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소름 돋는 미래 예측 50가지
최경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흔을 넘긴 나이가 되면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에 담담함과 회의가 동시에 깃들기 마련이다. ‘새로운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왔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진 수많은 유행을 평생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닷컴 열풍이 그랬고, 최근의 수많은 기술적 선언들이 그랬다. 그러나 최경수 저자의 <젠슨 황의 소름 돋는 미래 예측 50가지>를 읽어 내려가며 느낀 감정은 단순한 신기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평생을 살아오며 체득한 역사의 필연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데서 오는 묵직한 전율이었다.

 

이 책은 인류 최초로 시가총액 5조 달러라는 대기록을 세운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의 지난 10년간의 발언을 추적한 기록이다. 70대의 관점에서 이 책이 흥미로웠던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의 화려함을 과장하는 여타의 AI 관련 서적들과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젠슨 황의 예측을 이미 현실이 되었다, 현실이 되고 있다, 아직 현실이 되지 않았다라는 지극히 냉정하고 객관적인 삼분법으로 난도질하듯 검증해 낸다. 이 정직한 검증 방식이 노년의 독자에게 깊은 신뢰를 준다.

 

젊은 시절 우리는 무언가를 예측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보았다. 하지만 대개는 맞춘 것만 기억하고 틀린 것은 슬그머니 감추기 일쑤였다. 반면 이 책은 젠슨 황의 예측이 빗나간 지점이나 아직 도달하지 못한 간극까지 솔직하게 드러낸다. 바로 그 말과 현실 사이의 낙차를 보여주는 대목에서 이 책의 진짜 가치가 빛난다. 70년의 삶을 돌아보면, 세상의 거대한 변화는 늘 그 낙차의 틈바구니에서 조용히 힘을 기르다가 어느 순간 해일처럼 밀려왔다. 젠슨 황이 10년 전에 던진 말들이 오늘날 우리의 일상이 된 과정은, 마치 오랜 세월을 거쳐 지형이 바뀌는 대륙 이동의 과정을 압축해서 보는 듯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50가지 예측은 단순히 반도체 칩이 얼마나 빨라졌는지를 논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에서 시작해 반도체, 전력,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거대한 생태계의 연결망을 보여준다. 노년의 눈으로 볼 때, 이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인류가 쌓아 올리는 새로운 인프라(사회적 기반)’의 건설 과정이다. 우리가 젊은 시절 경부고속도로가 깔리고 발전소가 들어서며 국가의 체질이 바뀌는 것을 목격했듯, 지금 젠슨 황은 전 세계적인 규모로 디지털 고속도로와 AI 발전소를 짓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력의 문제를 기술 예측의 핵심 체계로 다룬 부분에서는 무릎을 쳤다. 아무리 뛰어난 지능도 결국 현실의 물리적 에너지 없이는 구동될 수 없다는 이 엄연한 사실은, 세상만사의 이치를 경험한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흔히 나이가 들면 AI나 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며, 자신들의 남은 삶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이 듦이 결코 변화의 관망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나지막이 경고한다. 저자의 말대로 AI를 이해하는 것은 기술 그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부의 이동 경로를 읽는 일이기 때문이다. 70대에게 이 책은 새로운 기술을 배워 취업을 하거나 거대한 사업을 일으키기 위한 지침서는 아닐 것이다. 대신, 내가 살아온 세상의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나의 자녀와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의 질서가 어떻게 재편되는지 그 판단 기준을 세워주는 훌륭한 돋보기가 되어준다.


이 책은 미래를 점치는 예언서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재를 가장 선명하게 인식하게 만드는 거울이다. 젠슨 황이 지금 던지고 있는,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나머지 예측들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속에는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부의 흐름과 사회적 충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얻은 지혜가 있다면, 그것은 세상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흐름으로 읽는 안목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흐름의 실체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어지러움을 느끼는 동년배들에게, 그리고 그 변화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바라본 미래는 소름 돋도록 정교하며, 우리가 왜 끝까지 세상의 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증명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왜 잘못된 선택을 반복할까 - 선택이 반복되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
김영도 지음 / 다온길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은 우리가 불안할수록 오히려 근거 없는 확신에 매달리는 모순을 짚어낸다. 노년이 되면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는 젊을 때보다 더 크게 다가오곤 한다. 건강, 경제력, 관계의 상실 같은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흔들린다. 이때 마음은 안정을 찾기 위해 극단적인 확신을 선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왜 잘못된 선택을 반복할까 - 선택이 반복되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
김영도 지음 / 다온길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년 넘는 세월을 통과해 오며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인생이 결코 단 한 번의 거대한 선택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젊은 시절에는 대학 입시, 취업, 결혼 같은 굵직한 결정들이 삶의 성패를 가르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막상 황혼의 길목에서 뒤를 돌아보니, 내 삶을 빚어낸 것은 번뜩이는 결단이 아니라 매일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반복해 온 사소한 선택들의 흐름이었다.

