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에니어그램
정신실 지음 / 죠이선교회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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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람에게는 참된 자아가 있고(기독교인은 이 자아를 가리켜, 하나님이 당신의 모상을 우리를 빚을 때 정해 주신 바로 그 참된 모습이라고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지음 과정에서 생긴 "가면", "페르소나"가 있다고 합니다. 이 가면, 페르소나, "성격"이란, 자신의 결핍, 약점을 감추거나 보상하려는 의도로, 혹은 사회나 타인과 어울려 살며 나름 그 속에서의 생존을 도모하려는 방편으로, "가짜 자아"를 편한 대로 얼굴 위에 뒤집어 쓴 위장입니다. 문제는, 이 가면과 가면이 만나, 가면끼리의 충돌과 대립, 갈등을 벌이는 탓에, 가면이 다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우리의 참 자아가 다치는 게 문제입니다.

자 아가 다치는 건, 육체에 상처를 입는 것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를 아프게 하기에, 우리는 소위 힐링이란 것을 시도하죠. 하지만 근본의 질환을 치유하지 않는 대증 요법의 처방이, 그 효력을 오래 가게 할 리가 없습니다. 근원적 요인을 알아 내어서, 거기에 메스를 들이대든지, 상처를 아물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성격이란 가면의 본질이 뭔지를 알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유형의 가면을 뒤집어 쓰고 있으며, 그 가면의 특징과 성향이 뭔지를 알면, 나 혹은 타인이 특정 상황에서 왜 이러이러한 반응과 태도를 드러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myjay.byus.net/xe/jungsinsil)


저 사람과 나는 각각 이런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잘 맞거나, 혹은 잘 안 맞는 것이구나. 이런 상황에서 이 가면은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게 보통이고, 저 가면은 저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 나를 공격하는 건, 혹은 반대로 나를 편하게 하는 건, 저 사람의 저 가면이 행하는 기능이지, 그 사람의 참된 자아가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게 아니다.


이런 깨달음에 다다를 때 우리는,
1) 갈등의 원인과 발생 과정을 알고 이해했으니 내가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고


2) 그 사람의 가면이 미울 뿐, 가면 뒤에 숨은 참된 자아가 그러는 게 아니니
내가 얼마든지 그를 용서할 수 있겠으며


3) (신앙인이라면) 모두 다 주님의 모습을 따라 만들어진 피조물인데
너와 내가 다를 바 없는 모두 다 귀한 존재라서
서로 사랑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종교상의 가르침과,
자신이 세상에서 실제로 처한 현실,
이 둘을 조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에서, 책임감을 중시하는 육미(제 6유형)가 말하는 것처럼, "그럼 참된 자아를 찾는 게 우선이지, 왜 가짜 모습을 (이 에니어그램을 통해) 굳이 알아야 하"는 걸까요? 그에 대한 답도 아주 명쾌합니다. 가면이 뭔지를 정확히 알아야, 타인의 가면과 실체를 구별할 수 있고, 나 자신이 그 가면을 언제든 벗을 수 있기 때문이죠. 거짓된 껍데기가 뭔지를 알면, 이를 제외하고 남은 모든 것은, 원초의, 참된, 나 자신이라는 논리입니다.

아 무리 맞는 말씀이고 진리라고 해도, 서술하는 품이 까다롭고 어려우면 우리 마음에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자 정신실 사모님은, 자신을 캐릭터 "모님"으로 등장시키고, 아홉 가지 유형에 해당하는 캐릭터 아홉을 차례로 혹은 동시에 무대에 올려, 이 책 내내,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때로는 심각한, 대화를 주고받게 하고 있습니다. 정신실 사모님이 하시려는 말씀은, 캐릭터 모님의, 자상한 그러나 예리한 어조로 조곤조곤 전달됩니다. 우리들 독자는 책 처음에 나온 표를 보고, 내 성격, 가면이 어느 유형인지 판단한 다음, 나를 대변하는 캐릭터가 모님과 나누는 대화를 들으면 됩니다.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마음에서 해결되지 않던 답답함이나 궁금함이, 이 대목을 읽으면서 말끔히 가시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나를 힘들게 했던(혹은 나를 기쁘게 해 주었던) 다른 사람들 역시, 이 아홉 가지 유형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특히 힘들었던 과거의 체험을 떠올리며, 캐릭터(나를 힘들게 한 그 사람을 대변하는)와 모님이 나누는 대화를 읽고 "그래서 그 사람이 그랬던 거였군." 하며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는 도식이라고 하면, 그저 심심풀이 삼아 즐기는 화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처음 알게 된 "에니어그램"이라는 패러다임에 이런 깊은 의미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제 느낌을 말하자면, "에니어그램" 자체가 놀라웠다기보다, 저자 정신실 사모님의 그 깊은 사고, 자상한 배려(사모님의 주변 인물들, 웹 저작물과 이 책의 독자들을 향한), 논의 주제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정리, 이 모든 역량에 대해 놀랐다고 해야겠어요. 저는 신앙인이 아니라서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안 했지만, 기독교 신앙을 지닌 독자들이라면 그 치열하고도 순수한, 주님에의 외바라기를 도모하는 자세에도 깊은 찬탄과 공감을 표할 것 같습니다.

