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서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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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할 때는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이 소설의 화자인 소녀 유리코가 어느날 사라져 버린 오빠의 실종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웅의 서'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기이한 일들이 펼쳐지는 판타지 소설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비밀스러운 책 속의 세계.

 
이야기의 발단은 유리코의 오빠인 히로키가 교실 안에서 왕따로 지내게 되는데, 이것은 담임 교사인 하타 선생님이 히로키를 '영웅인 척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은 학생의 본분을 모르는 행동이라는 생각에 학생들까지 부추겨서 히로키를 공격하게 만든다.   

그러나, 히로키는 여기에 맞서게 되고 자신을 따돌리는 학생들을 그대로 두는 선생님에게까지 맞서는 일종의 반란을 일으키면서 사건이 전개되게 된다. 
동생 유리코는 오빠를 찾고자 하는 마음에 안타까워하다가 오빠 방에서 낡은 책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책은 "네 오빠는 영웅에 홀려 버렸어"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 낡은 책 속의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그릇이 되어 버린 오빠 히로키.

히로키를 구할 수 있는 자는 오직 동생인 자신, 유리코라는 생각에.

인을 받을 수 있는 건 그릇이 된 희생자의 육친뿐, 그것도 어린아이에 한정되거든. (p25)

그리고, 유리코의 동반자들.
미치루, 아쥬, 애시, 소라....                    
유리코가 비밀스러운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그곳은 미지의 세계인 '헤이틀랜드'
그곳은 애시의 고향이기도 하고 유리코의 오빠가 휘말려들 사건의 나라.
지구본 위에서는 손끝으로 가려질 만큼 작은 나라. 150 년 동안 계속 내전, 내란이 계속되는 나라. 그런데, 그곳에는 죽은 자를 되살리는 금기의 마법이 전설로 구전되어 오는 것이다.
'엘름의 비법'.


'엘름의 서'를 해독했지만 처형되어야만 했던 엘름과 오빠인 모리사키 히로키는 어떤 점에선가 많이 닮아 있었다.
그렇다면 오빠는 '영웅의 서'를 홀딱 빠져서....
영웅이 되기 위해서 헤이틀랜드로 떠난 것은 아닐까.
'인을 받은 자'인 유리가 헤이틀랜드에 왔으니 오빠를 만나고 함께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지는 않을까.
그런데,또 다른 의외의 인물인 작은 할아버지인 '미노치 이치로'.
작은 할아버지는 또 왜 헤이틀랜드에 와 있는 것일까.
그는 '엘름의 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죽은 자까지 되살릴 수 있다는데....
오빠는 '영웅'에 씌었고, 최후의 그릇이 되었는데, 어떻게 오빠를 찾을 수 있을까.
유리코는 현실세계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진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해석들.


