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치유하는 마음 털어놓기
최정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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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놓아 버리다가는, 속된 말로 정신줄까지 놓아버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은, 이 책의 제목처럼, 먼저 인생 그 자체를 바르게 보고(여기까진 그래도 많은 이들이 그리 실패를 겪지 않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 놓아줄 때에 제대로 놓아 주고, 마지막으로 내려 놓는 그 요령과 타이밍을 아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럼 어떤 사람인가. 수많은 내담자들을 맡아 그 영혼을 달래준 심리상담사 최정우 선생님입니다. 이 책 p68~69를 보면, 이 점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자신은 절대, 나인 투 파이브,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을 못 하는 인간이다. 이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이는 저자가, 그간 어디엔가에 소속됨을 느끼지 못한 대서 연유한 공허감이, 실은 자기기만의 허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된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참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p173에 나오는 바처럼,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속된 말로 멍때리고 있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p221에 나오는 원칙 "누구건 간에 도피 여행을 떠나는 순간이 필요하다."입니다.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여행이란 결국 자아를, 익숙하지 않은 타지에서 발견하는 일입니다. 참된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일은, 완전한 비움을 통해 나 자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과정으로도, 또 아예 머나먼 타지로 향하는 실천을 통해서도, 다 가능하다는 말이겠어요. 

p252에 보면 유명한 영화대사가 나옵니다. "거절당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거절하는 것이다. " 저도 이 영화 <동사서독>을 보았습니다만, 어찌 보면 이는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도리어 문제를 말소하는 선택입니다. 시험을 치러 가지 않으면, 오답을 찍는 좌절은 없겠지만, 동시에 그 시험에 합격한다는 기대도 전혀 가질 수 없게 되죠. 결국 인간은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참된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관계맺기란, 도피한다고 해서 도피가 될 수도 없는, 자기장의 영역과도 같아서 순리에 따라야만 합니다. 

저자는 우화와 실화를 다양하게 열거하며, "삶을 내려놓기"에 어떤 테크닉과 각성이 적용되는지 실감이 느껴지게 가르쳐 줍니다. 그 중에는 만화가라는 분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분은 이 책 뿐 아니라, 제가 읽은 중국어권 저자의 책에 하도 자주 등장해서, 대체 어떤 분인지 이번에 인터넷에서 찾아 봤습니다. 1981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33세인데, 이 책 저자뿐 아니라, 다른 저자들도 입을 모아 그 미모와 청순함을 칭찬하곤 했습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그녀입니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자아를 참된 모습으로 발견하고, 불편하며 불필요한 아집에서 해방된 인생은, 이런 미모를 그 나이에도 간직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것참. 만약 그 말이 옳다면,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이 가능하겠네요.  

이 책은 추상적인 잠언만 나열하는 게 아니고, 꽤나 실용적인 해결책도 나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는 거죠.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저 수동적인 대응만으로는 극복이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충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운동을 통해 풀어야 하며, 이 운동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통해 몸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까지 가져온다는 자기 체험상의 교훈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보디컴뱃, 라틴댄스 같은 활동도, 스트레스 탈출 요법으로 저자는 권합니다. 

이 책은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자계서이고, 힐링 매뉴얼을 표방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편집도 천연색이고, 내용도 전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 위주라서, 아무 생각 없이 책장만 넘겨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긴 힐링을 시켜 준다면서, 그 독해 과정에 불편함이 따르는 책만큼 이율배반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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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 당신이 알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
안준형 지음 / 세이코리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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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에 보면 우리들이 TV에서 자주 봤던 손수호 변호사의 추천사 일부가 인용되었습니다. 변호사란, 과연 사람 자체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는 직업일까요? 이 책을 읽어 보면 과연 저자 안준형 변호사는 그런 분인 것  같았고, 누군가를 옹호한다는 건, 혹은 신랄히 비판한다는 건, 그 당사자뿐 아니라 인간의 본성, 나아가 사회의 구조적 본질에 대해 깊은 생각을 거친 후에라야 그 결과가 온당해지는 작업이겠음을 깨닫게도 되었습니다. 

