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명품 강의 -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석학강좌 서울대 명품 강의 1
최무영 외 18인 지음, 김세균 엮음,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기획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소속 사회과학 연구원에서 2009년 여름부터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민교양강좌를 개설했다.
그 강좌의 이름은 '아름다운 공동체를 향한 사회적 상상력과 교양'이다.
그 강좌의 강의내용을 묶어서 출간한 책이 <서울대 명품 강의>이다. 국내 최고의 석학들의 강좌이지만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강의 내용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과학, 철학, 경제와 같은 조금은 딱딱한 분야의 이야기들도 있고, 가족, 세계화, 환경과 같은 낯익은 내용의 이야기들도 있다.


모두 18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어도 좋겠지만,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먼저 읽은 후에 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읽어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강의를 하셨던 분들은 그 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이 연구했던 주제를 우리의 삶이나 사회와 연관지어서 서술해 주고 있다.
그 주제들은 우리가 어떤 문제 의식을 갖고, 어떤 관점을 택하며, 어떤 자세로 살아 갈 것인가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며칠전 뉴스를 보던 중에 참 이렇게도 우리의 근현대사를 모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있었다.
전에는 고등학교의 국사과목이 국사 한 과목이었으나, 언제부턴가 국사와 근현대사로 나누어서 수업이 이루어지고, 수능의 과목도 이처럼 분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몇 년전만 해도 국사는 서울대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서는 꼭 수능에서 선택을 하여야 하는 과목이었다.
그래서, 타 대학을 가는 학생들은 서울대를 지망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국사를 기피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고등학교 사회과목이 세분화되고, 수능에서 선택하는 사회 과목수가 적다 보니,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제대로 된 국사, 근현대사를 모르는 학생들이 상당수가 있다는 보도였다.
이와 관련된 강의 내용이 '02강 한국사와 사회'이다.
이 강의를 한 교수는 다년간에 걸쳐서 서울대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국사에 대한 생각자체가 변천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의 학생들은 한국현대사 수업을 받은 적은 없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국사의 뒷부분에 해당하는 근현대사를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스스로 한국 현대사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학생들 스스로 각종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학생들은 우리의 근현대사를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비쳐지는 것을 그대로 근현대사로 알고 있기도 한 것이다.
우리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국사는 입시를 위한 평가의 대상일 뿐인 것이다.


"사료는 참말보다는 거짓말을 더 많이 한다." (p39)
이것은 근현대사 연구를 할 때에 가장 기본적인 편년체 자료은 신문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신문 기사의 공정성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군사 독재정권하의 언론의 통제하에 쓰여졌던 기사들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박정희에 대한 평가.
비단 이 사안뿐이 아닌 역사적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사실들이 한 두 가지는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순과 역설을 직시하려는 용기와 그 역사에 대해서 비판의 끈을 늦추지 않되 그러면서도 품이 넉넉한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리라. (p44)

'06 강: 가족과 사회 - 한국 가족제도와 '가장'의 반란
대가족제도하의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었던 가장의 모습을 현 시점에서는 찾아 볼 수 조차없는 것이다.
가족제도가 변천하면서 겪게 되는 '가장'의 위치.
모든 가정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데, 여기에 대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강의이다.

07 강 : 민족 사회 - 다문화시대.
산업활동을 하기 위해서 온 해외이주민들, 그리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결혼이주자들.
우리 민족에게 단일민족이란 말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화에 따른 현상으로 국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문화, 다민족 사회가 도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회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력이 한국보다 열악한 나라 사람들에게 민족적 우월성을 내세워야만 할 것인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공감대를 가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국가 개념은 이제 폐기해 버려야 할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심도깊게 다루고 있다.

"저성장 속에서의 양극화"."기후 온난화" "민주주의는 정말로 좋은 제도일까" 하는 당면과제들도 그 분야의 교수들이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좋은 강의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런 좋은 내용의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서 출간을 해 주니, 독자들에게는 우리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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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
김은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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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졸업시즌인데도 자신의 갈 길을 몰라서 문 밖에서 서성이는 젊은이들에게 도전과 열정의 마음을 가질 수 있게 용기를 주는 책이 <세상이 답하게 하라>라고 생각된다.
88만원 세대, 고학력 실업, 비정규직....
모두 우울하고 서글픈 단어들이지만, 이런 현실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얼마나 신명나는 이야기이겠는가.

 
이 책의 저자는“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고 자신있게 외치고 있다.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지구 밖으로, 세상 밖으로, 대한민국이 아닌 세계를 무대 삼아 나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니, 이게 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인가?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도 자신의 길을 가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세계라는 장벽은 너무도 높은 것이 아닐까....
<세상이 답하게 하라>의 저자인 김은미, 미킴. 그녀는 분명히 대단한 재력가의 집안에서 태어났거나, 외국에서 살았기에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추었거나, 아니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예술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전혀 이런 것과는 먼 환경에서 오늘날의 '김은미'를 만들어 낸 것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혹독하게 이미지 관리를 하듯 명품같은 이름, 매력있는 이름, 믿을 수 있는 이름, 업계에서 제일가는 이름을 남기기 위해 오늘도 나 자신과 회사를 세심하게 돌아보고 있다.
항상 내 자신에게 매력적인 슈퍼 스타이고픈 나는, 미킴이다. (P27)

그녀에게 남다른 것은 자신이 인생의 조연으로 머물지 않고, 인생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도전과 개척,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은미는 아시아 6개국 7개 도시 11 개 지점을 둔 CEO SUITE의 창업자인 것이다.