정신실 사모님은 부군 김종필 목사님과 함께 <와우 결혼>이라는 책을 쓰신 적도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어쩌면 부부 사이의 행복과 그를 위한 바른 길, 거기에 신앙인으로서 갖춰야 할 미묘한 고민 등을 깊이 생각하고 조목조목 써 내려 가실 수 있을까?" 하는 감동을 제게 준 책이었는데요. 부끄럽게도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두 책이 같은 분의 솜씨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 신실 사모님의 생각과 글은, 비신앙인이 흔히 오해하듯 신앙인 자신만의 기준에 갇혀 타인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는 고정 관념을 완전히 깨 주는 내용입니다. 나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자상한 본문도 좋았지만, 책 말미에 실린 후기에 물씬 배어 나오는 그 진지한 실천적 고민의 흔적들이 제게는 정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스스로를 보수적인 개신교인이라 칭하시면서,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런 "가톨릭적" 영성 도구를 흔쾌히 받아들여,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게 자신의 버전으로 풀어 주시는 모습, 정말 감탄스러웠습니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면모와, 올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향한 끓는 듯한 열망이 한 영혼 안에 공존하는 모습이, 쉽게 볼 수 있는 예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독자로서 참 이런 글, 이런 책을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게 만드시더군요.

내 성격을 알고 싶으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이 책을 읽어 보십시오. 진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기독교 신앙이 아직 낯설거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독자들도 아무 개의할 것 없습니다. 내 성격을 내가 알고 다스리는 데에 이만한 길잡이가 없습니다. 읽는 과정에 아마 "참 기독교인의 모습이 이런 것이구나!'하며 새로운 각성도 밀려올 것입니다.


PS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죠이선교회의 책들은 편집도 참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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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정부지원금 받기 프로젝트 - 어려울 때일수록 정부지원금이 답이다
김영모 지음 / 황금부엉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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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를 위한 책인가?


이 책은, 좋은 기술이나 혁신성 있는 상품 개발 아이디어를 가진,

㈀ 창업 예비자 (아직 창업을 하지 않고 예비 단계에 있거나, 갓 창업을 한 사업자)

㈁ 기존 사업자 


이 두 그룹을 대상으로 하여,

어떻게 하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아주 자세한 사항까지 다 나와 있습니다)을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사업자의 자격은 어떠한가?

㉠ 원칙적으로,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완성 단계가 아니라도 됩니다)을 가진 사업자는

누구나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 법인인가 개인인가에도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단, 법인 사업자는 자금력, 사업의 안정성 등 여러 면에서

개인 사업자보다는 사실상 우대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해당 정부 기관의 평가 면에서).

저자 김영모 선생은, 이런 의미에서, 되도록이면 법인 사업자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 나음을

권하고 있습니다.


법령에서 정한 결격 사유가 있으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국세, 지방세 등의 체납 사실이 있다거나,

금융 기관과의 채무 관계 면에서 그 불이행 상태가 확정되었다든지 (다툼이 있는 단계를 넘어, 법원에서의 패소 확정 판결 등),

부채비율이 1,000%를 넘었다든지

자본 잠식 상태로 접어들었다든지 (법인의 경우)

이런 사업자의 경우, 자격에 결격이 생기는 게 보통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법령을 확인해 봐야 하지만 - 이 책에 자세히 나옵니다

대체로 이런 사유가 있을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단, 신용 회복 절차에 관한 협약이 완료되었다든가,

창업을 한 지 2년 미만인 기업은 예외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업종에 제한이 있습니다.

우리 상식에 비추어, 정부가 지원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예: 미용업, 치킨, 피자 등 요식업, 갬블링, 목욕업 등)




2. 지원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자금 지원입니다.


기업 운영에 있어 언제나 가장 절실한 문제는 자금의 조달입니다.

이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원칙적으로 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는 게 보통이고,

또 금융기관이라는 곳의 존재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만,

대출의 벽이 너무나 높은 게 현실이죠.


중소기업, 개인 사업자들의 이런 현실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자금 지원의 방법을 두 가지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출연자금지원 (거의 무상 지원)

융자자금지원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의 유상 지원)


출연자금지원은, 이 책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 출연자금은


첫째, 만약 기술 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그 지원액 원금의 10%를, 기술료 명목으로 반환하면, 정부에 대한 모든 의무는 해소됩니다.


또한, 혹시 기술 개발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최선을 다해, 감독 기관의 지시에 따라 성의를 다했다면,

해당 기업은 당해 자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습니다.


출연자금 지원은 이 점에서 기업과 사업자에게 아주 유리한 제도입니다.'


물론, 지원 액수의 한도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만으로 창업을 하거나, 기술 개발에 필요한 운전 자금을 다 충당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당장 얼마의 액수라도 아쉬운 사업자에게는

거의 무상이라고 할 만한 정부 지원금이 1, 2억이라도 확보됨에 따라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융자자금지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출"의 형태입니다.


이는, 인적(人的)인 일정 요건과, 물적 담보만 있으면,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 집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 받고, 정부 기관이 주체(계약 당사자)이며,

상환 방법에 있어 융통성이 조금 있다는 것 말고는

은행권 대출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만기 후 원금 상환 의무, 매월 이자 납부 등)


이 융자 자금 지원은, 위에서 본 업종 제한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해당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께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창업 예비자들, 기존 사업자들이

좋은 아이디어와 구상을 갖고 있으나 단지 운전 자금의 부족 때문에 고생할 경우,

출연자금지원이 보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도움을 줄 것임은 당연합니다.


이 책은 주로 ㈀ 출연자금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술관련 사업자(우리가 흔히 "벤처사업가"라고 하는 분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높은 확률로 ㈀ 출연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기술 지원


이에는,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노하우, 자문을

전문 기관에서 파견된, 전문가들이 직접 지원을 해 주는 형태입니다.

주관 기관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입니다.

(링크를 누르시면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만,

실제로 사업자, 혹은 신청자가 이곳을 방문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업자들의 지원 신청을 받는 소관 부서는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후술하겠습니다)


제품의 개발, 사이트 구축 등 기술적 요소 뿐 아니라,

경영 전반의 자문까지 응해 줍니다

(위기 관리 대처 능력, 재무건전성 진단, 기타 경영 혁신 자문 등 다양함).


