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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바로 좋은 ‘사람의 향기’다. 하지만 사람의 향기를 말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되는 것은 “매화는 추운 고통을 겪은 다음에 맑은 향기를 발하는 법”이라는 점이다. 사람의 향기도 마찬가지다. 무릇 아름다운 향기에는 슬픔이 배어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향기는 삶 속에 내재한 아픔과 슬픔을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치유해 나갈 때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삶 속에 내재한 아픔을 ‘우아하게 수락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데, 이런 지혜를 얻기 위해 읽은 책이 <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이다.
이 책은 1993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하면서 해외여행을 시작, 30년 미술 교사로 재직하다가 명예퇴직을 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여행가로 생활하며 지금까지 4대륙 50여 회 해외여행을 한 이국현 작가가 지난 30여 년의 동남아에 속한 태국, 베트남, 미얀마 여행을 하면서 경험한 것을 담은 동남아 3개국 오지 여행 자서전이다. 특히 현지인들과의 따뜻한 만남, 오지에서 마주친 소소한 일상의 풍경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소수민족이 사랑하는 태국’에서는 태국 북부 산악지대의 소수민족 마을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태국의 최북단인 매살롱. 골든 트라이앵글의 국경마을은 과거에는 악명 높은 아편 재배지였으나, 소수민족인 리수족에 의해 광활한 녹차 밭으로 재탄생했다. 매살롱 리수족의 삶과 소수민족들의 만남의 광장, 삶의 용광로 치앙마이 와로 롯 시장을 만나보고 골든 트라이앵글 국경도시를 통해 미얀마와 라오스로 넘어가 본다. 태국 매사이에서 미얀마 국경을 넘으면 '타치렉 국경시장'이 나온다. 그곳에서 미얀마 승려들의 탁발 행렬을 만나고 미얀마 인들의 축제 같은 집들이 행사를 함께 한다.
2장 ‘천의 얼굴 베트남’에서는 어머니와의 추억이 서린 하롱베이의 절경, 사파의 계단식 논, 시원한 바람과 프랑스풍의 건물이 아름다운 오렌지색 바나 힐, 가멍 보멍이 바람결처럼 흐르는 호이안, 용트림 빛을 발하는 다낭, 레이통 왕조의 고풍스러운 등렁 마을, 데스 로드의 신비로움과 아이들의 삶, 동화의 모습을 한 이상한 나라 사파, 몽환적 풍경으로 다가온 하오타우 마을, 여행의 징검다리 라오까이, 고색창연한 의상의 나라 박하 시장에서 멋을 내본다.
3장 ‘나의 묵은 숙제 미소의 나라 미얀마’에서는 불심의 용광로 마하무니 사원, 환상의 우 빼인 다리 일몰, 자연의 경외감 인레 호수의 일몰, 껄로 홀로 트레킹, 미얀마 소수민족 빠우족 여인 목목카잉, 미얀마 여행 후 이어진 코로나 펜데믹 그리고 미얀마 쿠데타 및 미얀마 인레 호수의 전통 어부들의 삶을 생생하게 소개하며, 현지인들과의 교감을 통해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 책에서 작가는 “마음이 아픈 병”을 앓고 있다고 하면서 그래서 때로는 “스스로 학대도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혼자 짓쑤시고 다닐 때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생기며, 긴다. 아픈 병이 씻기고, 머리와 가슴에 꽉 들어차 있는 잡다한 생각과 상처는 백지가 된다. 그러니 아플 겨를이 없다.
이 책은 내가 원했던 삶을 여행을 통해 재발견하게 되고 아직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득한 감정을 흔들며, 결국 온 힘을 다해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려 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