, 미술, 영화를 보니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것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좋았다. ‘최후의 심판’이라는 그림을 보면 베드로가 기저귀를 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이 그려졌을 당시 그림을 보고 교황은 자신을 베드로로 그려놓았으니 기분이 좋았을 법도 한데, 벌거벗고 있으니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이 책을 통하여 문화와 예술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어 너무 좋았다. 앞으로는 가능한 음악도 듣고, 영화도 감상해야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책은 인생의 마흔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