한국은 이미, 예전에 누렸던 마약청정국이라는 지위를 잃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마약은 그 제조처에서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유통, 도달될텐데, 이에 관여한 모든 이들이 처벌되는 아주 중대한 범죄의 주된 테마입니다. 책을 읽어 보면 이른바 "드랍(p45)"이라는 수법으로 이를 중간에서 단계별로 이동시키는 양태가 서술되는데,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쩌면 이렇게 쉽게 마약 소비에 노출되었는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말합니다. "특정 마약 사건에 관련된 범죄자들을 일망타진하는 건 생각보다 매우 쉽다." 혹시라도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유혹에 빠지거나, 한 번 정도야 어떻겠냐는 안이한 생각이 든다면 이 말을 꼭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직분이 변호사이니 만큼 마약을 직접 소비한 이들을 맡아 변호한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이 책이 쓰인 한 동기이기도 하겠습니다). 대체 왜 마약을 흡입하려는 것일까? 단 한 번의 시도만으로도 이미 뇌는 그것이 안기는 엄청나게 황홀하고 달콤한 효과를 기억하기 때문에, 설령 엄격한 단약 절차를 거치고 이후 재활에 성공했다고 쳐도 그 사람은 엄청난 의지력을 앞으로도 발휘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또다시 마약에 이끌릴 확률이 아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이 사례에 대해서는 p116 참조). 사실상, 마약의 악폐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방법은 없는 셈인데, 이를 교육이나 캠페인을 통해 모를 리 없는 한국인들이 왜 마약에 손 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일까요? 

