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의 꽃을 피워라 - 법정스님의 무소유 순례길
정찬주 지음 / 열림원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법정스님 입적 1주기가 지난 3월 11일( 음력 1월 26일)이었다.
스님은 유언으로 <무소유>를 비롯한 스님의 모든 책들의 절판을 말씀하셨다. 말빚을 남기기 싫다는 말씀과 함께.



그러나, 세인들은 이 말씀마저도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우왕좌왕 다툼에까지 이르게 되고....
스님의 말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 사심을 채우기 위한 것인지 한탄스럽기까지 했었다.
정작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내 놓았던 스님은 병원 치료비 마저 지인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그동안 남모르게 자선을 베푸셨다고 한다.
그동안 1년이 지나는 동안에 스님의 책들은 1년간 더 출판하자는 결정도 있었고, 새로운 스님 관련 책들도 출간되었다.
그중에 <소설 무소유>도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정찬주는 법정스님과 오랜 연(緣)이 있다. 샘터사에 근무하는 십수년 동안 스님의 책 십여 권을 만들었고, 그것을 계기로 사제지정을 맺기고 했다.
그래서 법정스님은 정찬주를 재가제자로 삼으면서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뜻의 법명인 무염(無染)이란 법명을 지어 주었다.
정찬주는 우리나라의 사찰, 암자를 자주 찾기에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암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암자가는 길>, <암자가는 길2>를 펴냈다.
그중에 <암자가는 길 2>는 몇 달 전에 읽었기에 그의 책으로는 두 번째 읽게 되는 책이다.



<그대만의 꽃을 피워라>는 저자가 법정 스님 입적 1주기를 앞두고 스님이 어렸을 적부터 거쳐온 발자취를 밟아 오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법정 스님이 수행했던 암자와 절을 순례하면서, 스님의 자기다운 영혼이 무엇이었는지를  되짚어 오는 순례기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무소유 성지순례"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스님의 무소유의 삶은 꽃피듯~~ 물흐르듯 사는 것이었을 것이다.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으므로 진정으로 홀가분해지고 자기다운 삶" (p12)



이것이 스님의 삶이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소설 무소유'가 스님의 전 생애를 망원경으로 보았다면 에세이 <그대만의 꽃을 피워라>는 현미경으로 보았다는 느낌이 든다. (p12) 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가까이에서 스님을 보아왔기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의 형식은 <암자가는 길>과 같은 기행문 형식을 빌은 에세이이다.
스님은 입적하신 즈음에 스님을 뵙기를 원하면 불일암이나 길상사로 오면 거기에 계시겠다고 하셨다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기도 하는 송광사 불일암으로 부터 스님의 발자취를 더듬어 간다.
불일암에 있는 빠삐용 의자.



스님의 무소유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의자이다.
송광사 불일암
진도의 쌍계사.
스님의 고향인 해남의 우수영.
스님이 행자시절 거처했던 진도의 쌍계사.
미래사 눌암.
쌍계사 탑전.
봉은사 다래헌.
강원도 오두막 수류산방.
서울의 길상사.
모두 스님이 거처하셨던 곳이다.


  

 

그중에서 내가 처음 접하는 이야기는 스님의 고향인 해남에서의 이야기이다.
출생에서 출가전 까지, 아니 중학교부터는 목포로 유학을 떠나니, 그 이전까지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이 있는 곳이지만, 그곳에는 스님의 생가 표시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지는 않은 곳이다.
그리고,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가는 불일암은 저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곳이다. 


