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별에 사는 여우
채은 지음 / 가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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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께와 표지가 맘에 들었다. 그리고 채은작가의 오랜만의 신작이라 한장한장이 더 설렘을 선사했을수도.

그리고 마냥 여리여리한 여주의 모습이 아니라 좋았다. 분명 남자든 여자든 한사람의 인격체인데, 한쪽은 부는 바람에도 흔들리는 연약함을 가지고 보호본능을 일으켜야만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1인이기에.


18살의 시작. 그렇지만 성급해보이지 않았다고 느꼈다면 너무 후한 점수일까? 이건은 런웨이하는 장소에서 만난 채원에게 연락처를 알아냈고.

이때부터 이 둘은 달달한 관계로 성장한다. 그렇지만 두사람이 똑같이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했더라면 그 사랑이 어떠했을까? 어찌됐든 둘의 성장속도가 달랐기에 선택되어질수 밖에 없었던 헤어짐.

채원은 잘나가는 이건에 비해 미래가 뿌옇기만 한 자신의 모습에 힘들어했고, 행여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이건에 매달리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주저스러움이 있었기에 과감하게 이별을 언급했을수도 있다. 자신의 떨어짐과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이별을 말하는 채원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안타까운 이별이 있었기에 어쩜 채원이 성공할수 있는 원동력을 부여받았을수도 있기에.


여주도 멋있었지만 남주의 한결같은 마음지킴도 예뻤다.

자신에게 닥친 불운들을 털어내며 위로받으려 하기보다는 자기선에서 해결하려 했고, 될수 있음 주변인들에게 피해가지 않게 하기 위해 침묵을 했던 모습도 듬직했다.

무엇보다 채원의 성공을 그 누구보다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 또 두사람사이에 흐른 6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버리지 않았고, 항상 여주 채원을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자신의 성공과 인기때문에 여자친구, 애인을 투명인간 만들어버리는 연예인들이 왕왕 있는데 이건은 씩씩했다. 자신의 사랑에 솔직했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더 좋았다.

그런 착하고 멋진 남자에게 참 악조스런 생모 이야기는 가슴한쪽을 시리게 했다. 물론 생모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엄청난 타격이었을것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뭔 죄였겠는가. 단지 생모가 어렸고, 자신의 미래가 한순간에 무너짐을 겪다보니 독해졌을수도.


아무튼 재미나게 잘 읽었다. 여주도 남주도 예쁘고 자신들의 일에 있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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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그랜트도 모르면서
루시 사이크스.조 피아자 지음, 이수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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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많은 것을 상상하게 했고, 또 많은 것을 깨우치게 했던 내용이 담겨 있다.

세상은 급변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다들 그런다. 이런 변화에 둔감하면 뒤처진다고. 물살을 잘 타야 하고, 세태를 잘 파악하고 항상 신문화와 새로운 기계에 대해 적극적인 면을 보이라고.

그렇지만 의욕과 열정이 있다고 하여 다 따라할수는 없다.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자연의 순리이고 법칙이다. 물론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나이대비 더 잘할수 있다. 그렇지만 그게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 않음을 알기에 괜시리 씁쓸해지기도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결코 흉이 아닌데. 우리는 자칫 박자를 놓치게 되면 시대를 모르는 퇴물 취급 당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이 그렇다. 그녀는 잘나가는 패션지의 편집장이다. 그리고 잘나가는 남편에, 두아이의 엄마로 정말 멋지게 나이를 먹고 있는 여자였다. 그렇지만 유방암 수술후 6개월 병가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왔더니 그 6개월사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있다.

자신의 어시스턴트였던 여자가 회사내에서 엄청난 파워를 휘두르며 쭉쭉 나가고 있었다. 나이든 직원들을 잘라낸것은 물론이고, 이번에는 감히 자신의 사수였던 이머진에게 칼을 들이대려 한다. 이머진이 가지고 있는 핵심소스를 다 빼낸후 쫓아낼 작정을 한 것이다.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그만큼의 노력과 열정을 투자하여 성과를 낸 점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어디서든 인간으로써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와 예의와 상도가 있지 않을까?