오빠의 경우에 먼저 왕따가 되는 험한 꼴을 당했다고 해서 복수의 칼을 휘둘렸는데, 과연 그것은 정당화 될 수 있는 일일까.
인간세계에는 그래서 법이 존재하는데, 자신의 독단으로 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
오빠의 사건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영웅이 되고자 했던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에서 진실과 거짓, 선함과 악함.
그리고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거짓은 거짓일 뿐이고, 거짓은 결국에는 죄일 수 밖에 없음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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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
멜라니아 마추코 지음, 이현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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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은 후에 책장을 덮는 내 마음은 먼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느낌이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여행이 아닌, 20세기초의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투포와 로마, 그리고 미국의 뉴욕, 클리블랜드, 오하이오를.
그곳의 한가운데에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자유를 찾으려고, 사랑을 지키려고 허우적거리는 헐벗고 굶주린 이민자인 디아만테와 비타가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Vita는 이탈리아어로 삶, 인생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여자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 한층 이 단어가 나타내는 중의성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이 소설은 이탈리아의 국민작가라고 할 수 있는 '멜라니아 마추코'가 자신의 아버지와 큰아버지에게서 들었던 전설처럼 내려오는 집안의 이야기를 추적하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마추코' 가문의 가계도와 집안의 내력이 밝혀지게 되는 과정을 소설로 엮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작가의 할아버지인 '디아만테'와 여자 주인공 '비타'를 비롯한 대부분의 인물들이 실존인물인 것이다. 거기에 이탈리아의 유명한 마피아 '검은손'그리고 장례업자인 '본조르노 형제' 성악가 '엔리코 카루소' 역시 실존인물인 것이면 소설의 후반부에 디아만테에게 자선을 베풀어서 병원비를 내주는 '찰리 채플린'은 그당시 무명 유랑극단의 배우로 작품에 까메오처럼 등장한다.
그리고 작가가 '마추코'집안의 내력을 추적하는 과정과 이 소설을 쓰게 되는 과정이 이야기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거기에 '다이'대위, 즉 '디아만테2세'의 소설 첫부분부터의 등장은 이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더해 주기도 한다.
1903년 4월 12일, 이탈리아에서 대서양을 거쳐서 미국에 도착한 한 척의 배에서 내리는 12살 디아만테와 그의 손을 꼭 잡은 소녀 비타. 이미 십여 년전에 하모니카 하나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그곳에서 하숙집과 가게를 운영하면서 뉴욕에서 살고 있는 투포 사람중에서는 가장 부유한 아넬로, 그는 비타의 아버지이며, 이탈리아에서 가난에 시달리는 투포 사람들을 미국으로 건너 올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아넬로의 주선으로 단 돈 12달러를 들고 미국땅에 들어오는 디아만테에게 미국은 화려한 신기루의 나라가 아닌 가난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 땅인 것이다.
가난은 굴레가 아니던가.
맨해턴의 화려함이 아닌 세계 각지에서 도착한 이민자들로 들끊는 가난한 도시의 뒷골목, 그곳에는 거지, 도둑, 살인이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이민자들, 특히 이탈리아 이민자들은 초대받지 않은 외국인이자 달갑지 않은 이방인들인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겨운 것은 먼저 온 이탈리아 이민자들. 그리고 힘있는 이탈리아인들이 이들에게 행하는 폭력과 착취가 더 힘겨운 것이다.

이 힘겨운 곳에서 버티어 나가는 디아만테의 이야기가 너무도 안타깝게 그려진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비타와의 엇갈리는 운명과 사랑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이 시대의 이탈리아 젊은이들에게는 미국은 환상의 나라였고, 친숙한 나라처럼느껴졌기에 그들은 돈을 벌어서 가족들을 부양하고자 하는 마음에 미국으로 향했지만 돌아온 것은 그 무엇이었는던가.....
디아만테가 뉴욕을 떠나기로 한 날에 비타와 함께 춘  축제의 춤.
그리고 우승의 순간.
바닷가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비타와 결혼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곤 그녀의 곁을 떠나지만....


 
그 길은 디아만테에겐 더 힘겨운 워터보이의 길이었고, 4년동안 강제노역과 감옥 생활과 같은 삶 속에서 남은 것은 고작 30달러.
그리고, 도망쳐서 비타를 찾고, 사랑의 날을 보내지만 또다시 그녀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디아만테의 삶과 사랑.
이 소설의 내용은 시대의 순서가 약간 뒤바뀌어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뒤바뀐 순서때문에 나중에 나오는 내용들의 심리파악이 더 쉬워지기도 한다.
내가 이 소설에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들 중에는
어느날 로마에 돌아와 살고 있는 디아만테를 찾아온 미군 대위 '다이'.
다이가 생각하던 디아만테는

그는 신비에 싸인 남자였고 부모들의 대화 속에 등장하는 유령이었다. (...) 그는 실제 인물이면서 동시에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페르세 폴리스의 공주를 영원히 사랑했지만, 10년 만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녀를 떠난 궤린 메스키노처럼, 그리고 레프쉬 처럼 말이다. (p229)
뜻하지 않은 그의 방문에 '디아만테'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지만, 그가 누구인가를 어렵지 않게 짐작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 번의 안타까운 만남은
오랜 세월이 흐른후, 로마까지 찾아온 비타와의 만남.

