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프라핏 - 사회를 변화시키며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
신현암.이방실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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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이윤창출을 기본 목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향후 기업경영의 핵심은 수익을 내면서도 사회문제에 동참하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기업들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빅 프라핏 (Big Profit), 경영 경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수도 있다.

 

빅 프라핏 (Big Profit) 기업이란 기업의 기본 목적인 이윤창출과 지속경영을 기본으로 삼으면서 이윤창출의 궁극적 목적을 사회문제 해결에 두는 기업을 말한다. 쉽게 풀이하자면 착한 기업,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이윤창출의 일부분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한다면 매출이 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빅 프라빗 기업들은 일반적인 기업들 보다 승승장구하는 사례들이 많으니 이 점에 주복하게 된다.

이 책은 이윤(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마이클 포토 교수의 가치사슬 모델로 분석하고 있다.  즉, 공급망, R&D, 운영, 판매 /마케팅의 4가지 분류로 수익과 사회공헌을 함께 실현하는 기업을 분석한다.

이 책에 소개되는 빅 프라핏 사례는 처음에는 이윤을 기대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기업들 보다 훨씬 이윤이 창출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이미지도 좋은 기업들로 우뚝 서게 된다.

빅 프라핏 기업의 공통점은 공공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사회문제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서 '사회공헌, 기업가치, 이익 증개'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구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

일본의 타니타 식당은 체중계를 만드는 회사였다. 지금은 고객의 건강관리를 위해 메뉴, 식사법, 고객의 동선까지를 생각하는 식당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식당에는 매일 바뀌는 메뉴와 일주일 마다 바뀌는 메뉴가 있다. 밥공기의 안 쪽에는 2줄의 눈금이 있는데, 아랫쪽 눈금은 100g, 144 Kcal. 윗쪽 눈금은 150g, 216Kcal. 밥의 종류는 현미, 백미 중 선택.

그리고 식탁에는 20분짜리 타이머가 놓여 있다. 타니타 식당의 조리법은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누르고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체중계를 만드는 회사가 식당을 열게 된 배경은, 건강의 적은 비만이고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회사내의 직원들의 식생활 관리를 하게 된 것이 결정적 이유이다.

그런데 회사 주변에서부터 이런 식사법의 식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타니타는 새로운 사업 기회로 식당을 개점하게 된다.

미국의 cvs(대형의약, 잡화, 소매 판매를 하는 편의점 형태)는 점포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한다. 우리나라의 편의점의 예를 보더라도 담배 판매가 차지하는 매출이 상당한데, 그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대신 CVS는 전문간호사가 상주하면서 상담, 진찰을 하는 미닛 클리닉을 개설한다. 이렇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신을 하니 기업의 수익도 좋아지고 사회공헌도 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유기농 마켓인 홀푸드마켓은 홀 트레이드 개런티 제품을 구매하면 그혜택을 개도국 농산물 판매가에게 되돌려 준다.

인도의 안과병원 아리빈드는 저소득층을 위해서 백내장 수술을 10달러에 해 주고, 라이프 스프링 병원도 분만에 있어서 저가로 분만을 돕고 있다. 병원들의 사례는 분업의 원리와 집중의 원리를 통해 원가를 낮추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려는 인도주의 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지속가능 경영으로는 H&M의 헌옷 수거 프로그램, 포드의 토마토 케첩을 만든 후의 껍질을 활용한 자동차 부품 개발, 나이키의 재활용품 이용 등이 있다.

탐스 슈즈의 원포원 모델도 좋은 사례이다. 내가 한 켤레의 신발을 사면 지구촌 어딘가의 신발을 못 신는 사람이 한 켤레를 신을 수 있다. 

탐스와는 기부 방법은 다르지만 룩소티 카의 '원사이트' 프로그램.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고객만족, 종업원 만족, 사회 기여 등의 역할이다. 기업들은 초기에는 사회공헌이 가져 올 효과를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 이 책에 제시된 사례들 모두가 완전히 새로운 혁신 상품을 만들거나 대단한 기술, 천재적인 마케팅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신발(탐스슈즈)과 시멘트 (시멘스)를 팔고, 식당(타니타)을 운영하며, 청소기(카처)를 만드는,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한 회사들이다. 업종만큼 업력도 다양해서 100년이 넘는 기업(타타) 이 있는가 하면, 스타트업(이노센트)도 있다. 겉으로 봐선 공통점을 찾기 힘든다. " (p.10)

바로  빅프라핏 기업의  공통점이 그 답이다. 

