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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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작품으로는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우울을 넘어 상처로 뒤범벅이 된 사람들이다. 소설의 상당 부분을 읽을 때까지도 어떤 내용이 전개될 것인지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불분명하게 다가온다. 그것은 소설의 내용이 이야기 위주라기 보다는 심리 묘사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나'는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였는데, 영아원에 있다가 마음 착한 부부에게 입양이 되지만 그들의 포기로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베란다에서 떨어져 자살을 하려고 하는데, '그사람' 이 구해준다. 그리고 어려울 일이 있을 때마다, 힘겨울 때마다 '나'를 붙잡아 주던 '그 사람'이 있다. '그사람'은 '나'를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사람이자, '나'를 교도관이 되게 한 힘이기도 하다.

'나'는 구치소에 들어온 살인범 '야마이'를 만나게 되고, 그는 18살이 몇 달 지났기에 사형을 선고받는다.

이 소설은 '나'와 '야마이'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나'의 자살한 보육원 친구 '마시타'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보육원 아이들의 이야기는 부모들의 모책임한 행동이 그들의 자녀이 세상을 살아갈 때에 얼마나 힘겹게 살아 가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해 준다.

이 소설은 '나'와 '야마이'의 이야기와 함께 '나'의 자살한 보육원 친구 '마시타'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이 소설은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이 얼마나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그밖에도 '부모들의 행동과 역할' '범죄에 대한 인식'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 '사형제도의 존폐여부' 등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준다. 이 소설은 별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작가가 세상을 향해서 그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는가를 파악한다면 꽤 의미깊은 소설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왕국>은 사기 매춘으로 세상의 권력있는 자들을 무너뜨리는 유리카의 이야기이기에 전체적인 소설의 배경이 어둡고 칙칙하고 혐오스럽기도 하다.

앞에 소개했던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의 주인공들처럼 창녀인 유리카나 하세가와 등도 아동시설 출신이다. 누군가에게 입양되었다가 파양되는 아픔을 겪기도 하는 어린 시절이 있는 자들이다.

유리카가 하는 일은 야다의 지시에 따라서 매춘을 가장하여 어떤 상대방을 만나게 되지만, 매춘이 목적이 아닌, 그녀가 만나는 사회적 유명인사들의 약점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서 사진과 동영상에 담아 사회적으로 파멸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성적인 수치심이 느껴질 수 있을 만한 증거를 담아 넌지시 야다에게 넘겨 주는 일이 그녀의 일이다.

유리카가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보육원에서 만난 언니인 에리가 죽은 후에 남겨진 아이인 쇼타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쇼타는 심장이식 수술을 해야 했기에 많은 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는 속절없이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후에도 유리카는 사기매춘을 하면서 세상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배신을 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된다.

세상의 운명을 가차없이 비웃게 만드는 유리카, 유리카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야다, 유리카를 '전설의 창녀'로 회자되도록 상황을 조작하려는 의도를 가진 기자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야다와 기자키의 틈바구니에서 둘 중에 어느 편에 붙는 것도 위험하다면 어느 편에도 붙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운 유리카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가 이 소설의 중반 이후의 궁금증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의 장면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유리카가 하는 일이나 붉은 달의 등장 등은 다분히 두 소설을 모두 읽은 독자라면 연상되어지는 장면들이다.

달이 상징하는 이미지가 무엇인가는 명확하게 소설 속에서 찾아 낼 수 없었지만, 소설 전체에 널리 퍼져서 신비한 빛을 발휘하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로, '인류 최초의 직업이 매춘이었고, 그 다음이 소매치기였다'는 말을 듣고 그 두 가지를 결합한 소설을 쓰고 싶었는데, 그 첫 작품이 <쓰리>였고, 그 다음에 쓴 작품이 <왕국>이라고 한다. 두 소설은 각 장의 수가 같고, 페이지 수도 2페이지 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 한다. 먼저 쓴 <쓰리>의 자매편이 <왕국>이니, 그 작품을 같이 읽으면 좋다는 말을 덧붙인다.

두 작품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은 '기자키'인데, <쓰리>에서는 소매치기 '니시무라'의 운명을 거머쥔 인물로 신적인 쾌감을 맛보는 자이고, , <왕국>에서는 매춘 여성 유리카의 운명을 거머쥔 인물로 악을 상징하는 자이다. 어쩌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과 악의 두 모습을 한 인물에서 느끼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지만, 아직 <쓰리>는 읽지 않았기에 더이상의 설명은 할 수가 없다.