하지만 모든 것은 그들이 마시는 커피, 너무 진하고 씁쓸하고 추억처럼 먼지가 낀 커피와 함께 침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사람이 맞나? 이렇게 투명한 눈을 가진 이 남작 디아만테였나?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생생하게, 실물처럼 나타났던 그 소년이 맞나? 구명보트에서 그녀에게 와서 그녀를 꼭 안고 밤을 보냈던 그 소년인가? 다이아몬드는, 아주 귀하고 눈부시게 빛나고 유리를 자를 수 있기도 하지만 빛이 비칠 때에만 빛이 난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 가치도 없다. (p339)

그토록 잊지 못했던 사랑앞에 디아만테는 그녀와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다이 대위앞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그리고 비타와 마지막 남은 생을 함께 하지도 못하는 디아만테의 마음이 쓸쓸하고 서글퍼 보인다.
마치 한 사람의 쓸쓸한 작은 뒷 모습을 보는 듯한 그런 마음이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추천의 말'들에서 찬사가 쏟아지는 글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그 궁금증은 이 책을 몇 페이지 읽지 않아서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거의 100 여년에 걸친 '마추코'집안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작가의 섬세하고 치밀한 구성과 문체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흥미롭게 그려진다.
그당시의 미국 사회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민자들의 고달프고 힘겨운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그 이야기들에는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가 바탕이 되면서 소설적 요소인 허구의 인물이 함께 하기도 하는 사실과 허구가 어우러진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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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의 희망 메시지 365
O, 오프라 매거진 편집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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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제이션"
이 말은 오프라 쇼에서 다루어진 내용은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다는 신조어이다. 그렇다면 '오프라 윈프리'는 누구이던가?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여성', 방송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는 이가 아니던가.
그녀는 흑인 가정, 그것도 사생아로 태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파란만장한 인생길을 걷게 된다. 9살 어린 나이에 친척으로부터 성폭행과 성적학대를 당하는 아픔과 함께.... 한때는 절망 속에서 살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처럼 탁월한 감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방송을 하고 있다. 거기에 각종 미디어관련 사업으로 많은 부를 축적하여 '명예'와 '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방송인이다.


그가 창간한 잡지책인  'O, The Oprah Magazine'이 창간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오프라는 자신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용기를 주었던 감동적인 명언들을 간추려서 펴낸 책이 바로 '오프라 윈프리의 희망메시지 365'이다.
'365' 라는 숫자가 의미하듯이 이 책에는 DAY 1 ~ DAY 365까지 하루 1~3개의 명언이 실려 있다.




그 중에는 버락 오바마, 테레사 수녀, 존 레논, 세네카, 링컨, 찰스 디킨스, 마하트마 간디 등과 같은 각 분야를 막론한 명사들이 남긴 명언들과 함께 오프라 윈프리 자신의 명언들이 실려 있는 것이다.


사랑과 이별, 성공과 실패, 꿈과 희망, 용기, 우정, 돈 등 다양한 주제들의 명언들이  주제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그녀 자신이 워낙 명언들을 많이 남기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이 남긴 명언들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하니, 그가 들려주는 명언들은 그만큼 값진 것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잘 정리된 명언들은 읽는 것은 마치 소녀시절에 좋은 명언이나 인용구, 격언들이 있으면 예쁜 노트나 수첩에 빼곡이 정리하던 생각이 난다.
그당시에 그 문장 하나 하나는 그렇게도 마음에 와닿았었는데.....
그리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는 랜덤으로 미니홈피를 돌아다니다가 누군가 알지도 못한 이가 분위기있는 사진들과 함께 정리해 놓은 명언들은 만나게 되면 그 날은 횡재를 만나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던 기억들도 스쳐간다.
이런 좋은 글귀들을 만나고 얼마 있지 않아 민들레 홀씨처럼 여러 사람들이 소중하게 간직하는 글귀로 퍼져 나간 것을 보면서 "역시, 나처럼 감명받았었구나 !!"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실패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음을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삶의 태도를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그러나, 가장 감명깊은 것은 늙는다는 것에 대한 명상들.
70살이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이래서 우리들에게는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오프라 윈프리의 희망 메시지 365'는 이렇게 항상 간직하고 싶은 희망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 한 번 보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명언들이기에 두고 두고 곱씹어 보아야 할 것 같다.
자신의 손이 가장 잘 닿는 곳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읽고 또 읽고....
희망의 메시지를 마음 속에 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이렇게 마음 속에 담다가 보면 마음의 양식이 차곡차곡  쌓일 듯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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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로드 - 걷고 만나고 사랑하라
KBS 희망로드대장정 제작팀 지음 / 예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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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서 '희망로드 대장정’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소개된 내용들을 묶어서 출간된 책이 '희망로드'이다.
눈물없이는 볼 수 없었던 그 이야기들, 그리고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제작팀의 열정이 담겨있기에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이다.


