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홀 1 -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힐러리 맨틀 지음, 하윤숙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의 역사 속 인물과 사건중에서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고,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같은 스캔들은 영국의 '헨리 6세와 앤 블린'이야기와 프랑스의 '루이 16세와 마리앙투와네트'의 이야기일 것이다.
이미 영미권에서는 이 두 이야기가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수없이 반복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중에서 헨리 8세와 앤 블린의 이야기는 미국 드라마 '튜더스' 영화 '천년의 스캔들' 그리고 아주 오래전의 영화로 '천 일의 앤'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은 주로 왕실을 중심한 헨리 8세와 캐서린, 앤 블린이 이야기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에 '힐러리 맨들'이 쓴 '울프 홀'은 이야기의 중심에 토마스 크롬웰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전체적인 흐름은 기존의 소설과 영화와는 좀 다른 각도에서 '튜더' 왕실을 들어다 보게 되는 것이다.


 
 
 '울프 홀'은 이야기의 시작이 1500 년, 퍼트니에서 펼쳐진다. 대장장이인 월터 크롬웰이 술이 취해 자신의 아들을 흠씬 때리는 장면에서 시작되고, 이를 피패 크롬웰은 배를 타고 먼 길을 떠난다. 그후 세월이 흘러 크롬웰은 안락한 가정을 꾸미고 변호사가 되어 토머스 울지 추기경의 법률담당 변호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헨리 8세는 자신의 첫 왕비인 아라곤의 왕녀 캐서린이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핑계로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그 뒷배경에는 앤 블린이 있다는 것이다.
왕은 이혼문제 등으로 로마 교황청과의 마찰을 빚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울지 추기경은 자신이 거처하던 햄프턴 궁에서 쫓겨나서 초라한 이슈의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수장령까지 발표하면서 이혼을 하려는 헨리 8세.
정당한 혼인 관계였음을 주장하면서 절대 이혼을 하지 않으려는 캐서린
헨리 8세의 애간장을 녹이면서 이혼후에만 결혼을 하겠다는 앤 블린
헨리 8세의 이혼을 성사시킬 수 없었기에 초라한 모습으로 일생을 마치게 되는 울지 추기경.
그리고, 울지 추기경의 옆에서 법률일을 하다가 헨리 8세의 총애를 받게 되는 토머스 크롬웰
토머스 크롬웰과는 달리 영국의 법률가인 존 모어경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명문학교를 졸업하고, 왕실의 재무를 담당하면서 외국 사절 영접 및 조약의 기초 등을 작성하기도 하는 변호사 토머스 모어.이런 인물들이 총 동원되어서 이 소설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소설을 읽기 위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본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크롬웰의 성장 과정을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작가인 '힐러리 맨틀'의 머릿속의 상상력이 크롬웰을 아버지의 매를 피해서 가출한 소년, 프랑스 용병, 대 부호의 주방장, 교역상을 거쳐서 변호사가 된 것으로 설정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헨리 8세가 그토록 신임하고 곁에 두었던 토머스 모어 못지 않는 국왕의 충실한  신하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인간을 이용할 수 있는 인간과 버릴 인간만이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냉혹한 궁정에서 크롬웰 나름의 입지를 굳혀 나가는 것이다.
이야기가 시종일관 토머스 크롬웰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헨리 8세와 캐서린의 이혼 문제가 많이 진척된 상황의 영국 왕실이야기로 부터 시작이 된다.
그래서 영국 역사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좀처럼 소설을 읽으면서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16세기의 영국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와의 관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캐서린이 스페인의 아라곤 왕실의 공주인데, 왜 헨리 8세의 아내가 되었는지. 그리고, 캐서린의 이혼을 동의해 주지 않는 교황청의 입장. 이 당시 신교의 발생으로 구교와 신교의 대립 상황, 헨리 8세의 수장령 과 그의 딸인 엘리자베스 여왕이 왕위에 오르기 위해서 인내하면서 기다렸던 혹독한 상황, 엘리자베스 여왕 치세때의 성공회의 탄생까지를 .....
특히, 유럽 왕실의 결혼은 정략 결혼이 성행했었다는 것도.

