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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자격증시험연구소 지음 / 해커스자격증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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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기사 시험은 아마도 한국에서 시행되는 기사 시험 중 가장 많은 수가 응시하는 직렬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 교재 p8에 나오듯 각종 공무원, 공공기관 채용 과정에서 가산점도 부여되고, 이 자격증을 인정해 주는 기관이나 회사들도 많습니다. 물론 다른 기사 시험과 마찬가지로, 해당 전공을 이수, 졸업한 이라야 응시 자격이 부여됩니다. 이 교재는 기사 전용이므로 산업기사 시험을 응시하려는 이들은 다른 교재를 고르는 게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길이겠습니다. 

전기기사 시험은 특히 내용도 방대하고 난도도 꽤 높은 편입니다. 해커스 교재를 살펴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라면, 일단 출제 범위에서 누락된 내용이 극히 드물어서 이 한 권으로도 시험 대비에 부족한 점이 없어서 따로 단권화 작업이 별로 필요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음으로, 편집이 깔끔해서, 같은 내용이라도 눈에 잘 들어오고 기억이 덜 휘발된다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내용이 누락된 점이 이렇게 드물고 양이 방대한데도 설명이 비교적 자세하기 때문에 암기의 지옥 행진 느낌이 그나마 덜합니다. 물론 이런 기사 시험 교재에 온갖 설명이 다 들어갈 수는 없으므로, 이해를 위해 더 필요한 부분은 학부 때 공부하던 교과서를 참조하거나 인강, 실강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p22를 보면 벡터의 미분연산이 나옵니다. 우리는 미적분 관련 기호를 뉴턴식이 아닌 라이프니츠식을 따르므로, 고교 이과 과정부터 학부까지 배우는 거의 모든 표기 방식은 라이프니츠식입니다. 구태여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하지만 책에는 ∇라든가 ∂(편미분) 기호에 대한 설명이 일일이 나와 있습니다. 또 혹시 잊은 이들이 있을까봐 기울기 벡터, 니콜라 스칼라량에 대한 관계도 간단하게 밝혀 놓았습니다. 페이지 하단에 나오는 원통좌표계, 구면좌표계에서의 미분 연산 공식, 또 발산 정리와 스토크스 정리를 보면 살짝 머리가 아파 오다가도 아 이 고비만 잘 넘기면 공붓거리가 제법 줄어들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깁니다.  

유전율의 개념 이해라는 게 무척 중요하다는 점을, 교재를 공부하며 내내 확인할 수 있습니다. p55를 보면 유전율이 서로 다른 유전체가 인접할 때 전계가 경계면에서 굴절한다는 내용도, 유전율에 대한 확실한 학습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해가 까다롭지 않겠습니까. 방향의 전환은 삼각함수 기초 개념을 알아야 더욱 빠르게 이해할 수 있으며, 직렬 복합 유전체와 병렬의 경우 어떻게 전용량이 달라지는지 명쾌한 그림 덕분에 수험생들이 쉽게 납득 가능합니다. p111에는, 우리가 중학교 교과서에서도 배웠던 플레밍의 오른손 법칙이 그림과 함께 설명됩니다. 

p132를 보면 전력 조류와 주파수 변동에 대한 그림과 서술이 나옵니다. 역시 기사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대목이며, 기출 변형 위주인 산업기사 시험과 차별화가 이뤄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슬랙 모선의 경우 위상각을 0으로 지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삼아 다른 모선들의 위상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책에 정의가 나옵니다. 간단해 보이는 이 두 줄로부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정리와 공식들이 파생되는지를 생각하면... 

p158을 보면 조상설비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이 한자가 이렇게 쓰인다는 걸 이해하기란 상당히 어려운데, 영어 원어는 phase modifying입니다. 상(相)은 단계라는 뜻이며, 조(調)는 조율한다, 수정한다라는 뜻입니다. 책에 나오듯이, 이 설비(equipment)는 역률의 개선을 통해, 송전 손실을 경감시키는 게 그 첫째 역할이며, 전력 계통의 안정도도 높여 주죠. 바로 다음 페이지에는 분로 리액터도 설명되는데, 이 대목을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이후의 페란티 현상이라든가, 중성선 다중접지 방식 등이 매끄럽게 머리 안에 정리됩니다. 역률에 대해서는 p209를 참조하십시오. 