"CEO SUITE" 란 다국적 기업  CEO 들의 창업 및 경영 화동을 돕는  CEO 중의 CEO 들의 사무공간 및 사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것이다. 즉, 현장에서 필요한 사무실, 직원 채용 및 비서 업무, 회계, 법률 서비스 등 회사 운영에 관한 제반 사항을 해결해 주는 일을 하는 회사인 것이다.
김은미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에 시티은행에 취업을 한다. 그당시 외국은행의 입사는 대단한 일이었지만, 그녀는 숫자치였기에 은행에서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한다.그리고 대한적십자사 국제부에서 약 3년을 근무한 후에....

인기있고 수입이좋다는 이유로 선택하는 직업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질리지 않고 평생동안 할 수 있다. (P61)

이런 직장 생활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스물 여섯의 나이에 호주로 유학을 간다. 1980년대의 호주 유학은 그리 흔한 사례는 아니었지만, 그녀는 영어권의 나라로의 유학이라는 생각에서 선택한 길이었다.
이때의 그녀의 생각이 바로 "대한민국이 받아 주지 않는다면 세계 지도 속 그 어디에선가 나를 알아 봐주고 인정해 줄거라는 자기 긍정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호주에서 그가 취직하게 되는 회사가 바로 CEO SUITE 회사였고, 아무도 가기 싫어하는 태국지사에 근무를 하게되고, 곧이어 자카르타 지사장이 되고, 동남아시아 총괄지사장, 억대 연봉, 결혼 등 승승장구의 길을 걷게 되지만.....
삶의 길이 그렇게 순탄한 길은 아니기에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의 아주 깊은 웅덩이에 빠지게 되는데, 그것은 그녀를 7년 반이나 다니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던 직장을 그만두는 계기가 되고, 이어서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CEO SUITE 회사를 설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시작후, 딱 두달 만에 IMF가 터지고....
그녀에게 있어서 위기탈출 NO.1 법칙은 "머피의 법칙을 기회의 법칙으로"이다.

두려워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란 것을 깨달았기때문이다. 파도가 밀려오면 무섭다고 도망칠 것이 아니라, 파도 한 가운데서 서핑을 즐기겠다는 자세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 파도가 언제 우리를 세상의 중심으로 데려다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P150)


그래서 지금은 동남아시아에서 성공적인 CEO SUITE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그만의 노하우, 그녀의 성공뒤에 숨어있는 좌절과 실패의 이야기가 모두 이 책 속에는 들어있다.





" 세계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열망을 가진 젊은이들이라면 따뜻한 둥지를 벗어나 비상의 날개를 펴라."
"세상은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 그녀가 세계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녀의 열정인 것이다.
인생의 주인공이 되느냐? 인생의 조연으로 머무를 것이냐?
선택은 바로  모든 사람들 각자의 몫인 것이다.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싶은 젊은이들이라면,
김은미가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다른 "김은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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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도쿄 - 21세기 마초들을 위한 도쿄 秘書
이준형 지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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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성작가들이 쓴 여행지의 도시이야기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에서부터 시작하여 분위기있는 카페, 현지인들만이 알고 있는 골목길 속의 풍경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특히, 도쿄는 우리나라와는 가까운 곳이고, 많이들 찾는 곳이기에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도쿄에 관한 여행관련 서적을 남자의 시각으로 쓴다면 어떤 내용들이 담겨져 있을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여기에 남자의 눈으로 바라본 <남자 도쿄>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준형'은 감독이다. 무슨 감독? 다채로운 영상을 찍는 감독이다.
드라마, 뮤직 비디오,영화, 광고, 다큐멘터리 등을 찍는다.
그는 지금까지 100회 이상이 넘을 정도로 도쿄를 방문했고, 또한 그가 영화 촬영지로 가장 많이 선택한 곳도 일본인 것이다.
일본에 대한 사랑때문일까? 아니면 그만이 담아낼 수 있는 영상미가 뛰어나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사는 냄새가 향기롭기때문일까?
우린 <남자 도쿄>를 통해서 흔히 지금까지의 여성스러운 시선으로 보아오던 예쁜 도쿄가 아닌, 터프한 남성성이 숨어 있는 도시 도쿄를 엿보기로 한다. 

이 책은 酒, 食, 休, 樂, 夜, 愛, 衣, 宿, 事 의 9개의 시각으로 도쿄를 바라다 본다.
역시, 남성이 쓴 도쿄의 이야기는 술로 시작을 한다.


