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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같은 목소리
이자벨라 트루머 지음, 이지혜 옮김 / 여운(주) / 2014년 5월
평점 :
『그림자 같은 목소리』를 읽고
우리 인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나 내 자신은 최우선으로 들고 싶은 것이 바로 ‘건강’이라 할 수 있다.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행하는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위, 재력, 명예 등 그 어떤 것도 의미가 반감되면서 심하게 되면 죽음으로까지도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건강관리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나 맡고 있는 일에 대해서 더 즐겁게 책임감 있게 행하는 것이라는 내 자신의 생각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에게 수많은 질병이 있다고 한다. 질병들 중에서 주로 노년에 발생하면서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치매에 관한 이야기였다. 실제 이 병을 겪어보지 못한 경우에는 실감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말로 듣는 것하고는 직접 현장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수발해야 하는 입장과 환자 본인의 생각과 행동 등을 일일이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추리 소설 작가인 저자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겠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가게 하고 있다. 여든 살의 나이에 오게 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모습을 2006년 봄부터 2014년 봄까지의 상황을 전하고 있다. 평소 말로 들었던, 가끔 책으로 보았던 단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8년 동안의 지속적인 관찰 내용을 기록으로 전하고 있어 머리가 자연스럽게 숙이게 하고 있다. 이루어지는 과정이 공개적으로 획기적으로 이루어진다기보다는 소리 없이 서서히 전개되는 과정들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물론 당사자인 주인공이 자신의 상태를 교묘히 숨기려하는 노력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증세 악화로 인하여 발발하는 모습들을 정말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다보니 책은 얇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교훈을 얻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초기 모습부터 점차 확산이 되어가는 건망증, 공황 장애, 실어증 등으로 확산되어 가면서 의사소통이 안 되고, 가족들마저 전혀 알아보지 못할 정도가 되는 과정들을 소개하고 있어 정말 실감난다. 특히 실어 증세가 나타나면서 말의 어법이 이탈되는 과정에서 표현되는 언어는 새롭게 다가왔다. 그 동안 막연히 말로만 듣던 치매성 환자를 바로 옆에서 함께 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치매성 환자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비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갖기도 하였다. 한때는 정확성이 생명인 철도역장으로서 역할을 해냈던 주인공의 건망증부터 시작하여 치매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모습이 순차적으로 잘 제시되어 있어 환자는 물론이고 가족 등 간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깊은 교훈과 함께 해법을 얻으리라 생각해본다. 미래의 걱정보다는 주어진 현재를 건강하게 즐겁게 생활해 나가는 내 자신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귀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