중권(重捲)은 영어 원어가 lap winding입니다. 항상 이런 중권 형식에는 횡류가 흐를 수도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교재에 나오듯이 균압환 설치를 통해 이런 현상을 방지합니다. 전기공학은 확실히 도형 센스가 있는 사람이 보조선을 요리조리 그어 가면서 잘 해내는 경향이 있는데, p259를 보면 벡터도의 직각삼각형에서 각 성분들이 어떻게 척척 아귀를 맞춰 가며 체계를 완성하는지가 나옵니다. 

이 책은 p555까지가 내용 설명이며, 이후로는 2019년부터 올해('23)까지의 기출문제들이 해설됩니다. p572의 23년 1회(CBT) 54번을 보면 평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재만 꼼꼼하게 보았어도 답이 ③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죠. 반면 60번을 보면 공식도 암기해야 하고 계산도 해 내야 하는데 특히 이런 리액턴스 관련은 처음부터 개념을 확실하게 익혀 놓아야 이런저런 혼란이 없습니다. 

기출 해설은 간단명료하면서도 핵심을 빼놓지 않고 짚어 줍니다. 이래서 많은 수험생들이 해커스 교재를 선택한다는 점 다시 확인 가능했네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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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속의 사랑 한가득 - 따라하면 십중팔구 대박인생
황보근수 지음, 이인선 삽화 / 행복에너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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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 직장에서 평생을 헌신한 자신의 경력을 다른 회사에서 알아주고 냉큼 모셔가려는 것도 아닙니다. 과연 길이란 게 있을까요? 길이 있다는 게 이 책 저자님의 말씀입니다. 저자는 전자회사, 보험회사에서 봉직하다 55세에 퇴직하여 십 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고, 무려 65세에 소고기국밥집을 창업하여 연 매출 10억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룬 분입니다. 창업을 준비 중이건, 아니면 잘 안 되어 폐업을 생각 중이건 간에 이 책을 먼저 한번 읽어 보고 결정할 일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사장만 잘한다고 사업이 잘 풀리는 게 아니라 직원들도 그에 맞게 일잘러들이라야 합니다. 반대로 아랫사람은 일을 잘하는데 사장이 시원찮으면 그것도 큰 문제이며, 결국 둘 다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죠. p90을 보면 두 분의 조선족 여성을 고용해 최고의 효율을 올린 저자님의 경험담이 나옵니다. 식당 일이라는 게 몸도 재빨라야 하고 근력도 좋아야 하겠으며 순간 판단력도 뛰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 관계 없는 사람한테는 이런 일이 우습게 보일지 모르나 사장님 입장에서는 같은 돈 주고 쓰는 사람이 일을 잘하고 못하고가 아마 눈에 훤하게 드러나겠지요. 이 책에 담긴 여러 지혜를 두고 저자는 "내 인생의 비단 주머니"라고 표현하시는데, 저 두 분의 직원을 두고 서서가 유비에게 공명을 천거한 고사에 비깁니다. 이처럼,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장의 마음가짐이, 유비가 파촉을 경영하는 마음과 같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레시피라는 게 정말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식품, 제약 회사 실험실에서 계속 정밀한 실험을 거듭하는 것과 마찬자기로, 대구 명품 국밥의 독특한 풍미를 배우되 그것과는 또다른 맛이 더해져야 하는데 그것에 성공한 것입니다(p54). 이렇게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면 프랜차이즈 가맹비와 로열티를 아낄 수 있으므로 좋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많이도 해먹네." "아니죠. 걔들도 비용이 이것저것 많이 들고 심지어 망하기도 하는 걸요." 세상에 쉬운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p40을 보면 처음부터 가맹비가 없었다고도 솔직히 말씀하십니다. 

저자께서는 돈 관리와 연이 없으셨다고 합니다. 외환위기 때 사기 당해 돈 날리고, 주식에서 날리고, 심지어 집값 상승기를 앞두고 판단을 정반대로 하여 매도했다가 직후에 집값이 치솟는 바람에 또 손해를 봤습니다. 한 직장에서 하나의 업무에 달통한 것과, 목돈 굴려 더 크게 만드는 재주는 이처럼 또 별개인 것입니다. 

