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를 읽다 - 실감나게 읽는 성경 속 광야 이야기 광야 시리즈
이진희 지음 / 두란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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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통과해야 할 피치 못할 길이 있다. 광야이다. 광야는 건조한 땅이다. 불뱀과 전갈이 우글거리고 먹을 것도 없고, 마실 물도 없다. 황량한 벌판, 제로지대이다. 광야는 어디가 길인지 아득하기만 하고, 주저함과 막연함, 때론 불안과 두려움이 수없이 교차되는 곳이다. 그리고 차라리 눈을 지그시 감고 그대로 멈추었으면 하는 시간들을 만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몇 년 전에 성지순례를 하면서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길에 버스를 타고 광야를 통과했다. 버스를 타고 달리는 내내 광야가 끝없이 펼쳐지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혹시 사람이 보이지 않을까 하고 눈을 떼지 않고 찾아보면 간혹 양떼들을 몰고 다니는 베두인족만 보인다.광야는 척박한 땅으로 나무는 자라지 못하지만 풀들이 자라는 광경을 보았다.

 

이 책은 현재 미국 달라스 웨슬리 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며,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성서의 배경과 문화에 대해 글들을 싣고 있는 광야 전문가 이진희 목사가 여러 번 직접 광야를 경험하고 답사하며 얻은 나름의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광야 순례자들을 가이드 하는 책으로 성경의 광야, 인생의 광야, 실제 하는 광야를 대비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조언은 길을 잃고 지친 이들뿐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까지도 순례의 길을 무사히 마칠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광야를 지날 때도 있고, 가나안에서 살 때도 있다. 모든 것이 감사하고, 기쁘고, 즐거울 때, 세상이 온통 환하고 밝게만 보일 때는 가나안의 푸른 시기이다. 그러나 때로는 예기치 않은 환란의 비바람이 몰아닥칠 때가 있다. 갑자기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보니 아무래도 암 같다고 조직검사를 해봐야겠다고 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잘 되던 사업이 갑자기 협력업체에 부도가 나가지고 연쇄부도로 큰 어려움이 다가오기도 하고, 말 잘 듣던 착한 아이가 갑자기 나쁜 친구를 사귀어 반항하고, 대들고,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무슨 일을 해도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정말 하나님이 계신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원망하게 된다. 그럴 때는 온통 사방이 암갈색으로만 보이는 광야의 시기가 된다.

 

우리는 지금 광야를 지나고 있으므로 저자는 장막에 살고 있다고, 집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라고 한다. 모아놓은 것이 없다고, 창고가 비어 있다고, 그늘이 없다고, 원망하지도 말라고 말한다. 우리는 광야를 통과해서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삶 가운데 분명한 인도하심을 보여 주시기를 바란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모르게 인도하실 때가 많다.

 

저자는 비록 우리 앞에 구름기둥이 나타나지 않고, 불기둥이 나타나지 않고, 별이 나타나지 않아도 하나님은 우리가 모르는 방법으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인도해 주신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게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를 인도하신다.”(p.139)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설교했던 출애굽기, 시편, 그리고 광야에 대해서 분명히 알게 되어 너무 기쁘다. 설교준비에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을 오늘도 광야에서 길을 잃고 헤매시는 분들에게 길잡이가 되리라 확신하면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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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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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먼저 떠나는 건 슬퍼도 인생의 이치라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자식을 먼저 보내는 건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뜻일 터이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은 평생을 죄책감에, 그리움에 사무쳐 산다.

 

이 책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지성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일찍이 세상을 떠난 딸 고 이민아 목사의 3주기를 맞으면서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묶은 산문집으로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가진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독백으로 써내려 간 딸 잃은 슬픔은 시간이 흐르며 죽은 딸에게 건네는 편지가 되고, “나와 똑같은 사람들을 향한 산문이 되고 시가 됐다.

 

그러나 단순한 산문집이라고 하기 보다는 천국에 있는 딸을 향한 우편번호 없는 편지 모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은 잔잔한 어조로 씌어져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딸의 유년 시절, 잠자리에 들기 전 아버지의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고 서재 문 앞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딸을 일에만 몰두하던 그는 딸을 애써 모른 척 했었다. 일에 몰두하느라 등을 돌린 채 딸을 돌아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딸은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팔에 매달려 사랑받고 싶었는데, 피곤한 아버지는 '밥 좀 먹자' 하면서 밀쳐내셨다.”고 기억했다.

