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바꾼 사진들 - 카메라를 통한 새로운 시선, 20명의 사진가를 만나다
최건수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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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PHOTO 를 비롯한 사진전을 보게 되면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사진들과는 너무도 판이한 작품들이 많은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수채화같기도 하고, 유화같기도 하고, 수묵화같기도 한 사진들.
그 보다 더 한 작품들은 조각인지, 공예품인지도 구분이 안되는 사진들도 많은 것이다.
내가 본 사진들 중에서 가장 사진같지 않은 사진은 전시실 한 구석에 한지와 같은 종이들이 한 묶음 흩어져 있고,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내용들이 사진이었던 적이 있다.
그밖에도 설치미술과 같은 사진들도 접한 적이 있다.
얼마전 신문 기사중에 김아타의 새로운 사진찍는 방법이 소개된 적이 있는데, 어떤 장소를 정해 놓고, 그곳에 캔버스를 설치한 후에 2년후에 수거하여 자연이 남긴 모습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김아타는 장노출을 비롯하여, 유리관 속의 인물, 1만장이 넘는 디지털 사진을 층층히 포개어 나타난 사진들을 선 보인바가 있다.
사진과 사진이 겹쳐짐에 따라서 실존하던 것들이 모두 회색의 사진 속으로 들어가 버렸던 작품들.
장노출이나 사진 겹치기를 통해서 "존재하는 것은 모두 사라짐'을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사진은 사진만의 분야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사진은 한국 사진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사진계에서도 사진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자들에 의해서 견인되어 왔던 것이다.  
누구나 다 찍는다는 사진.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20명의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들은 사진이란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전공, 아니면 그들이 활동하던 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하였던 사진작가들이다.
그들의 이러한 시도는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을지 모르겠으나. 그들은 새로운 사진으로 진화시켰던 것이다.
<사진을 바꾼 사진들>의 1부는 '상상을 탐하는 사람들'이라는 부제로 사진과 다른 예술 분야인 조각, 회화, 영상 등이 서로 섞여서 새로운 사진으로 만든 사진작가들의 이야기이다.
2부는 '세상을 읽는 사람들'이라는 부제로 사진의 새로운 기법,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지금까지 우리들이 보아왔던 사진들이 아닌 새로운 사진들을 창조해 낸 사진작가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1부, 2부의 영역을 따로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 책 속에 담겨진  사진작가들의 새로운 사진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기 그지 없다.


(Seated Three Graces ,데비한)


(shake-forest 02, 김병걸)
 


(당신은 우리의 영웅,누벨 프롱티에 시리즈,염중호)



(TRO22<Trees and Flowers 시리즈, 민병헌)


(흐릿한 초상사진을 찍는 천경우의 작품)
 

( 옮겨진 산수 - 유람기 098, 임택)

특히 이 책의 저자인 최진수가 사진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사진작가들의 성장과정이나 사진 작업과정, 사진과 자신의 예술분야와의 접목과정 등을 소개해 주는데, 저자의 필력이 최고수준에 해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 작가의 작품소개, 작가의 사진 내용 설명 그리고 그에 대한 비평까지 사진에 관한 전문 서적다운 면모를 나타내 주기도 하고, 사진에 문외한인 사람들이라도 저자의 설명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사진관련 지식들을 쌓아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사진작가 임양환은 사진의 기본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인화지대신 목탄지, 와트만지, 켄트지, 닥지 등 쓰고 싶은 종이나 천 위에 사진을 인화하기 때문에 그만의 특색있는 사진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상현의 사진을 보라 !!