불일암은 내게 맑은 거울이다. 불일암으로 가는 것은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나만 고집하는 '거짓 나'를 떠나 남을 배려하는 '본래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기  때뭉에 암자가 텅 비어 있어도 좋다. 봄날 아래채 툇마루에 앉아서 목욕소 뒤편에서  꽃비를 뿌리는 산벚나무를 바라보는 것만도 행복하다. 겨울의 들머리에 선 지금은 감나무 가지에 매달린 붉은 감들이 단풍보다 더 곱다.
(...) 불일암은 내게 한 권의 윤리 교과서다. 암자는 '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고 한다. 집착과 욕심이 과해진 나에게 붉은 경고등을 켜준다. 그러니 불일암 가는 길은 집착과 욕심의 몸무게를 줄이러 가는 길이다. 불일암의 작고 맑은 모습들을 무심코 바라보는 동안 집착과 욕심의 몸무게가 부쩍 줄어 있음을 깨닫는다. (p33~34)


'집착과 욕심의 몸무게를 줄이러 가는 길' 그것은 바로 무소유의 법정 스님의 자취가 있기에 그럴 것이다.
스님은 "내가 없는데 (무아- 無我) 내 소유가 있을까" 하셨다고 하니...




정찬주가 가는 이 길들은 모두 스님의 기억들이 깃든 곳이다.

미래사 주차장 왼쪽에서 편백나무 숲 사이로 난 산길을 50 미터쯤 걸어가니 멀리 한산도 앞바다가 보인다. 지금 가고 있는 오솔길이 효봉암 터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법정스님도 통영을 오갈 때는 이 산길을 이용했을 것 같다. (p137)

스님이 거처했던 곳 중에 세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 있다.
강원도 오두막 수류산방이다. 이곳에 약 17년간 머무러 계셨는데, 누구의 출입도 금하셨다. 아주 가까운 지인이 들렀을 뿐인 곳인데, 스님은 만약에 이곳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시겠다고 하셨던 쯔데기골 오두막.
이곳은 이 책의 저자 역시 순례를 하지 않는다. 스님이 계실 적에도 못 가보았지만, 스님이 떠나신 지금도 가지를 않는다.
최근 강원일보의 기사에 의하면 스님이 거처하셨던 곳의 앞 철문에 무단침입 경고판과 무인카메라까지 설치되어 있다고 하니, 끈질긴 사람들의 호기심이 만들어 낸 기이한 모습이 아닐까 한다.







스님이 자신의 책을 절판하기를 원하면 절판하면 되는 것이고, 스님이 거처하시는 곳에 출입을 금해 주기를 바라면 가지를 말면 될 것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역시 집착이고, 욕심이 아닐까?
법정 스님에게서 우리들이 배울 수 있었던 삶의 모습은 욕심을 버리고, 집착을 버리는 무소유임을~~~
어떻게 보면 <그대만의 꽃을 피워라>도 집착과 욕심을 버리지 못한 순례이고 출간이 아닐까 한다.
법정 스님이 원하신 무소유~~
말빚 조차 남기기 싫으시다 하셨는데~~
스님의 자취조차 남기고 싶지 않은 것이 스님의 무소유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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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2
박해천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콘크리트 유토리아>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하이브리드 총서 2 에 해당하는 책이다.


 

책 소개 글에서 보여주듯이
"한국의 시각 문화에 영향을 끼친 아파트에 대해 논하다" (책소개글 중에서)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소개글에서 알 수 있듯이


디자인 연구자. 현재 홍익대 B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의 디자인: 산업, 문화, 역사』, 『한국의 디자인 02: 시각문화의 내밀한 연대기』,『디자인플럭스 저널 01: 암중모색』 등을 기획 편집했으며, 『인터페이스 연대기: 인간, 디자인, 테크놀로지』를 썼다. (저자 소개글 중에서 )



한국 인문학의 지형도를 그리는 책 중의 한 권이다.
그러니,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그리 녹녹한 책은 아니다.
건축이나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자료들의 모음과도 같은 책이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한국의 아파트를 통해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책의 형식도 그 이전의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한 것이기에 제1부의4편의 글들은 모두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제 2부의 글들은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 그것도 쉽게 볼 수 없는 1960년대, 1970년대의 사진들과 광고, 잡지책의 자료들이기에 눈길을 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1962년 1차 완공을 하게 되는 마포 아파트로 부터 시작하여 분당, 용인 아파트까지를 소재로 하여 아파트가 세워지게 된 정치적 배경, 아파트의 변천에 따른 사회, 문화상, 역사성까지를 연구한 책이며, 저자가 디자인을 연구하는 사람이기에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의 관계에 대한 내용들과 아파트와 그들 아파트 시대의 각종 수집 자료들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어찌 보면 아파트 관련 논문을 읽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책의 내용들에는 많은 주(註)가 달려 있다.