자세한 내용은 책의 해당 부분을 보시거나,

후술할 "중소기업 건강 관리 시스템"에서 봐 주세요.



3. 자금 지원, 그리고 기술 지원은 어떤 형태로 제공되는가?


바로 이 사항이, 기업이나 사업자에게는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크게 두 가지 루트입니다.

개별 사업 공고를 보고,

내가 운영하는 사업, 혹은 아이디어에 적합한 사업을 골라

양식에 맞추어 지원한다.


중소기업 건강 관리 시스템에 신청 지원한다.


ⓐ는 중소기업원에서, 그때그때 사업별 특성에 따라,

이러이러한 사업을 지원하니 해당하는 기업은 신청하라는 공고가 납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지원하려는 분들께 해당되는 경로죠.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해당 공고에서 자세히 정해 주고 있겠지만

대체로는 제가 맨 위에 적은 사업자들에게 자격이 주어집니다.


ⓑ는 위와 다릅니다.
연중 신청을 받습니다(원칙적으로 매달 초입니다).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정해져 있습니다.

ㄱ. 창업 후 2년 이상이 지난 기업

ㄴ. 상시 5인 이상을 채용하는 기업

ㄷ. 건강 진단에 적합한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


ⓑ의 경우 뿐 아니라, 이 책에서 설명하는 모든 경우에,

과연 내가 해당 업종인지 아닌지를 쉽게 알려면,

먼저 제외 업종 해당자인지 아닌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책에 나와 있습니다. 아니면 해당 법령을 직접 찾아 그곳의 별표를 보아야 합니다).

보통 제외 업종이라면, 위에서 말한 미용업, 요식업, 갬블링 등입니다

(융자 지원은 별도로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다음에, 제외 대상 업종이 아님이 확인되었다면,

이때 비로소 법령에서 배려하는 업종에 자신이 해당되는지를 살펴야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 신청하는가?


개별 사업 공고는, 공고가 나는 매체를 살펴야 합니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장소는 이곳

기업마당입니다.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수시로 사이트에 들러서 정보를 확인하고

나에게 적합한 사업 공고가 났는지 확인해야 하지만,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알림을 신청하면 더욱 편하게 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을 받는 곳은 여기가 아니라 따로 있습니다.

중소기업기술개발 종합관리시스템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중소기업 건강 관리 시스템은 위와는 다른 루트입니다.

직접 진단 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여기서 진단 기관은

ㄱ. 중소기업청 지청 (예: 서울지청, 부울지청, 대구경북지청 등)

ㄴ. 중소기업 진흥공단 본부, 지부

ㄷ. 신용보증기금 영업점

ㄹ. 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센터


이 네 기관입니다. 이들 중 가까운 곳을 직접 방문해서 신청해야 합니다.

준비물은

ㄱ. 건강진단 신청서

(이것을 작성하기 전에, 내가 결격 사유가 혹시 있는지 체크리스트를 먼저 거칩니다)


ㄴ. 사전동의서

아무래도 기업 영업 사항에 외부 기관이 접근하는 일이다 보니

사전 동의서가 요구될 수밖에 없죠.


ㄷ. 사업자의 인감


이 세 가지입니다.

그 외 사업자등록증이나 위에 적은 요건 구비(5인 이상 상시 채용 등)를 증빙할 서류도

반드시 지참해야겠습니다.



5. 사업 계획서가 중요하다던데...


사업 계획서는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핵심 요건입니다.


이 책의 내용도, 사업 계획서를 어떻게 하면 잘 써서

평가 기관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

주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한글 맞춤법에 의거한 정확한 표현을 써야 한다.

(정부 기관에 제출하는 공문서이므로 당연한 요구입니다)


둘째, 미사여구는 가급적 피한다.


셋째, 의도적 모호성을 띤 표현은 절대 피해야 한다.

(의도적 모호성이란, 해당 사업 공고 내용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그 부적함성을 감추기 위해, 혹은 그런 오해를 유발할 만큼

모호한 표현을 쓰는 걸 말합니다

이런 경우는 예외 없이 감점이나 탈락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가급적이면 추상적인 표현을 삼가고

구체적이며 기술적인 용어를 구사해야 합니다)


분량상 이 책의 거의 36% 정도는

모범적이고 심사 주체 기관이 선호할 만한

양식과 내용을 갖춘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 기술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지원자들은 반드시 살피고, 자신의 계획서를 적어야겠습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므로, 사업 계획서 단계에서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6. 무슨 아이템으로 도전해야 하나?


사실 사업 계획서 작성이다, 공고 확인이다, 이런 문제 이전에

내가 도대체 무슨 아이디어로 지원금을 받으려고 하는지

그 내용을 결정하고 구체화하는 게 먼저입니다.


이 내용이 결정되지도 않았다면,

마치 상갓집에 가서 애타게 곡을 한 후, 누가 죽은 거냐고 묻는 모습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저자 김영모 선생은 이런 충고를 합니다.

"내가 지금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구체적인 연관을 띤

사업 프로젯트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기발하고 전망이 좋아도,

내가 지금 하는 사업과 직접 관계가 없으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ㄱ. 심사 기관이, 사업자가 영위하는 업종과 동떨어진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점수를 후하게 주지 않는다,.

ㄴ. 어차피 사업자도, 자기가 현재 벌여 놓고 있는 사업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으므로, 그 영역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

동떨어진 분야는 어차피 잘 모르는 곳이므로, 냉정히 살피면 부실한 데가 반드시 나온다.


일단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의 심사 주체는

ㄱ. 그 사업이 필요성이 있는가?

(이 사업이 번창하면, 국민 경제에 어느 정도 공헌할 수 있는지 등)

ㄴ. 기존에 나온 사업들과 과연 차별성이 있는가?

ㄷ. 시장에 상품으로 나오면, 과연 소비자들로부터 선호될 만한 사업성(시장성)이 있는가?


