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메마르면 병이 된다 - 만성 질환의 고리를 끊는 근본 치료 혁명
손원록 지음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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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면 몸 여기저기가 삐걱거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하지 않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며, 가끔은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해지는 순간들을 그저 노화라는 한 단어로 치부해 버렸다. 병원에 가서 피 검사를 하고 내시경을 해봐도 연세에 비해 정상입니다라거나, 기껏해야 증상을 완화하는 약 몇 알을 처방받는 게 전부였다. 남들이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먹고 동네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해봐도 몸의 묵직한 피로감은 가실 줄을 몰랐다.

 

그러다 접하게 된 손원록 박사의 <몸이 메마르면 병이 된다>는 내 노년의 건강관리에 커다란 충격과 함께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저자는 현대인이 겪는 수많은 만성 질환의 본질을 메마름증(진액 탈수)’이라는 명쾌한 프레임으로 짚어낸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비로소 내 몸이 보내던 그 수많은 이상 신호들이 사실은 세포 하나하나가 물기를 잃고 타들어 가고 있다는 비명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약리학 박사이자 오랜 세월 약국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나온 전문가답게, 현대 의학의 대증요법과 전통 한의학의 한계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증상만 일시적으로 누르는 약물이나 오늘날의 복잡한 생활 습관병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저자는 현대인의 몸을 메마르게 하는 세 가지 주범으로 ‘3(과호흡·과흥분·과대사)’를 제시한다.

 

70대의 시선으로 이 ‘3를 들여다보니, 지나온 삶과 현재의 습관들이 고스란히 겹쳐 보였다. 첫째는 과호흡이다. 나이가 들면서 숨이 얕아지고 습관적으로 산소를 과다 흡입하게 되는데, 이것이 오히려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둘째는 과흥분이다. 은퇴를 하고 삶의 속도를 줄였다고 생각했지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오며 굳어진 교감신경의 항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 불안해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들이 모두 몸을 바짝 말리는 과흥분 상태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대사는 젊은 시절부터 이어온 잘못된 식습관, 즉 가공식품이나 당 독소가 세포를 끊임없이 태우며 몸속 진액을 고갈시키는 과정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위기감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의 항상성을 회복할 수 있는 치유의 기전을 과학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해부해 준다는 점이다. 70 평생을 살며 몸에 좋다는 민간요법이나 단편적인 건강 정보에 휘둘리기 일쑤였는데, 이 책은 약리학과 최신 의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깊은 신뢰가 갔다. 내 몸의 세포들이 왜 메말라갔는지 그 연쇄 기전을 이해하고 나니,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눈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늙어가는 웰에이징이 무엇보다 중요한 나이다. 병원에서 수치가 정상이라고 안심할 것도 아니고, 나이 탓이라며 포기할 것도 아니다. 늘 더부룩했던 속, 맑지 못했던 정신은 결국 내 몸속 곳곳이 메말라 있다는 신호였다.

 

이 책은 나처럼 이유 없는 만성 피로와 질환에 시달리면서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던 동년배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내 몸의 진액을 채우고 메마름을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노년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처방임을 이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내 몸의 메마름을 점검할 수 있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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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쓰는 프리미어 영상 편집 2026 - 유튜브 및 SNS 콘텐츠 제작을 위한 동영상 편집 실무 강의 [포토샵 + 애프터 이펙트 연동 부록 PDF 제공], 최신개정판 진짜 쓰는 시리즈
조블리(조애리) 지음 / 제이펍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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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추억의 무게가 고스란히 삶의 두께로 쌓이는 과정이다. 돌아보면 내 삶의 궤적 속에는 수많은 장면이 남아 있다. 빛바랜 앨범 속 사진부터, 아이들이 자라던 시절 커다란 캠코더로 찍어둔 홈비디오, 그리고 요즘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담아두는 아내의 일상과 시골집 마당의 계절 변화까지. 하지만 이 귀한 기록들은 늘 파편처럼 흩어져 있었다. 스마트폰에 쌓여가는 수많은 영상 속에서 쓸모없는 부분을 솎아내고 보기 좋게 이어 붙여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는 열망은 늘 마음 한구석에 짐처럼 얹혀 있었다.