먼저 제 1부 '픽션' 계간 <자음과 모음>에 연재되었던 4편의 글이 전면 개정되어서 실려 있다.
그런데, 4편의글은 각각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등의 문학장르 형식을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1편 '선의 모험' 1963년 Y자형 여섯개 다면체의 모습으로 들어 섰던 마포아파트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한다. 가장 논문적 형식이 두드러진 이야기이다.



2편 '아파트의 자서전' 화자가 아파트이다. 주체가 된 아파트가 아파트의 역사에서 부터 아파트의 위상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아파트를 논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아파트 마다 그 시대와 그 아파트에 맞는 문학작품들의 내용이 소개되면서 시대상을 작품 속에서 유추 해석해 볼 수 있는 것이다.
3편: '영웅시대' 어느 강남 1세대의 회고담 형식이다. 1940년대에 태어난 세대, 판잣집으로 대변되는 어린 시절을 가진 세대. 그들은 전쟁으로 유년기를 빼앗겼고 판잣집으로도 잠을 잘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 행복했던 세대들의 일대기를 통해서 강남 아파트 시대를 조명해 보는 것이다. 
4편 "꽃무늬 이야기'에서 주거 환경의 변천과 함께 주방 시설의 변화와 전자제품의 등장이다.
1975년의 아포로 보온밥통, 1971년의 국내 최초의 오리표 싱크대 등의 등장, 그리고 텔레비젼의 인테리어 역할 까지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있다.





제 2부 '팩트' 
1. 마포 아파트 - 주거 모델의 실험실



 
 

2. 한강맨션 - ― 현대적 문화생활에 대한 동경과 선망



 

3.사물의 세 가지 질서





4. 강남의 아파트 단지들 -― 중산층 시대의 개막





5. 분당과 용인 - 포스트 강남의 모델하우스
생활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마포아파트의 등장은 현대식 생활의 전당이었고, 거실과 연결된 입식 부엌의 시작이었다. 개별 연탄 보일러의 등장도 말 많았지만, 마포 아파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도래을 알려 준 것이다.
1970년은 와우 아파트의 붕괴와 함께 한강 맨션이라는 "구름 위의 별세계"가 펼쳐진 해이기도 하다. 사회지도층의 대거 입주로 생활수준, 교육 환경, 소비패턴의 변화와 함께 실내장식의 붐을 이루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 소개되는 초창기의 아파트의 조감도들은 한강변에 덩그마니 놓여 있는 아파트의 모습이 삭막하고 황량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런 아파트는 황금알을 낳은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재건축, 재개발의 치맛바람이 되기도 했고, 생활의 변화에 따른 주거 환경, 실내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모를 가져다 준 것이다.
책 속에 실린 과거의 사진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좋은 볼거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의 내용 중의 2부는 실질적인 많은 정보들과 자료들이 담겨 있어서 읽는데 도움을 준다.
이제는 우리들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환경이 된 아파트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이 책을 읽게 되는 동기가 되겠지만, 그렇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다른 인문서들에 비해서는 볼거리가 많지만, 그래도 독자들과의 괴리감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일반 독자들이라면 과거로의 아파트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어떨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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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2
임다솔 지음, 정은민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30 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아픔을 가슴 속에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 사건은 역사 속으로 흘러갔지만,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피해자도, 가해자도 모두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초등학생들에게 어떻게 들려 주어야 할까?
그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현실에서 결핍된 것을 환상의 세계에서 채워주는 뿌듯함. 마치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 된" (글쓴이의 말 중에서)것과 같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5.18 민주화 운동이란 주제는 너무도  가슴 아픈 역사적 사실이기에, 또한 그 사건 속의 인물들이 아직도 가슴앓이를 하면서 살아 가기에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 한나빛이 할머니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세상으로  들어가서 그 문제를 해결해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지리산 자락에 홀로 살고 있는 나빛의 할머니가 치매로 보살핌이 필요하게 되어 엄마와 함께 나빛을 외할머니를 찾아간다.
 다른 친구들은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을 보람차게 보내는데....
영화캠프마저 포기하고 가게 된 외할머니댁.