" 공공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사회문제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서 '사회공헌, 기업가치, 이익 증개'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구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 " (p. 10)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기업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독자들 모두의 머릿속에 스치는 기업들의 이미지....

사회적 트랜드를 읽고 그것에 대응하는 기업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제목이 생소한 독자들도 책의 내용은 사례 중심으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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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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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는 인도의 시인 '타고르'의 산문시집으로 1913년 동양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타게 해 준 책이다. 기탄잘리 (Gitanjali)는 '님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으로  git 는 노래, anjali는 두 손을 모아 받친다는 의미이다. 타고르에게 '님'이란 사랑과 기쁨의 대상인 신, 즉 큰 자아를 말한다.

<기탄잘리>란 책제목으로 서점에는 많은 책들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타고르의 시만을 담아 놓은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출간된 <기탄잘리>에는 103편의 시와 함께, 영국의 시인인 '예이츠'의 서문, 약 100 페이지에 이르는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에 관한 이야기을 싣어 놓았다.

또한 책 속에는 18~19C에 인도의 구자라트와 라자스탄 지역에서 그려진 세밀화가 시와 함께 담겨 있다.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 부분에는 타고르가 그린 그림들과 타고르의 사진도 담아 놓았다. 

그래서 독자들은 타고르가 시인, 소설가, 화가, 음악가, 사상가라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타고르는 1912년에 <기탄잘리>를 자신이 직접 영어로 번역해서 출간하게 되는데, 바로 이 영어판이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다.

타고르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관하여  "노벨상 위원회는 수상 이유를 '대단히 심오할 정도로 섬세하고, 신선하며, 아름답다. 자신의 시적 사유를 완벽한 기술로 표현해 냈다'라고 발표했다. " (p. 156)

타고르는 문어체인 고대 산스크리트어에 의존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구어체 문장을 사용해 시문학에 새 생명을 불어 넣었는데 이것이 바로 인도 문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탄잘리>의 주제는 우리들의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린이의 세계, 사랑, 이별, 어머니, 죽음 등 다양하고 보편적인 모습을 노래한다.

" <기탄잘리>는 생명과 죽음, 사랑과 영원, 기쁨과 슬픔으로 채색된 마음을 노래한다. 자신을 낮춘 소박하고 솔직한 문장들이 빛을 발하고, 맑은 연못에 언어의 꽃이 만발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탄잘리>를 읽는 시간은 순수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시에 사용된 단어들은 단순하고, 감정은 순수하며, 그 속에 담긴 사상은 심오하다. 신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며, 슬픔에서 힘을 발견하고, 생명의 신비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정신이 <기탄잘리>의 시들에 불멸의 매력을 덧 보탠다. " ( p. 248)

<기탄잘리>에 담긴 시 중에 몇 편을 옮겨 보면,

♡  32

이 세상에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온갖 방법으로 나를 단단히 묶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보다 더 큰 당신의 사랑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나를 자유롭게 놓아 둡니다.

내가 자신들을 잊을까 염려에 사람들은 나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또 지나도 당신은 내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내 기도 속에서 당신을 부르지 않아도 내 마음 속에 당신이 있지 않아도, 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은 여전히 나의 사랑을 기다립니다.

♤  83

어머니, 내 슬픔의 눈물로 진주 목걸이를 엮어 당신의 목에 걸어 드리겠습니다.

별들은 빛의 발찌를 만들어 당신의 발을 장식하지만, 내 것은 당신의 가슴에 드리워질 것입니다.

부와 명예는 당신에게서 옵니다. 그것을 주는 것도 당신, 거둬들이는 것도 당신입니다. 그러나 이 슬픔은 온전히 나만의 것, 내가 이 슬픔을 가져가 당신에게 바치면, 당신은 그 보답으로 자애를 내려 주십니다.

