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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 - 피로 쓴 조선사 500년의 재구성
배상열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6월
평점 :
「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을 읽고
대개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알고 있다. 한 세대나 한 왕조의 역사는 그런 수많은 권력 다툼을 통한 대립 속에서 결국 승자가 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계승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지막 왕조인 조선 왕조 519년의 역사도 이런 피비린내 나는 여러 사건들이 많이 있었고, 이런 사건 속에서 역시 승자들이 패권을 장악하였고, 자기들의 입맛대로 권력을 농단하게 된다. 즉 살아 있는 권력은 죽은 권력을 두 번 죽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조선은 개국 초기부터 이런 반역의 역사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멸망할 때까지 크고 작은 반역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게 된 것이다. 결국 권력은 배반과 보복의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 국사 공부를 하면서 배웠던 내용들에 대하여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던 시간들이었다. 왜냐하면 책에는 그저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된 내용들로 대부분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고려를 쓰러뜨리면서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난과 최초의 권력 투쟁으로 이방원과 정도전이 가담한 2차례의 왕자의 난, 조사의 난 등은 조선의 건국 초기에 있었던 반역 이었다. 그 이후에도 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난과 이징옥과 이시애의 난, 연산군을 몰아 낸 중종반정, 중종 때 혼자만의 리그였던 조광조의 난, 선조 때 일어난 정여립의 난, 송유진과 이몽학의 난, 선조가 잉태한 조선사 최대의 비극인 광해군과 칠서의 난, 광해군을 몰아 낸 인조반정 등은 조선사 최대의 비극이었다. 청출어람의 비극이었던 소현세자 독살 사건, 반역이 부른 반역의 이율배반인 경종 독살 사건과 이인좌의 난, 왕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인 정조 암살 미수 사건 등은 이 당시 테러로 완전 범죄를 노렸던 대표적인 사건들이었다. 홍경래의 난과 갑오 동학 농민 전쟁은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봉기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과감히 나섰던 운동이었다. 그리고 가장 화려한 홍길동의 난, 의적은 없었던 임꺽정의 난, 시대가 만든 영웅의 허상인 장길산의 난 등은 영웅이 된 도적들이었다. 위와 같은 내용들에 대하여 사료 등 근거를 제시하면서 당시의 상황들을 재구성하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서 참으로 역사라는 것도 이렇게 이율배반적인 면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역사의 주인공은 진정한 백성(국민)이어야 한다는 것이 오늘 날 정설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올바른 역사는 바로 우리 국민들 한 명 한 명이 만들어 가고, 이런 의식이 하나로 통합되는 모습으로 한 국가의 발전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조선사의 이런 역사의 반성을 통하여 더 나은 대한민국의 멋진 역사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