p34를 보면 2013년 5월 10일, 드디어 "대빵 포차"라는 저자님의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인테리어 업자들도 뭔가 2류 같고(일류는 돈이 없어 못 쓰겠고), 구인도 힘듭니다. 구인이 왜 힘드냐면 프랜차이즈가 아닌 식당은 체계라는 게 안 잡혔기 때문에(p52) 직원들이 일이 많아 기피하여 힘들다는 겁니다. 참, 세상에 쉬운 일이라는 게 없습니다. 이 난관을 어떻게 저자가 돌파했는지는 책을 직접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프랜차이즈 가맹이 하고 싶다면 이 책 p194 이하에 주의해야 할 점이 모두 정리되어 나오므로 읽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알아서 일을 척척 잘해 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직원 복만 앉아서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장부터가 직원들에게 그런 동기를 부여하는 수완, 인망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특히 이런 저자님의 독특한 직원 관리법이 눈에 띄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 직원들이 하나씩 감염까지 되니(p104)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는데, 기어이 위기를 극복해 냅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저자의 지론입니다.  

권리금이 너무 많이 붙으면 대개 중개업자의 농간이 끼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반대로 권리금이 없다, 이건 싼 게 비지떡이라고 그럴 만한 이유가 뭐가 있어도 있어서 그렇다는 거죠. 그러니 자리를 알아 보는 과정이 정말로 신중해야 합니다. 저자께서는 저 대박 신화를 만든 자리를 어떻게 잡았으며(임대인 할머니가 웬 노인네가 장사를 하려 든다며 영 미덥잖아 하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불리한 초기 조건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 책을 읽어 보면 하나의 정답(유일한 정답은 아니겠지만)을 우리 독자들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가 이 책에서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 절대로 이것저것 메뉴에 많이 깔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전문점의 시대(p122)이니 말입니다. 아니면 가게 입지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 권리금, 월세 등으로 다 나갈 돈을 생각하면 언발에 오줌 누기일 뿐입니다. 이 책 저자님도 처음부터 막연히 "음식점"이라고 하지 않고 분명히 소고기국밥집으로 컨셉을 한정해서 잡고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오로지 소로만 승부를 보이소." 대구 권 사장님의 조언에 그대로 잘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착한가격 지정업소 간판도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지자체로부터 발급 받는지는 책 p142에 잘 나옵니다. 이러면 박리다매 말고는 방법이 없지만 이런 불황, 소비자가 지갑을 잘 안 여는 시대에는 도움이 되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9 시리즈로 가격 장난을 치지 말고 정직하게 승부하라고 합니다. 원래 우리 나라에는 9 붙이기가 잘 없었는데 이것도 외환위기 이후 미국 풍조가 수입된 듯합니다. "그런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속임수에 불과하다(p143)."  

저는 이 책을 읽고, 사장이 물론 돈 한 푼 한 푼 허투루 쓰지 않게 꼼꼼하고 치밀하기도 해야겠지만, 직원들과 손님들과 상생한다는 통 큰 배포로, 사람을 가식 없이 대하고, 이런 뭔가 인간적인 면이 가득한 매력이 음식 메뉴에도 고객 응대에도 배어난 게 성공 비결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누가 나를 인간적으로 대하고 안 하고는 사실 조금만 이야기를 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인간적이고 정직한 사장님이 하는 가게는, 기계적인 상술이 도저히 훙내 못 내는 흡인력이 있습니다. 당연히 아이템에도 그런 신뢰가 옮겨가고 맛도 더 붙어서 느껴지지 않을까요. 인망과 인덕이야말로 최고의 상술이요 자산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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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H. 맥레이븐 리더의 지혜 - 세상을 이끄는 모든 리더를 위한 성공 지침서
윌리엄 H. 맥레이븐 지음, 이재욱 옮김 / 미래지식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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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란 무엇일까요? 한 사람이 속했던 집단의 성원들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살아 있을 때는 물론 죽은 후에도 그의 동료들로부터 얼마나 훌륭한 사람으로 기억되는지를 증시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께서는 미 육사 행사(생도 졸업 500일 전 기념) 참석차 연단에 올라가며 생도들의 활기차고 늠름한 모습을 보며, 과연 이 나라 제일의 젊은이들이라 평가할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합니다(p19). 영어에서 the finest라고 하면 최정예부대를 뜻할 때가 있죠. 참고로 저자는 해군 제독 출신입니다. "해군의 눈으로 본 육군"이 강연 주제였다고 합니다. 

