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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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소설인지라 책의 맨뒤에 있는 파란빛 종이의 작가후기부터 읽게 되었다. 작가가 아내 된 분과의 소소한 대화에서 미쳐 답하지 못했던 말로 이 소설이 시작되었다는 것과 이것은 거창하게 인간(여자) 외피의 아름다움 그러니까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그 발단이 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소설의 맨 뒷장을 덮으며 느낀 소회는 그것이 반드시 외모만으로 한정지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다. 

결국 이 소설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사랑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아들, 여자와 남자, 부부, 친구사이) 이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받고 싶은 사랑과 하고 싶은 사랑에 천착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시작되어 이후로 많은 사연과 악재, 고초, 즐거움, 흥분 등 인간 세상의 관계들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에 어떻게 대면하고, 어떻게 처신하고, 어떻게 변해가고 하는 이야기다.

독자가 선택하도록 자유롭게 열어두었다는 소설의 결말도 좋았고 (둘 다 주제를 흐리지 않는다) 물론 해피엔딩을 선택하고 싶다. 여자가 쓴 편지는 절절하고 감동적이였다. 이 책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왜냐면 외모를 우리가 알고 있는 스펙 중 많은 것들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참 흔하다. 정말이지, 사랑이란 무얼까?  "---여야만 --해. / ---만 아니면 --해. / ---해도 --해" 자신의 사랑에 대한 점검지 또는 리트머스 용지가 필요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지루하지 않다.  

멈춰선 그녀와 그녀를 향해 달려간 남자에게 오늘도 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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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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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을 받고도 응답할 줄 모르는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의 슬픈 이야기_____이책이 눈에 띄는 점은 도표와 그림들, 역사적 인물과 철학자들의 경구들이 등장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만남-희열-틈-갈등-폭발-해소-새로운 만남의 구조인데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남녀 주인공에 한정되어 밀도있는 흐름이 아니라, 헤아릴려면 헤아릴 정도의 권위 가득한 이야기와 유명인들이 등장하여 상황을 친절히 설명해주고 해석해주곤해서 이해곤란으로 불편하기도 했고 어리둥절 하기도 했다. 또한 도표의 정리는 나름 훌륭했으나 그림들은 내용전달에만 주력했을 뿐 예술적 가치면에서는 평범했다. 신문 간지같은 단락 단락의 긴 설명글을 좀더 다듬고 밀도있는 대화가 그런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로 설명 없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의 술술 익히는 대화체 소설이였다면 좋았을 듯 하다. 그러나 보통이 엘리스라는 여자 주인공의 심리묘사와 사랑이라는 감정흐름의 탐구에 보통이 넘게 천착했다는 면에는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_____ 경제의 세계에서는 빚이 나쁜 것이지만, 우정과 사랑의 세계는 괴팍하게도 잘 관리한 빚에 의지한다. 재무정책으로서는 우수한 것이 사랑의 정책으로서는 나쁠 수가 있다 - 사랑이란 일부분은 빚을 지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빚지는 데 따른 불확실성을 견디고, 상대를 믿고 언제 빚을 갚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주는 일이다. 

종교는 만족이 미뤄지는 상태를 토대로 하여, 좋은 것은 항상 얻기 힘들며 은유적인 '초콜릿 케이크"는 피학적일 정도로 비싸다는  믿음으로 세운 심리 구조이다. 

궁극적으로, 오로지 앨리스는 잃어버리면 자신이 존재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사랑받고 싶었다. 그녀에게서 빼버릴 수 없는 요소 때문에 사랑받고 싶었다. 사랑의 동기 중 덧없는 요소를 다 뺐을 때, 앨리스에게는 무엇이 남았을까? 육체와 지성과 가진 것들을 제하니, 어떤 사랑할 이유가 남았을까?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관계의 기반은 상대방의 특성이 아니라, 그런 특성이 우리의 자아상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 우리에게 적당한 자아상을 반사해주는 상대방의 능력에 기초해서. _____ 

"키스해도 될까요?" 여자(또는 남자)가 물었다. 이에 대한 당신의 대답이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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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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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삶과 사랑의 모습 그러나 파편적, 편의적, 낭만적 이별- 전반적으로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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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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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남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다. 읽는 동안 페미니스트가 되어간다.  

아프칸의 정란, 전쟁, 참상, 가족, 난민, 사회의 비정상적인 이면, 비열한 인간성 ...... 천가지의 마음 저리는 사연들과 하나같이 비열한 남자 등장인물들에 읽는 동안 내내 책을 놓을까도 생각했지만, 마리암과 라일라 두 여자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동지애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부분부터는 참상 가운데서도 한점 실오라기 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리암과 라일라의 동지애, 아이들에 대한 사랑, 타리크의 사랑, 잘랄의 늦은 사죄, 라일라와 타리크 가족의 귀환모습에서 희망을 보게 된다. 수많은 안타까움들이 희망을 품은 감동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며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간간이 뉴스로 전하는 쉽지만은 않은 현실의 아프칸 상황에 다시 주목하며 뭐라 말할 수 없이 답답하다.  

아프카니스탄에 평화를!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축복과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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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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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모르는 전화번호로 휴대폰이 울린다.   누굴까? 

나야, 오늘 불현듯 네 생각이 났어, 잘 지내지?   응 너도? 

네가 선물한 시집과 너의 글씨를 보니 옛날이 그립다.   내가 그랬니? 

언제 얼굴 한번 보자.   응 시간나면. 

그리고 부탁인데 시집 한 권 보내주라. 그래도 되지?   응, 그러고말고. 

그래 또 연락하자. 잘 지내고.   응 너도 잘 지내. 

전화를 끊고 선물한 책이 어떤 시집이였나를 생각한다. 

이생진 시인의 성산포였나?  헤르만 헤세의 시집이였나? 

알라딘에서 시집들을 뒤적인다. 

흑백사진의 편안함과 추억이 묻어나는 것 같다. 

책을 받아들었지만 붙이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 내 소소한 감상이 이 책에 질게 베지 않아서 일까? 

나를 아는 친구고, 시를 함께한 친구와의 시간을 사랑한다.

친구야, 한 밤만 더 이 책의 사진과 시와 보내고 네게 시집보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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