♧  90

죽음이 그대의 문을 두드리는 날, 그대는 무엇을 바칠 것인가?

나는 나의 손님 앞에 내 삶이 가득 담긴 그릇을 내놓으리.

결코 빈손으로 그를 돌아가게 하지는 않으리.

내 모든 가을 낮과 여름밤 동안 발효된 감미로운 포도주를, 내 분주한 생 동안 얻은 모든 수확과 이삭들을 그의 앞에 놓으리라. 나의 날들이 다해, 죽음이 내 문을 두드리는 날.

한국사람이라면 '타고르'하면 떠오르는 시가 있을텐데,

" 아시아의 황금기에

그 등불지기 중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드울 다시 한 번 켜지기를 기다리고 있네

동방의 밝은 빛을 위해"  

타고르와 한국의 인연은.

1916년 타고르가 일본을 방문하게 되는데, 당시에 최남선이 타고르를 만났고, 타고르는 한 편의 시를 보내주기로 했는데, 그것을 <청춘>에 실었다. 그러나 그 시가 타고르가 써서 보내준 시인지, 아니면 타고르의시 중에서 한 편을 골라서 실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1929년 타고르는 캐나다 방문길에 일본에 들리게 되는데, 동아일보 도쿄 지국장인 이태로는 한국 방문을 요청하지만 일정상 바빠서 짧은 시 한 편을 지어 주는데, 그 시가 바로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위의 시이다.

이번에 무소의뿔에서 나온 <기탄잘리>에는 103편의 산문시의 원문이 실려 있다. 전에도 다른 출판사의 <기탄잘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 비하면 시, 세밀화, 타고르의 삶과 문학, 타고르의 그림, 사진, 시의 원문 등, 타고르에 관하여 깊이있게 살펴 볼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시집은 한 번 읽고 덮어 두는 책이 아니라, 생각이 날 때마다 펼쳐서 읽고 또 읽으면서 그 내용에 심취할 수 있는 책이기에 이번에 한 번 읽고 다음에 또 시간이 나면 다시 읽으면서 마음에 한 구절, 한 구절을 새겨 나가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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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어사전 - 소소한 행복을 살피는 당신을 위한 66개의 일상어 사전
김상득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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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어 사전' 이런 제목의 책을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그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 '행복'이란 주제로 쓴 책은 세상에 넘쳐 흐르지만 그래도 독자들은 '행복'이란 단어만으로도 살짝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다고 행복에 대한 환상을 가진 것도 아니고, 행복에 목마른 것도 아니다. 일상 그 자체가 작은 행복의 연속이고, 행복이란 내 마음임을 알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그래도 그 단어만으로도 행복이 샘솟는 듯하다.

아마도 행복에 대한 환상을 갖고 이 책을 읽는다면 실망을 할 지도 모르겠다.

책의 '저자의 말'에는 이런 글이 나온다.

" 행복이란 말은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피와 무게를 가진 말입니다. 행복에 대해서는 한 글자도 쓸 수 없었으므로 행복의 주변에 대해 썼어요." (저자의 말 중에서)

그렇다. 저자는 책제목을 <행복어 사전>이라고 했지만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안 썼다. 행복의 주변어, 파생어, 연관어를 통해서 자신의 추억, 일상 등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전한다.

과연 <행복어 사전>이란 제목 자체가 무색할 정도이다. 그런데, 바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행복이란, 그리고 우리들이 느끼는 행복이란 거창하고, 미화되고,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님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행복이란 내 마음이고, 내 삶이고,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그 순간 순간들임을 일깨워준다.

이 책에 실린 66편의 짧은 글들은 저자가 2015년 3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중앙SUNDAY>의 <S매거진>에 에세이 ‘김상득의 행복어사전’에 연재했던 글들 중에서 추리고 다듬은 글들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먼저 한 편의 글이 소개되고 그 글의 중심 단어에 대한 의미를 덧붙인다. 그 의미는 저자 자신의 의미일 뿐이다. 그의 이야기 속의 내용을 간추린 의미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그 의미를 수긍해도 좋고, 수긍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다만 그렇게 정의할 뿐이니까.