 

젊은이들이 다룬다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은 그 이름만 들어도 아득한 벽이었다. 영어로 된 복잡한 단어들, 어지러운 단축키, 그리고 화면을 가득 채운 기괴한 단추들은 70대의 노안과 무뎌진 손끝을 주눅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다 펼쳐본 조블리 저자의 <진짜 쓰는 프리미어 영상 편집 2026>은 내게 뜻밖의 구원투수가 되어주었다. 40만 구독자가 검증한 강사라는 명성답게, 책은 나 같은 늦깎이 초보자가 어디서 숨이 막히고 어떤 대목에서 길을 잃는지 정확히 짚어내며 친절하게 손을 잡아준다.

 


이번 개정판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은 기술의 변화다.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프리미어 프로프리미어로 이름을 바꾸고 로고와 옷을 새로 갈아입었다는 대목부터가 신선했다. 세상의 변화가 하도 빨라 간혹 소외감을 느끼곤 하는데, 책은 새롭게 바뀐 2026 버전의 최신 인터페이스를 아주 기초적인 용어 설명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간다. 화소나 픽셀, 프레임 같은 낯선 디지털 용어들을 노년의 눈높이에 맞춰 직관적으로 풀어내어 기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걷어내 준다.

 

무엇보다 감탄을 자아낸 부분은 최신 AI(인공지능) 편집 기능에 대한 소개였다. 솔직히 ‘AI로 영상을 편집한다는 말은 먼 나라 인공위성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책에 적힌 대로 따라 해보니 그것은 기술의 소외가 아니라 오히려 나 같은 노년층을 위한 거대한 해방구였다. 말을 하다가 머뭇거리며 얼버무린 부분이나 ”, “하고 낸 추임새 구간을 AI가 알아서 찾아내 자동으로 잘라주는 기능, 그리고 대화를 인식해 자동으로 자막을 얹어주는 기술은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다. 마우스를 쥐고 미세하게 화면을 잘라내느라 침침한 눈을 비벼가며 밤을 새우지 않아도, 기술이 알아서 궂은일을 대신해 주니 이보다 더 고마운 비서가 어디 있겠는가.

 

책의 구성 또한 실용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각 지면마다 수록된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담긴 영상 강의로 곧바로 연결된다. 글자만 읽다 보면 행간의 의미를 놓쳐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기 일쑤인 노년의 독자들에게,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책의 실습을 직접 따라 할 수 있는 구조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아내가 정성스레 가꾼 텃밭의 사계절을 이어 붙이고, 잔잔한 배경음악을 깔아준 뒤, 손수 서툰 글씨로 자막을 얹어 한 편의 작은 영화를 완성해 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찼다.

 

인생의 황혼기를 지나며 많은 이들이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삶에 머무르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70대의 노년이라 할지라도 내 삶의 소중한 기억을 직접 가꾸고 다듬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생산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을 단조로운 기록으로 썩혀두기 아쉬운 동년배들에게, 그리고 기술의 발전 앞에 지레 겁먹고 돌아섰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돋보기를 고쳐 쓰고 책장을 넘기며 타임라인 위에 내 남은 생의 붉고 아름다운 석양빛을 정성스레 얹어본다. 이제 나도 내 삶을 영화처럼 멋지게 편집할 수 있는 당당한 크리에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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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브레인
박주원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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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고개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격동의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의 도래를 목도했고, 이제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일상의 문턱을 넘어 우리 삶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돌이켜보면 평생 동안 들어온 가장 익숙한 미덕은 근면과 성실이었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생존과 번영의 유일한 길이라 믿었고, 실제로 우리 세대는 그렇게 세상을 일구었다. 그러나 박주원의 <자이언트 브레인>은 이러한 오랜 믿음에 묵직한 균열을 내며 시작한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저자의 일갈은 평생을 성실함 하나로 버텨온 노년의 가슴에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울림을 준다.

 

저자는 회사원과 1인 사업자라는 두 개의 치열한 세계를 모두 통과한 인물이다. 조직의 답답함과 홀로서기의 외로움을 온몸으로 겪어낸 그의 이력은 이 책에 실린 문장 하나하나에 단단한 무게감을 더한다. 혼자서 카피를 쓰고 광고를 만들며 고군분투하던 그가 AI라는 존재를 만나 7년 동안 해오던 일들을 단숨에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저자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기간에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낸 비결 역시, 거창한 담론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절박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정성 덕분일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AI를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적인 존재나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나의 능력을 무한히 확장해 줄 두 번째 뇌이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도와줄 든든한 동반자로 정의한다. 18세기 산업혁명기 기계의 등장에 두려움을 느낀 이들이 기계를 부수었던 러다이트 운동을 떠올려본다. 거대한 기술의 흐름을 거스르려 했던 이들은 결국 도태되었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흐르는 강물을 손바닥으로 막으려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파도에 휩쓸릴 것인가, 아니면 그 파도 위에 올라타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것인가라는 주체적 선택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AI 활용법과 30선의 프롬프트, 학습 로드맵을 읽어 내려가며, 이 기술이 단순히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깨닫는다. 비록 젊은 세대처럼 손가락이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고 새로운 도구가 낯설지라도, AI를 다루는 핵심은 결국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있다.