"가장 갖고 싶은 것은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게 언제쯤이었을까. 지금도 나는 그것을 갖고 싶은 것일까. 만일 그것이 내 손에 들어온다면 무엇을 할까" (p. 203)

<왕국>은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소설 중에 두 번째 읽게 된 작품이지만, 처음부터 몰입이 잘 되지 않아서 상당 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될 때까지 쉽게 읽히지 않은 소설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 소설을 "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누아르는 독자로 하여금 배신감이 들지 않게 하면서도 끝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가운데 감성소설에서 철학적 스릴러로 변형시킨다" 는 찬사를 보내지만, 내가 읽기에는 그 의미를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소설이다.

아무래도, 내가 즐겨 읽는 소설과는 취향이 좀 동떨어진 소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소설이 궁금하다면 <쓰리>와 함께 읽어 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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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말하기 연습 - 나와 당신, 세상을 이어주는 소통의 시작
김재원 지음 / 푸르메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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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미지 않고, 덧붙이지 않고, 마음에서 숙성된 담백한 언어로 말하기" ( 책 속의 글 중에서)

<마음 말하기 연습>은 KBS 김재원 아나운서가 쓴 에세이이다. 그는 얼마전까지 '아침마당'에서 깔끔하고 담백한 사회를 보았으며, 지금은 <6시 내고향>에서 시청자들의 저녁 시간을 책임지고 있다.

저자를 TV를 통해서 볼 때마다 느끼는 느낌은 '꾸미지 않고, 덧붙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아나운서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반득하고 깔끔한 외모에 과장되지 않고, 포장하지 않고, 떠벌리지 않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그의 말도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느껴진다.

예전과 같지 않은 아나운서들의 말과 행동이 때론 곱게 보이지 않는데 비하여 그는 신뢰감이 가는 말과 행동을 보여준다.

이 책은 아나운서가 쓴 말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기에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생각을 청중들에게, 아니면 상대방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되었지만, 책의 내용은 말하는 방법만을 가르쳐 주는 책이 아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말솜씨를 자랑하기 보다는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방과의 '소통'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격을 쌓아야 하고, 자기 계발을 위한 사고도 하여야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사려잡을 수 있는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침마당' 프로그램을 통해서 진행자로서 친근한 이미지와 유머감각을 엿 볼 수 있었던 그를 우리는 그리 잘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책 속에는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강의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 속에서, 생활 속에서 느꼈던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의 내용은 큰 주제에 따른 소주제별로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내용을 담아 놓았기에 읽기에도 편하고, 이해하기도 쉽게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첫째,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야 한다.

둘째, 진정성이 있는 말을 해야 한다.

셋째, 올바르고 정확한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 언어는 자신의 삶의 색깔을 캔버스에 펼치는 붓입니다. 언어는 자신의 삶의 악보를 연주하는 피아노입니다. 언어는 자신의 삶의 영상을 남겨주는 카메라입니다. " (p. 146)

흔히, 아나운서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쓰는 책들이 수박 겉핥기식의 신변잡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담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아나운서 자신이 '언어 정책학'을 배우기도 했고, 대학에서 '소통학'과 '스피치코칭'을 가르치기도 하기에 언어학자 못지 않은 언어학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의 글들도 담겨 있다.

그는 우리가 하는 말을 백김치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그 내용이 인상적이다. 마치 김재원 아나운서에게서 느끼는 그 이미지가 담백하고 시원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백김치와 같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우리가 하는 말이 백김치 같으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꾸미지 않고 화장하거나 덧붙이지 않고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진솔하게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맑은 느낌 그대로의 모습이 진솔하게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맑은 그낌 그대로 말입니다. 강하지 않고 도전적이지 않고 시원하고 깨끗한 말을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 (p.111)

이 책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말하기에 대한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도 좋은 책이지만, 진행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아나운서 선배로서 들려주는 가장 값진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 마음에 시계가 있습니다.

마음 시계는 태엽이 필요합니다.

말하기는 마음 시계의 태엽입니다.

말하고 나면 마음 시계가 흘러갑니다.

마음 시계가 멈춰 있다면 지금 말하십시요.

당신의 마음이 보입니다." (p.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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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제주 랄랄라 시티 가이드 6
세계여행정보센터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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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국적인 풍경이지만 그리 낯설지 않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제주, 제주는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먹거리도 풍부하기에 그 누구나 좋아하는 여행지이다.

예전과 달리 항공편도 다양해졌고, 완도항에서 배를 탄다면 1시간 50분 정도이면 갈 수 있는 곳이기에 완도를 여행하다가 배를 타고 제주로 건너가도 재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제주는 걷는 만큼 살아있는 자연과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이 책에서는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여행동선을 보여주기도 하고, 일정에 따라서 어떤 곳을 둘러 보면 좋을 것인지에 관한 추천일정도 실어 놓았다. 거기에 정확하고 세밀한 지도가 곁들여져 있기에 제주를 여행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많은 배려를 해 두었다.