이 세 가지 기준으로 주로 판단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업자는, 이 세 가지 요건을 항상 염두에 두고

평소부터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조언입니다.



7. 절차는 어떠한가?


사업자가 통과해야 할 관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서면 평가

㉡ 대면 평가 

㉢ 현장 평가

이 중 은 전문기관이 주관하며,

은 관리기관의 소임입니다.


여기서 전문기관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http://www.tipa.or.kr/index_p.jsp)이며,

관리기관은 중소기업청 (http://www.smba.go.kr/kr/index.do)입니다.


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업 계획서 작성임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보통 의 순으로 이뤄지나, 구체적인 사업 공고 내용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8. 사업계획서의 다른 용도는?


사업 계획서를 수 개월에 걸쳐 애써 작성했는데,

만약 심사에서 불합격하면 대단히 낭패입니다.


그러나 이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ㄱ. 벤처기업 인증을 받는 데에 사용한다.

ㄴ. 중소기업 진흥공단에서 수시로 집행하는 정책 자금 신청시에 사용한다.

ㄷ. 부설 연구소를 설치하고 이를 인가 받을 경우에 사용한다.


저자 김영모 선생은 특히 세번째 경우를 매우 강조합니다.

부설연구소란 쉽게 말해 기업의 R&D 기관인데,

이런 기관은 기업의 활동에 직접 기여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각종 혜택이 많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의 사정에 따라 부설연구소를 갖추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연구전담부서라도 신청하라는 게 김 선생의 조언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둘은 특히 세제 혜택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p403에 의하면
부설연구소와 연구전담부서의 세제상 혜택의 차이는 단 하나입니다.

"연구소 건립을 위한 부동산 취득시, 취득세의 면제"

그런데, 어차피 연구전담부서의 경우는 부동산 신규 취득이나 전용이 해당 자체가 없으므로,

최소한 세제상 혜택의 면에서는, 이 둘은 동일하다고 봐야겠습니다.



9, 맺음말


저자는 그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흔히 정부 지원금은, 받는 절차가 아주 까다롭거나, 

어차피 지원 받는 사람, 기업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서

많은 기업인들은 아예 관심도 안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책을 보면, 정말 많은 경우에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자로서 상당 기간 사업을 영위해 온 분들은 그런 분들대로,

이제 갓 사업을 시작하려는 젊은 층을 위해서는 또 그들에 맞는 방식으로,

정부와 지자체(예를 들어, 서울특별시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 중입니다)는

알고 보면 무시 못할 만큼 유용하고 직접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구체적인 절차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한 푼이 아쉬운 사업자의 입장에서, 적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사업이 위기에 빠져 있다거나,

해당 기관의 표현을 빌리면 "성장통"을 앓고 있는 중소기업에.

적절한 자금 지원이나 경영상의 컨설팅이 행해진다면,

정신적인 면에서나 사기 진작상으로도 도움이 분명히 될 것입니다.


책에는 방대한 내용이 백과사전처럼 담겨 있어서,

최신 정보, 유관 기관의 담당자 이름, 연락처 까지 망라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경영의 최전선에서 고민하는 이들의 노고가 조금이라도 줄어 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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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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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떤 소설을 읽어 보니, 아들이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목숨을,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 주면서 "낳아 주신 은혜에 대해 조금이라도  그 빚을 갚았다."고 말하는 대사를 봤습니다. "부모의 자격"이라는 타이틀을 단 이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좀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낳아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부모님인데, 그 부모 노릇을 하기 위해 또 다른 무슨 자격 같은 걸 꼭 갖춰야 하는 걸까요? 부모에 "자격"이 있다는 그 말 자체가 생소하고, 위화감을 느끼게 합니다. 저자를 보니 최효찬 소장님입니다. 평소에 우리 교육 문제, "교육"에만 치중하다가 사회 전반의 도덕성, 경제 기반이 붕괴하기에 이르렀다는 우려를 낳게 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명쾌하고 학문적 기반을 갖춘 진단을 여럿 내어 놓은 분이죠. 모두가 걱정하고 모두가 불만족스러워하지만, 아무도 그 근본 문제에 대해 선뜻 답을 내놓기를, 행동에 옮기기를 주저하는 교육 문제, 과연 어디서부터 그 시작을 잡아야 할까요?


우선 저자는,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명문대학에 가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의 허상부터 지적합니다.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입장이건, 그렇지 않은 입장이건, 이 사회가 학벌 위주로 단단하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이 꾸려져 있다는 사실에는 대체로 공감합니다. 대학 입학 당시부터 대학의 서열화, 그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신분(카스트) 서열화가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수많은 문제가 파생합니다. 그 와중에,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학생마저 나오는 현실입니다. 내 자신의 인생이 행복해 지기 위해 점수도 올리고 명문대도 가는 것인데, 우리의  현실은 주와 객, 목적과 수단이 도치되어, 점수를 위해 생명포포함한 다른 모든 가치를 희생해도 무방하다는 쪽으로 흐르고 말았습니다. 설사 좋은 대학을 나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직종에 종사한다 한들, 성장 과정서 바르게 함양되지 않은 인성 정립과, 사춘기에 적정한 자양을 흡수하지 못해 영혼에 새겨진 상처의 힐링은, 이후 어떤 물질적 보상, 세속적 성취를 통해 가능할 수 있을까요?


특히, 얼마 전 친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어느 학생의 예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자성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너는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해서, 명문 대학에만 진학하면 된다." 만약 누가 "부모의 자격"를, 이런 학업 뒷바라지 차원에서 거론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어머니는 유관 기관에서 훈장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훌륭한 자격을 갖춘 부모였을 텝니다. 그러나 그 아들은,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서 그처럼 각별한 모습을 보였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내가 원하는 자아"와 "어머니가 원하는 자아" 사이의 갈등,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점수 따기 경쟁의 와중에 자신과 부모, 그리고 주변 모두의 삶을 망치고 만 것입니다.



