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마스(자유남)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이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초벌그림 같은 것이다. 우리 인생이란 초벌그림은 완성작 없는 밑그림, 무용한 초벌그림이다.
토마스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테레사(순정녀)
우연은 필연성과는 달리 이런 주술적 힘을 지닌다. 하나의 사랑이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는 성 프란체스코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여러 우연히 합쳐져야만 한다.
<신분 상승>을 끊임없이 원하는 자는 어느 날엔가 느낄 현기증을 감수해야 한다. 현기증이란 무엇인가? 추락에 대한 두려움? 현기증, 그것은 우리 발밑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홀리는 공허의 목소리, 나중에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아무리 자제해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추락에 대한 욕망이다.
그녀는 세상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매사를 비극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육체적 사랑의 가벼움과 유쾌한 허망함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가벼움을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시대착오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는 법을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사비나(자유녀)와 프란츠(순정남)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 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프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숙한 나이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 정도 완료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게 마련이다. 

질문하나 : 사비나가 프란츠를 떠날 때 짐이 되었던 것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때문인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위해서 인가?   우울하고 난해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파야 청춘이고 (딛고 일서서) 온전히 삶을 이어가는 것이 남은 자의 몫이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연초.호조키
요시다 겐코.가모노 조메이 지음, 정장식 옮김 / 을유문화사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1989년 초여름에 도연초를 처음 접했다.  그 첫머리에 "이렇다 할 일도 없이 지루하고 심심하여, 하루 종일 벼루를 붙잡고, 마음속에 오가는 부질없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쓰노라니, 이상하게도 기분이 복받쳐 나도 모르게 미칠 것만 같구나." 라는 글만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세파에 가슴까지 굳어가는지 젊은 날의 그런 감동을 재현하기는 힘든 건 같다. 

지금으로부터 700년 전(한반도는 고려말 무신정권이 들어서던 시기)에 지금의 교토에 살았던 겐코는 궁정 생활에 익숙하고 정취를 아끼던 문화인이며 출가하여 불교에 귀의한 스님이기도 하였으며  (막부정치를 낳았고.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가마쿠라막부의 칼을 차고다니던 칼잽이 문화를 멀리하며 저물어가는 황실의 옛모습을 흠모하였고 (멋이나 정취를 모르는) 세상과 거리를 두고 관조적인 태도로 은은한 멋을 즐기며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내용을 도연초 속에 담았다. 호조키는 관조적인 태도와는 대조적으로 세상사의 풍상을 온전히 몸뚱이로 받아낸 노인이 세월을 돌아보며 짧은 시간에 정리한 듯 보이는 글이였다.  

이런 호젓한 멋과 정취를 찾는 현대인들이 블로그에 몰두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겐코는 도연초에 243단의 글을 적어갔던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관촌수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6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행복한 책읽기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아는 두분의 책장 언저리에서 똑 같은 책을 발견하고는 왠지모를 연대감 같은 것이 들었다. 왜 이시점에 1977년산 "관촌수필"을 읽는 걸까?

이문구님의 빛나는 어휘력에 먼저 깊은 찬사를 드리고, 우리들 유년시절보다는 빈곤하고, 궁핍하고, 이념으로 덧칠되기도 했지만, 인간 냄새를 풍겼던 사람 사이의 인정과 그것들을 품어온 배경의 서연한 서정을 보여준 아버지 시대의 모습에 깊이 공감한다.  

훌륭한 소설이고 시대상과 소중한 어휘들로 인해서 더 값있어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박철 옮김 / 시공사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엔 약간 지루했다.

풍차를 거인으로 알고 공격하는 등의 이야기는 다 알고 있어서 그러리라했다. 

소설 안에 들어있는 액자소설들을 읽는면서부터는 속도도 붙고 아주 흥미있고 즐거웠다.

무엇보다도 절대로 처절한 죽음 같은 것이 없고 시종일관 유지되는 풍자와 유머러스한 대화, 돈키호테로 인해 무거워지지 않는 상황들 그리고 절대로 쉽게 넘길 수 없는 가볍지 않은 이야기거리들이 좋았으며, 특히 모든 이야기들의 해피엔딩이 좋았다. 

그리고 세르반테스가 셰익스피어와 같은 날 생을 다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