엄마는 무슨 일인지 외할머니와의 사이가 그리 좋지는 않은 듯하고.
나빛은 외할머니댁의 모든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다음날 그곳을 떠나려고 하는데, 그날 밤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깜깜한 밤에 어디론가 사라지는 외할머니.
외할머니를 쫒아 간 곳은 1980년 5월 23일 광주 가는 버스 속의 광경과 화순에서 일어난 버스 속 승객들을 총으로 사살하는 모습.


그리고 외할머니가 지니고 있던 초록색 여행가방과 그 속에 들어 있는 분홍 원피스.
또다른 사람인 계엄군인 아저씨.
꿈인지 환상 속의 세상인지 모를 그런 곳으로의 여행은 나빛에게 며칠 계속된다.
나빛이 외할머니댁 곳간에서 본 먼지 투성이 초록색 여행가방과 분홍 원피스는 이 꿈 속에서 본 세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밀짚모자 아저씨는 계엄군인 아저씨와 어떤 관계일까?
엄마를 꼭 닮은 곳간에서 본 사진 속의 학생은 누구일까?
외할머니는 무엇을 찾아서 밤마다 과거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환상 속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빛은 밤마다 처참한 총살이 이루어지던 그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도대체 어젯밤에 겪은 일들은 뭘까? 나빛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만들어진 상상은 아니란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사진에 생생히 남아 있으니까?" (p87)





5.18  민주화 운동의 피해자인 외할머니와 가해자였던 밀짚모자 아저씨는 가슴에 안고 살던 아픔을 나빛의 환상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꿈을 통해서 치유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외할머니와 엄마에게도 이 사건으로 인하여 모녀간의 갈등이 있었다는 것.
엄마에게는 학창시절의 소중했던 꿈들이 광주에 있었고, 그 꿈은 끔찍한 이 사건으로 인하여 망가져 버렸던 것이다.
외할머니의 죽은 쌍둥이 언니에 대한 아픔때문에
그리고, 그 갈등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이야기가 진실성이 돋보이는 것은 실제로 광주에서 화순으로 가던 너릿재에서 1980년 5월 23일에 이와같은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고, 그 사건의 진실을 그대로 소설 속에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초등학생들에게는 5.18 민주화 운동이란 역사 속의 한 사건이라는 개념 정도 밖에 없을 것인데, 이런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의 소설로 그려 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임다솔은 이런 이야기를 <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를 통해서 풀어 나간다.
이 작품은 2008년 5.18 기념재단 문화 공모전에 입상한 소설이다.
작가의 매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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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문희정 지음 / 동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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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의 저자인 문희정에게 미술관은 다양한 공간으로 인식된다.




데이트 공간, 약속시간에 일찍 도착했을 때 시간을 보내기 위한 곳, 생각에 잠기거나 정리할  때 찾는 곳.
그러나, 미술관을 가장 많이 찾게 되는 것은 전시회나 작가전을 보기위한 목적이 가장 클 것이다.
 우리들이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찾는 것에 비하면 그녀에게 미술관은 일상의 한 부분인 것이다.
나의 경우에 있어서 미술관은 놀러가는 곳이 아닌 월중 행사정도로 유명 해외작가들의 전시회를 보러가는 감상의 장(場)인 것이다.
우리들이 흔히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단어 중에 '미술관'과 '갤러리'의 개념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것에 관하여 정확하게 짚어준다.
간단하게 말하면, 미술관 작품들 사고 파는 것이 금지된 비영리 공익기관으로 전시장 규모가 관람하는데 1시간이상이 걸리는 곳이며 각종 부대시설,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도슨트와 오디오 가이드가 준비되어 있으며, 국내외 유명작가의 특별전을 비롯한 상설전시 등을 열고 있으며 입장료를 받는다.
그런데, 비해서 갤러리는 작품 전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영리를 추구하는 곳으로 갤러리에 소속된 작가들이 3~4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이 작가가 있다. 그러나 소규모의 갤러리 들도 많고, 전시회가 있을 때만 문을 여는 갤러리도 있으니 방문시에는 홈페이지 등을 참고해야 한다. 특별전이 아닌 경우에는  입장료는 없다.