"사관학교의 임무는 조지 S 패튼 같은 천재를 길러내는 게 아니라 자질을 갖춘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p19)." 리더의 길은 곧 책임을 지는 길입니다. 조직에 속한 모든 이들은 평등하게 대접 받아야 하며 그 각각의 인격들은 존중되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조직의 업무 추진이란,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그 성과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만 하고 그 책임을 지는 자가 바로 리더입니다. 조직 안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있고 그 재능들은 온전히 발휘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정직하고 조직의 목표를 위해 헌신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리더는 최후의 순간까지 공동선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하며 또 정직하게 처신해야 합니다. 부정직한 자는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리더는 투덜거려서는 안 됩니다. 그의 상사로부터 부당한 지시가 내려왔다 해도 설령 그 면전에서 강력하게 항의할망정 부하 직원들 앞에서 상사 험담을 해서는 안 됩니다. 리더는 불평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무리를 이끌고 나가며 등대처럼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가리키는 직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되며 함부로 낙담해서도 안 됩니다. 조직원들은 리더 한 명만을 바라보고 자신의 희망과 의지의 수위를 결정라하기 때문입니다. 리더에게는 가볍게 절망할 자유조차 없습니다.    

네이비씰은 세계에서 가장 군기가 강하고 최강의 전력을 보유한 전사들이 모인 집단입니다. 이 부대의 모토 중 하나가 "쉬운 날은 어제밖에 없다."라고 합니다. 특수부대에게 오늘도 내일도 혹은 몇 년 후의 어느날이라고 해도 거센 도전의 연속이며 쉬운 날이라는 게 영원히 없을 것이라는 뜻에서입니다. 그렇다고 "어제"라고 해서 과연 쉬운 날이었겠습니까? 그 역시도 고난의 날이었지만, 지나간 과거가 (기억 속에서 말고는) 더 이상 부대원들을 괴롭힐 수는 없기에 그렇게 표현할 뿐입니다. 적어도 리더라면, 고생이 다 끝나고 편안한 날이 있겠지 같은 무사안일한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겠습니다. "당신이 리더로서 실패하는 유일한 순간은, 오늘이 어제보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p60)." 

리더는 수동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리더는 나 아니라도 누군가가 저 일을 대신하지 않을까 하고 망설이는 순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은 어느 순간이라도 허술하게 보낼 구간이 없으며 매 분 매 초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저자는 모키 마틴 소령을 기리기 위한 행사를 주재하다가(p77) 잠시 음향장치 장애를 겪었습니다. 마틴 소령은 끔찍한 사고를 겪고 하반신이 마비된 분이기에 이 상황을 혼자 대처할 수 없고 누가 나서서 장치를 바로 돌려놓아야만 했는데, 한 대원이 잽싸게 나서서 조치를 취했고 참석자들은 마틴 소령의 귀중한 연설을 단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경청할 수 있었습니다. 리더는 모두가 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란 생각이 스칠 때 지체없이 튀어나와 행동을 보여야 합니다. 우물쭈물 엉거주춤은 그의 사전에 없습니다.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p96)" 아무리 어떤 거대한 비전이 있어도 이것이 냉혹한 현실 속에서 집행이 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전략 전술 하에 입안이 되고 그것이 조직원들에 의해 실행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아이디어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뚯입니다.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죽을 각오로 목표에 매달려야 하며 최상의 지혜를 짜내기 위해 목숨을 걸다시피 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스탠리 매크리스털 장군이 입안하고 설치한 특수부대 네트워크라고 이 책 p97에 소개됩니다. 저자는 이 사례를 대단히 높이 평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그것대로 큰 가치가 있다"며 살짝 다른 입장도 동시에 피력합니다.    

"목자는 양처럼 냄새가 나야 한다(p126)." 학자나 사상가는 다른 이들과 멀리 떨어져서도 성과를 낼 수 있고 어쩌면 그래야만 성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리더는 사람들과 부대껴야만 리더 노릇을 할 수 있고, 아랫사람들과 부단히 소통하지 않으면 애초에 리더의 일이 불가능합니다. 잘난 사람이건 못난 사람이건 사람들 사이에서만 리더가 존재하며 그들의 희망, 감각, 애환, 좌절, 희열이 두루 느껴져야 그들을 올바로 이끌 자격이 생깁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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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이헌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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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영 작가님이 6년 전 발표한 장편 <한 생각>의 후편입니다. 저도 전편을 못 읽었습니다만 이 책의 앞부분에 내용 요약이 있으므로 내용 이해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런데 내용 요약만 읽어도 재미있더군요. 마치 <사기>에 나오는 염파와 인상여의 고사가 생각나기도 하고 말입니다.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이처럼 대인스러움, 호탕함, 큰 그릇을 지녀야 마땅하지만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는 그런 큰 재목을 보기 어려운 듯합니다. 