익숙한 이야기를 낯선 시각에서 풀어낸, 지적 상상력이 넘치는 놀라운 작품, 오백 년 전에 일어났던 이야기가 새롭고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타임즈)- 책 뒷표지 글
능란하고 악마적이며, 음험하고 심술궂다. 한마디로 매혹적이다. (뉴욕 타임스)- 책 뒷표지 글
이 소설을 읽는 많은 독자들도 이와같은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낯익은 이야기가 '울프 홀'에서는 낯설게 펼쳐진다는 느낌을.... 그것은 바로 소설을 이끌어 가는 주체가 토마스 크롬웰이기때문이다.
이런 시각으로 이 시대를 바라보기에 '울프 홀'은 색다른 재미가 있는 것이다.  
'울프 홀'은 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1권은 토머스 울지 추기경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2권은 바야흐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토마스 크롬웰이 신분의 장벽을 뛰어 넘어서 권력의 정상인 헨리 8세의 측근이 될 것이며, 지금까지 왕의 총애를 받았던 토마스 모어는 런던탑에 갇혔다가 길로틴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을까....
토마스 크롬웰과 토마스 모어는 서로 다른 신분에서 출발하여 권력의 최정상까지 올라간 인물들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헨리 8세와 그 의 여인들의 암투와 신경전.
인간이 인간에게 늑대가 되는 탐욕의 장, 울프 홀, "먼저 사냥하지 않으면 사냥당한다. " - 책뒷표지 글
 권력을 향한 인간들의 피튀기는 한 판 승부가 2권에서는 더 적나라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소설을 소개하고 싶다.
영국의 시오노 나나미라고 불리는 작가인 '앨리스 위어'의 장편 소설
☆ 헨리 8세와 여인들 1,2 권 (앨리슨 위어)
    엘리자베스 1세 (앨리슨 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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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을 읽고 리뷰를 작성해 주세요
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 뭐해?" "그냥~~"

[그냥]의 사전적 의미는
  • 1 더 이상의 변화 없이 그 상태 그대로.
  • 2 그런 모양으로 줄곧.
  • 3 아무런 대가나 조건 없이
  • 박칼린에게 있어서 '그냥'은 우리들이 의미하는 '그냥'이 아닌 것이다. 그녀의 도전적이고 열정적이며 자신감에 넘치고 당당한 모습 그대로의 '그냥'인 것이다.
    박칼린 !!!

    그녀는 단시간내에 우리들의 마음 속으로 쏙 들어왔다.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의 의미도 모르는 사람들이 화음을 맞추고, 작은 동작을 함께 맞추어 가면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하나로 어우러지는데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박칼린 인 것이다. 그녀의 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당당하고 열정적이었다.
    박칼린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가 없었다면, '남자의 자격'에서의 합창단은 이루어 질 수 없었을 것이다.
     
    박칼린은 '명성황후', '페임', '아이다' 등의 오페라를 공연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자신의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가 '그냥 :)' 이다. 박칼린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의 두 가지는 '인연'과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칼린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가 그동안 오페라의 캐스팅에서 보여주었던 이 사람은 언젠가는 오페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박칼린 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 가족간의 인연, 그리고 작가 양인자, 그리고 이문열과의 인연들. 그것은 그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들이다.
    특히, 현재 이문열 작가가 중앙일보에 연재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여인'은 어쩌면 그녀와의 대화 속에서 얻은 내용들이 그 소설에 묻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끔씩 마주치게 된 인연인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중에 어머니의 고향인 리투아니아를 찾아가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다. 어릴적에 떠난 고향을 찾아가는 엄마를 위해 신림동을 뒤져서 찾아낸 나무판에 십자가를 깎고, 그 가운데, 믹포빌을 상징하는 M자와 함께 그 피가 흐르는 가족들의 이름을 새긴 나무 십자가 이야기. 세심하고 열의에 찬 모습의 박칼린을 만나는 듯하다.

    또 한 가지 박칼린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여행. 목적지없이 발길닿는대로 정처없이 떠나는 '구름투어'. 그것은 "규칙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고..... 바람부는대로'(P47) 가는 여행이다. 그런데, 구름투어에는 그녀의 삽살개도, 박칼린 군단의 일원들도, 시간이 되고, 마음이 있으면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녀의 병수집과 가면 콜렉션을 통해서도 그녀의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비싼 보석보다도 더 아름답고 예쁜 병들. 그리고, 자신이 여행하는 곳에서 하나, 둘, 사서 모으기 시작한 가면들.
     