 
 
그런데, 일반인들의 경우에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예술의 전당에 있는 한가람 미술관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서 만나게 되는 시립미술관이 아닐까 한다.
내 경우에도 이 곳을 가장 많이 찾았던 것이다. 이곳들은 해외 거장들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평일 오전에 도슨트 운영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한적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방학, 토요일, 일요일에는 초중학생들이 엄마와 함께 와서 북적거리기에 제대로 전시를 관람하기가 쉽지가 않다.
나에게 시립미술관은 원추리 꽃이 피는 계절이 가장 아름다웠던 것같다. 미술관 올라가는 입구부터 주황색의 원추리꽃의 군락은 그야말로 여름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이다.



미술관을 그래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데, 갤러리는 약간 좀 껄끄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인사동의 많은 갤러리들은 소규모이기에 들고 나는 사람들이 부자연스럽기 마련이다.
처음 갤러리를 찾는 사람들은 도대체 입장료를 받는지 안 받는지도 혼란스럽고, 관람객을 빤히 쳐다보는 갤러리 측의 사람들의 표정도 신경쓰이고, 거의 모든 갤러리들이 한적하여 관람하려면 뒤꼭지가 어색하기도 하다.
이런 내 마음을 이 책에는 너무도 공감있게 써 놓았다.

조용한 갤러리에 혼자 들어갈 때면 내가 전시를 보러 온건지 큐레이터와 맞선을 보러 온 건지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땀이 삐질나고 걸음걸이 하나하나도 의식하면서 갤러리를 돌아본다. 그림에 집중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한편으로는 그부도 사랑이라곤 나뿐인지라 시선이 가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관람객의 입장에선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훔치러 온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죄지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p16)

아마도 갤러리를 찾았을 때에 이런 경험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사동에 가면 그 많은 갤러리 앞에서 서성거리다  관람객이 없는 것같으면 포기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인사동의 갤러리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인사 아트센터'와 '가나 아트 스페이스'이다.
그중에 내가 가장 자주 가는 곳은 '인사 아트센터'인데, 그곳은 6층 건물로 총 10개 전시실이 있다. 한 건물에서 오르내리면서 여러 전시회를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그리고, 인사동 골목이 아닌 큰 길에 있어서 다른 곳보다는 관람객이 항상 몇 명씩은 있는 곳이다.
2010년 가을이 끝날 무렵에 인사동 골목길을 걷다가 '유학다녀온 딸'이라는 곳을 보게 되었는데, 약간 들어가서 있는 이곳은 문이 닫혀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에 깔린 철로가 인상적이었는데, 카페?, 레스토랑?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곳은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이 결합된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운영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에서는 서울에 있는 주로 미술관과 갤러리를 소개해 준다.
저자는 비교적 자세하게 자신이 그곳을 갔을 때에 인상깊었던 이야기에서부터 그곳의 특징들, 그리고 그곳을 나와서 갈 수 있는 주변의 카페, 북카페, 헌책방, 레스토랑, 근처의 꽃트럭, 그곳의 약도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아마도 간송 전형필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조선 최대 지주집안의 자제로 일제 강점기에 25살에 자신이 물려 받은 재산 10 만석으로 우리의 문화재를 수집했던 분인데, 그 문화재들과 함께 1년에 봄(5월), 가을(10월), 이렇게 두 번 짦은 전시를 가지는 '간송미술관'.



