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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 귀찮의 퇴사일기
귀찮 지음 / 엘리 / 2019년 1월
평점 :
귀찮 저의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을 읽고
지방에서 거주하고 있다.
일 년에 가끔씩 올라가는 서울의 모습은 역시 수도답다.
너무 크면서 모든 것이 집중된 느낌이다.
사람들이 많다.
왠지 정감 넘치기보다는 바쁨에 쫒기는 모습에 조금은 삭막한 분위기다.
그래서 볼일 보고 바로 내려온다.
옛정과 여유를 갖지 못하는 내 자신이 많이 아쉽다.
그래도 고등학교를 70년대에 서울에서 다녔었는데...
우리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서울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들어가기 어려운 직장에 스물여섯에 들어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 과감하게 3년차인 스물아홉에 직장을 그만 두게 된다.
물론 나름대로 특별한 이유 등의 이야기들이 책을 열고 있다.
퇴사를 생각하는 이유들, 망설이게 한 우려들, 퇴사를 결심하게 한 응원의 목소리 등의 과정들이 깔끔한 글과 그림이 곁들여 잘 표현되어 있다.
어쨌든 쉬운 결단은 아니지만 해냈기에 젊음다운 멋짐이 돋보인다.
결단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계기가 한마디 말이었다는 것이 감동으로 각인된다.
그것은 주변 많은 사람들이 "너 할 수 있겠어?", "어쩌려고 그래. 요즘 같은 불경기에." 그런 염려만 듣곤 하였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되었는데 그때 그 사람이 했던 한 마디 말 "귀찮님은 할 수 있어요." 라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해내고 말 거란 욕심이, 해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는 점이다.
3년간의 직장을 퇴사 한 이후 시작된 불안한 생활이 이어진다.
말 그대로 백수 혹은 프리랜서로서의 서울 생활이다.
동료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아니라 이제는 혼자서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두렵고 긴장되는 그런 생활이다.
그러나 그러한 체험 속에서 많은 것을 직접 느끼고 자기 역사로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점이다.
우선 돈의 소중함을 안다.
수입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입을 생각 안 할 수가 없게 되고, 이것이 불안감으로 작용한다.
결국 자신이 갖고 있는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활용한 귀찮의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드 웹툰 외주가 들어오지만 이것도 업체 사정으로 없는 것으로 된다.
그렇지만 이것이 계기가 되어 퇴사일기를 쓰면서 요리 그림도 그리고 여행기를 쓰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공감되면서 알려진다.
귀찮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함으로 인정되어지게 된다.
즐겁게 하는 일이 생겼다는 것으로 방황이 진정된다.
그리고 큰 결심을 한다.
바로 드디어 서울을 떠나기로 한다.
시골인 고향에 내려가 가족 작업실 '그리고다'를 만들기 위한 과정들이다.
드디어 서울을 떠나 고향에 내려와 자리를 잡은 사장님이 되었다.
가장 한참의 나이에 스스로가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믿는 것, 그것이 청춘이다."라는 것을 저자가 직접 보여준 자체만으로 많은 의미와 교훈을 주었다고 생각을 해본다.
특히 고향의 '그리고다'집을 지으면서 엄마가 '보이지 않은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 또한 당장 결과물이 되지 않더라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내 글을 쓰고 내 그림을 그리며 살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아무것도 아닌 것 같던 백수, 취준생, 회사원으로서의 경험도 이제야 좋은 재료가 되어 내게 돌아온 거겠지.
그러니 내 일이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면 지금, 보이지 않는 일에 열심히 몰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가 알아봐주지 않아도, 남들보다 조금 느려도."
너무 멋진 귀찮님의 공감되는 글이다.
따라서 앞으로 귀찮님의 글은 더욱 더 뻗어가는 더 멋진 글로 탄생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