     
    그런 모습에서 소박한 박칼린을 만날 수 있다.
    세상에... 그냥이란 없다. 곧 죽는다 하여도 그냥으로는 살지 말지어다. (P83)


    박칼린에게 '그냥'은 우리들의 '그냥'이 아닌 열정이고, 도전인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삶 그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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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서는 기쁨 - 우리 인생의 작디작은 희망 발견기
    권영상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집근처 뒷산을 오르내리면서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에 작은 설레임을 느끼기도 하고, 옛 제자의 장성한 모습에 작은 기쁨을 느끼기도 하는 나에게 '뒤에 서는 기쁨'은 작지만 아름다운 인생의 모습들을 보게 해주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권영상'은 교사이면서 동시, 동화 작가이기도 하다. 이미 그의 동화와 동시는 <그 애 앞에 설 때면>. <실 끝을 따라가면 뭐가 나오지>, <들풀> 등이
    초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이해인 수녀는 그의 시를 다시 읽고 싶은 시라고 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글들은 '투명하고 간결한 언어'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이고, 내가 본 그의 글들은 아주 서정적이다.
    그가 즐겨 찾는 뒷산의 모습이 눈에 선할 정도로 곱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그의 글 속에는 사람 살아가는 따뜻함이 담겨져 있다.
    예전에 근무하던 곳을 찾아 갔을때에 그 곳의 모습은 몰라보게 변했지만, 그 곳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여자 제자와의 만남. 책을 잘 읽는다고 아나운서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선생님의 말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제자.
    또, 오래전 제자가 보내온 편지 한 통.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외교관이 되고자 공부를 했으나, 외무고시에서 2번의 낙방을 하고, 선생님을 원망했지만, 이어서 고시에 합격하여 외교관이 된 제자의 이야기는 작은 이야기들이지만, 훈훈한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저자도 이젠 5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기에, 우리 사회의 아버지들과 같이 어깨가 축 늘어진 그런 모습을 자신이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젠, 기억력도 가물가물해져서 열쇠며, 지갑이며, 잊어버리고 다니게 되고, 툭툭 내뺃는 아내의 한 마디가 정겹지만은 않게 들리게 되고, 하나뿐인 딸조차 때론 낯설게 느껴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래서 40대에는 사막을 그리워했고, 사막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신비함을  느꼈으며, 50대가 되어서는 산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알프스산도 아닌, 히말라야 산도 아닌, 그저 시간날 때마다 들릴 수 있는 뒷산을 오르 내리면서 자연의 벗삼아  산을 거닐면서 삶의 순간들을 만끽하고, 삶의 지혜를 깨달아 가는 것이다.
    때론, 주말 농장의 벌레먹은 무, 배추를 보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벌레를 잡아 준 후에 무, 배추가 다시 푸르름을 찾으면 그 속에서 작디 작은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작은 즐거움 뒤에는 우리 시대의 50대 가장들이 느끼는 서글품이 묻어 나기도 한다.
    나는 가족으로부터도 호감을 사는 인물이 아니다. 식구들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모른다. 좋은 식사를 즐길 줄 모르고, 멋진 옷을 입을 줄 모르고, 통쾌한 유머를 구사할 줄도 모른다. 밥도 되지 않는 글줄을 위해 평생을 살아왔다.
    (...) 가족을 위해 살아오느라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했다고 가끔 투덜댄다. 그러나 내가 해 보고 싶은 일을 하려고 몸부림쳐 본 적은 불행히도 없다. 그냥 먹고 사는 일에 스스로 노예가 되고 말았다. 그 사슬을 끊어 보려고 내가 번 돈의 일부를 그 일을 위해 써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다시 젊음을 산다면, "그땐 다를거야" 라고 말하지만, 다시 젊음을 되돌려 준대도 그렇게 못 살 사람이 나다. 나는 늘 인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그게 모두 내 어깨에 지워진 짐 탓이라고 변명하면서. (p16)


