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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말하기의 모든 것 - 현직 아나운서가 전하는 마법 같은 '스피치' 코칭!
이남경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말 한 번 잘못해서 인간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거나, 재산상으로 큰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동문 등 일차 관계에 가까운 영역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익사회인 직장에서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큰 실수를 피하는 걸 넘어서, 적극적으로 내 진심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고, 일도 승진도 다 잘 풀리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이 책에서 배우고 싶었습니다.
"세상일은 타인을 통해 연결된다(p44)." 어느 누구도 섬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연결이 안 된 채 고립된 인간은 이미 사회적으로는 무(無)나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소통을 거의 안 하고 사는 이들과는 대화 자체가 잘 안 통합니다. 소통에 서투른 사람은 회사에서도 슬슬 소외되다 어느새 한직으로 밀립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만 상대에게 하지 않아도, 그에게 신뢰와 호감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느냐보다, 일단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우선 가족이나 아주 친한 친구 등 아무 말이나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사이에서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p48에 나온 사례를 보면 저자분의 친구께서 국제결혼 후 해외로 나가셨는데, (나쁜 의도는 아니겠으나) 가족에게 "밖에 나가서 뭘 하겠어?"라는 말을 자주 들으셨다고 합니다. 저는 독자로서 사실 이 말이 기반 없는 해외에서 일을 시작하는 계획을 걱정하는 의도이지, 그분의 능력을 평가절하하려는 뜻은 아니었겠다고 읽혔습니다. 또 친정에서는 따님을 계속 곁에 두고 보고 싶으셨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여튼 이분은 그런 말들이 상처가 되었던 겁니다. 해외에서 보란 듯이 잠재력을 다 발휘하여 성공하셨는데, 이걸 보고 저는 확실히 외국이 개인 포텐 터지는 데에는 더 유리한 환경이다 싶긴 했습니다. 쓸데없는 인간관계로부터의 스트레스나 괜한 딴지걸기가 없고 자기 일에만 몰두하면 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죠.
쉽사리 판단을 하면 곤란합니다. 책 p75에는 "처음 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충분히 탐색을 하라"고 나옵니다. 확실히 우리는, 그게 마치 세상 사는 낙 중에 하나인 듯 남 평가하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렇게 하면 은연중에 눈치를 챈 그 사람이 기분 나빠할 뿐 아니라 그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일정 이익을 얻어야 하는 입장인 내가 손해를 볼 수도 있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또,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인사를 건네고 나서는, 비언어적인 메시지, 즉 미소라든가 제스처 같은 걸로 그 사람에게 호의의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고 나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3대 요소는 나, 상대방, 상황이다(p108)." 나와 상대방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의외로 소홀히하는 게 상황 요소인 듯합니다. 똑같은 상대를 만나도 언제 어디서냐에 따라 소통의 방식은 다르며 또 달라져야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예전에는 소통의 방식은 대면 소통밖에 없었으나 현대에 들어서 매스 커뮤니케이션이 대두했다." 인쇄술의 발명, 라디오, TV 등이 등장하며 사람 사는 방식이 바뀌었고, 큰 트렌드가 생기면 다수가 일시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다시 소셜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내로우 캐스팅, 퍼스널 캐스팅으로 수렴(p109)"하는 추세이며, 이를 통해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소통 방식은 결국 경계를 넘어 융합, 수렴한다"입니다. 그렇다면 그 소통의 방식도 어떤 근본적인 원리가 관통할 수 있고, 그게 바로 진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정한 관심, 개방적인 태도" 저자가 요약하는 소통의 핵심 이치입니다.
주위에 남 험담하는 게 일상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유형은 누구 근처에나, 언제 어디서나 한 사람 정도는 있기 마련이죠. 저자는 이런 사람도 내 입장에서 무조건 배척할 수는 없으므로 대처하는 방법 세 가지를 일러 줍니다. 첫째 단계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인데 이러면 내가 괴롭습니다. 다음 단계는 상대가 말하게 놓아 두되, 비언어적으로 그만하자, 듣기싫다 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아예 주도권을 갖고 대화하는 것입니다. 험담도 봉쇄하고 내가 스트레스 받지도 않고 이 세번째 방법이 그만한 공력을 갖췄다면 최상의 방법입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이, 전체 목표를 몽땅 부정은 안 합니다. 아마 그렇게 하면 집단에서 축출되기 쉬우니 그렇겠죠. 하지만 부분부정을 하고 들어오는 그 자체가 무척 분위기를 해칩니다. 이럴 때에는 그가 하는 부분부정의 요소와, 전체 목표 사이에 어느 정도 이격이 발생하는지 화이트보드나 메모지에 시각화(p167)하여 그에게 보여 주라고 합니다. "당신은 지금 부분부정이 아니라 결국 전체 부정을 하려 드는 중이다." 그를 배제할 게 아니라, 일단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는지 알려는 줘야 합니다.
스피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무척 힘든 일입니다. 일단은 청중의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엉뚱한 청중을 상대로 맞지도 않는 스타일, 내용으로 떠들어 봐야 아무 소용 없습니다. 청중의 지식 수준과 욕구를 알아야 그에 알맞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런 청중에 대해 사전 정보 수집은 어떻게 하는가? 직접 면접, 간접으로 정보원을 통해 수집, 혹은 몇몇 표본을 뽑아 인구학적(demographic) 속성으로 진단하는 방법이 있겠는데, 이 마지막 방법은 괜한 편견으로 전체를 단정할 위험이 있다고 저자는 덧붙입니다. 청중과 눈맞춤을 자주 하고, 원고 읽기식 스피치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합니다.
확실히 사람 목소리라는 게 중요합니다. 설령 말하는 메시지가 비호감이라 해도 목소리가 좋다 보면 일단 권위에 순종하고 싶고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part 5에서는 발성을 좋게 하기 위한 여러 요령이 정리되었는데 목소리 때문에 고민인 이들은 정독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는 스타카토 발성, 레가토 발성을 설명하는 대목이 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피치 원고는 문장이 아니라 단락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p309).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단락별 주제는 물론 전체 주제가 뭔지 파악이 되어야 하며 단순한 오럴 펑션이 아니라 두뇌 작용이 수반되는 과정입니다. 또 바디랭귀지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고 효과적입니다. p325에 보면 파워 존을 정확히 이해하여 과장되지 않게 가벼운 최소한의 동작만으로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요령이 나옵니다.
소통이라는 게 여러 차원의 노력이 동시에 작용하여 타인과 공감하는 작용임을 잘 배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