금요일에 출발하는 2박 3일 주말여행은 가장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여행 일정으로 짜여져 있지만, 여행 일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볼거리는 늘어나게 된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서 여행테마가 달라지게 된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친구끼리 간다면, 연인끼리 간다면, 중년이나 노년의 부부가 중심이 된다면 여행지는 달라지게 된다.

럭셔리한 곳에서 동네 구멍가게 같은 작은 곳이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들이 있으니 여행자의 취향에 맞추어서 여행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제주는 먹거리도 풍부하여 오분자기와 딱새우, 게, 조개를 듬뿍 넣은 해물뚝배기에서 옥돔구이, 갈치조림, 흑돼지, 돔베고기, 문어숙회, 고기국수 등 제주에서 맛보면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다.

제주 하면 흔히 자연경관을 위주로 여행을 하지만, 제주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체험학습관도 있으니, 그런 곳을 들려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서귀포에서 가장 젊은 거리라고 하는 카페와 맛집에 포진해 있는 이중섭거리도 한 번 걸어 보자.

이제는 '제주'하면 올레길이 떠오를 정도로 유명해진 제주 올레길은 2007년 9월에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1코스가 개장을 한 후에 2012년 11월 24일 마지막으로 21코스가 개장을 하여 총 26개 코스, 420 km의 올레길이 형성되어 있다.

<랄랄라! 제주>에서는 제주의 유명한 관광지와 함께 올레길 26개 코스를 모두 담아 놓았다. 간혹 올레길 중에 인적이 드문 곳은 위험할 수도 있기에 이 책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올레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올레길 지도와 함께 경유하는 곳과 이동시간 등을 꼼꼼하게 정리해 두었다. 그래서 제주를 여행한다고 하더라도 올레길을 모두 둘러 볼 수는 없기에 자신에게 맞는 올레길을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실어 놓았다.

올레길을 갈 때에는 표지판과 지시선을 잘 보아야 하는 것은 물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일정을 마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폭우, 폭설과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날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는 그동안 몇 차례 여행을 한 곳이기는 하지만, 올레길이 생긴 후에는 아직 가보지 않았기에 제주에 가게 된다면 올레길을 꼭 걸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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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 나의 친구, 나의 투정꾼,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쓰지 않은 나의 엄마에게
이충걸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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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날이 아니 그렇겠냐만은, 5월이면 더 가슴이 아려오는 것이 엄마라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된다. 엄마와 자식과의 관계가 어떻든간에 엄마는 그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나의 엄마는 오래전에 아름다운 나라로 떠나셨고, 그 엄마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는 한 아들의 엄마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그리워하는 엄마라는 관점 보다는 아들의 엄마라는 입장에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어느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의 증보 개정판인데, 저자인 이충걸은 '지큐 코리아'의 편집장으로 몇 살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해 나가기에도 바쁜 일상 속에 살아가는 그런 아들이다. 그의 엄마는 '세월에 장사 없다'고 이곳 저곳 아픈 곳이 많은 엄마이다.

아들은 그런 엄마에게 이 세상의 어떤 아들이 저렇게 엄마의 마음을 속속 들이 꿰뚫어 보고, 세심하게 보살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마 생각에 빠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의 관점에서 볼 때에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라면 엄마가 아들에게 헌신적인 희생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의 엄마는 나이도 들고, 병도 들어서 인지 아들에게 어리광 아닌 트집을 잡기도 한다. 그것을 아들은 알면서도 엄마 마음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그렇게 엄마에게 잘 하는 아들이지만 엄마는 이것 저것 못 마땅한 것들이 많기도 하다. 이렇게 모자는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서로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과연 이런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모자라기 보다는 친구같은 사이이기에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이런 모자 관계가 된 것은 부자의 정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우린 언제나 서로에게서 열외돼 있었지. 아버지의 품 속을 파고 든 적 없는 아들과, 무릎 위에 아들을 앉힌 적이 없는 아버지, 우리 사이는 점점 시들어 꽃받침만 남은 꽃과 같았다. " (p. 90)

이 세상의 모든 자녀들은 '엄마가 조금씩 사라진다'는 생각이 들 때에 가장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의 엄마는 하루 하루 조금씩 사그라 들고 있다. 그것을 아는 엄마인지라 영정사진을 찍어 두겠다고 하지만, 아들은 그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아들은 이미 몇 년전에 사진 작가에게 부탁을 하여 엄마 몰래 영정사진을 찍어 두었다. 엄마의 조금이나마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할 수 있는 사진으로서의 영정사진을.