 

역설적이게도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사고력지혜.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깊은 성찰과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는 통찰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삶의 궤적을 길게 그려온 노년의 경험은 AI라는 거인의 뇌를 움직이는 훌륭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비록 현직에서 물러난 은퇴자라 할지라도, 자신이 평생 쌓아온 지식과 지혜를 AI라는 돋보기를 통해 세상에 다시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직장인과 창업가를 위한 실용 지침서를 넘어, 급변하는 시대를 마주한 인간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가 전하는 거인의 사고방식은 두려움을 버리고 당당하게 새로움을 수용하는 유연함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문을 닫아거는 과정이 아니라,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품어 안는 과정이어야 한다. AI라는 거대한 도구를 내 손안의 무기로 길들이는 일, 그것은 다가올 미래를 불안해하는 대신 인간다움의 가치를 더욱 확장해 나가는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다. 늙어가는 뇌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하나의 거대한 뇌를 가질 수 있다는 설렘을 안겨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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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
이향숙·강숙아·김상철·이미자·이은정·임해숙·조시원·조숙희·지선령·황경애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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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일흔을 넘기고 보니, 세상의 요란한 말들보다는 고요한 행간에 눈이 더 자주 머문다.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많아진 이 지점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지식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지나온 삶을 가만히 복기하고 남은 길을 다듬기 위함이다. 그러던 차에 <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라는 책을 만났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열 명의 작가가 자신의 삶을 일으켜 세운 한 줄의 문장을 붙잡고 써 내려간 이야기다. 책장을 덮고 나니, 내 청춘의 한 자락과 치열했던 중년의 나날, 그리고 지금의 노년이 그들의 고백 위로 겹쳐 흐른다.

 

이 책은 빅터 프랭클부터 쇼펜하우어, 류시화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거장들의 문장을 길잡이로 삼는다. 열 명의 저자(이향숙, 강숙아, 김상철, 이미자, 이은정, 임해숙, 조시원, 조숙희, 지선령, 황경애)는 그 위대한 문장들을 단순히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신 그 문장이 자신들의 거친 삶의 현장을 어떻게 통과해 갔는지, 부서지고 아팠던 마음을 어떻게 꿰매어 주었는지를 투박하고도 진솔하게 고백한다. 70대의 눈으로 바라본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인생의 거센 파도를 함께 헤쳐 온 후배들의 절절한 생존기이자 성장 기록처럼 다가왔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겨울을 맞이한다. 나 역시 사업의 실패나 건강의 위기, 소중한 이들과의 이별 등 숱한 겨울을 지나왔다. 이 책의 작가들 또한 그랬던 모양이다. 그들은 삶이 흔들릴 때마다 거장들의 문장에 매달렸다고 한다. 빅터 프랭클의 수용소 안에서의 절망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 했던 문장이나, 쇼펜하우어의 냉철한 성찰은 그들에게 단순한 글자가 아닌 밧줄이었을 것이다. 70년 넘게 살아보니 알겠다. 인간은 완벽해서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면서도 붙잡을 문장 하나, 마음 기댈 곳 하나만 있으면 어떻게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붙잡음에 대한 기록이다.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이 책의 제목처럼 마음을 잇는행위 그 자체다. 책 속에 소개된 거장들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났거나 멀리 있는 이들이지만, 그들의 문장은 시공간을 초월해 열 명의 작가들에게 가닿았다. 그리고 이제 그 작가들의 삶이 녹아든 글이 되어 다시 나 같은 독자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책이 가진 가장 거룩한 힘이 아닐까 싶다. 세대와 환경은 달라도, 인간이 느끼는 불안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는 시대를 관통해 흐른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70대의 완고해지기 쉬운 내 마음에도 그들의 온기가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열 가지 결의 목소리를 하나씩 음미하다 보니, 문득 내 인생의 밑줄은 어디에 그어져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젊은 날에는 성공과 성취를 말하는 문장에 밑줄을 그었을 테고, 중년에는 책임과 버팀에 대한 문장에 손이 갔을 것이다. 이제 노년에 이르러 내가 긋고 싶은 밑줄은 용서감사’, 그리고 남겨진 이들을 향한 위로의 문장들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드러내어 타인에게 위로를 건넸듯, 나 또한 내 남은 생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한 선 하나를 그어주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는 단순히 베스트셀러를 요약해 놓은 책이 아니다. 삶의 밑바닥에서 문장 하나로 번뇌를 건너온 이들의 피와 땀이 섞인 서사다. 치열하게 사느라 마음이 닳아버린 젊은이들에게는 나침반이 될 것이고, 삶의 황혼녘에서 지나온 날들을 반추하는 이들에게는 깊은 공감의 친구가 되어줄 책이다. 노년의 고독 속에서 잔잔하지만 강인한 삶의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 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나 역시 오늘 밤, 오래된 책 한 권을 꺼내어 내 마음을 이어줄 새로운 밑줄을 가만히 그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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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 더’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 -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결정적 행동 원칙
닉 베어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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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일흔을 넘기고 보니, 세상사 참 많은 일이 스쳐 지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인생이란 끊임없는 고개의 연속이었다. 하나의 고개를 넘으면 또 다른 고개가 나타났고, 그때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젊은 날에는 그 고개들을 어떻게든 다 넘어서서 대단한 고지에 오르고야 말겠노라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이만하면 됐다’, ‘여기까지 온 것도 감지덕지다라며 스스로 타협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그렇게 적당히 주저앉아 남은 생을 관조하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다.