 

책은 이 모든 암울한 현실, 끝이 보이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를 두고, "당신이 생각하는 그 방향이 옳은 것"이라며 독자에게 실증적 해법을 제시합니다. 현재 문과 계열에서 입학 점수 피라미드의 서열상 가장 높은 위상을 점하고 있는 서울대 경영학과 신입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한 바가 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신입생 중에 어려서부터 내내 1등만을 도맡아 하거나, 부모님이 특별히 베푼 배려로 해당 학과에 입학한 경우는, 생각보다 그 비중이 높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예 외적인 경우이긴 하겠으나, 집에 오면 게임이나 기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전혀 간섭 없이 방임하고, 휴일에는 신나게 축구를 하게 해 준 부모님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의 말은 "그렇게 해서 풀린 스트레스, 좋은 기분, 컨디션 이런 게 2~3주는 가거든요."입니다. 설사 아이가 공부를 하겠답시고 방 안에 틀어 박혀 있어도, 그 동안 딴 생각으로 가득하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받은 스트레스를 다른 데서 풒어야 한다."는 네거티브 이펙트로만 그 머리가 채워져 있다면, 앞으로의 공부 능률 상승을 기대할 수 없죠(극단적으로는 위에 예로 든 학생의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겠구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흔히 "강남 엄마식"이라고 하는 아이들 관리법을 모두가 따를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신 교수님은 언제 뵈어도 지적이고 안정된 풍모를 보이시는군요.


소위 "부모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자식들의 "대리 경주마 노릇"은, 그 효과도 의문스러울 뿐더러, 나중에 따로 치러야 하는 부작용의 비용도 만만치 않고, 실제로 부모나 아이 모두 각양각색일 자질과 체질, 성향을 고려하면 따라할 수도 없다는 게 저자의 결론입니다. 아이를 강제로 혹사하고, 원치 않는 행동을 기계적으로 조련하고, 궁극적으로는 부모와 아이 모두 삶과 행복으로부터 소외되게 만드는 "미친 질주"는, 그 과정이나 성과 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시지포스의 도로(徒勞)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부모님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그저 노심초사입니다. 아빠는 "내가 벌어오는 수입이 부족해서 아이 사교육에 들이는 비용 조달에 지장이 있을지" 애를 태우고, 엄마는 그저 또래들과 정보를 교환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일반고에서 1등급하는 것과 특목고 1등급은 차원이 달라." "수능은 어차피 재수생한테 안 되고, 수시(그 중에서도 입사관 전형)는 자사고 애들한테 다 밀리게 되어 있지." "이렇게 애를 쓰는데 스카이를 못 가면 어쩌지? 어떤 엄마 자살했다고 신문에 날지 모르니 다들 알아서 봐." 마지막 말씀이 압권입니다. 아이를 제대로 뒷바라지 못 하면, 그게 부모 자격을 이미 상실한 것이고, 아이한테 해 줘야 할 도리, 나아가 이 사회 성원으로서 제 구실을 못한 낙오자라고 스스로를 단죄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누가 강제한 게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가 이런 불문율, 철의 규약을 이미 합의 하에 생성하여, 법보다, 도덕보다, 종교보다 강한 구속력으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었습니다.


저자들 역시(최 박사님의 저서를 여럿 읽어 온 독자들은 아시겠지만) 명문 대학을 나오고, 한국에서 상위 몇 %안에 드는 엘리트들입니다. 이런 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니만큼, 그 말이 주는 설득력은 남다릅니다. 원하는 대학을 가도 불행해지는 아이가 있으며, 남들이 선망하는 직장을 잡아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이가 있습니다. 행복은 철저히 주관적인 것이며, 다른 이가 세워 둔 표준에 억지로 맞춘다고 없던 행복이 달성될 수 있는 게 아니죠. 저자들의 주장은 그것입니다. 1)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이 남들 따라만 한다고 이뤄질까? 2) 기계적이고 강요된 방식의 공부가, 과연 원하는 성적을 이뤄 낼 수 있을까? 이 두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주체적 사고와 관점으로 기울여 보라는 것입니다.


입 시 경쟁의 가혹한 장은 그 자체로 참고 봐 주기 끔찍한 무질서입니다. 자살이니 죽음이니 하는 사례가 아무리 예외, 소수의 몫일 뿐이라 해도, 마치 환경의 피폐를 지표식물처럼 미리 감지하고 모두에게 경고하는 타산지석으로 새기지 못할 바 없습니다. 현재 한국의 눈부신 발전은 분명 엘리트 위주, 수월주의 교육으로 달성되어 왔고, 글로벌 거목으로 우 뚝 선 삼성의 성공 사례가 강남 엄마들이 악착같이 길러낸 인재들이 그 밑거름이 되었음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획일화된, 그래서 전체의 피폐를 부르는 제로 섬 게임보다, 타인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나의 행복도 도모하는 상생의 터전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저자가 우리에게 일러 주는 메시지는 이런 절충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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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패밀리
토니노 베나키스타 지음, 이현희 옮김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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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갱스터 러키 루치아노(이 책에도 "작전명 스트립티즈"라는 화제 가운데 등장하는 실존 인물입니다. 물론, "스트립티즈"라는 작전은 실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는 그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내 인생에서 후회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모든 것을 합법적으로 처리하지 않은 것이다." 그 말은, 굳이 폭력적이고 범죄적 수완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신의 배짱과 두뇌 회전 속도였다면 성취(어폐가 있겠습니다만)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이뤄 냈을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 렇다면 왜 일부 범죄자들("일부"라는 말을 반드시 써야 합니다. 대다수의 범죄자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서 없어서 그런 일을 저지르는 무능력자들이기 때문이죠)은, 사회적으로 공인된 룰과 방식에 따르지 않고 일탈의 길을 애써 걷는 것일까요? 유 쾌하고, 약간 무섭기도 하고, 문장 하나하나에 재치와 위트, 기발함이 넘치고, 무엇보다 스토리가 너무도 재미있는(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초호화 캐스팅으로 이미 만들어졌고 국내에서 상영도 되었는데, 흥행 면에서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조만간 DVD 상품이 출시되면 감상한 후에 그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이 소설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저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소설은 기막히게 재미있는 코믹 스릴러를 가장하지만, 기실 품에 담고 있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는 바로 이에 대한 것입니다. 이는 어쩌면 인간 본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프레드, 아니 조반니는 그 점을 힘주어 강조합니다. "인간이 진정 사랑하는 것은 용서가 아니라 복수다. 인간은 상대에게 먹을 휘두를 때 그의 존재 가치와 이유를 느낀다." 과연 프레드의 답이 옳은지, 그에 대해 동의를 보낼지 아니면 최후의 (정신적) 사형 선고를 내릴지는 역시 독자의 몫입니다. 