" 작가는 모던한 기계 이미지인 사진에 슬쩍 옛 그림의 흉내를 내어 시 한 편을 얹는다. 역사적 기억을 개인의 기억으로 재설정하고, 옛 이미지를 전유하여 자신이 만든 이미지와의 몽타주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한 화면 속에 병치하는 것이다. 한시를 적어 넣어 과거의 예술 형태가 들러 붙고, 시간이 하나로 통합됨으로써 작가는 그의 비행물체처럼 시공간을 넘나들고 있다. " (P118)

사진작가 장승효의 경우에는
" 난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 세상으로 곧 나와 나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내가 본 세상과 나는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 작업에서는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하나가 된다는 철학적 입장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모든 것은 모두 하나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모든 것은 다시 하나로 돌아간다. 나에겐 그 하나의 원리를 찾고자 하는 방식이 모든 것을 통합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이해하는 방식인 것이다....." (P183)

그런 장승효의 사진 작품이 궁금해질 것이다.






사진작가 구본창의 백자.
큰 볼륨감과 완만한 선.







김대수의 bmb 시리즈들.
곧게, 푸르게, 비우며 살아가는 대나무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데, 같은 대나무를 찍었건만, 같은 사진이건만, 각각 다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전에는 "사진은 발로 찍는다"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사진은 머리로 찍는다"고 한단다. 
사진을 가지고 무엇을 하든, 찢든, 불에 태우든, 발로 밟든, 어떤 행위를 해도 이제는 그것이 사진으로 인정받고 이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20명의 사진작가들은 다른 사람과는 판이한 생각과 시도로 사진 작업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들이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사진을 창조한 것이다.
이들의 보여주는 사진들로 특색있고, 흥미롭고, 때론 경이롭기까지 한데, 앞으로는 또 얼마나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진을 바꾼 사진들>은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독서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사진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새로운 사진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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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내가 있었다 - 여전히 비상을 꿈꾸는 어른들의 터닝포인트
이기원 지음 / 라이프맵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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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내가 있었다>의 저자 '이기원'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MBC 미니시리즈 <하얀 거탑>이나 SBS 메디컬 시리즈 <제중원>은 많이들 알고 있는 드라마일 것이다.



나처럼 TV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사람도 <하얀 거탑>은 드라마의 명성에 중반부이후부터 시청을 할 정도였으니까.
바로 이 책의 저자는 드라마 <하얀 거탑>의 작가인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글을 잘 쓰면서도, 글쓰기를 싫어했다고 하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이다.
드라마 작가로 지내면서 시청율과의 싸움에서 지칠대로 지친 작가는 언젠가부터 '산티아고'길을 걷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미 시중에는 '산티아고'에 관한 서적들이 스무 권이 넘게 나와 있는데, 그가 구태여 자신의 산티아고 기행에 대한 서적을 출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으나, 돌아온 후에 자신의 산티아고 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책 출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산티아고'에 관한 서적을 외국 작가의 작품까지 6~7 권 정도를 읽었기에, 그 길에 대한 경이로움이나 순례기에 대한 이야기들은 거기에서 거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길 위에 내가 있었다>는 산티아고 순례기에 대한 순례자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문학가가 쓴 문학적 내용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지친 일상 생활 속에서 순례길을 걸으면서 '나'를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 이기원의 진솔한 모습이 그대로 담긴 이야기이다.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기원에게 '산타아고 가는 길은 자신에게 주는 생애 첫 선물이자 조금 늦게 찾아온 청춘을 위한 보상' (책 속의 글 중에서)이었기에 그런 것이다.
산티아고길은 천 년이상이 된 순례길이다.



어느 수도사가 아름다운 음악 소리와 밝게 빛나는 별무리를 따라가다 멈춘 곳.
그곳에 예수의 제자 중 가장 먼저 순교한 순례자 야고보의 무덤이 있었고, 교황은 이곳을 순례하고 오면 지은 죄를 사하여 준다는 칙령을 발표하기도 했다는 그 길.
산티아고 가는 길은 세가지 코스가 있지만, 대표적인 길은 생장피드포드~ 산티아고 데 꼼 뽀스텔라에 이르는 약 800 km의길.
그 길에 이르는 길에는 노란 화살표가  있어서 그 노란 화살표를 따라가는 길.
많은 이들은 이 길을 걸으면서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길.
이 길을 걸으면서 느낀 기행문 중에서 아마도 가장 솔직하고, 가장 인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길 위에 내가 있었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례의 길이 아닌, 길 위에서의 자신의 느낌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  누구에겐 아주 사소한 것이 누구에겐 아주 중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무게가 있는 것이다. 또한 그 무게가 가볍건 무겁건 간에 자신이 혼자서 온전하게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욕심이나 집착이 없다면, 인생의 짐은 그만큼 가벼울 텐데...."    (p112) ★








