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의 닥터 콘서트 - 힘 없는 환자가 아닌 똑똑한 의료 소비자 되기
홍혜걸 지음 / 조선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건강 100세 시대'

그동안 인간의 수명은 의학의 발달로 100세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건강하게 살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은 의사 못지 않은 건강 상식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넘쳐 나는 의학 정보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와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수치, 혈당수치, 내시경 검사 등에 관한 것은 자연스럽게 몇 명이 모이면 대화의 내용이 되고 있다.  그와 함께 일반들은 잘못된 의학상식이나 민간요법도 많이 알고 있으니, 그런 부분들은 오히려 득이 아닌 해가 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홍혜걸은 '생로병사의 비밀'을 비롯한 의학 프로그램에 나오기에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간지 의학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TV조선> '홍혜걸의 닥터 콘서트'란 메티컬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방송의 50회 방송 대본 중에서 우리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의 구성은,

PART 1 : 생활습관 바로잡기

PART 2 : 흔한 증세 다스리기

PART 3 : 성인병 바로 알기

PART 4 : 한국인의 최대 사망원인 암

PART 5 : 현대의학의 새로운 화두, 부교감신경과 면역 염증

책을 펼치면 우선 글자크기가 커서 몇 줄 읽다보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정도이지만,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내용들은 우리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로 꽉 차 있다.

일반인들도 의학 상식은 많아졌지만, 그래도 어떤 질병에 걸려서 병원을 찾게 되면 진료과정에서 속시원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합병원의 경우에는 밀려드는 환자로 인하여 한 명의 의사가 진료하는 환자수가 많다보니, 의사의 질문에 대답하고 검사받고 약 받고 이런 과정이다.

요즘에 나오는 의학 관련 책을 보면 반드시 받지 않아도 되는 검사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똑똑한 의료 소비자'로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아야 할 듯하다.

우리들이 궁금했던 내용은 저자는 꿰뚫어 보듯이 잘 설명해 준다. 각 질병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먼저 설명해 주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의학상식,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 준다.

특히, '닥터 홍의 한 줄 처방'은 정말로 궁금했던 내용들만을 골라서 엮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건 의학 전문 기자로 지내면서 취재과정에서 환자들의 의문점을 제대로 알아 낸 결과라고 생각된다.

'다이어트, 음식 10계명, 운동 10계명' -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 정리해 본다.

술 - 조금씩 마신다면 보약

담배 - 백해무익

커피- 적당히 마시면 중추신경 각성효과로 피로를 이기고 머리를 맑게, 좋은 면과 나쁜 면이 공존

영양제 - 약이 아닌 보조식품이다. 특히 비타민 D 단일제제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과량 복용시에는 몸에 쌓인다.

칼슘제 - 우유 2~3잔 정도

오메가 3 - 매일 등푸른 생선 1마리씩 먹어라, 견과류와 함께

비타민 D - 매일 말린 표고버섯 2~3점씩 먹고 15분 이상 햇볕에 노출.

현대인들이 챙겨 먹는 영양제의 효능을 위와 같이 정리해 본다. 매일 식품으로 챙겨 먹을 수 없다면, 먹어야 되겠지만, 일상 생활에서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면 꼭 필요하지는 않으며 약이 아닌 보조식품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뇌졸중과 심장병은 시간을 다투는 병인데, 심장은 3분만 뛰지 않아도 뇌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4분이 지나면 뇌사에 빠진다. 그래서 우리가 꼭 알아 두어야 할 것인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이다. 주위사람들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에 신속한 응급처치가 생명을 살릴 수도 있음을 알고,평소에 그런 것에 대비하여야 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뱃살을 빼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복부비만 등의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장병 - 돌연사의 그림자

뇌졸증 - 순식간에 행복을 앗아간다.

당뇨병 - 합병증이 더 무섭다.

고혈압 - 침묵의 살인자

콜레스테롤 - 혈관 속의 시한폭탄

암 - 첨단과학이 발달한 시대이지만 우리 세애에서 암의 완전 정복을 불가능하기에 조기발견이 최선의 방법이다.

일반인들이 받는 종합 건강 검진에 대해서는 꼭 알아 두어야 할 것 같아서 여기에 적어 본다.

