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은밀한 사정 1
연우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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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로설이든 그렇겠지만 정말 재미나게, 상큼하게 잘 넘어갔던 책이다.

일단 표지가 산뜻하니 마음에 든다. 빨갛고 파랗고...


로설속에 등장하는 모든 남자들은 왜이렇게 하나같이 여자들이 희망하는 요소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갖추고 있지 않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여주땜에 대리만족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머릿속에 맴맴 도는 생각들을 입밖으로 꺼내기가 여간 주저스럽지 않다. 그런데 초아는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속시원하게 자신의 성격대로 불의(?)에 맞서는 스타일이었다. 그래도 좀 위험하기는 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도 훈계 하려면 머릿속으로 엄청나게 해도 되나? 못본척 넘어가야 하나?로 갈등하기 마련인데 지하철이라는 넓고도 사람많은 공간내에서 좋은 소리도 아니고, 향수를 넘 많이 뿌렸다고 잔소리를 하다니... 초아니까 가능했을 것 같고, 과연 일반인들도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옛말 하나 틀리지 않는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그렇게 싫은 소리 해댄 남자가 부하직원도 아니고 상사로 나타났으니.

이제 초아의 인생은 파란만장하고 스펙타클해질것이 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아는 의연(?)하게 자신의 방식대로 생활할뿐이고, 까칠하고 독설도 심심찮게 날리기 일쑤인 남주 현수는 초아에 대한 첫인상이 차츰 스멀스멀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여자가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고 귀염성을 보여도 사랑스러운데, 남주가 터프한것과는 상반되는 달달함과 또 남자만의 질투심을 드러낼때 왜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이제껏 자신과 어떻게든 엮어보려 대시하는 여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초아에게 관심이 가고, 관심이 가다보니 이젠 마음이 가고, 마음이 가니 이젠 오롯이 자신만 초아를 담고 싶어하는 심리를 제대로 보여주는 현수.

넌 아니라고 해도 주변인을 공략하면 언젠가 자신의 뜻대로 현수와 썸씽이 이뤄질거라 생각하는 악조들은 참 대략난감이다. 사랑함에 있어 항상 쌍방향이 이뤄지기는 힘들겠지만 자신의 감정을 들이대는 것도 적당히 할줄 아는 미덕을 갖춘다면 충분히 예쁜 캐릭터가 될 사람들이 끝까지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매달리는 것을 보면 안쓰럽다.


난 이 책이 연재되었다는 것도, 또 다른작품과 연작이라는 사실도 몰랐는데 이제 역으로 다른 책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연재될때는 19금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19금스럽게 탄생했다는 것에도 감사할 따름이다.

<본 서평은 '우신출판사'가 로사사에거 진행한 <그들만의 은밀한 사정>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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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은 발견 - 아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기록
공혜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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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흥미로우면서도 재미나게 일상생활을 눈여겨보게끄 하는 책이다.

용도를 다 맞춘 물건들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리폼이 될수 있음을 알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만 했다.

그리고 소소한 일상생활속에서 함빡 웃음을 짓게끔 하는 요소가 가득 숨어 있었다. 난 그중에서도 파프리카의 꼭지부분을 코끼리에 비유해놓은 문장이 너무 멋졌다. 어젯밤에 썰었던 파프리카이건만... 나는 왜 그런식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


저자는 참 시선이 다양하고, 또 세상을 보는 각도가 다양했다. 그냥 자연의 섭리처럼 커가는 식물이라 생각하지않고, 그는 식물을 관찰하면서 그 변천사를 그림으로 그리며 기록해놓았다. 나같이 손재주가 없는 사람으로써는 생각하고 느낀바를 이 저자처럼 그림으로 표현할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물건들은 깨끗하고 하나같이 빛이 나는것만 나오지 않는다. 아주 작고 사소한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 사물에 대한 당사자의 시선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형태와 다른 색감으로 변화할수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도 우리가 스쳐지나가는 매상황속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물건과 만날수 잇을 것이다.