이브는 그게 없었다. 그랬기에 아마 길게 못가고 흔들릴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마냥 새롭고 신기한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민첩성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역으로 그게 없는대신 나이든 사람들은 경력에 걸맞는 유연함과 대처능력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이머진은 어쩜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것이다. 기계치에 가까운 그녀가 하루종일 최신기술과 친해져보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마냥 안쓰러웠다.

 

이책은 우리에게 이세상은 제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혼자서는 살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가르쳐준다. 그리고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느끼게끔 한다. 첫술에 배부를수 없듯이 버벅대는 신입시절이 있었고, 눈물 쏙 빠지게 혼나고 배웠기에 잊혀지지 않는 노하우를 획득했다는 것을 되새겨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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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시그널 2
이인희 지음, 김은희 소설 / 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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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섭외했던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어쩜 그렇게 적절하게 배역진들을 섭외했는지 난 그것도 궁금하다.

드라마가 시작되기전에 배역진들이 소개되면 어떨때는 잘못된 섭외 아냐? 하고 흥분할때도 더러 있다. 그렇지만 그런 흥분을 제대로 꺾어주는 경우를 왕왕 봤기에.

이 배역진들은 그 누구도 딴지를 걸수 없을만큼 퍼펙트한 조합이 아니었나 싶다.

 

잔머리라고는 굴릴줄 모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후배에게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른채 오롯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했던 이재한 형사. 그는 올곧았다. 그랬기에 어쩜 빨리 꽃이 질수 밖에 없었는지도. 어떨때는 이런 강직한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조금은 유연성을 보이며 좀더 길게 우리곁에 있어줘야 하지 않나 하는 욕심을 갖게 할때도 있지만 결코 타협할줄 모르고 직진만을 인생모토로 삼았던 이재한.

그는 자신이 잡은 나쁜 놈들도 빽을 들이대며 요리저리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봤었기에, 무전기에 대고 미래에는 다르냐고, 돈없고 빽없는 사람도 살만한 세상이냐고 물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강직한 남자를 좋아했던 차수현. 그녀는 15년전 말도 없이 사라졌던 자신의 첫사랑 남자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 끌어안고 살았다. 그랬기에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시계집을 시계 고친다는 명분하에 방문하여 아버지의 건강을 비롯한 일상사를 살폈던 것이 아닐까?

장기미제사건팀의 팀장을 맡은 그녀는 이재한만큼이나 강직했다. 남탓을 하거나, 남에게 미루는 성미가 아니었기에 더 힘들었을것이다.

 

2권에는 홍원동 연쇄살인사건, 인주 여고생 성폭행사건, 이재한 실종사건이 나온다.

난 이중에서 드라마로 볼때도 그랬지만 흥분했고, 너무나도 안타깝고, 좌절스러웠던 내용이 인주여고생 성폭행사건이었다. 도대체 뒷배경없고,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은 그냥 도구화될수 밖에 없는 것인지. 조금만 눈엣가시처럼 되어도 그들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질수밖에 없는것인지. 왜 정직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사람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지 마냥 답답하기만 했던 내용이 아닐까 싶다.

돈 없고 빽 없고 힘이 없어서 누명을 써야 했던 선우. 그 사건으로 한가정이 파탄났고, 몰매를 맞아가며 피를 흘려야했었다. 거기에 박해영이 있다. 그는 자신이 철저하게 믿었고, 의지했던 형의 죽음을 봐야했고, 그 죽음뒤에 숨긴 진실을 어떻게든 파헤쳐야만 했다.

너무나도 절실했기에 마침내는 진실을 목도하게 됐지만... 그렇다고 하여 박해영의 상처가 아픔이 가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것 같다.

 

너무나도 재미나게 술술 잘 읽혔고, 몇번이고 뒤적이게 될 것 같고, 읽을때마다 영상미와 필력때문에 작가를 존경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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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시그널 1
이인희 지음, 김은희 소설 / 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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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재미있는 것일까? 이래도 되는것일까를 연발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드라마로 봤을때와 책자로 만났을때의 감흥은 같은 듯 다르게 다가왔다.

김은희 작가를 보면, 물론 직접 뵌것은 아니지만... 이런 엄청난 필력이 어디서 나오나 궁금증을 자아낸다. 너무 멋진 여자다. 이런 멋진 여자와 사는 남자 역시도 참 멋지기는 하지만.