" 건강 검진 만큼은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CT나 PET 처럼 고가 검진을 통해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고, 정작 중요한 내시경과 초음파는 숙련되지 않은 의사에게 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합검진 보다 부위별 전문가를 각각 따로 가서 받는 선별 검진을 권고합니다. 다소 번거롭지만 비용을 아끼면서 제대로 된 검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225)

물론, 이 내용도 맞기는 하지만, 자신의 상황에 따라서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우리들이 꼭 알아야 할 각 질병에 대한 내용을 쉽게 설명해 주고, 그 질병에서 파생되는 의문점들이나 잘못된 의학정보를 알려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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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생각의 궤적 / 시오노 나나미 / 한길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출간될 때마다 한 권, 한 권 읽으면서 로마의 역사를 비롯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인이 아님에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 사랑은 나에게도 전염이 되어서 로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오노 나나미의 책들을 골라 읽기 시작했다. <주홍빛 베네치아>, <은빛 피렌체>, < 황금빛 로마>처럼 추리기법을 쓴 로마의 역사소설을 읽었고,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같은 로마의 멸망을 다룬 역사 서적까지 읽게 되었다.

아마도 그때에 시오노 나나미의 대부분의 책을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십자군 이야기>까지 읽으면서 로마를 알게 되었다.

<생각의 궤적>은 시오노 나나미가 1975년부터 2012년까지 37년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발표했던 글들 중에서 뽑은 글들로 엮은 책이다.

 

 

 

2. 남자를 위하여 / 김형경 / 창비

 

나는 김형경의 친필 사인본이 담긴 <사람풍경>을 소장하고 있다. 이 책이 내가 읽은 김형경의 첫 책이고, 그후에 <천 개의 공감>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심리치유 에세이를 쓰는데, 이 책은 남자를 이해하기 위한 여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결국에는 남자들도 잘 모르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형경의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글들이 남자에 초점이 맞추어졌지만, 이 책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조화로운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3.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 이유경 / 다시봄

 

   소설을 통해서 여러 이야기를 전하는 에세이는 참 많이도 출간되었다. 이 책도 결국에는 책 이야기일 듯하다. 그러나 저자는 소설 속에서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들에 담겨져 있는 의미까지도 찾아 본다. 물론, 저자 나름대로의 소설 읽기가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그 부분이 더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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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의 책들 중에 <장기 비상시대>,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등을 읽었습니다. 다른 출판사의 책들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책들을 읽었지만, 그 내용은 그 어떤 책들 보다 알찼던 것을 느끼게 됩니다. 주로 인문관련 책들을 읽었기에 마음의 양식도 많이 쌓였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갈라파고스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교양을 쌓을 수 있고, 읽은 후에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책들을 출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갈라파고사의 무궁한 발전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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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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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책이 독자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다. <비밀>이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이 책을 함께 읽는데,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모모가 이웃에 사는 하밀 할아버지에게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라는 부분까지 읽어주고 그 다음은 자신이 떠난 후에 읽어 보라고 했다 고 한다. 드라마와 <자기 앞의 생>에 나오는 이 문장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밀>이란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읽기로 했다.

먼저, 작가인 '에밀 아자르'에 대해서 알아보자. 요즘 화제가 되는 '조앤 k 롤링'의 <쿠쿠스 쿨링>은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발표되었다. 영국 출판계와 언론들은 이 소설에 대하여 좋은 평가를 내 놓았다. 신인작가의 소설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기자의 추척으로 이 소설의 작가가 '조앤 K 롤링'이나는 것이 밝혀졌다. 가난한 이혼녀이자, 무명의 작가 지망생이었던 그녀가 <해리 포터>로 인하여 일약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 오르면서 부와 명예를 갖게 되었지만, 새로운 작품은 베스트 셀러 작가라는 선입견을 떠나서 독자들에게 제대로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인정받은 작가들 중에는 본명이 아닌 가명으로 책을 낸 작가들이 더러 있는데 그 중의 한 사람이 '로맹 가리'이다.