성적인 쾌락은 특정 단계의 행동 패턴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쉽게 싫증이 납니다. 더 크고 새로운 쾌감을 맛보려면 뭔가 다른 걸 시도해봐야 합니다. 마약을 흡입하고 단수 혹은 복수의 파트너와 시도하는 성적인 어드벤처는, 시간적, 금전적으로 과한 잉여를 누리는 이들에게 매우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p71을 보면 필로폰 사건은 특히 남녀가 얽히는 비율이 높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적인 원한, 혹은 가벼운 형(刑)을 받으려는 동기가 생기면, 다른 관련자를 무고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저자는 예컨대 p75 같은 곳에서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어느 피해자(여성)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어이 밝혀낸 일화를 들려 줍니다. 읽으면서, 변호사라는 직분의 엄청난 무게와 책임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마약에 연루된 몇몇 연예인들이 큰 화제를 부른 적 있습니다. 어떤 이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고, 어떤 이는 혐의가 전혀 입증되지 않아 도리어 동정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저 당사자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확실한 증거도 없이 대대적인 단죄가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저자는 "명백한 피의사실공포(죄)"라며 개탄스러워합니다. 우리들도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p158을 보면 흥미로운 사례가 또 나옵니다. 070번호는 저자 말씀대로 우리가 잘 받지 않는 전화죠. 텔레그램에서 마약왕으로 통하는 의뢰인(어떤 사람이라 해도 변호사는 일단 사건 위임이 이뤄지고 나면 그를 적극 옹호할 의무가 생깁니다)과 접촉하고 나서, 우리 나라의 마약 범죄 실태에 대해 많은 지식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대목을 읽고 참으로 놀라웠던 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많은 경쟁자들을 제쳐서 마약왕의 자리에까지 오른, 일종의 석세스스토리(?)가 이렇게 생길 만큼 한국에서 마약이 널리 퍼져 있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들도 제발 경각심을 가져, 한국에서 특히 어린 세대가 더 이상 마약의 피해자들이 밝생하지 않게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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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질문 - 멈춰 선 자녀의 성장동력을 재가동시키는 에너지
정진 지음 / 라온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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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농경 사회가 가정의 기본적 패턴을 결정하는 구조라서, 아버지뿐 아니라 할아버지, 증조부, 그리고 백숙부까지 한 지붕에서 사는 일이 많았다고 하죠. 이런 환경에서는, 원칙적으로 아이는 아버지의 모범과 본을 받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환경이었겠죠. 물론 가부장적인 낡은 봉건 이데올로기, 성차별적 행태 강요 등은 폐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정을 벗어 나 2차 집단에 속해서도, 리더십을 보이고 주변을 챙기며 어른스러운 행동으로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버지, 할아버지에게 교육을 잘 받고 자란 이들이 많더군요. 아버지의 결핍을 느끼고 자란 이나, 아버지와 원만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자란사람은, 회사나 학교에서 융화되지 못하고 꼭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런 사람들도, 엄마의 사랑만큼은 넉넉히 받고 자란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하면, 그 사람은 "큰 그릇"이 되기에는 뭔가 결여된 기량이 되기 쉽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사랑을 주고 가까이 곁에 있어 주는 아버지가 될까? 요즘 세계적으로 단연 화두가 되는 게 바로 friendy입니다.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 주는 아빠! 사실 요즘 아이들은, 엄하고 어려운 아버지를, 지난 세대에서조차 구경할 일이 없기 때문에, "프렌디 스타일"을 과연 고마워할지 의문입니다만, 여튼 대세는 그것이라고 하네요. 우리 나라에서는, "프렌디'라고만 하면 "프렌드"와 바로 식별이 안 되어서, "프랜대디"라고 말을 좀 더 붙여 부르는 모습도 자주 봅니다. 사실, "프렌디 스타일"은 이미 한국 사회(특히 도시라면)에서는, 이미 자리잡은 지 오래입니다. 어느 아빠가 요즘 아이를 엄하게 가르치고 매를 들겠습니까. 어떤 때 보면 엄마보다 더 싸고도는 게 한국의 아빠들입니다. 프렌디 지향으로 아빠 할 일을 다한다면, 한국의 아빠들은 걱정 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그냥 애늙은이 같은 소리가 아니라, 자기 인생은 자기 스스로 세부적인 데까지 설계해 간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아빠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서 효용-비용을 따져 보니, 스마트폰 그거 별 쓸모 없다는 이성적 결론에 스 스로 도달한 거죠. 이런 아이가, "지금 학업에 몰두하면 나의 장래에 매우 유리하겠군." 같은 결론이라고 스스로 내리지 말라는 법 있겠습니까? 내가 필요해서 내가 하겠다는 데, 그걸 누가 말리겠으며, 타인의 보조와 부추김을 받아 하는 공부보다 얼마나 큰 탄력을 받겠습니까? 세상에 자기 주도만큼 생산 효율을 내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엄격하기만 한 게 "아버지 되기"가 아닙니다, 그는 베갯머리에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 주는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이 처럼, 어느 경우에 자상하고 어느 경우에 얼음처럼 냉정하며, 어느 경우에 불같이 단호해야 하는지 준별하는 게, 자기 주도로 제 인생을 이끌어나가는 아이를 키우는 첫걸음입니다. 특히 저는. 자기 전에 책을 같이 읽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너무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독서가 무엇입니까. 아이에게, 생선을 먹여 주는 게 아니라 생선을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첫걸음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장 중요한 정신 성장의 발판을, 아빠가 직접 놓아 주는 아이, 그 아이는 사회에 나와서도, 타인에게 의지가 되고 가이드가 되는 리더 노릇을 하게 됩니다. 참 좋은 선배다, 상사다 싶은 분은, 가정을 방문해 보면 그런 느낌이 확연히 들더군요. 좋은 아버지가 되는 길은, 결국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뭐랄까 상궤를 다소 벗어나는 그 예화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TV 보는 시간을 줄이고 운동에 전념하게 한다는가 하는 모습은, 그렇게 드물지는 않습니다. <부모 vs 학부모>에도, 그저 축구 하는 시간을 확 늘려 준 (대신 TV는 못 보게 한) 어느 가정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아이는 보란 듯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죠. 운동이 학생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우리의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로서  파격적인 행보는 그에 그치지 않더군요.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안 사주는 부모는 거의 없는데, 구 소장은 사용요금을 (이제 중학생인) 아이게 스스로 낼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아이는 별 망설임 없이, "지불하는 돈에 비해 효용이 크지 않고, 꾀하려는 효과는 다른 방법을 통해서 거둘 수 있다."고 대답했다는군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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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선 넘은 거야 쓰면서 치유하는 심리워크북
샤론 마틴 지음, 양소하 옮김 / 에디토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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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내키지 않은 사람이, 일이, 나를 끌고 갈 때, 그땐 몸을 멈추고 마음에게 물어봐. '나 괜찮아?'라고(p77)" 우리는 회사에서 사회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어떤 상황에 끌려가는 일이 무척 잦습니다. 대개 이런 경우 우리는 "뭐,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없잖아?"라며 억지로 맞추려들 듭니다. 그러나 나의 감정을 부인하며 상황에 과잉적응하는 게 과연 언제나 현명한 선택일까요? 결국 상처 입은 나의 마음은 그 작은 아픔이 쌓이고 쌓여 나중에 큰 탈이 나고 맙니다. 저자는 "좋은 것과 나쁜 걸 처음에 나누지 말라"고도 합니다. 며칠 전에 읽은 김세중 著 <무소유>에서 읽은, 성철스님이 했던 말씀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연극 무대 위에서 배우 없이는 역할이라는 게 존재하지 못하듯,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내가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읺기 때문에 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p111)." 셰익스피어의 <좋으실 대로>의 어느 대사가 떠오릅니다. 아무 해석이라는 게 없이 그저 대본만 암기하여 목청만 높여 떠든다면 그 누구도 그 사람을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지 않을 것입니다. 해석이란, 혹은 자신만의 관점이란 그렇게나 중요하며, 한 번 사는 세상에서 남의 관점에만 맞춰 살다가 허깨비처럼 가는 인생이라면, "누구나 갖고 태어난 행복의 무게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놓아 버리는(p110)"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뻔히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우리가 사기꾼한테 속는 건, "내 욕심이 사기꾼의 말에 멋지게 포장지를 씌워서(p145)"라고 합니다. 나를 파멸로 몰고가는 건 남의 교묘한 속임수가 아니라 바로 나의 헛된 욕심입니다. 배가 고프면 모든 음식이 다 산해진미로 보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다름 아닌 나 자신과 가끔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눠 줄 것을 권합니다. 함께 느껴 주는 것만으로도 "차갑게 굳어 있던 마음이 촛농처럼 녹아내린다(p150)"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해주고 신경 써서 배려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세상을 그저 내 마음 내키는 대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 힘 있는 이들에게 기분을 맞춰 줘야 하고, 이익이 되는 길이면 적성에 맞지 않더라도 과감히 택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매번 그렇게만 살면 어느새 내 삶은 빈껍데기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저자는 "발길 닿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보고 싶은 게 인생이잖아?(p166)"라고 우리들에게 묻습니다. 이때 지나치게 물욕, 성욕에만 따르면 그 역시도 후회만 가득 남을 삶이 됩니다. 앞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수시로 내게 물으라고 했던 저자의 말씀이 다시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지나치게 조심만 하고 남 눈치만 보면 결국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너무 잘하지 않아도 돼. 기회는 또 오니까.(p213)" 삶에는 이런 대범한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홀히하면 곤란하고, 적절히 거리를 두되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비워진 자리를 인정한다면, 너와 나, 서로가 왜 필요한지 알게 될 거야.(p225)" 이런 남을 사랑하는 데에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는 데에는 조건이 필요 없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내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입니까. 이걸 확인만 해도 벌써 나는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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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매일 두뇌 운동 (스프링) - 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을 위한
베이직콘텐츠랩 지음 / 베이직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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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물론 성실한 마음가짐, 성과가 나는 생활습관 등이 모두 중요하지만 어찌보면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아무리 새로운 지식을 익히고 이를 삶 속에 적용하려 들어도 머리가 젊었을 때처럼 잘 돌아가지 않는다 싶으면 결국은 목표하던 바가 잘 안 이뤄집니다. 하물며 나는 젊었을 때, 어렸을 때에도 그리 머리가 좋지 않았다는 분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무엇을 배우고자 할 때 가장 장애가 되는 건 "내 의욕만큼 잘 따라와 주지 못하는 나의 머리"입니다. 