# 눈물 남 몰래 흐르는

# 뒤주 부모의 기대와 욕심

# 말씀 높낮이 자동 조절

# 맛 먹지 않은 음식에 있다

# 복수 허무의 것

# 수박 뜨뜻한 마음 한 덩이

# 어머니 다 부를 수 없는 이름

# 여자들 여자의 복수가 아니다

# 이야기 들어도 들어도

# 첫눈 25년만에 만난 선배

66개의 단어 중에 일부만을 소개했는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 속에서 단어를 찾아서 그 의미를 부여한다.

이 단어들만으로는 행복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행복의 주변어들, 아니 일상어들일 뿐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행복이란 우리의 사소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삶의 연륜 속에서 느끼는 행복, 그 행복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짐을 깨닫게 된다. 영하의 추운 날,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빛, 그 빛을 따라 창 밖을 보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그 모습 속에서 떠오르는 기억들.

바로 그 기억 속에 행복은 함께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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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 - 불안과 매혹의 나르시시스트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32
장 루이 가유맹 지음, 박은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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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너무 멀리 앞서 가서 사람들은 나의 '강렬한' 예술 작품 하나하나르 대할 때마다 공포에 사로잡힐 것니다. " - 에곤 실레가 그의 삼촌 레오폴드 치하체크게게 쓴 편지 중에서 - 1911년 9월 1일

에곤 실레 : 1890~1918, 오스트리아 출생

에곤 실레의 작품은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의 그림을 보면 뒷 배경은 단색으로 처리된 경우가 많으며, 작품 속의 인물들은 대부분 뻬민 잉싱할 정도로 말랐으며 신체의 일부분은 길쭉 길쭉하게 표현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손가락은 신체의 부분들에 비해서 비정상적일 정도로  길게 표현되었으며 손가락 마디가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로 특이하다.

예술에 있어서는 관대할 정도로 성을 표현하는 것을 외설이 아닌 예술로 보는 현시점에서 봐도 외설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과감하고 에로틱한 인체묘사와 거칠고 뒤틀린 터치는 에곤 실레의 작품을 특징이다.

에곤 실레는 동시대를 살았던 오스트리아의 구스타프 클림트를 존경하면서 그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도 선 보인다. 그러나 후에는 에곤 실레 특유의 화풍이 나타난다.

에곤 실레의 아버지가 역장이었기에 그의 어린시절은 방안 가득히 미니어처 기차가 가득했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철도기술자가 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그가 16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병으로 죽게 되면서 그의 인생을 바뀌게 된다.

생후 18개월부터 색연필과 종이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의 권유로 비엔나 예술공예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화가의 글로 가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런데 그의 짧은 인생에 있어서 감옥에까지 가는 사건이 일어난다. 어머니의 고향인 크루마우에 들어가 살면서 그곳의 소녀들을 누드 모델로 쓰게 되는데 그것이 동네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켜 24일간 감옥에 가게 된다.

에곤 실레는 모델들의 육체를 대상으로 실험적인 포즈를 연출하는데, 그림 속의 인물은 해체되고 분절되고 절단된 몸으로 표현된다.

여러 편의 에곤 실레의 자화상은 그의 생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여성을 모델로 한 누드는 너무도 독특한데, 지금도 이해하기에는 충격적이다. 그림 속에서 풍기는 에로틱함이 음산하고 냉정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1918년 2월에는  에곤 실레의 예술적 추종자였던 클림트가 죽고, 10월에는 임신중이던 아내가 독감으로 죽고, 그로부터 3일 후에 에곤 실레까지 죽는다.

클림트, 코코슈카, 에곤 실레는 빈을 대표하는 화가로 오스트리아 표현주의의 거장들이다.

실레와 클림트의 복잡한 관계를 상징하는 <은둔자들>

" 이 그림에서 실레가 클림트에게 느끼는 호의는 '공동의 운명'으로 표현되었다. 두 사람의 실루엣은 모호하게 뒤섞여 있으며 이들이 서 있는 것인지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예술가들의 우애는 수도복같은 공동의 옷으로 상징화된다. 붉은 장미꽃 화관을 쓴 채 눈을 감고 있는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사내는, 흰색 장미 화관을 쓰고 격분한 눈으로 전방을 응시하는 제자의 어깨에 기대고 있다. " (p. p. 83~84)

앞으로 에곤 실레의 작품을 보게 되면 이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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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그 다음, - 그러니까 괜찮아, 이건 네 인생이야
박성호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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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사교육 딜레마> 화제의 인물, tv N <문제적 남자>의 뇌섹남.