p31에서 김주형의 대사 중 "이 자리에서는 안되겠구나."라는 말투는 실제로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가졌던 냉면 회동에서의 그 버릇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p51에서, 정관영이 "해야겠다"가 아니라, "한다"라고 표현을 정정한 건 의미심장하죠. 사실 "해야겠다"도, 이미 일을 저질러 놓고 상대에게 사후 승인을 강요한다는 뜻에서 일방적이지만, "한다"는 아예 상대의 의사를 고려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강경합니다. 또 리비아의 카다피 사례를 든 것이나(공교롭게도 며칠 전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이 타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기어이 못 지키고 저 꼴로 만든 미국의 책임을 거론하는 대목은 아마 바이든이 들어도 할 말이 없지 싶습니다. 

p102에서는 정관영이 김주형 위원장에게 깜짝 놀랄 고백을 합니다. (1권에서) 자신이 허장훈에게 양보한 이유는 능력이 부족함을 스스로 알고 있고, 탄핵이 두려워서였다는 것입니다! 독자가 읽는 중에도 깜짝 놀랄 만큼 의외의 발언이었는데, 지금 이게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둘이서 목욕탕에서 나누는 대화 중에 나왔으니 그만큼 더 진솔한 속내라고 해야 할지...  

그러나 김주형은 역시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얼씨구나, 이 자가 약하게 나오니 내가 올라타야겠다고 경솔한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세습으로 나라를 물려받은 주제에 북쪽 절반도 제대로 못 다스리는 자신에 대해 에둘러 꼬집는 게 아닌가?"라며 대뜸 화를 내는 것입니다. 물론 이게 자격지심의 발로에서 괜히 상대방의 진심을 곡해한 것일 수도 있죠. 이상은 독자인 제 느낌일 뿐이며, p173 같은 데서 보듯이 소설의 기조는 "김 위원장"에 대해 결코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주인공 정관영은 위원장의 비대한 체형에 대해 한심해하는 듯하며, 그 지성에 대해서는 약간 모자란 사람으로까지 볼 정도입니다. 

상대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나오면 움찔할 수도 있겠건만, 정관영은 오히려 한 술 더 뜹니다. "선친의 장례식장에서 위원장님은 부담감과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 않습니까?" 마치 조나라의 모수가 초나라 고열왕 앞에 가서 당당한 태도로 협상을 주도했다는 고사와도 비슷합니다. 또, 김주형이 정관영을 목욕탕으로 초대한 건 2차 대전 당시 처칠이 루스벨트와 알몸으로 열었다는 양자 정상회담이 연상되기도 했네요. 옷을 다 벗고 회동하는 건 도청이나 녹음을 막기 위해서인데 p154를 보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p64에서, "여기는 서울이 아니다."라고 허장훈이 경고까지 했건만 정관영은 거침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관영만의 진솔한 인격이 잘 드러나기도 합니다. 

소설의 전개가 독자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갑니다. 1권을 안 읽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김주형 면전에서 정관영이 그렇게나 직설적으로 쏘아붙이리라고는 전혀 예측을 못했기에 읽으면서 무척 놀랐습니다(후반부 p208에서도 다시 몰아붙입니다). 또 p121에서 인터폰을 눌렀을 때 일단의 인원들이 들이닥쳤고 그들이 정관영을 투명인간 취급할 때에도 의외였네요. 그런데... 제7장의 제목이 "관영 죽다"라니! 고작 소설 중반에서 주인공이 정녕 죽는다는 말입니까? 음... 그러나.... 

p147에 처음으로 김유경이 등장하는데 아마 김o정을 모델로 삼은 캐릭터인가 봅니다. 부부장이라는 직함 역시도 그렇습니다. 인질을 자청한 정관영도 보통 사람이 아니지만, 서울의 김경희 대통령에게 소식을 전하고 평양으로 즉시 다시 돌아온 허장훈도 진심 의리의 사나이입니다. 일이 다 성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김주형의 이니셔티브로 이뤄진 것처럼 체면을 세워 주는 연극을 하는 대목은 마치 시안 사변의 몇몇 에피소드를 보는 것 같았네요. 김 위원장과는 대조적으로, 그 여동생인 "김 부부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으로 이 소설에서 형상화하는 듯합니다. 3만 5천이라는 탈북자 수에 대해 안 믿으려 드는 것(p184)은 오빠 김 위원장의 반응(p104)과 같습니다. 