 ♥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것이 인생의 축소판같다는. 인생이라는 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싸우고 화해하는 것의 연속이잖아. 난 산티아고에서 바로 그런 것들을 느끼고 경험했어. 우리는 지금 이곳에 와서 산티아고를 걸었지만, 여기 오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자기만의 산티아고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그리고 나나 정식 씨도 서울로 돌아가 각자 자기만의 산티아고를 걸어가게 되는 거라고 . 결론이라고 말할 것까지는 없지만... 그런 의미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곧 인생인 거 같아." (p2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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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 곽재구 산문집
곽재구 지음 / 톨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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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
1초가 흘러갔다.
하루 24시간, 86,400 초.
우리에게 1초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냥 자투리 시간쯤으로 생각해 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1초를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고 고귀하게 생각한 사람이 곽재우 시인이다.
얼마나 오랜만에 접하는 시인인지 모르겠다.

  

<포구기행>을 통해서 만났으니, 시인이 생각하는 1초가 얼마나 많이 흘러갔는가 !
그래서 시인의 글은 언제나 가슴속에 알알이 아름다운 빛깔로 아로새겨지는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우리가 사랑한 1초들>도 <포구기행>처럼 기행 산문집이다.



그는 70년대 중반 타고르의 시편들을 읽는 순간 순간이 작은 천국이었다고 한다.
시인은 오랫동안 묵혔던 마음의 여행을 떠난다.
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타고르의 시편을 찾아가는 여행.
벵골어를 배워서 자신이 직접 타고르의 시편을 번역하여 감상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이다.
그는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은 산티니케탄에서 내가 만난 시간의 향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라고 말한다.




 

 
산티니케탄은 타고르의 고향이기에 그곳으로 떠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벵골어를 배우면서 릭샤왈라, 마시, 아이들, 주민, 유학생들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맺어간다.
시인의 문장은 한 폭의펜화처럼, 수채화처럼 아기자기하고 잔잔하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들은 종이배,  꽃, 반딧불, 별동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잘 것없어 보이는 것들.



 
   보순또 바하 꽃이 필 때

 내 꿈 속에 꽃이 핀다면
 저런 형상으로 필 것이다

 어느 날 신이
 내 꿈 속의 마을을 방문한다면
 바로 저 빛깔의 사리를 입고 올 것이다

 누군가 내 꿈 속에서
 지상의 별들을 모두 잠재울 노래를 부른다면
 그는 바로 저 꽃의 눈빛으로 우리를 적실 것이다

 고단한 하루 일을  끝내고
 아기를 잠재운 어머니가
 비로소 떠나고 싶은 짧은 한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저 꽃의 순결한 그늘일 것이다

 동무여, 가난한 내 노래는
 한 잔 2루피 짜이 가게의 불빛보다 침침하고
 환멸과 질시로 가득 찬 내 영혼은
 그믐의 조각배 위 위태롭게 출렁거리나니

 언젠가 한 번 꽃 피거든
 이 꽃만큼만 피어라
 
 언젠가 한 번 맞을 죽음이거든
 이 꽃만큼만 처절하게 시들어라. 
  
                                         2010 년 3월 10 일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내내 행복하다.
이렇게 작은 행복에.
이렇게 작은 시간에.
이렇게 작은 인연에.
고마워하고 아름다워하고 기뻐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이야기가 가슴 속에 작은 여울이 되어 나를 더욱 큰 마음을 갖게 한다.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할 때"는 얼마나 아름다운 싯귀들인가....
이 책에는 곽재구 시인의 시, 타고르의 시, 시인이 산티니케탄에서 인연을 맺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
시인이 좋아하는 챔파꽃. 