이 소설은 자신이 소속되었던 범죄 조직을 배신(이 단어를 곡 여기에 사용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는 이 "배신 행위"를 통해 자신이 마땅히 속해야 했던 정상인들의 공동체로 - 다소 불안하게나마- 복귀할 수 있었으니까요)하고, 미 연방 정부가 마련한 증인 보호프로그램에 따라, 멀리 대서양을 건너 프랑스 서해안에 위치한 어느 작은 마을로 은둔해 있습니다. 홀몸이면 사실 그 운신이 어려울 것도 없으나, 문제는 가족, 즉 아내와 딸, 아들이 딸려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여기서 외출도 자제하고, 마피아 중간 보스로서 자신의 과거가 드러날 수 있는 어떤 언행도 삼가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의 가족들에게도 이 같은 의무는 동일하게 부과됩니다. 과연 타고난 맹수, 혹은 무대 기질 가득한 스타가 제 본색을 언제까지나 숨기고 살 수 있을까요? 그 무서운 마피아의 우두머리들은, 버젓이 네 식구가 붙어다닐 수밖에 없는 이 뚜렷한 목표물이, 설사 지구 반대편에 숨어 산다 한들 과연 언제까지 시야에서 놓친 채 방치할 수 있을까요?


전지적 작가(공교롭게도 주인공 프레드가 가장한 직업 역시 작가입니다)의 어투는 매우 코믹합니다. 전혇적인 수다스러운 이탈리아인의 현란한 수사를 유감 없이 맛보는 게 가능합니다. 그런 까닭에, 이 소설은 자칫하면 코믹 풍자물 정도로 오인 받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런 용도로 읽어도 본전은 충분히 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는, 마리오 푸조의 본격 크라임 노블에 못지 않은 짙은 향취와 사색,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이 들어 있다는 게 결정적인 차이점입니다.


우 선 이 소설에서,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소설의 장엄한 엔딩에 한몫 단단히 하는 캐릭터는 아들 워런입니다. 누나인 벨은, 하늘이 부여한 선물, 압도적인 미모라는 자질에 기대어 어느 환경에서도 힘들이지 않고 제 갈 길을 나아갑니다. 아리러니컬하게도 그녀는 이 미모가 축복이 아닌 저주임을 깨닫고, 독자로서는 다소 뜬금없이 받아들여지는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려 들기도 합니다. 반면 키도 작고 어딘가 만만해 보이는 구석마저 있는 워런은, 현지 적응이건 기존 궤도 운행이건 삶이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워런이 누구인가. 바로 그 아버지 프레드의 아들입니다. 프레드가 누구인가. 뉴어크 특정 구역을 그 이름 조반니라는 석 자(?)만으로 벌벌 떨게 만든, 조직 개척의 대가입니다. 조직을 잘 꾸리고 실패하지 않는 사업 선택을 하는 재능만 뛰어난 게 아닌데, 이 자질을 아들이 고스란히 물려 받았음은 책의 마지막에 가서야 독자가 알게 됩니다.


주인공 프레드(조반니)는 겉으로 보아 똘기 가득한 깡패입니다만(세상에 성한 정신을 가진 어느 누가, 사람 목숨 해치기를 그토록 태연히 하며, 어제까지 친구였던 자를 눈도 깜짝 않고 저세상으로 보낼 수 있을까요?), 희한하게도 그의 단단한 두 어깨는 마치 세상 모든 범속한 이가 채 지지 못한 짐을 정직하게 그의 일생 동안 짊어져 온 보이지 않은 공덕이 있나 봅니다. 마지막에 그는, 타고난 완력으로나 육체적 나이로나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무서운 히트맨, 암살자와 맨손으로 마주칩니다. 이상하게도 그는 이 자와 몸으로 부딪히면서, 가망 없는 싸움이라는 것도 알면서, 육탄의 희열을 느낍니다. 때 릴 때 뿐 아니라 맞는 순간에까지 엔돌핀이 솟는 상대를 보면서, 상대는 그만 "때리다 지치는 경지"를 느끼게 됩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프레드는 의자로 이 가공할 폭한을 가격, 자리에 누입니다. 화자의 말에 따르면, "잃을 게 더 많은 상대와 그렇지 않은 편 사이에 나는 승부"였다고 합니다. 맷집이나 펀치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거죠.


