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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면 다-된다 챗GPT
민지영.문수민.앤미디어 지음 / 성안당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이 참으로 무섭게 변하고 있다. 손주 녀석들이 스마트폰을 붙들고 사는 걸 보며 “세상 참 좋아졌다”라고 허허 웃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인공지능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영상까지 만든다고 한다. 처음엔 ‘나 같은 노인이 그런 걸 배워서 어디에 쓰나’ 싶었다. 하지만 성안당에서 나온 <하나면 다 된다 챗GPT>를 읽고 나니,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이건 단순히 젊은 사람들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처럼 남은 생을 더 풍요롭고 재미있게 살고 싶은 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도구였다.
이 책은 챗GPT를 단순히 ‘똑똑한 검색창’ 정도로 설명하지 않는다. ‘일 잘하는 AI 비서’라고 정의한다. 일흔 평생 사람 부리는 게 가장 힘들고, 비서 하나 두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 안에 나만의 유능한 비서가 생긴다니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이 책은 아주 친절하다. 챗GPT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말을 걸어야(프롬프트) 찰떡같이 알아듣고 답을 내놓는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다루는 범위다. 단순히 텍스트만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법을 알려준다. 우리 세대에게 ‘포토샵’이나 ‘영상 편집’은 감히 엄두도 못 낼 높은 벽이었지만, 이 책을 따라 챗GPT에게 부탁하니 고퀄리티 결과물이 뚝딱 나온다.

내 주변엔 퇴직 후 소소하게 농사를 짓거나, 작은 가게를 열거나, 혹은 평생의 취미를 살려 무언가를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다들 ‘홍보’나 ‘디자인’에서 막힌다. 전단지 하나 만들려고 해도 사람을 써야 하고 돈이 든다.
“소상공인에게는 적은 비용으로도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1인 마케팅 에이전시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 속의 이 문장이 가슴에 와닿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교한 합성 능력과 인물 일관성 기술은 정말 놀랍다. 내가 상상한 이미지를 설명하면 챗GPT가 그려주고, 그 인물을 유지하면서 다른 동작을 하게 만드는 기술은 마치 마술 같다. 내가 쓴 수필에 들어갈 삽화를 직접 그리고, 동네 소모임 광고지를 전문가 수준으로 만드는 일이 이제는 불가능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릿속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쌓여만 간다. 하지만 그걸 글로 옮기고 형상화하는 작업은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많다. 이 책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실체화해 줄 도구로서 챗GPT를 제안한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실무 행정부터 마케팅까지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구체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복잡한 서류 작업이나 기획안 작성이 막막할 때 챗GPT에게 조언을 구하는 법을 배우니, 마치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기분이다. 학생이나 직장인에게만 유용한 줄 알았더니, 자서전을 준비하거나 지역 사회 활동을 하는 노인들에게도 이보다 더 좋은 교과서가 없겠다 싶다.

흔히들 ‘이 나이에 뭘 배우냐’고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는 오히려 우리 노년층에게 기회다. 복잡한 기술적 언어를 몰라도, 그저 우리가 평생 써온 ‘말’로 소통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나면 다 된다 챗GPT>는 그 소통의 기술을 가장 쉽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가이드북이다. 돋보기를 쓰고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디지털 세상의 주역이 된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이제 나는 손주들에게 물어보는 대신, 챗GPT와 대화하며 내일 있을 노인정 모임의 발표 자료와 멋진 초대장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인공지능이라는 비서를 거느린 칠십 대의 삶, 꽤 근사하지 않은가? 이 책은 내 남은 인생의 2막을 화려하게 장식해 줄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