"모두를 살리는 아이디어로 정곡을 찔러야 한다(p200)." 아이디어, 아이디어라... 스포일러라서 이 독후감 속에 자세히 적지는 못하지만, 정관영의 아이디어는 참으로 기상천외합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으로는 한 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교착 상태에 오래 머무를수록 기존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무릇 정치인이라면 정관영처럼 통이 큰 사람이라야 합니다. 나부터를 송두리째 내려놓을 줄 알아야 상대방도 그에 감화되어 전향적으로 나올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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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옳다는 착각 - 내 편 편향이 초래하는 파국의 심리학
크리스토퍼 J. 퍼거슨 지음, 김희봉 옮김 / 선순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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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위기는, 혹 그 결과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파국적이라고 해도, 그리 어렵지 않은 노력을 통해 그 파국적인 결과를 모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 p9에 나오는 2009년 에어프랑스 447 추락 사고 같은 게 그런 부류입니다. 조종사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해당 조종사의 능력, 경력을 감안하면 그 상황에서라도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저자는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거죠. 보냉이라는 이름의 그 조종사뿐 아니라,  평균적인 인간의 인지 능력과 상황 대처 능력이라는 게(대개 조종사의 이런 능력은 평균을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그리 믿을 만한 게 못 된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제로부터 이 책은 논의를 시작합니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방향을 다른 곳으로 틀어야 합니다. 보통 사람은 지겨워서라도 동일 시도를 반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 중에는 "광기"라는 것도 있어서, 어디 될 때까지 해 보자 같은 이상한 집착을 발동하여 무익한 행동을 반복하기도 하죠. 이게 아주 어리석은 인간만 저지르는 행동이 아니고 평균적인 우리 누구에게라도 가능합니다. 이걸 심리학에서는 인내 오류(perseverative error)라고 부른다고 합니다(p14). 심리학에서 무슨 오류 무슨 오류처럼 유형을 나누어 분류하는 건, 그런 오류가 사람의 본성 중 하나이지만 메타인지가 가능한 인간이니 만큼 이를 의식하고 나의 오류를 교정하여 합리성에 최대한 접근하자는 취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의 주제의식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차 대전은 원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 일어난 비극이라고 합니다. 물론 최근의 러-우크라이나 전쟁이라든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처럼, 전쟁은 그게 무엇이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들입니다. 그런데 꼭 지금 이 책뿐 아니라 전쟁사의 권위자 존 키건이 쓴 <제1차 세계대전사> 같은 책을 봐도, 1차 대전은 사건이 꼭 그렇게 나쁜 쪽으로만 확 커질 성격이 아니었는데도 그렇게 진행되어버렸다는 점에서 더 큰 비극이라는 뜻입니다. 이 책에 나온 대로, 오스트리아 프란츠 황태자의 죽음은, 이 인물이 그리 자국 대중에 의해 사랑 받던 편이 아니었는데도 기어이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양국 간의 전쟁이 터졌고, 우리가 다 아는 대로 저 두 나라가 주요 교전국도 아닌, 엉뚱하게도 영국, 독일 제2제국, 러시아, 프랑스, 나중에는 미국까지 참전하는 이상한 싸움으로 확전되었습니다. 물론 사라예보 사건은 그저 트리거에 불과했고 그간 곪아왔던 국제 관계 정치, 경제, 민족 모순이 일거에 터진 것이지만, 결국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전쟁으로 귀착했기 때문에, 애초에 피할 수 있는 계기도 많았던 만큼 각국이 조금만 이성적으로 대처했어도 그 지경까지 가지 않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드는 것입니다. 