지 난 세기 대륙에서 빚어진 크나큰 말썽, 인류 절멸로까지 치달을 수 있었던 전화의 종막을 알리는 배경이 되었던 곳이 바로 이 노르망디였습니다. 이제 이 조용한 시골 마을에, 전직 마피아의 일가가 신분을 숨기고 잠입하더니, 다음에는 그의 목숨을 노리는 심판자의 무리가 운명처럼, 도둑처럼, 나중에는 점령군(이 대목이 특이합니다. 왜 이들은, 아무리 시골이라 하나, 그들의 철칙을 어기고 공개리에 대대적인 작전을 감행했던 것일까요?)의 양상으로, 세계사적으로 곡절도 많았던 이 고장을 접수합니다. 상륙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고, 탐(이른바 G-man)과 프레드는 둘의 힘만으로, 나중에는 한 손을 더 빌려, 하이눈의 게리 쿠퍼처럼 선량한 마을을 악의 손으로부터 구해 냅니다. 코믹하면서도 장엄하고, 감당 못할 촌극이다 싶으면서도 뭔가 숙연해지는 감이 있습니다. 소 설의 말미에서 어느 새 화자는 프레드로 바뀌며,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변칙 템포로 전환됩니다. 사칭 얼치기에서 비로소 진짜 작가가 된,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잔뜩 들뜬 어투로 이어나가는 조반니, 아니 "브라운 씨"는, 어느 새 보편자의 입장에서, 영화 <대부>에서 마을 사람들의 facilitator로 봉사(?)하 던 비토 코를레오네처럼, 독자에게 인생 이면의 진실을 전달하는 author로 바뀌어 있습니다. 성자와 악한이 종이 한 장 차이이듯, 영웅 비토와 찌질이 헨리 역시 트럼프 카드 한 끗 차이임을, 이 코믹을 가장한 인생독본은 우리 독자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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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늘 불안한 걸까
마거릿 워렌버그 지음, 김좌준 옮김 / 소울메이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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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쯤에 "무기력증"에 대한 체계적인 대처법을 다룬 책을 읽고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아무리 팔팔하고 능력과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라도, 무기력(helpless)이라는 함정, 벙커에 빠져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니, 직장에서 많은 활동과 성과를 내고, 영민한 두뇌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일수록, 전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묫했을 때 느끼는 좌절과 굴욕감이, 평균적인 다른 이들의 그것을 훨씬 상회한다고 합니다. "무기력"은 일종의 감정, 일시적인 기분에 불과할 줄 알았는데, 원인과 증상, 그에 따른 치유 방법이 정해진 질병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충격이 컸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문제로서 바로 보고, 그에 따른 정확한 대처를 하는 게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서 현명한 선택임은 분명합니다.


" 무기력'이 질병이라면, "불안"은 어떻겠습니까? 무기력은 사람에 따라 전혀 그 심각한 피해를 겪지 않고 일생을 보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불안"은 그보다는 훨씬 보편적인 증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영화 제목도 있었습니다만. 이 "불안감"이란 녀석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 올 뿐더러, 그 남기는 피해 역시 훨씬 심각한 수준입니다. "불안"역시 일종의 질병으로 분명히 범주를 정해 준다면, 사람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심각한 "증상"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마거릿 워렌버그는 의사입니다. 의사이기만 한 게 아니라, 심리학과 정신 분석학에도 깊은 소양을 지닌, 인문학 소양이 상당한 치유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전통적인 뇌신경 과학 분야에 정통했을 뿐더러, 풍부한 임상 경험을 통해 동시대인이 겪고 있는 가장 흔하고 심각한 정신 질환이 무엇인지, 그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확고한 신념과 인식을 통해 완비된 처방을 제시하는 세라피스트입니다. "불안"이 그저 막연하고 모호한 감정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저 기분 전환이나 충분한 휴식으로 해결과 완치가 가능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바라보는 "불안"은 질병에 가깝기 때문에, 먼저 불안이 발생하는 원인을 신경과학적으로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대처 방법을 제시합니다. 여기에는 약물을 통한 치료도 포함됩니다만, 일상에서 간단히 시도할 수 있는 신체 동작, 호흡이나 자세 교정 세라피도 포함됩니다. 수시로 찾아 오는 불안감, 공황 상태 때문에 자주 곤란을 겪는 분이라면, 이 책을 상비해 두고 수시로 찾아 보면서, 그 지시하는 바를 따라해 보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 단 저자는, "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은 어디까지나 "뇌"에 있다고 합니다. 뇌는 신체와 외부 상황에 연관된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는 통로이자 최종의 저장소입니다. 정상적으로 정보를 수신, 발신하고, 그 결과가 왜곡 없이 처리되면,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평안하고, "뿔안" 따위가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습니다. 뇌 부위 중 어느 한 곳이 이상을 일으키고, 신경 전달 물질의 작용에 이상이 일어났기 때문에, "불안, 공황" 따위가 느껴지는 거죠. 저자는 그래서 우리의 뇌 구조에 대한 지식, 그리고 각종 반응을 야기, 유도하는 다양한 호르몬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제시합니다.


책의 주제가 "불안"이므로 이와 관련한 부위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신경계 (nervous system)

2.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 (stress response system)

3. 대뇌피질 (cortex)

4. 변연계 (limbic system)

5. 기저핵 (basic ganglia)


이 중에서 특히 중요한 부위는 변연계입니다. 이 부분은 정서와 기억을 담당하는데, 우리의 불안이라는 건 따지고 보면 정서, 불안의 두 가지 팩터에서 모든 것이 연유되다시피하기 때문이죠. 변연계는 다시 다음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 살필 수 있습니다.

1. 시상 (thalamus)

2. 시상하부 (hypothalamus)

3. 해마 (hippocampus)

4. 편도체 (amygdala)


불안이란, 한 마디로 말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혹은 과민 반응, 잘못된 반응입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의 작용 경로를 고찰해야, 이 불안을 효괴적으로 잠재울 수 있습니다. 위의 2. 시상하부(hypothalamus)는, 부신으로 두 가지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을 보내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그 두 가지 홀르몬이란, 아드레날린코르티솔입니다.