 

이 책 김영도의 저서 <우리는 왜 잘못된 선택을 반복할까>는 바로 이 지점, 우리가 왜 후회하면서도 익숙한 함정에 다시 발을 들이는지에 대해 집요하면서도 차분하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흔히 선택을 갈림길 앞에 선 고독한 결단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저자는 선택이 단순한 결정의 순간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형성된 흐름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결과물임을 지적한다. 칠십 대의 시선으로 볼 때, 이 통찰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돌이켜보면 내가 저지른 숱한 과오들은 결코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논리적으로는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안의 익숙함감정적 관성이 나를 그 방향으로 떠밀었던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합리적인 존재라 믿지만, 사실은 이미 정해진 감정의 노선을 따라가며 사후에 논리라는 옷을 입히는 데 급급할 뿐이다. 젊은 시절,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했던 일이나, 관계에서의 반복적인 실수가 모두 그러했다. 저자의 말대로 생각보다 훨씬 이전에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나는 그저 그 흐름을 타는 승객이었을지도 모른다.

 

책은 우리가 불안할수록 오히려 근거 없는 확신에 매달리는 모순을 짚어낸다. 노년이 되면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는 젊을 때보다 더 크게 다가오곤 한다. 건강, 경제력, 관계의 상실 같은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흔들린다. 이때 마음은 안정을 찾기 위해 극단적인 확신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 확신은 대개 잘못된 선택의 전조가 된다.

 

또한, 이미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잘못된 길임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매몰 비용의 함정은 우리 세대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평생을 일구어온 가치관이나 방식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은 자아의 붕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심리적 기제를 현실적인 일상의 장면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스스로의 고집과 습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미 굳어진 이 흐름을 바꿀 방법은 없는 것인가? 저자는 희망을 거대한 결심이 아닌 작은 인식에서 찾는다. 속도를 늦추는 찰나의 순간,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하나가 선택의 물길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 칠십 대에게 인생을 통째로 바꾸라는 조언은 공허하다. 하지만 오늘 하루, 내가 늘 화를 내던 상황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것, 익숙한 비난 대신 침묵을 선택하는 것 같은 작은 변화는 가능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삶의 마지막 장을 써 내려가는 이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지혜를 제공한다.

 

이 책은 단순히 심리학적 분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왜 나는 그랬을까라는 자책을 멈추고, ‘어떻게 이 흐름을 다르게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게 한다. 선택의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과거의 반복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잡게 된다.

 

자신의 삶이 왜 비슷한 패턴의 갈등과 후회로 점철되는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특히 인생의 긴 여정을 거쳐온 동년배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우리가 왜 잘못된 선택을 반복했는지 이해하는 것은, 남은 시간을 온전히 나의 의지로 살아내기 위한 가장 존엄한 준비가 될 것이다. 흐름은 바뀔 수 있다. 아주 작은 멈춤으로부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고개를 넘어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드니 세상 보는 눈은 깊어졌을지 몰라도, 막상 그 깊이를 글로 옮기려 하면 펜 끝이 무겁기만 하다. 평생 수많은 책을 읽어왔고, 이제는 시간적 여유도 생겨 읽은 책에 대한 흔적을 남겨보려 하지만, 하얀 종이 앞에서 마주하는 막막함은 젊은 시절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책은 읽었는데, 왜 한 줄도 못 쓸까?’라는 이 책의 문구는 마치 내 속마음을 들여다본 듯 따끔했다. 서울대 나민애 교수가 13년간 학생들의 글을 고쳐주며 쌓은 내공을 담았다는 이 책은, 글쓰기의 문턱에서 서성이던 나 같은 노년의 독자에게 다정한 지팡이가 되어준다.

 

우선 이 책이 가장 먼저 정리해 준 것은 독후감서평의 경계였다. 그동안 내가 써온 글들이 단순히 느꼈다좋았다에 머물렀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저자는 서평을 감상문이 아니라 책에 대한 분석과 판단, 평가를 담은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으로 규정한다. 돌이켜보면 내 삶 자체가 수많은 선택과 평가의 연속이었는데, 왜 유독 책 앞에서만은 주관적인 감상에 매몰되었던가. 서평은 콘텐츠를 이해한 뒤에 오는 세 번째 단계라는 저자의 말은, 읽기가 단순히 활자를 삼키는 행위가 아니라 비판적 사유를 통해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임을 새삼 일깨워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서평의 체급을 나누어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우리는 흔히 글을 쓴다고 하면 대단한 비평가라도 된 듯 거창한 문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민애 교수는 한 줄 리뷰나 블로그용 짧은 글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한다. 욕심을 내려놓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글쓰기의 목적과 길이를 먼저 정하라는 말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글쓰기를 대하던 나에게 큰 해방감을 주었다.

