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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평점 :
<트러스트>는 2022년에 '에르난 디아스'가 쓴 두번째 소설이다. 이 책은 2022년 올해의 책 최다 선정 소설이고, 202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버락 오바마 선정 올해의 책이다.
1920년대 미국의 금융시장을 주요 무대로 금융계에서 막대한 부를 이룬 앤드루 베벨과 그의 아내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기존의 소설과 다른 것은 소설 속에 베벨 부부에 대한 서로 다른 4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 4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은 진실이 무엇인지를 밝혀 나가는 독서를 하게 된다.
소설의 제목인 트러스트는 신뢰, 신탁, 위탁, 기업 합동 등의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독자들은 그 중에서도 신뢰에 집중해서 이 소설을 읽게 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엇이 진실일까?'하는 의구심은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하게 된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누군가의 시각에서 본 인물이나 상황이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준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야기(소설)을 쓴다면 그것이 자서전이라고 할 지라도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얼마든지 의도를 가지고 각색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도 얼마든지 입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4부로 되어 있다.
1부 : 채권 (해럴드 배너)
2부 : 나의 인생 (앤드루 베벨)
3부 : 회고록을 기억하며 (아이다 파르텐자)
4부 : 선물 (밀드레드 베벨)

1부는 소설 속의 소설이다. 핼럴드 배너라는 작가가 1920년대 담배 무역상을 하던 아버지의 부를 물려 받았으나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채권 투자를 하면서 어마어마한 부를 갖게 되는 앤드루 베벨그리고 그의 아내인 헬렌(밀드레드 베벨)의 이야기를 해럴드 배너라는 소설로 쓴 작품이 소개된다. 앤드루가 부를 축적하는 과정 그리고 결혼 생활 등이 소설의 내용인데, 여기까지 읽는 독자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한 편의 소설로 읽게 된다.
2부는 앤드루 베벨의 미완성 자서전이다. 앤드루 베벨 자신이 자신의 사업가적 기질과 천재적 투자에 관한 내용과 음악과 소설읽기, 꽃꽂이를 좋아하는 아내 밀드레드 베벨과의 이야기이다.
3부는 앤드루 베벨의 미완성 자서전을 대필하는 아이다 파르텐자의 회고록이다. 앤드루 베벨은 자신의 자서전을 완성하기 위해서 아이다 파르텐자를 고용하여 베벨이 이야기하는 내용에 작가의 경험 등을 추가하도록 하는데, 결국 완성을 못 한 상태에서 앤드루 베벨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4부는 아이다 파르텐자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를 소개한다. 그런데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까지 일기가 쓰여졌다는 점이 이 일기의 신뢰성을 의심받게 하기도 한다.

소설 속의 소설, 자서전, 회고록, 밀드레드의 일기, 이렇게 4가지 이야기는 같은 이야기인데도 다른 부분들이 있기에 독자들은 4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밀드레드 베벨에 관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추리소설 같은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