" 걷다가 챔파꽃 한 송이를 줍습니다.
처음 길에서 챔파꽃을 주웠을 때 무슨 보석을 주운 것처럼 흥분했었지요. 지금 산티니케탄은 챔파꽃 시즌입니다. 도처의 챔파꽃 나무들에서 흰색의 우아한 꽃들이 피어나고 꽃송이들에서 세상의 냄새가 아닌 것 같은 향기들이 피어나지요. 챔파나무 아래에는 후드득 떨어진 챔파꽃 송이들을 쉬 볼 수  있지요. 봄날 지심도나 선운사에서 볼 수 있는 동백숲 아래의 동백꽃 송이들처럼 말이지요." (p202)

그리고 신기한 꽃 조전건다꽃.



 

" (...)
  하룻밤 사이에 꽃들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나뭇가지에 흰 꽃과 노란 꽃이 가득가득 피어 있습니다.
  매달린 꽃들의 몸무게때문에 가지가 힘들어 보입니다.
 
  (...)
 오전내내 비가 오고
 오전내내 꽃나무 아래 머물렀습니다.

 (...)
열흘 사이에 두 차례의 꽃이 피는 꽃나무를 당신은 아세요? 그 꽃나무에서 풍겨 나오는 달빛 냄새 그리운 몬순의 냄새도 말이지요. 조건건다 꽃나무 아래 서서 꽃향기를 맡습니다. 언제부터 나무가 이곳에 홀로 서서 꽃향기를 뿌리게 되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 (p283~284)