아니, 내가 머리를 아인슈타인이나 무슨 고승덕 변호사처럼 타고나질 못했는데 그걸 어쩌란 말인가? 그런데 생각 외로, 머리란 건 쓰기 나름이고, 후천적으로 노력하기에 따라서 좋아지기도 합니다. 이걸 개인의 특수한 경우라고 보기엔 그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너무 자주 발견됩니다. 직업운동선수는 아무리 아웃라이어, 빼어난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해도 나이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은퇴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두뇌는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신체 부위와는 달라서 나이를 어지간히 먹고도 잘 기능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주요 토픽 중 하나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뇌를 가장 효율적으로 잘 쓰는 방법이라는 게, 이른바 뇌의 가소성(plasticity)을 잘 이해하면 터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사용하면 강화되고, 사용하지 않으면 약화된다(p56)." 이것이 가소성의 핵심입니다. 플라스틱이라는 소재 역시 적정 온도와 압력만 가해 주면 자유자재로 모습이 변형되기 때문에 싼 가격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서 한때 문명사회의 풍요 그 핵심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머리가 좋다는 건 머리가 말랑말랑하게, 주어진 상황에 그때그때 잘 적응하며 좋은 해답과 분석을 척척 잘 내어놓는다는 뜻도 됩니다. 저자는 이 뇌 가소성 개념을 잘 이해하면 "뇌를 잘 운전해서 자신이 목표한 지점까지 잘 도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페라리, 람보르기니를 소유할 수는 없어도, 제법 많은 경우 소o타나 아o테를 모는 사람이 슈퍼카 오너보다 더 일찍 목표를 달성하기도 하는데 이런 건 다 자신이 가진 차를 더 잘 다룰 수 있어서였습니다. 

