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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30 Days 태국어 문자쓰기 + 기초문법 - 플러이쌤과 함께하는
조나경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평점 :
태국어는 근래 한국 회사들의 현지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학습자가 부쩍 늘어난 듯합니다. 일단 인근 베트남 등과는 달리 로마자가 아니라 고유 문자를 쓰다 보니 접근부터가 좀 어렵습니다(물론 로마자를 쓰는 베트남어도 직관적으로 한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 체계는 아니지만). 따라서 초심자라면 일단 글자 한 자 한 자가 어떻게 발음되는지는 배워야 길거리 간판이나 가게 매뉴라도 대략 알아볼 수 있고, 마치 초등학생에게처럼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교재(혹은 코스)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일단 그런 점에서 초보자의 심적 부담을 엄청 덜어 줍니다.
동영상 강의는 무료로 제공됩니다. 또 동양북스 사이트에서 무료로 mp3 음원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습니다. pdf 파일로 된 쓰기노트도 제공되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에 매우 중요한, 소리내어 크게 읽기 과정과 쓰기를 손수 해 볼 수 있어서 유익합니다.
문법이나 철자도 중요하지만 사실 태국어처럼 우리 한국인들에게 아무런 스키마가 마련되지 않은 언어는 공부 초입에 학습자들한테 대략적인 쌩 기초를 마련해 주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p8을 보면 한국의 세종대왕 격인 쑤코타이 왕조 제 3대 왕인 람캄행이 1283년에 태국어 문자를 만들었다고 나옵니다. 조선의 세종대왕은 1443년에 한글을 창제했으니 160년 앞서 만들어진 셈입니다.
우리가 영어 처음 배울 때, 한국어와는 달리 S+V+O(또는 C) 형식이 기본이라고 배웠습니다(혹은 그의 변형). 태국어도 문장의 형식(혹은 어순)은 (우연히도) 저 영어와 비슷합니다. p9를 보면, ฉันกินข้าว라고 해서 "나는 밥을 먹는다."라는 문장을 배웁니다. 우리말처럼 어절 단위로 띄어 쓰면 ฉัน/กิน/ข้าว가 되겠습니다. 발음은 "찬/낀/카-우"라고 교재에 한글로 일일이 달아 놓았습니다. 다만 "문장 내 띄어쓰기, 문장부호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책에 나옵니다. 꾸미는 말은 꾸밈을 받는 말 뒤에 놓이는데, 이는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과 (우연히) 비슷한 특징입니다(한국어, 영어와는 반대입니다).
또 우리말처럼 태국어에는 존대 어휘, 높임말이 있다고 합니다. 또 어형(語形)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단어 반복이나, 합성으로, 새로운 말을 만들어낸다고 나옵니다. 책에서 예로 드는 건, 쌀(ข้าว, 카-우)라는 단어를 두 번 겹쳐 써서, 쌀쌀, 즉 "카-우 카-우"라는 단어로 "백미(白米)"라는 새 말을 만들어내는 식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에는 자음 24개, 자음을 나타내는 글자는 14개가 있습니다. 태국어에는 중자음 9자, 고자음 10자, 저자음 23자가 있다고 합니다. 한글보다 글자 수 자체가 엄청 더 많습니다. 중, 고, 저의 3분류는 성조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p115를 보면, 이런 중자음 뒤에는 1, 2, 3, 4성 부호와 모두 결합할 수 있고, 성조 기호도 같은 페이지에 다 나옵니다. 성조 기호는 일종의 diacritic인 셈인데, 중국어와 달리 이처럼 초자음의 오른쪽 위에 성조 기호가 (원칙적으로는) 다 따로 붙어서 발음하기가 편합니다. 그런데 p119를 보면 성조부호가 따로 없어도 알아서(일정 규칙에 따라) 성조를 내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이걸 무형성조라고 부릅니다.
ไก่(까이. 닭)을 예로 들면, ㄲ라는 자음은 (오른쪽의) ก라는 글자가 표시합니다. 또 [아이]는 (저 왼쪽의) ไ라는 글자가 표시합니다. 순서가 우리 감각과는 반대인 셈입니다. 또 ไ라는 모음은, 교재 저 뒤 p84, p89에 나오듯이, 이른바 반모음이라는 것입니다. 종자음이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종자음이 오지 않습니다.
태국어에는 복합자음(p137)이란 게 있습니다. 책에서는 우리 학습자들의 편의를 위해 "그저 이중자음, 혹은 초자음의 두 개 연속"이라고 이해해도 된다고 설명합니다. 영어에도 예를 들어 strike 같은 단어는 자음이 어두에 세 개가 오기도 하니 말입니다. 우리말에는 이런 게 없습니다.
앞에서 태국어는 단어의 반복을 통해 새로운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했는데, 그래서 반복부호라는 게 따로 있습니다. 마이야목(p159)이라 불리는 이 기호는 ๆ라고 쓰며 태국어 키보드에 표시도 되어 있습니다. 책에는 "빨리빨리, (강조의) 좋다, 천천히" 같은 단어들의 예가 나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를 충분히 배려한 친절한 설명, 올컬러 배색 덕분에 훨씬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