이런 이야기에 난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다.
1초.
똑딱~~
깊은 밤 잠 못들게 하는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이  바로 내가 사랑한 1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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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우화집 - 고전을 읽는 즐거움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최현주 옮김 / 하늘연못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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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는 간단 명료하면서, 사회적,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우의적으로 표현한 글들이기에 읽으면서 깨달음이 많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세에는 문예부흥과 함께 우화가  절정을 이루었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우화를 '언어의 칼', '지혜의 거울' 이라고 일컬어지면서 서양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서양 우화집>에는 서양의 우화 60 편이 실려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화는 전래되어 내려오는 이야기이기에 작가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에 실린 우화들을 보면 유명 작가들의 우화들이 여러 편 실려 있다.
'프란츠 카프카', <홍당무>를 쓴 ' 쥘 르나르, 독일의 그림형제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비유어에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위선자들의 거짓 눈물, 위정자의 교활한 눈물을 일컫는 말로 쓰이는 이 말의 유래가 서양의 우화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이 우화는 중세의 유명한 여행작가였던 '존 맨더빌'이 나일강을 탐사하는 중에 악어의 포식 장면을 보고
쓴 글인데, 지금까지도 이러한 상황에서 '악어의 눈물'보다 더 적확한 표현이 없을 정도로 이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 말의 유래만을 생각하더라도 우화는 그 생명력이 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우화에서 지혜와 덕목 등을 배우기도 한다.
흔히 우화는 똑똑한 자와 어리숙한 자를 비교하여 같은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 똑똑하고 인정을 받는 사람보다는 어눌하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가장 최선을 다하는 자가 승리함을 볼 수 있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우화는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교훈을 얻도록 해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60편의 우화 하나, 하나는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가지게 해주기도 했고,때론 '팡'터지는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우화를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로 생각하거나, 어른들이 읽는 짧은 이야기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우화는 어떤 연령의 사람들이 읽어도 좋은 폭넓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우리들은 우화란 이야기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는 세상을 향한 예리한 칼날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모처럼, 짧은 시간에 유익한 책을 읽고 싶다면 <서양 우화집>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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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바벨탑
박태엽 지음 / 북캐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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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에게는 큰 돈 만들기의 역할을 하여 주는 은행.
그 은행이 망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1997년 말 IMF가 터지면서 은행들은 구조 조정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은행간의 합병이 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어느 여 행원의 눈물이었다. 아마도 평생 직장이라는 생각으로 몸담고 있던 은행원의 자리를 잃게 되었으니, 가족들의 생계를 비롯한 수많은 생각들이 그녀를 투쟁 장소에 있게 했을 것이다.
그후에도 금융 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어떤 은행이 매각되고, 어떤 은행이 합병이 된다고 하더라는 소문이 무성해지면서 그 베일이 벗겨진다.
근래에 우리는 새마을 금고의 부실로 인한 서민들의 눈물을 또 보아야 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2010년부터 또다시 떠오르는 몇 개의 은행 합병과 매각이라는 사실을 밑바탕에 둔 픽션인 것이다.
물론,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은행 합병이 정상적인 방법에 의한 것인가, 또는 어떤 정치적 목적, 어떤 세력들의 야심에 의해서 은폐되고, 조작되는 음모들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일반인들에게는 이 소설이 어렴풋하지만, 그 어떤 의문들의 중심에는 뭔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확신으로 만들어 주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저자인 '박태엽'이 18년간 은행에 몸담아 왔던 사람이기에 그 진상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경제부 기자인 오영일이 성진건설의 회장 강민철의 권총 자살 소식, 우수은행과 은화은행의 합병 소식이 담긴 신문이 놓인 사무실에서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오영일의 친구였던 강민철의 아버지 강필수.
그의 증오가 빚어낸 엄청난 소용돌이가 이야기의 얼개인 것이다.
아니, 그것은 증오가 아닌 서로를 믿지 못한 어리석음이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강필수의 아버지는 빨치산이었고, 그에게 평생 증오의 대상이었던 성도훈의 아버지는 전라도 광주부근의 진내리 경찰이었다.
강필수의 아버지가 빨치산 토벌에서 잡혀, 선처를 구했지만 싸늘한 시체로 변한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쌓였던 증오는 끝없는 날개를 달고 날아 오른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연좌제를 풀기 위해서 대학생 프락치로 활동하면서,교우들을 밀고하고, 성도훈의 애인을 자신의 아내로 만들고, 처가의 기업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어 버리고....
인간으로 할 수 없는 모든 악행이란 악행은 모두 저지르는 그런 인물로 승승장구하게 되는데, 자신을 그렇게 만든 것은 성도훈에 대한 증오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증오의 시작마저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닌, 성도훈과 자신의 아내에 의한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증오의 고리는 이어지고, 증오를 위한 증오는 계속되는 것이다.
강필수의 증오가 빚어내는 은행 합병이 이야기의 밑바탕에 깔려 있기는 하지만, 이 소설 속에는 인간은 본성, 타인에 대한 배려, 불신 등에 관한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
가족, 친구, 이웃과의 믿음이 실종되었을 때에 빚어질 수 있는 엄청난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기때문이다.
소통이 결여된 가정, 불신이 난무하는 사회....
인간의 야욕이 저지를 수 있는 끔찍한 결말까지.

이 책의 제목인 <녹색 바벨탑>의 의미는 녹색은 그린 달러, 괴물, 거인 들을 상징하는 단어이고, 바벨탑은 성경에 나오는 인간의 교만, 헛된 욕망을 일컫는 것이다.
즉, 괴물과 같은 헛된 욕망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 것이다.



책은 500 페이지가 약간 넘는 분량이지만, 이야기의 호흡이 상당히 짧다.
그래서 읽기에는 부담감이 안 가는 분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의 아쉬운 점이라면, 소설의 내용이 너무 나열식, 설명식으로 처리된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장면에서 강민철의 자살이 있었기에, 결말이 너무 뻔하게 보이는 단점이 있고, 소설 속의 사건 사건들의 진행과정이 독자들에게 그냥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 동안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등장인물들의 갈등구조도, 심리 묘사도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 소설이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기업소설임을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딱 기업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작가가 이 소설을 쓰고 다듬기 위해서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책을 읽는 동안에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소설이 남기는 것은 기업 소설이란 생각보다는
야욕에 불타는 행동이 얼마나 헛되고 덧없는가를...
그리고, 누군가를 믿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
모든 결과는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지, 타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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