항상 글로만 일기를 쓰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하루하루를 글뿐만 아니라 그림으로도 단촐하게라도 기록해보려 계획한다. 삭막하기만 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상담과정을 통해 욱하는 내 모습을 가다듬을겸 해서 책상 한켠에 미니꽃밭을 가꾸고 있는 중인데, 그냥 2~3일 간격으로 물주고 바라봐주는 것으로 끝낼것이 아니라 이 생명체들이 어떤 변화를 거치는지 꼼꼼하게 세심하게 체크해봐야겠다.

같은 공간내 여러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만 각각의 책상위에 놓여져 있는 것은 다 다르다. 내가 선택한 이 미니꽃밭을 흐뜨러지지 않게끔 잘 다독이고, 또 정성껏 키워내고 또 이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마음의 정화뿐만 아니라 내 자신의 성장변화도 기록하면 시간이 흐른후 멋진 나만의 작품이 탄생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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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 -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오민석 지음 / 살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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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시작함에 있어 개개인별로 방식이 다를것이다.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책을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커피한잔을 음미하며 마시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그냥 우왕좌왕하며 아침을 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일상적으로 보고 듣고 느낀점에 대해 함축적인 단어로 시를 쓴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시들을 읽다보면 그냥 마음속이 개운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수 있다.


일간지에 연재해오고 있는 글을 인생, 사랑, 풍경이라는 주제로 나눠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설을 해놓았는데, 시에 대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는 듯해 편안했다.

예전에 나는 시는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다. 저자는 분명 뜻을 가지고 시를 썼었는데, 읽는 내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때가 많았다. 그런데 저자가 나름의 해설을 해주고 있어 좀더 그 시를 제대로 느낄수 있었다고나 할까?


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제껏 살아오면서 참 마음에 들고, 뭔가 가슴을 쿵하게 하는 시가 있다.

그중 하나가 김춘수의 꽃이다. 생존하는 모든것에는 그나름의 이름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 이름을 누군가가 불러주고 아껴주었을때 비로소 그 이름이 빛을 발한다라는 내용이 너무나도 단순명료하지만 가슴에 확 와닿게 하는 시가 아니었나 싶다. 근데 이 책에서 또다른 시를 하나 발견했다. 바로 <두개의 우산>이었다.

큰 우산과 작은 우산 두개를 빗대 우리의 인생사를 생각케 했다. 큰 우산과 작은 우산 모두 주인을 기다리며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있다라는 문장앞에서 그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모두 다 떠나버린 빈 운동장의 한가운데 우산 두개가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왜 연상되었나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사람에게 방치되어가는 물건의 슬픔이라는 문장이 너무 멋졌다. 그리고 물건에서 벗어나는 사람의 슬픔이라는 문장이 그와 대비를 이루며 상대에게 영원한 존재로 남기가 얼마나 힘든것인지,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해가고 버려지는 관계들은 얼마나 슬픈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아침시간 5분을 투자하여 한편의 시를 읽고 마음의 정화를 할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겨주는 시와 함께 하는 아침이라면 그 자체로 마음이 꽉 차오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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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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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작가들의 위대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현존하는 인물도 아니고, 이미 오래전 세상을 살다 떠난 인물에 대한 새로운 내용들을 토대로 글을 쓰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

신사임당에 대해 내가 이제껏 알고 있었던 단편적인 내용외에, 권지예 작가님은 참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솔직히 그도 여자였고, 아내였고, 어머니였고, 며느리였을테니 지금의 나만큼이나 번민도 많았을 것이고 애로사항도 많았을텐데 왜 항상 그녀는 현모양처의 귀감이 되고, 남편을 옳은 길로 가게끔 인도하고, 자식들을 자자손손 존경받는 큰인물로 키워낸 후덕한 여인이라고만 생각했을까?

그녀에게도 첫사랑에 대한 설렘이 있었고, 또 그리움이 있었고, 미련이 있었음을 망각했던 것이다.