'로맹 가리'는 1914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유태인이지만 프랑스인으로 살았다. 소설가, 외교관, 영화감독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는데, 동일인에게는 한 번 밖에 주지 않는 프랑스 공쿠르상을 2번 수상한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건 바로 '로맹 가리'는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도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는 1956년에 <하늘의 뿌리>로 '로맹 가리'라는 이름으로 공쿠르 상을 수상을 수상한 후에 <자기 앞의 생>으로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또 공쿠르 상을 받았다.

'로맹 가리'는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4권의 소설을 펴냈는데, 그당시에도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가 같은 인물일 것이라는 설이 떠돌고 언론의 추적을 받기도 했지만, 교묘하게 자신의 오촌 조카가 '에밀 아자르'인 것 처럼 활동을 시켰다. 그리고  자신이  '에밀 아자르'가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이름으로도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로맹 가리'는 불행하게도 1980년 권총 자살을 하면서 자신의 유서에서 이런 사실들을 밝힌다. 그 내용은 그가 죽은 6개월 후에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이란 글로 세상에 발표된다.

   

이 책에는 소설 <자기 앞의 생>의 뒷 부분에 이 글이 함께 실려 있다.

그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 시작하는 것, 다시 사는 것, 다른 존재로 사는 것이 내 존재에 큰 유혹으로 다가왔다'글 속에 자신의 심경을 담아 놓았다.

'로맹 가리'에게 '에밀 아자르'는 새로운 탄생, 다시 시작함, 모든 기회를 다시 한 번 가져다 주는 그런 의미의 가명이었을 것이다.

이런 에피소드(episode)가 있는 <자기 앞의 생>은 기대가 너무 컸었는지, 소설의 사회적 상황이나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소재들이 지금의 시점에서 읽기에는 그리 가슴에 확 와닿지는 않는다. 그리고 비루한 인생들의 이야기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혀지기 보다는 소설 속의 글들이 거칠기도 하고, 반복되는 내용들이 있어서 현대작가의 소설들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꺼칠꺼칠하게 다가온다.

몸을 팔아서 살아가는 창녀. 성 전환자. 병든 자, 아내를 죽인 아버지, 정신병자, 유태인, 아랍인, 아프리카인 등의 단어 만으로도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소설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고초를 겪고 살아 남은 로자 아줌마와 그가 돌보는 아랍인 아이인 모하메드 (모모)의 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로자 아줌마는 강제 수용소에서 풀려난 후에 프랑스 뒷골목에서 몸을 팔면서 살아가다가 늙은 뚱뚱이 아줌마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7층까지 올라가는 것 조차 힘겨운 그런 몸으로 창녀들의 아이를 돌봐준다. 불법 매춘을 하는 여자들은 아이를 키울 수 없기에 창녀들은 그들의 아이를 로자 아줌마가 돌봐 주는 댓가로 돈을 준다. 그녀의 집에는 7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는데, 아이들의 엄마가 연락을 끊어 버리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에는 아이들은 누군가의 집에 입양이 되기도 한다.

모모는 자신의 나이도 잘 알지 못한다. 열 살인가 했지만, 어느날 나타난 아버지에 의해서 열네 살임을 알게 된다. 열네 살 모모는 어릴 적에는 로자 아줌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말썽도 부리고, 거짓말도 하고, 창녀들 주변을 맴돌기도 하는 아이이다. 자신의 엄마를 죽인 정신병자 아버지가 나타났을 때는 천연덕스럽게 자신이 그의 아들이 아닌 척 할 정도로 적응력이 강한 아이이기도 하다.

로자 아줌마가 병에 걸리자 모모는 아줌마를 돌봐 주어야 하는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된다. 로자 아줌마는 뇌질환으로 치매 현상까지 오고, 서서히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의사는 로자 아줌마를 병원으로 옮기기를 권한다. 그러면 로자 아줌마는 병원으로, 모모는 빈민구제소로 가게 되는데....

모모는 생각한다. 안락사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로자 아줌마가 병원에서 오랜 세월을 식물인간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이렇게 사회로 부터 멸시받는 소외계층에 대한 삶을 조명해 본다.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보다는 비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혈연관계도 아닌 로자 아줌마와 모모의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준다. 처음에는 보호자의 입장이었던 로자 아줌마가 모모에게 보호 받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지만, 모모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로자 아줌마를 돌보는 일을 소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상황도 좋지 않으나, 로자 아줌마와 모모에 기울이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해 준다.