아무튼 케이블채널 tvN으로 절대 본방사수를 외치며 봤던 시그널이다. 이책은 아마 아주오랫동안 아니 평생 간직되는 보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케이블드라마에서 이만큼의 성화를 얻은 작품이 또 있을까 싶다.

현시대에는 사용되지도 않는 무전기로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이 찰나와 같은 시간대에 통화를 한다는 것. 이게 가능할까? 절대라고 확언할수 있을까?

영상으로 보여줬던 박진감과 연출미가 책에서는 좀 감퇴해보이기는 하지만 내가 봤던 드라마상의 인물들의 말투와 행동등등을 대입시키며 읽다보니, 더 실감나게 글 한자한자가 다가왔다.

 

시그널1에는 총4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첫장에서 만나게 되는 <김윤정유괴사건>. 공시시효가 5분도 남지 않았는데, 절대 자백할리 없는 진범을 앞에 두고 박해영이 얼마나 초조해했던지. 그리고 윤수아의 싸늘한 눈빛과 해볼테면 해봐라...시간은 내편이야!를 얼굴에 전면 드러낸채 싸늘한 미소를 지었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직도 전율이 일 정도다.

윤정이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나버렸고, 진범인 여자는 거봐라! 하는 여유있는 모습으로 복도를 또각또각 걸어나갈때 아무것도 못한채 넋놓고 있던 형사에게 내밀어진 백골사체의 겉옷에서 찾아낸 주차영수증. 그것으로 윤수아는 유턴을 해야 했고, 끝끝내 그녀 인생에 종이 쳐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그 찰나와 같은 시간 희비가 확연하게 구분되는 그 씬은 절대 잊지 못할 짜릿함이었다.

난 개인적으로 이 4편의 사건중에서 이 사건에서 느꼈던 감동이 제일로 컸던 것 같다. 취조실에 앉아있던 윤수아의 그 인간미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을수 없었던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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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 포켓만 아니면 돼 아이비 포켓 시리즈
케일럽 크리스프 지음, 이원열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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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이나 재미났다. 우리가 무슨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때 무슨 일만 아니면 돼 라고 되뇌인적은 있지만, 누구만 아니면 돼라고는 자주로 말하지 않는다.

마치 상대방의 존재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처럼 느껴져 조심스러울수 있는 것 아닐까?

아무튼 이 책의 주인공인 아이비 포켓은 12살소녀다. 어렸을때 버림을 받았고, 어린나이에 하녀생활을 시작했으나, 자신의 처지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다. 사랑많은 가정내에서 자라왔다고 자기최면을 구하고 있다고나 할까.

괴팍하고, 정곡을 찌르는 말을 서슴치 않고 뱉어내고, 제아무리 누군가를 위한다는 이유겠지만 섣불리 나서거나 행동할수 없는 것인데도 아이비 포켓은 과감하게 행동을 한다. 그랬기에 단돈 1파운드와 너와 헤어져 천만다행이다, 행여 나를 쫓아올 생각을 하지 말라는 해고편지를 손에 쥐게 된것이다.


나같음 그 상황에 처하게되면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럽고 눈물 꽤나 흘렸을 것 같다. 그렇지만 아이비는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혼자 떨어졌다는 사실에도 의연하게 일어서는 모습은 정말 아이비보다 몇년이나 더 오래 산 나에게도 참 부러운 점이었다.


이때 아이비곁에 다가온 트리니티 공작부인. 그녀는 아이비에게 어찌보면 참 단순한듯한 심부름을 제시한다.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공작부인의 친구손녀딸 생일에 전달해주라는 것이다. 전달시점에 한계를 지었을뿐, 그닥 어려운 일 같아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비해 받을수 있는 보수는 거액이라 할수 있다. 용감무쌍한 아이비가 그것을 거절할리 만무하고.


그런데 공작부인이 살해당하고, 아이비를 뒤쫓는 석연치 않은 무리가 나타나고, 이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그녀곁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과연 무사히 아이비는 목걸이를 전달하고, 공작부인이 약속한 거액의 보수를 받을수 있을지. 엉뚱하지만 나름 재치있고 위기대처능력을 갖춘듯한 아이비가 이 사건속에 숨어있는 진실을 파헤칠수 있을지 기대를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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