'희망로드 대장정'제작팀은 유명 지구상에서 전쟁과 굶주림, 그리고 NGO들의 손길도 미처 닿지 못한 열악하고, 때로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도 있는 곳 8 곳을 찾았다. 유명 연예인 8 명과 함께 각각의 곳으로.
그래서, 이 책은 8 꼭지의 글이 그들의 방문지에서의 상황과 구호활동을 적고 있다.  전쟁과 질병, 굶주림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한 사랑의 기록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되었던 사람들 중에 일부는 우리나라에 초청되기도 했다고 한다.


전광렬의 경우에는 아내와 딸과 함께 라이베리아에 갔다. 14 년 간의 내전끝에 반군들에 의해서 저질러진 참상들. 그것은 축구를 하는 소년들의 '외발'이 말해 주고 있다. 그들은 외발로 축구를 하면서도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기쁨은 밖에서 오지 않습니다. 기쁨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P26)



내전에 끌려간 소년 소녀병들은 반군들이 시키는 나쁜 일을 너무나 많이 저질렀기에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묘지을 떠돌기도 한다.
그곳에서는 7초에 한 명씩,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고 한다.
한고은이 간 '페루' 그곳에서는 배설을 한 물이 곧 식수가 되는 그런 오염된 물을 먹고 산다. 오염된 물에는 흑파리 기생충이 있어서 실명에 이르게 되기도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박신양이 간 시에라리온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 역시 다이아몬드 이권다툼을 두고 10년의 내전이 지속됐고, 지금도 흙탕물 속에서 '시에라리온의 별'인 다이아몬드르 찾는 일에 아이들은 시달리고 있다.
이성재가 간 볼리비아에서도 소년 광부들은 하루종일 음식대신 코카인을 씹으면서 알코올을 마시면서 8시간 바위를 까고 버는 돈이 고작 3달러. 이들 중에는 소년 가장들도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세계적으로 5살~ 14살미만의 어린이 1억 5천만 명이 돈을 벌기 위해서 노동을 한다고 한다. 그 돈은 하루 세끼를 먹기에는 너무도 모자라는 돈.
고두심이 간 동티모르, 이 곳에는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들이 많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묻혀 있는 곳이기도 한다. 지뢰밭은 '악마의 병기'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마녀사냥'이라는 미신.
그들은 어떤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나면, 간혹 비가 안 오는 천재지변까지, 아이들의 잘못으로 알고 아이들을 제물로 바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자신의 아이탓으로 돌려 학대, 폭행, 살해까지 서슴치 않는다니.
아이들을 헐 값에 팔아 제물을 바치기도 하고, 유괴하여 제물로 바치기도 한다니.

 

이렇게 '희망로드 대장정' 제작팀이 찾아간 곳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나, 그 실태는 거기에서 거기인 것처럼 비슷 비슷하다.
오랜 내전에 소년 소녀들을 총알받이나 성노리개로 이용하기도 하고, 황폐해진 땅과 지뢰에 덮인 땅에서는 곡식을 가꿀 수도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고, 식수는 오염되거나 거의 찾기 힘들어서 먼 길을 가서 구해 와야 하거나. 에이즈와 각종 질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그러나, 아이들은 굶주리면서도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공부' , 학교에 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여 의사가 되고 싶고, 선생님이 되고 싶고, 변호사가 되고 싶어 했다.
그 아이들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서 제작팀은 작은 도움의 손길을 펼쳐 주고 왔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작은 도움인 것이다.
제작팀과 동행한 연예인들은 묵묵히, 그리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들을 감싸 안았다.
나도 이 프로그램 중의 일부는 시청했지만, 그때의 가슴 아픔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저려온다.
누구든지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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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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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소설화되거나, 소설이 영화가되는 일은 많이 있지만, 뮤지컬이 소설로 재탄생하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대학로에 가면 언제나 만날 수 있었던 '김종욱 찾기'가 '공유'와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 그리고 이번에는 소설로 우리곁에 찾아 온 것이다.
그것도 톡톡 튀는 감성의 작가 '전아라'의 문체를 통해서.
'전아라'는 얼마전에 출간한 '팬이야'의 작가인데, 1986년생으로 중고등학교시절부터 다수의 문학상을 거머쥘 정도로 총망받는 작가이다.
그녀가 그려내는 '김종욱 찾기'는 어떤 느낌일까.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톡톡 튄다.