모모는 자신에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하밀 할아버지를 찾아간다. 이처럼 소외받는 사람들에게도 생은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이 책 속에서 찾아야 한다.

모범적인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로자 아줌마와 모모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끈끈한 정은 우리 시대의 모자지간의 정 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간섭하고 엄마의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려는 우리 시대의 모자의 관계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기에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덮기 직전에 펼쳐지는 장면은 어쩌면 매스컴을 통해서 보았던 한 장면이기도 하다. 로자 아줌마가 강제 수용소에 잡혀 가던 때의 그 무서움과 같은 두려움이 있을 때마다 가곤 하던 지하층의 '유태인 피난처'. 그곳에서 발견된 두 사람.

 

하밀 할아버지가 들려준 "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없이는 살 수 없다." 는 그 말 한 마디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배우지도 못하고, 가진 것도 없고, 심지어 가족도 없는 그들에게도 생은 찬란하고 아름답다.

이처럼 가장 낮은 곳에서도 생은 존재한다. 그리고 사랑이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생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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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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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3년간의 삶 그리고 결혼생활이 단 5일간의 외출끝에 새로운 삶을 찾게 되었다~~

" 인생은 그랬다. 지금 세상의 중심에 있다가도 한순간에 휩쓸려 사라질 수도 있는 것, 바로 그런게 인생이었다." (p. 109)

우린 살아 오면서 인생의 고비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가 있다. 먼훗날 그때의 선택이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한 적이 숱하게 많을 것이다.

인생을 되짚어 볼 때에 후회되는 순간이 어찌 없겠는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또다른 선택이 나를 어떤 인생으로 살아가게 할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반전의 묘미에 이끌려서 읽게 되는 책이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다. 

2010년 6월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작가의 소설은 9작품 10권이다. <리빙 더 월드>와 <행복의 추구>를 제외한 7 작품의 소설을 읽다보니 이제는 작가의 소설이 너무 익숙해서 별 감흥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파이브 데이즈>를 읽기 시작했다.

역시 그의 소설은 흡입력이 강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몰입하게 된다. 

로라는 단 5일간의 외출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마침내 '진정한 나를 찾아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뭐~ 평범한, 흔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러나 '더글라스 케네디'의 탄탄한 구성, 치밀한 전개, 등장인물의 상황과 심리묘사가 작가의 다른 소설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마음에 와닿는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남자 작가임에도 작품마다 여자 주인공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어 본다. 이 소설에서도 여주인공 로라의 심리 묘사가 잘 표현되어 있다.

로라는 결혼 23년차인 40대 초반의  병원 영상의학과 기사이다.  직장 동료들에게는 누구 보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살아 가는 듯하지만, 마음 속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동안 살아 오면서 느낀 절망과 실망, 그리고 씻을 수 없는 상처까지...

대학 입학시에는 반액 장학금을 준다는 보드윅 대학 대신 전액 장학금을 주는 메인주립대학을 선택했다. 그리고 의대 졸업도 가능할 수 있었건만, 사랑의 후유증으로 지금의 위치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학시절 만난 연인과의 사랑, 유산 그리고 연인의 사고사...

그 아픔이 가시기 전에 만난 지금의 남편인 댄과의 결혼 생활은 그저 밋밋한,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 될 그런 날들의 연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댄에게 찾아 온 회사의 정리해고로 인한 실직은 그들의 가정에 균열을 가져 오게 된다.

"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인생에서 정말 바라는 게 뭔가요? 우리는 그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때 사람들은 대답한다. 행복,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는 것, 두려움 없는 생활, 돈, 섹스, 자유, 가족의 안녕, 자아발견.. 모든 대답이 다 그럴싸하지만 원하는 바를 정말 손에 넣은 사람이 있을까? CT스캔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통해 나는 인생을 보았다. 그 눈 속에 들어 있는 공포와 희망, 죽음의 신에게 붙잡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기분, 막다른 길에 다다르더라도 벗어날 방법이 있을거라 믿을 수 밖에 없는 심정...." (p. 97)

로라의 삶은 마치 스피큘레이트 암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암에 대한 내용이 이 소설의 첫 페이지에 나온다.