 



주변 경관이 뛰어난 곳이기도 한 이곳을 찾으려면 그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이 책의 저자가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소마 미술관' 찾았을 때에는 그 옆의 공간에서 야외 결혼식이 있었다고 한다. 미술관옆 결혼식~~ 예술적 감각의 결혼식이 아닐까.





2010 년 6월에 6.25 관련 사진전이 열려서 '대림미술관'을 찾은 적이 있다 경복궁 역에서 내려서 골목으로 깊숙히 들어가 있는 미술관. 건물도 특이하지만 미술관 뒤뜰이 한적하면서도 아름답다.
또한 미술관 실내의 모습도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멋을 가진 곳이다.

 



이곳이 1993년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물 미술관인 한림 미술관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건축 역시 미술관 전문 해외 건축가의 작품이고.
최근에 가본 갤러리는 '공근혜 갤러리'. 이곳을 찾아 가면서 전경들을 많이 만났다. 국무총리 공관과 청와대 춘추관 사이에 있는 갤러리이다.

 



그때의 내 생각을 이 책을 풀어준다. 청와대와 맞닿아 있는 이곳을 전에는 어떻게 왔을까 하는 생각을 했든데, 공근혜갤러리는 2005 년에 논현동에 있다가 2006년 팔판동으로 그리고 2010년에 지금의 자리로 온 것이다. 청와대 앞길이 일반인 통행이 가능하기에 이곳에 자리잡은 것인가보다.
청와대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곳. 그리고 삼청동에서 경복궁에 이르는 곳에는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갤러리를 열기 위해 작업중인 곳도 여러 곳이 눈에 띈다.
아마도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곳 중에 '리움'이 있지 않을까?

 

 

 
삼성가의 미술관이니 관심은 있지만 선뜻 가기에는 주저하게 되는 곳인데, 이 책에서는 그곳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내가 가 본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가보지 못한 미술관과 갤러리.
서울에 있는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를 이 책에서는 담아내기에 시간나는대로 가 볼 곳들이 많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꼭 갤러리를 찾지 않더라도, 요새는 미술품들을 여기 저기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꼭 유명인들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예술가의 꿈을 꾸는 사람들의 작품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지하철 역사에서도, 병원의 복도에서도, 그리고 백화점 문화공간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예술을 접한다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갤러리들이 많은 인사동, 삼청동. 대학로, 홍대앞 등을 지나다가 한 번 쯤 들어가 보면 좋을 것이다.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를 읽으면서 이 책이 단순히 미술관, 갤러리 소개만을 하는것이 아니라. 예술품을 접하는 마음이나 미술관 관람 예의, 주변의 풍물들까지 소개해주기에 책이 풍기는 느낌보다는 더 즐겁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미술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했기에 어느날 그곳을 찾게 되면 좀더 친근감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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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
어마 리 에머슨.진 뮤어 지음, 이은숙 옮김 / 반디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인생에 있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야 하던가 ~~
그런데, 이 선택 앞에서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주눅들어서 사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에 대한 선택은 자신의 몫이지만 그 선택을 얼마나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 나가느냐 하는 것도 자신의 몫인 것이다.


 