 

저자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뒤늦게나마 글로써 딸에게 '굿나잇 키스'를 보낸다. “활명수로 너의 첫 만남을 맞이할 뻔한 아빠가, 네가 떠나고 난 다음에서야 아빠의 자격증을 딴 아빠가 뒤늦은 인사를 한다. ‘반갑다 민아야.’ 이것이 너에게 보내는 나의 첫 굿나잇 키스이다.”(p.43)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나는 저자보다도 자식들에게 너무 못해줬다. 일이 바쁘다고 아이들 키우는 것은 아내에게만 맡겨두고 직장 일에만 충실했다. 그래서 지금 아이들은 전부 엄마 편만 든다. 이 책은 우리가 간과했던 삶의 순간을 성찰하며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저자는 어린 딸을 가슴에 안고 여름 바다를 여행하면서 딸의 심장 뛰는 소리에 무한한 감동을 느꼈던 추억과 각종 시험을 치르면서 제도권과 경쟁사회로 들어가는 딸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모습, 딸의 결혼식과 출산과정을 통해 여성만이 해낼 수 있는 창조의 과업을 이해하는 과정 등 아버지로서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딸의 결혼식날 저자는 이발소에 가서 너무 고단해서 잠이 들어 버렸다. 눈을 떠보니 결혼식이 십 분도 남지 않았다. 택시를 타고 결혼식장에 도착하니 결혼식도 지각하고 입장도 늦은 신부 아버지로서 빵점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너에게 보내는 오늘의 굿나잇 키스는 결혼시장에 늦게 나타난 것에 대한 뒤늦은 사과야. 너는 얼마나 초조하게 날 기다렸을까. 영영 아빠가 안 나타난다면 어쩌지. 신부 화장을 해서 울 수도 없었겠지. 다시 손을 잡아라. 다시 카펫 위를 걸으며 널 인도하마. 너는 갑옷을 입은 하늘의 신부. 장엄한 결혼 행진곡을 올리거라. 쇼팽의 장송곡이 아니다. 지상의 아버지가 천상의 아버지에게도 인도하는 날. 이번에는 늦지 말아야지 하늘의 신부야.”(P.144) 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자식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그리워하며 마음 아파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 모든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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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 43일간의 묵언으로 얻은 단순한 삶
편석환 지음 / 가디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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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말하는 사람의 됨됨이를 잘 보여주고, 그 말이 살아가는 데 큰 경쟁력이 된다. 오늘도 상대를 이기기 위한 말들을 얼마나 쏟아내고 왔는지 모르겠다. 커리어가 쌓이는 만큼 말끝도 뾰족해져서 말로 상처 주고, 상처받은 내상이 컸다. 말로 상처를 주어서도 안 되고, 상처를 받아서도 안 된다.

 

세상에 말은 너무 많이 넘쳐나는데 정작 말해야 할 때 말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세상의 부조리함을 보면서도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무시하거나 피하기 바쁘다. 진실 앞에 눈감지 않는 용기가 있을 때 잠든 세상을 깨우는 참된 말이 나온다.

 

이 책은 광고쟁이 생활을 하다가 현재 한국복지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강대와 동국대 대학원에서 스피치커뮤니케이션과 광고를 강의하고 있는 편석환 씨가 묵언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나누고자 일기처럼 썼던 글과 내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묵상의 글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일까? 무조건 말을 하지 않는 것보다 말을 적절히 하는 것이 좋다. 말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진짜 필요한 말보다 불필요한 말이 많아지고, 그 말이 오해를 일으켜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말을 줄이고 적절히 하는 것이 좋은 말 습관이다.”(p.100) 라고 말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수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는 소홀하다.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된 지 불과 10여 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스마트폰은 급속하게 남녀노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삶의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지금까지 스마트한 디지털 세상은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보다 영리하게 해준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 디지털 기기는 각종 중독 현상을 일으키고, 가족 간의 대화마저도 단절시키고 있다.

 

길거리를 나서면 사람들의 무표정함과 무서운 속도에 놀라곤 한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뛰고, 닫히는 문 속으로 가방과 몸을 던진다. 2분 뒤면 다른 지하철이 올 텐데...., 그에게 2분은 그토록 절박한 시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우리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는 메르스바이러스는 감염된 소수의 사람에게 육체적 고통을 주고 끝나지만 정치인들의 망언은 불특정 다수 국민의 정신을 오랫동안 피폐하게 함으로써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만만치 않다. 메르스야 한두 달 기승을 떨다가 사라지겠지만 정치인들의 막말은 사시사철 지속되고 있으니 이 병은 이미 국회라는 지역의 풍토병이 되어 버린 모양이다.

 

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너무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말을 통하여 남에게 유익을 주었다면 괜찮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었다면 어찌할 것인가? 항상 대화를 할 때는 왜 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대화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있다. 저자는 말을 하지 않는 생활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말을 줄이며 얻는 성찰과 기쁨이 생각보다 크다. 아예 말문을 닫으면 어떨까. 그동안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산 건 아닐까? 진짜 말을 하기 위해서라도 말을 그만해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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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텔분양 투자로 평생 월세를 받는다 - 25살, 내가 명동호텔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비결
백승우 지음 / 오투오(O2O)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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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는 부자가 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했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아직 살기가 빠듯하다. 그동안 돈을 벌기 위해서 여러 곳에 투자를 했다. 하지만 오피스텔을 분양을 받기 위해 중도금까지 냈지만 부도가 나는 바람에 많은 손해를 봤다.