" 암의 모양은 흡사 민들레처럼 생겼다. 어떤 악성종양은 모서리가 날카로운 별 모양 싸구려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암은 사람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민들레 모양에 가까웠다. 꽃잎은 떨어지고 바늘 같은 홀씨들이 드러난 사악한 모양의 꽃.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그 모습을 '스피큘레이트 스트럭처'라고 부른다." (p.7)

로라는 분명 지혜로운 아내이고, 두 아이 (대학생 아들, 고등학생 딸)의 좋은 엄마이다. 결혼 후 이렇다 할 여행도 한 번 가 보지 못했던 로라에게 방사능과 학술대회에 가는 기회가 주어진다.

학술대회가 열리는 보스턴에서의 72시간의 일탈. 로라는 호텔 체크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곳에 들른 보험 세일즈맨인 코플랜드를 만난다.

로라와 코플랜드는 우연히 영화관에서 만나게 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특히 문학 이야기는 둘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데...

그리고 로라는 미술학도인 아들과 치어리더인 딸의 이야기를, 코플랜드는 수학천재이지만 양극성 기분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병상련을 느낀다.

평소의 자신들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늘 꿈꾸던 모습으로 변신을 하는 둘의 모습은 이 소설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 아닐까...

그리고 그들은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없을 것 같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단 이틀간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예고할까~~~

이 책의 주제는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즉, 인생에 있어서의 선택이 과연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라'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을 했기 때문에, 자식이 때문에 그럭저럭 사는 삶, 꿈도 희망도 없는 그런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라'이다.

그렇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의 삶을 찾아야 되겠지...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로라의 남편인 댄은 정리해고가 된 후에 직장을 구하다 18개월 동안 실직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의 술주정에 두려움을 갖고 살았지만 아버지는 댄에게만은 애정을 쏟았었다. 그러나 자라온 환경이 그러니 강한 남자가 되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살아왔다. 로라가 댄과 결혼을 한 것도 사랑의 마음 보다는 위안을 받기 위한 것이 더 많았다. 댄이 18개월의 실직끝에 얻은 직장은 전에 다니던 회사의 창고지기... 자존심이 팍~ 상할 일이지만, 그는 마지못해 그 직장에 다니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로라가 보스턴 학술대회에 간 후에 차고 정리 등을 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보스턴에서 돌아온 로라에게서 느껴지는 낯선 느낌들, 그리고 이혼 선언.

많은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로라의 새로운 삶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리라...

그런데 나는 '박범신'의 소설인 <소금>이 생각난다. '붙박이 유랑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이 생각난다. 추레한 모습의 아버지들, 아내와 자식 앞에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아버지들.

<파이브 데이즈>에서의 로라의 아들과 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소설 속의 이 아이들에게도 힘든 상황이 닥쳐 왔는데, 그들이 찾는 것은 로라이고, 아버지는 자식을 이해 못하는 외톨이일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파이브 데이즈>의 코플랜드가 더 공감이 간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로 인하여 문학의 뜻을 접고 원하지 않는 직업인 보험세일즈맨을 하게 되었으며, 결혼생활 역시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각자 평행선을 그으며 이어지는 결혼 생활, 그리고 아들 빌리로 인하여 파생되는 슬픔들 때문에 힘겹게 살아 왔다.

보스턴에서의 단 며칠의 일탈, 낯선 가죽 재킷을 입고, 유행하는 안경으로 바꿔 끼고, 사랑에 들떴던 코플랜드였지만, 그는 결국에는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코플랜드는 먼훗날 지금의 선택을 후회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런 코플랜드가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40대 초반의 로라가 찾은 새로운 인생, 자기 자신의 진정한 삶. 살아갈 날이 많은 로라에게 그 선택은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댄의 삶이 너무 초라하고 서글퍼 보인다.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부푼 꿈에 들떠 있던 코플랜드가 원래의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 것도 그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읽으면 이렇게 많은 생각들이 스쳐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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