 

70대의 글쓰기가 반드시 장엄한 회고록일 필요는 없다. 오늘 읽은 책 한 권에서 발견한 문장 하나에 내 생각을 덧붙이는 100자 평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기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

 

책은 읽기, 이해하기, 쓰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다룬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멋진 문장력이 아니라 자기 글쓰기의 목적을 아는 일이다. 나 역시 지역 사회에서 운영위원회 감사나 마을 대표직을 맡으며 공적인 문서를 다룰 일이 종종 있었지만, 정작 나 자신의 사유를 정리하는 법에는 소홀했다.

 

이 책은 복잡한 작법론 대신 가장 쉬운 언어로 서평의 본질을 설명한다. 이는 마치 잘 가르치는 선생이 아니라, 곁에서 조용히 길을 안내해 주는 친절한 안내자 같다.

 

인생의 후반전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뽐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그 시대의 기록인 책을 통해 나는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증명하는 행위다. 저자가 말하는 서평도 다 같은 서평이 아니다라는 현실 감각은, 노년의 독자가 자신의 호흡에 맞춰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비록 눈은 침침해지고 손은 떨릴지언정, 머릿속을 스쳐 가는 수많은 생각의 편린들을 붙잡아 글로 박제하는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이 책 덕분에 이제는 책장을 덮고 나서 멍하니 창밖을 보는 시간보다, 짧게라도 내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더 길어질 듯하다. 잘 쓰려는 욕심보다 정직하게 평가하려는 마음, 그리고 나만의 체급에 맞는 글쓰기를 시작하는 법.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이제는 두려움 없이 종이 위에 첫 문장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읽는 인간에서 쓰는 인간으로 나아가는 그 길목에서, 이 책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도 돈 걱정 없이 은퇴할 수 있습니다 - 예비 퇴직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36가지
정도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흔의 고개를 넘어서면 인생은 마치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젊은 시절엔 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쳤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발밑이 허물어질까 봐 조심스러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미 은퇴라는 문을 통과한 나 같은 사람에게도, 혹은 그 문 앞에 서서 서성이는 후배들에게도 은퇴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남아 있다.

 

이 책은 중장년 재취업 및 노후 생애설계 전문가로, 사람과 직업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도영 소장이 막막한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건네는 실무적인 지도와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현장성에 있다. 20년간 3,000명의 사례를 분석했다는 저자의 이력은 빈말이 아니었다. 시중에 깔린 수많은 은퇴 지침서들이 젊을 때 더 아껴라혹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라는 식의 원론적인 공포 마케팅에 집중할 때, 이 책은 우리가 현실에서 부딪히는 36가지 질문을 송곳처럼 파고든다. 적정 생활비의 규모부터 재취업을 위한 자격증의 실효성까지, 독자가 가려운 곳을 정확히 짚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70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은퇴 설계는 단순히 의 문제로만 귀결되지 않는다. 물론 경제적 기반은 품위 있는 노후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돈에 매몰되지 않고 두 번째 커리어심리적 안정’, 그리고 인간관계라는 축을 함께 세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통장의 잔고는 넉넉할지언정, 퇴직 후 맞이한 무한한 자유 시간을 감당하지 못해 고립되는 이들을 적잖이 보게 된다. 저자는 은퇴를 삶의 중단이 아닌 삶의 재구성으로 정의하며, 우리가 은퇴 후에도 사회와 연결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노후 생활비와 소득 구조에 대한 조언이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거창한 부자가 되라고 말하는 대신,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춰 지출을 통제하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이는 예비 퇴직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미 노후에 들어선 나에게도 이 조언들은 현재의 자산 관리 방식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도 빼놓을 수 없다. 은퇴 후의 삶은 반경이 좁아지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 좁아진 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깊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그리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채울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노년의 고독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준비된 고독은 오히려 자아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은 시사한다.

 

책을 덮으며 생각한다. 7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온 나에게도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불안이라는 감정에 잠식되어 현재를 망치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하나씩 정돈해 나가자고 등을 다독여주는 따뜻한 위로이기도 하다.

 

은퇴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이며, 동시에 새로운 문장으로 나아가는 접속사다. <당신도 돈 걱정 없이 은퇴할 수 있습니다>는 그 문장을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퇴직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는 후배들뿐만 아니라, 이미 노년의 길을 걷고 있는 동년배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멋지게 살아갈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연한 불안을 내려놓고, 책이 제시한 36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 나만의 은퇴 지도를 그려볼 차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