 

또 강원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전원주택지를 분양받았으나 결국 쓰지도 못하는 땅을 비싸게 사놓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는 호텔분양 투자로 평생 월세를 받는다>는 책을 보자 눈이 번쩍 뜨여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해병대 재정참모실 출납장교로 복무했으며, 현재 특채로 삼성전기 취업에 성공, 입사를 기다리고 있는 백승우 씨가 주식, 부동산투자를 막론하고 왜 호텔분양인가?’에 대한 답변부터 호텔분양의 역사, 호텔분양의 안전한 등기 방식, 좋은 호텔을 고르는 7가지 기준, 공실과 건물 관리, 세입자 관리의 스트레스 없이 평생 월세 받는 투자법.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대안, 호텔분양 투자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의 추월차선에서 깨달음을 만나다에서는 저자가 돈을 모으기로 결심한 계기와 부터 자기만의 부의 추월차선과 3가지 투자 원칙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2수익형부동산 투자, 공부를 만나다에서는 은행이자를 비롯하여 주식, 오피스텔분양, 상가분양, 빌딩분양, 부동산경매 등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제시한다.

 

3호텔분양 투자, 확신을 만나다에서는 호텔분양에 관한 전문적인 분석 과정을 통해 어떻게 호텔 주인이 될 수 있는지, 호텔분양의 강력한 안전장치들은 무엇이며, 호텔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4호텔분양 투자, 실행을 만나다에서는 호텔분양의 실전 계약 과정과 좋은 물건을 찾는 비법, 호텔 선정의 7가지 기준, 알짜 분양을 위한 노하우에 대해서 알려준다.

 

특별히 주식, 부동산, 오피스텔, 상가, 빌딩 등 수많은 투자처 중에서 호텔분양에 대한 저자의 분석노트와 체크리스트는 왕초보 부동산투자자는 물론 호텔분양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이 쉽게 실전에 참고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걸어왔던 길을 따라가다 보면 호텔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대학 시절 깨달은 돈에 관한 고찰로, 진정 쌓아야 할 것은 학력 스펙이 아닌 통장 스펙임을 확신하고 악착같이 죽기 살기로 3년간 돈을 모아 만든 종잣돈 5,000만 원을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불리기 위해 호텔분양을 선택, 투자를 실행하고 월세 주인의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책을 일찍 좀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저금리 시대 재태크 대안, 호텔분양 투자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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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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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BC 드라마 <화정>으로 인해 17세기 조선왕실의 역사가 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나는 조선시대 드라마를 좋아해서 아무리 바빠도 거의 빼지 않고 보고 있다. 17세기 조선 역사에서 생소한 용어인 화정즉 빛나는 자기 다스림을 현재 우리의 삶에 적용한다면 아마도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7세기 조선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이 책은 중앙일보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한국판의 편집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리베르스쿨, 리베르의 대표이사로 있는 박찬영이 정치 투쟁의 냉엄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살았던 정명공주가 남긴 처세훈을 기록한 것이다. 이복 오빠 광해군은 탁월한 외교 정책을 펴고 대동법을 시행한 현군일까. 아니면 어머니인 인목대비를 폐하고 동생인 영창대군을 죽인 혼군일까. 정명공주의 빛나는 다스림을 통해 17세기 조선을 다시 비춰본다.

 

화정을 말한 정명공주는 선조가 인목대비와 결혼하고 52세의 나이로 얻은 딸로 역사의 회오리 속에서 숙종 때까지 살아남아 83세까지 장수했다. 정명공주의 삶은 격랑이 휘몰아친 17세기의 단면도다. 임진왜란 직후에 태어난 정명공조는 조선 역사의 5분의 1을 경험했다. 저자는 외침과 내란, 옥사로 점철된 17세기의 격랑을 무사히 헤쳐 나온 정명공주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정명공주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정명공주의 굴곡진 삶을 알게 된 점은 매우 좋았다. 저자는 백성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신하들은 상복을 몇 년 입느냐는 예송 논쟁을 하는 신하들을 비판하고 있다. 이것은 화정을 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며 여기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광해가 왕위에 오른 지 10년째 되던 1618, 새어머니 인목대비와 열여섯 살 정명공주를 창덕궁 서쪽의 후궁인 서궁에 가둔다. 서궁에 갇혀 절망에 빠진 어머니 인목대비를 위로하기 위해 남자가 쓰기에도 힘에 부친다는 한석봉의 필법을 연마한 정명공주는 화정을 남겼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갈등 관계에 놓인다. 세상사는 갈등 그 자체다. ‘화정은 이 갈등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공생 코드인 관용, 친절, 배려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조 이후의 효종, 현종, 숙종은 정명공주에게 최고의 예우를 바쳤다. 이뿐만 아니라 83살까지 산 정명공주는 조선시대 공주들 중에서는 가장 장수한 공주였다. 또한 71녀의 많은 자녀들을 두었으며 그 자녀들과 후손들이 크게 영달하였다는 점에서도 오복(五福)을 두루 누린 공주로 칭송받았다.

 

드라마를 통해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이 책 또한 정명공주의 파란만장한 삶이 우리에게 묵직하게 다가온다. 정명공주가 호란 때 백성을 배에 태우기 위해 재물들을 버린 일화는 조선시대에는 기득권층에 붕당정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공생하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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