이런 수식어가 붙는다면 이미 저자는 유명인사는 아닐지라도 화제의 인물이고, 이런 방송 출연만으로도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훨씬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상황을 떠나서 세계일주를 하려는 마음을 가졌을 때는 아마도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으리라.

저자 자신은 자기가 가진 많은 부분을 내려 놓고 세상 속으로 들어갈 때에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자신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성공이란 무엇이고,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 나선 것이 호주로 가는 일이었고, 호주에서 다시 세계일주를 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저자가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긍정적인 시각이든, 부정적인 시각이든 우리사회의 스펙에 대한 부분들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고 불리우는 대치동 사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금수저는 아닌 듯하다. 대치동 인근의 개포동에서 살았지만 어머니의 교육열에 힘입어 엄친아라 불리는 스펙을 갖춘 학생으로 자라게 된다.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로 4년 연속 출전, 카이스트 대학 산업 디자인학과 수석 졸업. 그러나 그는 카이스트를 다니면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의 잇달은 자살을 접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저자가 느낀 것은 과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홀로 호주로 떠나게 된다. 호주 입국시에 그의 주머니에는 1000 호주 달러 (약 80만원)이 있었다.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한식당 서빙, 거대 레스트랑의 만능 조수 등....

호주와 뉴질랜드를 하면서 가지고 온 돈이 떨어져 가자 캠핑장 컨테이너 박스에서 하루에 식빵 두 조각, 참치캔으로 끼니를 해결하게 된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서 가게 된 곳이 바나나 농장이다. 그곳은 일은 힘들지만 보수가 많기 때문이다. 바나나를 씻고, 자르고 포장하는 강도 높은 일을 하는 하루 하루는 지옥같은 날의 연속이었다.

시급 21.97 달러, 일주일 47시간, 주급 1000 달러 정도를 받게 되는데, 수당을 받는 날에는 비행기 표를 한 장씩 구입하면서 100일 후에 1000만원을 모으게 된다.

동남아시아 필리핀, 태국 그리고 인도,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두바이를 거쳐서 유럽, 그리고 남미의 브라질, 볼리비아, 페루, 잉카의 수도인 쿠스코, 북미의 미국, 캐나다.....

20개국 90개 도시.

물론, 여행을 하면서 그가 원하는 답을 쉽게 얻지는 못했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자신 속깊이 단단히 숨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꺼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된 것은,

"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머릿속에 많은 것을 채워 넣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내가 언제 행복한지를 알고, 세상 속에서 내 존재의 의미를 찾는 일이었다. 나를 알지 못하면 결코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는 여행 중에 세렝게티에서 낮에는 사파리를, 밤에는 텐트를 치고 생활하면서 거대한 자연 속에서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은 평소에 하지 못한 깊은 고민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때로는 평소에 보지 못했던 여행의 장면들이 깊은 고민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어쩌면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여행은 단순히 먼 곳으로 떠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들에게 여행은 인간의 질서가 아닌 대자연의 질서 속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세계가 무엇인지 탐구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더 넓은 시야에서 내 객관적인 존재와 가치를 알아가는 경험, 내가 사파리에서 느꼈던 여행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 (p. 189)

저자 또래의 청춘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궁금하다. 또래들은 학생이거나 취준생들인데, 그들에게 저자의 일탈은 어쩌면 행복에 겨운 행동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새벽부터 한 밤중까지 책과 씨름하는 청춘들, 그들도 꿈이 있지만 그 꿈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닌지 조차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일 수도 있다.

자신을 위한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 조차 사치인 청춘들이 묵묵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그들을 응원하고 싶다.

아직 세상은 스펙이 필요하고 지식이 필요하고 그것을 쌓을 수 밖에 없는 청춘들이 넘쳐 난다. 많은 것을 가졌기에 그것을 잠시 내려 놓고 살 수 있는 저자와는 많이 다른 청춘들이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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