<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는 작가인 어마  리 에머슨의 체험에서 나온 소설이라고 한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끼지가 허구인지는 밝히지 않지만.....
시대적 배경은 미국 벌목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시작하던 1950 년대 후반이고, 장소는 쿠스베이 벌목 캠프이다.
주인공인 리는 잘 나가는 가족들에 비해서 내세울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런 여자이다. 오리건주의 목장을 가진 부모에게는 결혼을 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네 딸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세 명의 아들이 있다.
"아버지는 '우리 큰 사위, 해군 제독님.' 혹은 '내 아들, 교수님.', 혹은 '우리 둘째 사위, 의사 선생님.' 등으로 자식을 부르시며 자랑스러워하곤 하셨다. 그런데, 내 차례가 되면 그저 다정한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어마 리, 금발머리 내 딸.' 금발의 머리칼 외에 내세울 것이 없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견디기 힘들었다." (p6)
리에게는 내세울 아무런 장점이 없기에 이 집안에서는 흔하디 흔한 금발 머리가 내 딸 앞의 수식어로 불러 지는 것이다.
그래도, 아버지는 모든 가족이 잘되기를 항상 기도하신다.
언니집에 얹혀 살던 리는 형부의 소개로 취직시험을 보러 가지만 밤세워 타자 연습을 했건만 엉망진창의 결과만 남는다.
집에 돌아오는 집에 내린 곳을 지나치는 바람에 가게 된 동물원에서 우연히 듣게 된 한 마디가 그녀의 새로운 인생을 가져다 준다.
"450 달러 ! 부주방장!"  두 명의 벌목공이 나누는 그 말 한 마딩에.
그녀는 쿠스베이 벌목 캠프로 향한다.
가끔씩 출장 요리사 일을 하기도 했으니 그녀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인생에는 밀물 때가 있고 썰물 때가 있는 법, 좋은 기회가 왔을 때는 그 행동을 놓치지 말고 잡아야지" (p21)
쿠스베이 벌목장에는 식성 좋은 60명의 건장한 벌목공이 있다. 모두 남자들로 가득이다.
얼마후에는 100 명의 벌목공들의 식사를 담당해야 하는 부주방장 ~~
또한, 그녀에게는 사랑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에게간 떠난 사랑 더그웨더비가 있다.
못내 떠난 사랑을 보내지 못하고 마음에 담고 있는 리.
사랑이 남긴 것은 그의 편지 2통과 사진. 그것을 끌어 안고 사는 것이다.


 

이 소설은 어마 리가 새로운 환경인 벌목장에서 찾게 되는 사랑의 이야기가 주 내용은 아니다.
지금은 사라져 간 벌목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세상이 그렇듯이, 쿠스베이에 모인 사람들도 선한 사람, 악한 사람들이 모여 있게 마련이다.
사기 도박도 있고, 의도적인 화재사건도 있고, 쿠스베이의 일을 망치려는 음모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이곳이 벌목장이기에 우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곳의 모습들도 작가는 세밀하게 묘사를 잘 해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이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자신의 길을 가는  어마 리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존재감이라고는 없던 어마 리가 이곳에서는 만드는 음식마다 빈 그릇만 남을 정도로 텅 비게 되고, 다음 끼니는 어떤 요리를 할 것인가 생각하며 만드는 음식은 벌목공들에게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존재감이라곤 없던 어마 리가 존재감을 찾은 모습은 그 어떤 모습보다 아름답고 활기찬 것이다.
또한, 떠나 보내지 못하는 사랑때문에 에디슨과의 멀어지고,
마음은 에디슨의 오두막집을 비하한 것도 아니고, 그가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 들인 것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그런 것 처럼 비쳐지게 되는 것이다.
떠난 후에 그것이 사랑일까 ?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꼭 어마 리의 마음인 것이다.
어떤 기회가 왔을 때에 그 기회를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놓쳐 버리는 순간들이 우리의 인생에서는 얼마나 많은 것인가....
너무 소극적이어서 놓쳐 버렸던 순간들....
떠나는 벌목공들의 뒷 모습이 언제나 쓸쓸하듯이, 우리 인생의 뒷 모습은 그렇게 쓸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쓸쓸한 뒷 모습을 밝은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어마 리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 에디슨, 아직도 그 샴페인 가지고 있어요?"
"물론이죠."
" 그럼, 우리가 여기서 나가면 당신의 나무 농장에서 축하 파티를 열어요."
나는 에디슨이 내 말뜻을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올려다 보았다. 제대로 알아들었음이 분명하다.
그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다정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얼른 덧붙였다.
"당신이 아직도 그러고 싶다면요"
"물론 그러고 싶죠" (p334)
인생의 기회는 딱 한 번도 아니고, 자신의 삶에서 때때로 많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선택이 비록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해도, 기회는 또 오는 것이 아닐까~~~
가족들에게는 존재감 조차 없었던 어마 리가 벌목장에서 새로운 삶을 찾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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