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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화
김익두 지음 / 한국문화사 / 2005년 5월
평점 :
최근 나는 우연히 신화에 대한 매력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그 신화라는 신이 나오는 이야기에서 우리 현대에 살아가는 많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 생활, 습관, 일상들을 꾸준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한다.
오늘이 무슨날인데 왜 그렇게 정해지고 되었을까? 혹은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민속이나 풍속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이나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고 말이다.
솔직히 그런 생각을 한두번 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나같은 유형의 사람은 신화라는 매개체를 연극, 문학소설, 영화보다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통해 접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신화라는 것에 가깝게 다가간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 신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신화라는 거대한 인간의 유산으로 통해 과거의 인간을 보는 게 아니라 오늘날의 인간까지도 보게 된 것이다. 신화는 결정되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끝없이 생기고 변화고 소멸하고 탄생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의 사실이란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런 매력을 나는 처음에 에디스 헤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로 접해보기 시작했다. 거기서 느끼는 신화의 이야기는 재미있으면서 뭔가 당시 인간의 사고까지도 느끼기게 충분했다. 하지만 그리스로마신화는 우리 한국인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닌 그저 서구사회에서 시작된 이야기라는 것이 조금 내 자신에게 부족한 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우연히 접한 김익두 교수님의 한국신화는 이 신화라는 주제가 뭔가 낯설게 보이기 보다는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마저도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 책이다. 건국신화와 무속신화에서 한국의 역사기록이나 혹은 당시 생활상, 그리고 인간 세계관까지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제일 인상깊은 내용은 우리 민족은 무속신앙이 흐름이다. 그 무속신앙은 도교, 불교, 유교를 흡수하여 발전하고 최근에는 서구 크리스찬 문화까지 흡수할 수 있다. 우리는 무속신앙이라면 그저 미신이라고 하나 그 미신이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생각을 한다면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전에 집에서 문중제사가 있어서 시골에 갔는데, 그때 내가 조상신에게 절을 하고 난뒤에 따로 토지신에게 제를 올린 것이 있었다. 그리고 고시례라고 이야기하면서 제삿밥 일부를 땅에 뿌리는데 이것이 예전 한국 고대국가에서 고씨성을 지닌 사람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함 행위하는 점과 시골이나 공원에 지나가다 돌무더기가 많이 쌓여 있는데, 이것 역시 무속신앙의 하나였다는 점이다.
신화에서는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짐승과 식물, 심지어 상상속의 존재까지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한다. 까마귀가 왜 아장아장 걸어다니는지 노루가 왜 꼬리가 짧은지도 말이다. 심지어 제주도 지형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도 나오니 신화라는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가지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든 혹은 하지 못하든 신화를 여전히 끊없이 흘러가는 물줄기와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