특히 불안과 관련해서 중요한 부위는 편도체입니다. 편도체가 담당하는 것은 감정과 관련된 기억인데, 그 중에서도 부정적이고 공포스러운 것들에 특히 치중하여 관리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뇌가 좌, 우의 두 반구(半球)로 구별되어 있다는 건, 현대 뇌신경과학자들 중에서는 부인하는 이들도 꽤 있는 형편입니다만, 이 책의 저자 워렌버그는 여전히 전통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편입니다. 그녀의 입장에 따르면 오른쪽 편도체는, 현재의 위험에 대한 단서를 포착하는 기능을 맡고, 왼쪽 편도체는 그 단서를 과거의 기억과 비교하여, 얼마나 위험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비교 평가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좀 허무하기도 하지만, "불안"이란 결국 호르몬 분비 교란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 장애 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약물의 주입에 의해 이런 호르몬의 분비를 통제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불안이라는 증상이 다소라도 진정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실제로 약물 치료의 효과는 큰 편이지만,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런 약물을 통한 처방과 대처를 꺼린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면 언제가 이 약물 치료의 적기(適期)라고 할 수 있는가? 저자는 네 가지 정도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주기적으로 공황 발작, 어쩔 줄을 모를 만큼 당황하고 대처 불능의 심리에 빠지곤 하는지

-학교나 직장에 가기 싫고, 자력만으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지

-배가 아파서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불편을 겪는지

-몸이 떨리고 얼굴이 붉어진다든가, 서 있기 힘들 만큼 신체가 불안정한지

-근심 걱정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일로 정신을 쏟다가도 채 몇 분 만에 다시 불안감에 빠지는지


이상의 어느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약물 치료를 받는데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치료제로 제시되는 약물은 주로 1)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 2)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3) 부스피론(buspirone) 등이라고 합니다. 간혹 다른 계열의 약물도 동원되는데, 이것은 약칭 SNRIs, 즉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입니다. 이펙서, 심팍타, 프리스티크 등의 브랜드를 달고 있습니다. 제 지인 중에 해당자가 있어서, 특히 저 이펙서라는 약물 이름이 귀에 익습니다.


약 물치료가 여전히 거북하게 다가오는 분들을 위해, 저자는 1) 그렇다면, 당신이 섭취하는 것 중,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미연에 차단하라는 권고를 합니다. 이것은 C.A.T.S로 저자에 의해 부르기 쉽게 요약됩니다.

 C - 카페인

 A - 술

 T - 담배

 S - 설탕 등 감미료


심 지어 건강에 좋다는 녹차에도 다량이 함유되어 있을 만큼, 카페인은 너무도 보편적인 성분이라 우리가 이를 피해갈 방도가 없다시피 합니다. 카페인은 거의 모든 종류의 불안을 일으키는 주범으로서, 일상에서 겪는 단순 홍조, 손떨림 증상 등 거의 관여하지 않는 때가 없습니다. 술과 담배의 해악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겠고, 설탕은 비단 불안 관련이 아니라도 이미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기피되고 있는 물질입니다. 저자가 관심을 가지는 물질은 아스파르테임(우리가 예전에 아스파탐이라고 불렀던)이라는 인공 감미료입니다. 이 성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지만, 일단은 주의가 필요함을 주장합니다. 설탕의 경우 특히 저혈당자가 섭취하면 스트레스 유발이 우려되며, 아스파르테임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인공 감미료는 섭취 제한이 건강에의 첩경이라는 뜻이겠습니다.


저 자의 주장 중 특히 눈이 가는 것은 "숨쉬는 방법을 완전히 바꾸라."는 것입니다. 핵심은, 교감 신경 흥분을 감소시키고,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호흡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동양에서도 전통적인 기 수련 방식의 일환으로 강조되는 것처럼, 복식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복식 호흡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대부분 방법을 잘못 익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실습상의 경험담도 이야기합니다. 즉, 숨을 들이쉴 때, 배가 나오는지 들어가는지를 체크해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배가 나와야 정상이며, 들어간다면 그건 방법이 잘못된 것입니다.


마음은 역시 아음의 작용으로 다스려야 직접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마음챙김(MINDFULNESS)를 대단히 유효한 요법으로 제시합니다. 이 마음챙김이란, 정념, 유념이란 다른 말로도 표현되는데, 그 방법은 불안을 유발하는 다른 잡념을 일절 떨쳐 버리고, 인식의 전환, 호흦의 교정을 통해 일종의 명상 상태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우리 한국에서 정신 통일, 집중 등의 이름으로 태권도장이나 학교 CA 황동 시간에 많이들 접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실습이 간편하고, 직접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바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 주고 몸을 가볍게 하는 요법이 되겠습니다. 스 트레칭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우리 몸에 누적된 스트레스를 일거에 떨치는 매우 유용한 수단입니다. 몸의 긴장과 경직은 결국 마음의 사소한 부분에까지 다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몸을 편하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근육은 긴장과 이완 작용을 통해 정신 상태의 조절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신장(伸張)과 이완"이라는 명칭도 적절하다고 말합니다.


불 안은 어쩌면 우리 생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하지 않고는 해결이 어려운 병증일 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불안을 느끼고 만성화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지나친 불안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데에 있겠죠. 이시형 박사도 그의 저서 <배짱으로 삽시다>에서, 마음을 편히하고 긴장을 놓아리며, "아 나는 그냥 적당히, 즐기면서, 일을 망쳐도 좋다는 자세로 편안하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훨씬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박사가 그리 칭찬해 마지 않는 김연아나 박지성, 코마네치 등도, 평상심 발현의 대가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불안은 최소한으로 누르고 달래며, 진짜 문제의 실질적 해결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게 두 분 저자의 공통된 결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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