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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따라 한 걸음씩 - 성경적 교회론의 신학과 실천
안진섭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을 거대한 사건이나 극적인 체험으로 오해할 때가 많다. 하지만 신앙의 본질은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일상의 ‘한 걸음’에 있다.
이 책은 새누리2교회를 담임하면서 ‘교회가 크기보다 건강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신념 아래 분립개척을 통한 건강한 교회 생태계 조성에 헌신하고 있으며, 대전 새누리교회를 목회하다가 새누리2교회를 분립개척하였고, 이후 부목사를 파송하여 새누리3교회를 분립개척하여 지역에 나누는 교회의 모델을 정착시키고 있는 안진섭목사가 거창한 구호나 추상적인 교리에 매몰되지 않고,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걸어야 할 ‘일상의 행보’를 성경적 원리에 입각해 차분하게 풀어낸 영성 지침서이다.

저자는 ‘말씀을 따른다’는 것이 구름 위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내가 내딛는 구체적인 발걸음, 즉 내가 만나는 가족, 이웃과의 관계, 그리고 주어진 일터에서의 성실함에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40년 이상의 긴 사회생활을 마치고 삶을 반추하는 이들에게, 이 ‘한 걸음’의 소중함은 인생의 성패가 결국 매일의 성실함이 모여 결정된다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저자는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마주하는 고난과 예기치 못한 시련 앞에서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제시해 준다. 그것은 바로 ‘기록된 말씀’이다. 감정은 흔들리고 상황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말씀에 뿌리를 내릴 때 비로소 우리는 요동치지 않는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말씀을 단순히 지식으로 쌓는 것이 아니라, 삶의 구체적인 문제(갈등, 질병, 노화, 관계의 상실 등)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실전적인 통찰을 제공하며, 씨를 뿌리고 싹이 나기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말씀이 내 삶에서 열매 맺기까지 필요한 '기다림'의 시간을 긍정하게 한다.

이 책의 제목은 ‘한 걸음씩’이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걷기는 홀로 가는 고행이 아니다. 저자는 교회 공동체와 지역 사회 안에서 이웃과 보폭을 맞추며 걷는 법을 다루고 있다. 특히 소외된 이웃을 향한 시선과 공동체 내에서의 겸손한 섬김이 신앙 성장의 필수 요소임을 강조한다. 이는 마을 공동체 활동이나 봉사에 참여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이들에게 신앙적 동기를 부여하며, 내가 사는 지역이나 일터가 곧 선교지이자 수행의 장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인생의 긴 여정을 지나온 시니어들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청년의 때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달릴 수는 없지만, 노년의 때에는 지혜와 인내로 깊이 있게 걷는 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육체적 쇠약함이나 사회적 지위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믿음의 경주를 완주하기 위해 필요한 ‘영적 체력’이 무엇인지 다정하게 일러준다. 그것은 바로 매일 아침 말씀을 펴고, 그 말씀에 나를 비추어보는 정직한 시간이다.
이 책은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산책과도 같은 책이다. 저자의 문장은 화려하지 않으나 깊이가 있고, 날카롭지 않으나 심령을 찌르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이제 막 신앙의 첫걸음을 떼는 이들부터, 평생을 신앙 안에서 분투해온 중진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왜 오늘 다시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따뜻한 대답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