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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독해 -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드라마 <미생>에 보면 오상식 과장은 인턴 장그래에게 “미생 말고 완생이 되어라. 우리는 모두 미생이다”라고 말을 한다. 누군가의 삶을 ‘미생’ ‘완생’으로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생존’이 화두가 되어버린 한국 사회라면 매 순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두는 ‘미생’일 수밖에 없다.
특히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인턴들로서 숨막히는 취업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고군분투는 취업시장에서 ‘을 중의 을’인 20대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낳고 있다.
이 책은 명쾌하고 세련된 토익 강의를 통해 영단기 대표 스타 강사, 한국 사이버 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며 영단기 토익LC 분야에서 베스트 인기강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수연 강사가 독한 인생의 혼란을 잡아준 책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서술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내면의 힘을 기르기 위해 이를 어떻게 현실에 적용했는지를 통찰한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은 단순한 독서 에세이가 아니라 책을 응용하여 인생을 경영하도록 도와주는 실천적 자기계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여전히 “노력하라”라는 말은 할 수 있지만, “희망을 가지라”라는 말은 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대책 없는 희망, 무책임한 위로 한마디 못 건네는 세상이란게 더 무섭네요. 대책 없는 그 말 한마디라도 절실한 사람들이 많으니까요.”라고 말하면서 더는 비겁하게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힌다. 15년간 취업 전쟁이라는 혹독한 현실 앞에 놓인 학생들을 매일 보면서 요즘 2030 세대가 얼마나 무서워하고 외로워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인생,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등 인문고전을 통해 과거의 인간 군상을 통찰하고, 현재 나의 혼돈을 마주하고, 세상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풀어나간다. 내가 이미 읽은 책들이라 친밀감이 더해진다.
제2부 ‘독해, 나만의 언어로 읽기’에서는 일라리아 과르두치의 ‘콧수염 아저씨의 똥방귀 먹는 기계’, B.S.오쇼 라즈니쉬의 ‘배꼽’, 이솝우화 ‘사자와 곰과 여우 이야기’,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 등의 사례를 망라하여 현실을 반영한 책 속 핵심을 뽑아낸다. 더불어 이를 실생활에 적용해 시대를 풍미한 이들의 전략을 버무려 저자 자신은 그것을 어떻게 삶에 응용했는지 공개한다.
그동안 나는 많은 책을 읽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 좋은 내용이 있으면 그저 밑줄을 긋고 기억해 두기 위해서 메모하는 정도였는데, 저자의 책 읽는 방법을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저자의 ‘인생 경영법’에는 허를 찌르는 삶의 전략들이 포진되어 있다. 싸워서 이기기보다 적과의 동침을 택하는 ‘코피티션 전략’,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 전략’, 오래된 것들을 융합하여 독창성을 발휘하는 ‘컨버전스 전략’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다양한 책들을 읽어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색다른 접근적인 이야기로써 자신의 명확한 생각들을 찾아보게 한다. 주변인의 삶에서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