p52에는 "느끼다"라는 단어가 두 번 등장하며 모두 핑크색으로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 단어(개념)의 원어는 아마도 perceive일 것인데, 이성적으로 무엇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냥 느낀다는 이유에서 저리 구분하는 것입니다. MBTI의 16개 피라미터 중 하나이기도 하죠. 가용성 폭포 상황이 언제 일어나느냐에 대해 p53에서는 7개의 이유를 제시하는데, 이때 인간은 경험적 데이터를 이용할 생각을 못하고 우왕좌왕 안절부절을 거쳐 비이성적이고 때로 광기어린 판단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결과는 대부분 파국입니다. 책에서는 3년 전 NBA 경기 중단, 화장지 사재기 파동 같은 걸 예로 듭니다. 아니 코로나가 유행히는데 당연히 스포츠 경기를 중단해야 하지 않냐는 반문이 가능한데, 저자는 한 단체(혹은 개인)가 어떤 결정을 내렸다고 나머지도 우루루 휩쓸려 눈사태처럼 상황이 비화하는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개인 차원보다 집단 광기가 더욱 무서운 법이죠.  

유전자 변형 식품은 물론 경계해야 합니다.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이 끝나지 않은 만큼, 어떤 위험이 그 안에 도사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GMO의 위험을 경계하는 신중한 태도와는 별개로, GMO의 범위를 어디까지 잡을지에 대해서는 더 이성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중 순수하게 아무 변형도 가해지지 않은 건 거의 없으며, 모든 인공(artificial)에 거부감을 보인다면 현대인의 삶이라는 게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신중하고 지혜로운 소비와, 패닉은 서로 구분되어야 합니다. 

"우리 신념이라는 건 많은 경우 감정과 결부되었기 때문에, 눈앞에 그게 아니라는 증거가 훤히 펼쳐져 있는 상황에서도 보란 듯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곤 한다(p122)." 하물며 더 많은 경우,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려 들어도 긴가민가라면, 우리는 그냥 자신의 신념에 따라 버리는 게 보통일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결정한다는 건 누구한테나 그만큼 어려운 일이며 감정을 절제하는 게 그만큼이나 절실한 과제이죠. 

위기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감정을 마땅히 절제해야 하지만, 모두를 구할 특별한 능력이 있는 예외적인 사람이라면 대처 방법이 달라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너무나도 위기 상황이 잦아지면 사람들은 일일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데 지쳐 좀비처럼 무감각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p163에서는 둔감화(desensitization)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게 반드시 해로운 건 아니고 예외적으로는 이롭기도 합니다. 특별한 능력과 루틴이 몸에 배어 있기만 하다면 말입니다. 예를 들어 (매우 이기적이긴 하지만) 경찰관이나 소방관 분들에게 우리는 위험에 무감각해지기를 은근 바라기도 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도 공포감 등에 지배되면 사람이 제 능력 발휘가 안 되는 법이니 말입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도 지금 좌우가 대립하여 미친 듯 정쟁을 벌입니다. 책 저자도 곳곳에서 때로는 풍자로, 때로는 우려와 걱정의 표현으로 이를 언급하는데, 독자 중에는 좌파도 우파도 다 있기 마련이므로 유머러스하게 양쪽을 배려하는 태도가 여기저기서 드러나서 독자를 웃게 합니다. 물론 자신의 신념은 그것대로 소중히 간직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지만, 올바른 신념도 아닌 가짜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몇몇 때문에 모두가 파국으로 몰리는 결말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라건 피부색과 인종, 민족에 무관하게 새로운 인력(육체노동, 기술 인력 등)을 받아들여야 생산력과 사회적 건강이 유지됩니다. p271에서 저자는 "국가 질서보다 출신 종족에 더 충성하는 야만 게르만 족을 받아들였기에 (서)로마가 망했다는 교과서에서의 가르침을 상기합니다. 물론 그는 이에 대한 비판을 꺼내들기 위해 이 화제를 언급했지만, 교과서에서 이렇게 배우셨다는 게(현재 미국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 말입니다) 저자님의 연세를 생각하면 그럴 법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이 섹션에서 저자는 보통 좌파 우파가 이민 정책의 효과, 부작용에 대해 착각하는 바를 팩트 분석을 통해 신랄하게 지적하며, 공동체 전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온갖 심리적 오류에서 가능하면 벗어나 보자는 노력을 독자에게 촉구합니다. 

개인으로서 우리는 남의 말을 경청하고, 주장보다는 데이터에 더 의존해야 하며, 사회적으로는 각종 학술 단체의 정치적 파당적 성격을 개혁하며, 메타 인지 능력을 계발(개인이건 사회건 간에)하는 방법으로 파국을 피해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결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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