    그리고, 자신의 일상 속에서 추억 속의 아버지가 지금의 자신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그것은 추억 속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며, 고마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뒤에 서는 기쁨'은 동시, 동화 작가인 권영상이  쓴 첫 산문집이라고 하는데,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은은한 파스텔톤의 색깔처럼 잔잔하고 작은 느낌들을 가지게 해준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우리의 아버지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도 떠올리게 해준다.
    그리고, 작은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감동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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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겨우(?) 열네 살 소녀, 연주.
    그가 살아온 날은 365일* 14 살 = 5,110 일인 것이다.
    열네 살, 그것은 '그냥, 그냥, 그대처럼 한 존재이다.' (p7)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열네 살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이자, 그들의 일기장 속의 한 부분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어른들은 그들이 편리한대로 말한다. 때론, '이제 너희들도 열네 살이잖아' 라고 하기도 하고, 때론, '겨우 열네 살인데, 너희들이 뭘 안다고?' .....
    그러나, 열네 살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나이가 되면 꿈이 이루어질 줄 알았고, 예뻐질 수도 있을 줄 알았고, 공부도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자신의 미래를 꿈꾸기는 하되, 이루어지기엔 힘겹게만 느껴지고, 공부도 그다지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고, 첫사랑의 느낌은 있으되, 그것이 사랑이라는 확신도 없고, 그냥,그냥 힘겨운 날들의 연속인 것이다.
      이 소설은 열네 살, 연주와 그의 단짝 친구 민지를 통해서 본 열네 살 소녀들의 성장통을 그들의 일상 속에서 작가는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연주가 꿈꾸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자하는 희망, 그리고 학교 생활, 가정 생활,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 연주 부모님의 이혼, 연주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인 기섭의 이민.... 열네 살 소녀가 겪을 수 있는 꿈과 사랑, 기쁨과 슬픔, 공부...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조금씩 커가는 청소년의 모습을 그려나간다.
    연주 엄마의 열네 살 시절은 어땠을까?
    엄마의 열네 살은 어디로 갔을까? 엄마는 그때에 뭘 하고 살았을까? 인생에 있어서 열네 살이 가지는 의미는?
    엄마의 열네 살이 그랬듯이, 연주의 열네 살도, 그저 지나가는 한 순간의 연속 중의 한 부분일 것이다.
      청소년들이 자주 느끼는 감정중에 '기분이 나빠서', ' 째려봐서' 라는 단순하다면 단순한 느낌이 어떤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대한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학생들의 마음에 큰 깨달음을 줄 수도 있겠기에 적어본다.

    "너희가 앞으로 수많은 일과 감정의 변화 속에 있게 될텐데, 내가 읽어준 신문기사들처럼 명분없는 일로 너희의 인생을 우울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인생은 셀 수 없이 너희를  째려볼 것이다. 겨우 그 정도밖에 못 사느냐? 넌 겨우 이것밖에 안 되느 인간이냐? 등등의 조롱으로 말이다. 또 삶은 너희를 기분 나쁘게 째려 볼 것이다. 네가 뭘 하게써? 네가 뭐 대단하다고? 네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하면서(...) 너희가 울든, 웃든, 노력하든, 포기하든, 주저 앉든, 다시 일어나든.... 시간은 단 한 번도 멈추거나 쉬거나 요령피우지 안호 계속 앞으로, 앞으로마 가고 있다는 것을" (p164~165)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1,2 학년이 된 열네 살 청소년들.
    어른들이 보기엔 믿음직하지도 않고, 어설프게만 생각되지만 그래도 이들은 나름대로의 자신의 꿈을 가꾸어 나가기도 하고, 인생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나이임에는 틀림없다.

    연주가 계산하듯. 우리가 85살을 산다고 해도 365일* 85살 = 31,025 일.
    우리가 살아갈 날은 많아야 3만 일인 것이다. 그중에 열네 살은 일부분에 속하는 것이고, 살아갈 날 들 중의 시작 단계인 것이다.
    내가 꿈꾸는 미래도 이런게 아닐까? 내가 무얼 꿈꾸든, 내가 무엇을 해내든... 그것도 사실 내 삶의 조각조각들. 알고 보면 별 볼일 없는 색종이 조각 같은 것들... 만화경 속의 "색종이, 셀로판지, 은박지, 금박지가 뒤섞이며 쉴 새 없이, 셀 수없이 다양한 세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또 나타나고 또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고 다시 사라지고 .... (p246)
    그래, 열네 살은 아직 시작일뿐이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모습으로 변하고 표현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열네 살 청소년들이여!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차근 차근 꿈을 향해서 앞으로~~ 앞으로~~
     
    내 인생도 핑크색 ! 아니면 말고 1 색깔이 뭐든 상관말자 ! (p253)
    그래,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어...
    노경실 작가의 첫 성장소설인 이 책은 아주 사소한 열네 살 소녀의 일상 속에서 청소년들의 꿈과 고민과 생각을 예쁘게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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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세계를 향하여 '정치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해 냈다.'(p4)고 자랑을 한다. 세계적으로도 빠른 시일내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말하곤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조정래 작가의 '허수아비춤'을 읽고 있는 이 시점에도 기업들의 비자금 비리를 파헤치는, 그리고 모 은행장의 비리는 줄기차게 뉴스의 한 장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 사건들이 투명하게 처리될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검찰의 수사를 믿을 수 있을 것인지 의아심이 생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각종 비리들도 그저 그렇게 끝나 버렸으니....