" 엄마는 세상에서 자기가 밟을 장소를 찾아내는 법을 배우는 소녀와 같았다. 하지만 나고 죽는 것에 대한 내 마음속의 모서리는 이미 깎인 뒤였다. " (p. 120)

서랍을 약으로 채운 엄마, 여러 차례의 수술을 할 때마다 죽음까지도 생각해야 했던 엄마.

그래서 아들은 엄마가 점점 사그라드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들이 엄마를 생각해 볼 때에 엄마는 '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 책 속의 글 중에서)써 보지 않았다. 왜 이 책의 엄마만이 그렇겠는가? 그 시대를 살아 온 엄마들은 그 누구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기 보다는 아들을 위해서 살아 왔을 것이다.

조금은 까탈스럽게 느껴지는 엄마, 그 엄마의 마음을 맞추어 주는 아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생경스럽게 들리기도 한다.

이 책은 내용 보다도 문장이 너무도 아름답다. 비유가 도드라지기도 하면서 문장 자체에서 빛이 나기도 한다.

엄마와 아들, 요즘 이런 모자관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별한 관계인 엄마와 아들.

무뚝뚝한 내 아들에게서는 결코 찾아 볼 수 없는 아들의 모습인데, 아마도 많은 엄마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아들이 부럽지는 않다. 말을 아끼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면서 목표를 향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내 아들이 더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함께 밥도 먹고, 쇼핑도 하고, 여행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나가는 그런 엄마와 아들이 될 수 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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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마실 - 커피향을 따라 세상 모든 카페골목을 거닐다
심재범 지음 / 이지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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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바리스타가 하늘 위에서 커피를 서비스한다면 그 맛과 향은 어떨까? 이 책의 저자는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이면서 권위있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에서 자격을 인정받은 큐 그레이더이며, 호주관광청 인증 바리스타이며 한국 커피 교육협회에서도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받은 사람이다.

그는 전세계 항공사 중에서 유일하게 기내에서 바리스타가 직접 만든 커피를 서비스하기도 한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기에 그는 직접 여러나라의 카페를 가보고, 카페마다 특색이 있는 맛과 향을 이 책 속에 담아 놓았다.

물론, 바리스타답게 커피의 로스팅 과정, 라테아트, 커피와 어울리는 커피잔, 카페의 분위기도 소개해 준다.

그의 카페 기행은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일본의 카페를 둘러본다.

일반인들이야 국내에서 가장 많이 가는 곳이 별다방, 콩다방 등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도 카페가 많이 변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시내에나 있던 카페들이 요즘에는 주거지역 깊숙이 까지 들어 왔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둘러 보아도 몇 집 건너 카페가 있을 정도이다.

은은히 퍼지는 커피향을 이 책 속의 인상깊은 문장으로 찾아 보면, " '그리움'이라는 커피향..." 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를 무대로 커피의 맛과 향과 멋을 찾아 다녔지만, 우리들에게도 그런 먼 카페 기행이 아니라도 커피나 카페에 얽힌 이야기들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 커피의 자존심이라는 몬머서 커피 컴퍼니.

그리고 독특한 카페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파리에서 찾아가 보고 싶은 카페로는 레 뒤마코가 있다.

유럽의 길거리에 늘어선 카페들과는 달리 이곳은 파리의 습하고 차가운 날씨때문에 유리 테라스 안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이곳을 꼭 찾아가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는 20세기 파리의 지성들과 문학들의 아지트였기 때문이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가 앉았던 자리, 생텍쥐페리, 파블로 피카소, 헤밍웨이, 앙드레 지드도 단골로 드나 들었다고 하니, 유서깊은 카페이다.

파리 카페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베흘레는 1880년에 문을 열었는데, 예전에는 중국차를 많이 취급하다가 지금은 주로 차를 판다, 그외에 향신료와 말린 과일도.

여행을 가서 유명 카페를 찾아가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은 빡빡한 스케즐 속에서 가 보고 싶은 곳이 많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카페 중에 유일하게 가 본 곳은 뉴욕 맨해튼의 Think coffee이다. <무한도전>에서 멤버들이 이곳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 들렀던 카페이다.

맨해튼에는 소호와 뉴욕대학 근처 등 4곳 정도가 있는데, 이 카페의 특징은 환경과 이웃을 생각하는 카페라는 점이다. 저개발국에서 생산된 커피를 정당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공정무역의 상징이기도 한 카페이다. 이 카페는 우리나라에도 지점이 들어와 있는 카페이다.

커피에 대한 이야기, 카페에 대한 이야기, 카페 기행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들도 여러 권 읽어 보았지만, 이런 책들은 읽을 때 뿐이지 그리 오래 기억이 되지는 않다. 그건 아마도 커피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바리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이나, 세계적인 카페 명소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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