 

그러다 닉 베어의 <한 번 더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를 읽게 되었다. 수천만 달러의 브랜드를 일군 CEO이자 울트라마라톤을 뛰는 젊은이의 뜨거운 고백을 읽으며, 내 안에서 묵혀두었던 해묵은 불씨가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은 단순히 젊은이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외치는 뻔한 성공담이 아니다. 오히려 포기하고 싶고, 주저앉고 싶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자신을 속이고 싶을 때, 바로 그 찰나의 순간에 한 번 더발을 내딛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70대의 눈으로 바라본 이 책의 핵심은 무작정 견디는 것한 번 더 움직이는 것의 차이다. 노년이 되면 흔히 인생은 견디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약해지는 몸을 견디고, 상실을 견디는 것이 삶의 지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견디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실패와 역경, 그리고 슬럼프 속에서 단순히 버티는 행위는 정체에 머무를 뿐이다. 진짜 변화는 남들이 모두 멈춰 설 때, 혹은 내 안의 나태함이 이쯤에서 그만하라고 속삭일 때, 딱 한 걸음 더 내딛는 구체적인 행동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종종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지나치게 거창하게 여긴다. 대단한 재능이나 천운이 있어야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나 역시 과거를 돌아보면, 어떤 실패 앞에서 내 능력이 부족해서’,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라며 핑계를 대곤 했다. 그러나 저자는 인생을 바꾸는 원칙이 의외로 단순하다고 말한다. 숨이 가빠오는 마라톤의 마지막 구간에서, 혹은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한 번 더 시도하는 것’, 그것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유일한 열쇠라는 점이다.

 

이 책이 마음에 와 닿았던 가장 큰 이유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늘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패한 이후에 어떻게 다시 몸을 움직일 것인지, 깨져버린 일상의 루틴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지, 그리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자기 의심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준다. “내 나이에 이제 와서 무엇을 새로 시작하겠는가라는 생각 자체가 내가 스스로에게 채운 족쇄였음을 깨닫게 해준다. 대단한 기업을 일으키거나 마라톤을 완주하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오늘 하루 건강을 위해 한 번 더 걷고, 소원해진 이에게 먼저 한 번 더 전화를 걸고, 읽기 힘든 책의 책장을 한 번 더 넘기는 것. 이 모든 소소한 행위들이 결국 내 남은 인생의 질을 결정짓는 한 번 더의 원칙이 될 수 있다.


결승선은 언제나 가장 포기하고 싶은 순간 바로 뒤에 숨어 있다. 이 책은 나이를 불문하고, 삶의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모든 이들의 등을 가만히 떠밀어주는 힘이 있다. 주저앉아 만족하려는 나태한 마음을 거두고, 내일은 오늘보다 한 걸음 더 움직여 보리라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현역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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