그리고, 소설의 줄거리에 구애되지 않고, 소설 속 곳곳에 나오는 문장들만으로도 '사랑'이 무엇인가를 나타낼 정도로 감성적인 내용들이 눈길을 끈다.
" 그래, 맞아 !! 사랑이란~~~ 그런 것일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가슴 속을 파고 든다.
이 소설의 내용은" '첫 사랑 찾기'를 통한 '새로운 사랑 찾기'"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첫 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첫 사랑은 누구에게나 가장 먼저 찾아 온 신기루와 같은 느낌이었을테니까.
그리고, 첫 사랑은 대부분 이루어 지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것 역시 사랑에 서투르기도 했고, 그것이 사랑이라는 확신도 없었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너를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너는 나를 사랑하는 것인지 가늠하기 조차 힘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결혼까지 생각하기엔 애매모호한 그런 마음들.

"놓친 열차가 아름답다"고 누군가는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첫 사랑은 무지개빛 처럼, 신기루처럼 더 아름답고 신기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효정과 성재의 이야기는 각각의 친구 결혼식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 모두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성재는 33살, 28살에 입사한 광고회사에서 황당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만 하고, 그가  내놓는 아이디어는 재미없고, 현실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게 되고, 해고 후에 광고 대행업을 시작한다. 물론, 말만 사업이지, 작은 건물에 빈 공간을 제멋대로 이용한 회사. 첫 계약부터 불발탄.
이때 만든 고리대금업 대출광고의 문안이

"당신의 첫 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무슨 황당한 대출광고. 이처럼 엉뚱한 면이 있는 성재
♥효정은 29살, 잡지사에서 여행관련 기사를 주로 쓰는데 어느날 상사와의 마찰로 회사를 그만둔다. 우연히 보게 된 프린트물의 "당신의 첫 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내용을 보고 성재의 사무실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겸 자신의 첫 사랑을 찾는 일에 함께 하게 된다.
그밖의 사랑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인물은
◆혜진은 효정의 친구
◎효섭은 효정의 남동생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한 생각들. 그러나, 어떤 점에서는 서로 같은 사랑에 대한 단상들.
이런 사랑에 대한 남녀의 차이, 인식의 차이를 작가 '전아라'는 신세대 감각으로 섬세하면서도 깊이있게 파헤친다.
효정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두 사람의 동행(?)이지만
이들의 사랑은 결국에는 그들이  놓쳐 버린, 아니 불확실성에 대한 마음에서 놓아 버린 사랑이 새로운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성재의 기억 속의 남희
훗날 들은 소문에 의하면 그 애는 오랫동안 나를 못 잊었다는데,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면 되지, 그게 뭐가 어려운가? (p133)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어렵지 않게 생각되는 좋아하는 감정의 표현이 막상 당사자에게는 끙끙 앓으면서도 말하지 힘든 것이 사랑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감초처럼 나타나는 혜진과 효섭의 사랑이야기도 또다른 면의 사랑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이 '사랑'에 대한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 준다는 것이다.
효정이 찾는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까지 효정의 사랑에 대한 마음이었음을.
첫 사랑은 첫 사랑으로 아름답기에, 그대로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새로운 사랑을 하면 어떨까.

 
먼훗날까지 아름다운 마음으로 첫 사랑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은
" 첫 사랑은 당시 우리를 둘러 싸고 있는 모든 것" 이기에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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