    과연, '허수아비춤'에서 지적하고 있는 '돈'의 위력은 학력이 높은 엘리트 계층에게는 더 지저분하고 더러운.... 심지어는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란 말인가.
    민주화 항쟁을 위해서 앞장 섰던 세대들이 지금은 경제의 비리의 한 가운데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빌 게이츠'와 '워런버핏'처럼 자신의 부를 사회 환원하는 것을 바라지도 않지만, 기업의 재산을 개인의 재산으로 착각하는 행태는 무엇이란 말인가....
     
     대한민국 문단의 굵직한 문인, 조정래.
    그는 이미 대하소설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지나온 과정을 섬세하고도 힘있는 필치로 그려내지 않았던가.
    몇 년에 걸쳐서 읽었던 조정래의 소설에서 미쳐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이런 대하소설을 쓸 수 있었던 작가의 성실함과 인내심은 또다른 그의 책인 '황홀한 글감옥'을 통해서 접할 수 있었다.
    그런 작가가 새로 쓴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의 뒤안길. 감추어져 있는 이야기이지만 사람들의 입에서 입을 통해서 퍼져 나가던 이야기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현실로 밝혀지면서 알게 되었던 기업들의 부조리와 비리들.
    어둡고도 씁쓸한 이야기들이 '허수아비 춤'을 통해서 너무도 섬세하고 확실하게 그려지는 것이다.
    '허수아비춤'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대가의 유려하면서도 묵직한 필력, 굵직한 대하소설을 그렇게나 많이 썼으니 당연한 필치이기는 하지만.
    일광기업이라는 국내 굴지의 기업을 모델로 했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현주소인 것이다. 기업이 경영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권력에 아부하기. 뒷탈없는 돈대주기, 검찰은 기업들의 비호세력이며, 검사들은 비겁자이자 보신주의자들.

    돈은 귀신도 부린다. 하물며 그깟 사람쯤이야. (p69)
    돈이 있는 곳에 구정물이 고이고....
    대기업과 검찰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존재.
    '정경유착' '경권유착' '경법유착' '경언유착' '정언유착' '권언유착'
    상위 몇 %에 해당하는 좋은 머리를 가진 어르신들.
    대한민국 엘리트 집단인 그들은 민주화 혁명의 주역들이었고, 이제는 경제의 핵심에 앉아 있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세속적인 성공을 향해서 재벌들의 비자금, 탈세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들은 재벌총수의 노예이자, 물질주의의 앞잡이, 돈과 물질에 대한 욕암으로 가득한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허수아비가 되어가고 있다.
    그들의 두되는 기업의 비자금을 숨기기 위한, 권력에 아부하기 위한 그런 두뇌였던가.
    돈을 따라서~~ 권력을 따라서~~ 비리를  따라서~~
    바람에 흔들리는 허수아비들.
    그대들이 골든 클래스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그런 대한민국의 국민임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억(億)
    '상상만으로 존재하는 숫자'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억(億)'이 별거 아닌 세상이 되었지만, 이 소설의 비자금의 액수는 그 '억'을 넘어 '조'단위로 표현된다. 이 엄청난 숫자놀음에 '허수아비춤'이 소설이고, 그 소설의 한 장면이기에 '허구의 세계이니까, 상상의 세계이니까~~'
    그러나, 소설의 내용들이 진실의 일부임을 입증이라고 하듯이. 대기업의 비자금 비리는 오늘도 매스컴의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검찰의 수사는 늦장 수사에, 법정 판결은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이 컸고, 잠시도 소홀리 할 수 없는 국민경제에 더 이상 부담을 주어서는 안되기때문이라는 명문이 당당하고 뻔뻔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p403)
    그래도, 양심적인 지식인은 있지만, 그런 지식인을 흔들어 대는 것이 또한, 비리 기업인들과 그 핵심세력이기에.
    '허수아비춤'의 결말부분에서 나타나는 순탄하지 않을 것같은 '전인욱'의 앞날과 잽싸게 새로운 기업으로 갈아 탄 '강기준'의 행동이 우리사회의 단편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여 씁쓸하다. 그리고, 아직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지려면 험난하고 먼 여정이 필요함을 암시해 준다.
     
    '허수아비춤'의 작가가 생각하는 그 비리의 요체는 경제적 부패, 특권층의 경제적 부패에 있다. 작가는 이것을 또한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요약해 놓았다.
    '이 땅의 모든 기업들이 한 점 부끄러움없이 투명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로 내고, 그리하여 소비자로서 줄기차게 기업들을 키워 우리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고루 퍼지고, 또한 튼튼한 복시사회가 구축되어 우리나라가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경제 민주화'다. (p440~441
    )- 해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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