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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사전 - 365일 날마다 새로운 서울 발견!
김숙현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서울 여행 사전」을 읽고
서울하면 세계적인 대도시 반열에 이미 올라 있고,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중요한 기관과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서울을 흠모하면서 서울로, 서울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내 자신은 시골 농촌에서 중학교까지 생활하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에 아버님의 사업 실패로 인하여 모든 재산이 날라 가는 위기에 처해 고등학교도 진학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였다. 도저히 일반계 고등학교는 진학할 수 없는 입장이었는데 마침 하늘이 도왔는지 서울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철도고등학교’가 있는 데, 여기를 합격하게 되면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 다닐 수가 있고, 시골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열차도 무료로 승차할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학교’였던 것이다. 어쩔 것인가? 이왕 일반계 고등학교는 못 가게 되었고 해서, 성적을 조금 부족하지만 담임선생님을 여러 번 졸라서 그냥 부담 없이 한 번 원서만 내고 시험 한 번만 보겠다는 내 뜻을 관철시켜서 난생 처음으로 완행열차를 타고 시험을 보러 서울에 왔었다. 정말 차도 많고, 건물도 높고, 사람도 많아서 눈이 휘둥거릴 정도였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하여 서울하고 인연을 맺게 되었다. 정말 시골 농촌에서 자전거로 또는 걸어서 중학교를 두 시간 가량 다니던 시골 촌놈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생활하는 유학 학생이 된 것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에 서울 구경을 철저히 하기로 약속을 하고 무던히도 많이 돌아다니는 체험을 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서울의 시내버스 번호와 함께 모든 행선지를 외우게 되었고, 문화 예술 관련 기관 등의 위치를 알게 되었고, 종로에 집결되어 있는 학원가를 배회하였고, 신신, 화신 백화점은 물론이고, 서울의 도서관도 많이 다니기도 하였다. 기억에 남는 것은 남산에 자주 친구들과 오르게 되었고, 당시 남산에 있어 케이비에스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백만인의 퀴즈’에 출연하여 월말까지 오르기도 하였고, 정동에 있었던 엠비씨 방송국의 ‘라디오 퀴즈’에도 출연하기도 하였다. 청계천의 판자 집은 물론이고, 마장동 등의 많은 지역의 어스름한 모습은 물론이고, 한강 주변도 한가함 속에 많이 거닐고 놀았던 추억이 있다. 이렇게 많은 서울 공부를 하고 졸업 후 지방에 발령을 받아 지금까지 지방에 생활하고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올라가는 서울의 엄청난 발전의 모습에서 눈이 더 휘둥거려지고, 너무 복잡하여 머리가 삥 돌 정도이다. 그리고 시간이 너무 없다. 언제 차분하게 시간을 내서 여유 있게 서울을 다시 공부하고 싶었는데 바로 ‘서울 여행 사전’의 멋진 책이 나온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서울을 충분히 공부하고, 가까운 시간 안에 서울 여행을 정말 자유스럽게 하고 싶은 욕심을 갖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