수학자들도 위대한 업적은 20대 정도에 달성하며, 그 이후에는 서서히 능력이 쇠퇴한다고 합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인간의 신경세포는 일정 연령 이후에는 감소하는 게 엄연히 팩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나이 든 후에 뇌의 성능이 향상된다는 것인가? 이 핵심을, "가소성"이라는 성질이 쥐고 있습니다. 비록 세포 수는 줄어들지만, 뇌의 임자가 부지런히 두뇌 훈련을 한다면 이런저런 신경망이 연결되어 (쓰지 않고 오래 방치한 사람보다) 성능이 더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혹은, 내내 자기 생각 안에만 머물러 있어서, 여태 해 보지 않았던 생각을 잘 안 받아들이는 습관을 가진 사람보다 더 머리를 잘 쓰게 된다는 뜻도 됩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단단하고 큰 근육을 가진 게 꼭 아닌 것과도 같습니다(물론 그렇게 태어난 사람도 있지만). 쓰면 쓰는 만큼 좋아진다는 말은 상식선에서도 얼마든지 납득이 되는 진리입니다. 물리적인 근육도 그 자체로는 나이가 들면 줄어들지만, 젊은데 운동 전혀 안 하는 사람보다는 중장년 운동러가 더 좋은 근육인 것과 이치가 같습니다. 지능이 유동성 지능과 결정성 지능으로 구별되며, 후자는 뇌 가소성을 잘 활용하여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론에 대해서는 p111 이하를 참고하십시오.







두뇌가 활성화하고 나아가 그 뇌의 지시를 받아서 몸 전체에 더 높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과정에는 호르몬이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집에 불이 났을 때 평범한 가정주부가 냉장고를 번쩍 들어 옮겼다거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 중) 동물원 곰 우리에 들어간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쇠창살을 구부린 어머니 이야기가 다 그 예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 시작 전 "파이팅!"이라고 크게 외치는 것만으로도 호르몬이 분비되어 신체 활동이 더 활성화할 수 있고, 아주 예전에 한국의 권투 선수 홍수환씨가 여러 번 다운을 당하고도 불굴의 정신력을 발휘한 사례도 다 비슷한 원리에 의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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