아들일거라 생각했는데, 딸이었을때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그런데 그 자식이 평범한 여자의 재능이 아니라 특출한 재주와 재능을 겸비했음을 알았을때 쭉쭉 성장하게끔 지도해줄수 없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그렇지만 인선의 아버지는 그런 딸에게 세상을 보여주려 했고, 꼭 본인 스스로 세상에 큰 획을 긋는것만이 다가 아님을 가르쳐줬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나중에 가정을 일구고 자식을 낳았을때, 그 뜻을 자식에게 전달하고 그 자식이 올곧게 나라에 힘이 되는 인재로 성장하게끔 하는 것 역시도 큰일임을 가르쳐준것이다. 난 이 부분에서 얼마전에 봤던 <미운오리새끼>에 출연중인 허지웅이라는 인물이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면서, 왜 아이를 낳고자 하는 지인의 물음에 나로써는 한계가 있으나 나보다 더 나은 누군가를 세상에 내놓는것이 발전이지 않겠냐고(?) 했던 말이 퍼뜩 떠올랐다.

그런 것 같다. 내가 잘나서 내가 내 능력과 실력을 발휘해서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고 내세대에 변화시키지 못했던 것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되게끔 하는 것 역시도 큰일임을 우리 부모세대가 인지해야 한다라는 생각도 해봤다.


5만원권의 주인공인 신사임당.

다재다능한 능력의 소지자이고, 율곡의 어머니이고 어찌보면 줏대가 없고 확고한 신념을 갖추지 못했기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남편의 버팀목이 되어줬던 신사임당으로만 알았던 그녀에게도 우리때 10대 소녀들처럼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하고 언제까지는 결혼하지 말자라는 다짐도 했던 때가 있었고, 두근두근 심쿵하게 하는 첫사랑의 대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아! 그녀도 나와 같은 여인네구만 하는 동질감을 느껴 좋았고, 출신성분이 달랐기에 끝내 이뤄지지 못한채 가슴에 큰 그리움으로 남아야 했던 그녀의 사랑이야기가 안타깝기도 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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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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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상상력과 추리력은 어디까지일까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장르불문하고, 작가들은 대단한것 같다. 어디서 그런 소재를 생각해내는 것인지, 또 방대한 양의 글을 쓰기 위해 얼만큼의 노력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책은 그만큼 긴호흡으로 쉼없이 작가가 인도하는대로 머릿속으로 그 상황들을 연출해가며 읽어가기 바빴다.

 

동생이 끔직한 살인사건으로 희생되었다. 그것을 봤고, 떠나는 범인과 눈이 마주치기까지 했다. 그런 상황과 맞닥뜨렸을때 온전한 정신으로 버텨낼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가족의 죽음은 헤어지는 시간이 길든 짧든 상관없이 남은 사람에게 엄청난 슬픔과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다.

린다는 동생의 죽음 이후 세상과의 단절을 택했고, 11년동안 집밖으로 나갈 생각도 못한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오로지 글로만 세상과 소통하며 살았다.

그랬던 그녀가 우연히 TV를 통해 동생을 죽인 범인을 보게 된다. 동생은 아주 오래전 죽어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데, 범인은 유명한 언론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자신이 발견한 살인범을 경찰에 신고해보지만 역으로 자신이 그당시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린다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일이 아닐수 없다. 자신은 그 사건으로 인해 사람으로써의 삶을 어느정도 포기한 상태로 살아왔건만 오히려 밖에서 바라볼때는 자신이 용의자일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살인범이라 생각되는 그를 포기할수는 없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인범을 끌어들여야겠다 결심했고, 그렇기에 치밀하게 함정을 파놓고 그안에 그를 몰아넣을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그와의 대면을 통해 자신의 기억이 온전한 것인지, 어딘가 잘못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과연 린다는 동생의 죽음속에 깔려있는 진실을 찾아낼수 있을런지, 또 은둔생활에서 벗어나 세상과 소통하는 멋진 여성작가로 탄생할수 있을것인지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때 그당시의 상황이 다른사람에게는 또다른 기억으로 남아있을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는데, 린다의 기억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것인지 궁금했었고, 또 린다가 살인범을 끌어들이기 위해 쓰기 시작한 소설속의 소설에 대해서도 무한한 호기심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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