기린맥주와 구시야끼. 신주쿠 오모이데요코초에서의 사사모토(꼬치구이집)은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풀 수 있는 오아시스같은 곳이다.
현지인이 아니더라도 여행객도 잠깐 그곳에 들러 꼬치구이를 맛보면 어떨까....

브래트 피트, 진혜림도 다녀 갔다는 뒷골목의 몬키지. 도쿄만의 철판요리인 몬자야끼와 함께 술 한 잔은 어떨까.

 
<도쿄,여우비>에 등장인물이기도 한 실존인물 상길이를 만날 수 있는 <큐파 큐파>는 한국식당으로 불낙전골, 꽁치찌개, 감자탕, 돌판 위의 지글지글 삼겹살과 김치까지... 모든 메뉴가 980엔이라니....
발길 바쁜 여행객이나 한국 음식이 그리운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ok~~
"도모", "도조"라는 간단한 일본어만 안다면 넉넉하게 쇠고기, 돼지고기, 채소까지 리필이 90분에 한해서 1890 엔이다.
역시, 여성들이 찾는 음식점과는 다른 느낌이 드는 그런 음식점이다.

 

만일 혼자 여행을 왔다면?
도쿄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맘의 아지트를 찾는다면?
도심 속 나 홀로 여행의 베스트 휴식 장소를 선택한다면?  (p100)

블루 스퀘어 카페로~~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보다 더 남자다운 도쿄의 모습은 그들의 취미 (樂)에서 느낄 수 있다.
일본에는 서점만 2만 개가 있다니, 서점 순례.
개러지 라이프에 어울리는 공구와 관련된 제품을 파는 곳.
어른들의 장난감 가게. 만물잡화천국인 일본에서 누릴 수 있는 좋은 구경거리이자 소유의 마음을 자극하는 곳들.
남자들을 풀어 놓으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곳. 어디일까?



그 곳은 전자제품 백화점이다. 일본의 전자제품에 매료되면 주머니가 가벼워지기 마련이지~~~
수천 종의 카메라가 모여있는 곳. 맵카메라.
이곳은 중고 카메라의 보고이니. 이곳 역시 남자들의 마음을 훌딱 빼앗아 버리기 좋은 곳이다.



촬영장비와 올드카의 매력.
그 어떤 도쿄 관련 책자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곳들이 이렇게 많이 소개되다니.....
내가 알고 있는 도쿄가 아닌 다른 도시의 모습같기도 하고, 이것이 진짜 도쿄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한 생각이 든다.
"19금 Yellow Page"
일본이니 당연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했지만....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곳인 공원, 해변공원, 노천온천.



그리고 도쿄타워의 야경까지....
이렇게 <남자 도쿄>는 도쿄의 모습을 한 겹, 한 겹 벗겨 나간다.
남자의 시각과 여자의 시각이 다름을 또 한 번 느끼게도 해 준다.
잔잔하고 아기자기하고 분위기가 넘치는 도쿄의 모습도 좋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안내해 주는 <남자 도쿄>의 매력이 넘쳐 흐르는 모습이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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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 소소한 일상, 달달한 행복놀이 30, 혼자놀기 시즌 2
강미영 지음, 안태영(정민러브) 사진 / 비아북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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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의 달인'인 나와 비슷한 저자를 만나게 되었다.
하루종일 혼자 있어도 시간이 무료하게 느껴지지 않는 '나'이기에 이 책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함께 노는 것도 즐겁지만, 혼자 노는 것도 나름대로 흥미롭다.
혼자 영화나 연극을 가면 슬프면 펑펑 울 수도 있지만, 곁에 누군가 있게 되면 괜히 눈치가 보인다. 혼자 전시회를 가면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이나 사진, 유물앞에서 한참을 서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다.
혼자 산에 오르면 계절앞에 변화하는 풍경에 넋을 잃고 있어도 괜찮다.
혼자 있으면 읽고 싶은 책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혼자 못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여행이다.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에 아직까지 혼자 떠나는 여행은 못해 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 때 내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
바로 이 가방을 집어 드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어디로든 가게된다. 이 가방이 내게 가르쳐 준 것 세 가지.
하나, 여행갈 때 짐의 무게만큼 마음은 무거워진다는 것.
둘, 마음의 무게만큼 첫 걸음이 무겁다는 것.
셋, 우리가 떠나지 못하는 딱 하나의 이유는 무거운 첫걸음때문이라는 것 (p81)
그러나, 난 <플레이>의 저자 '강미영'처럼 가방을 집어들지는 못 할 것이다.
무거운 첫걸음때문에.

  
'강미영'의 두 번째 에세이 <플레이!>
이 책의 저자는 요즘 많이 출간되는 감성에세이의 작가들처럼 무슨 음악프로의 작가나 작사가도 아니다. 그저 그냥 어릴적부터 평범하게 자라고 꿈이 선생님이었던 평범한 직장인이다.
아침에 늦잠을 자고 가끔은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해야하기도 하고, 회사앞의 꽃집의 꽃다발이 매일 변하는 모습에 자신을 위한 꽃다발이라고 생각하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아무 기념일이 아닌 날 케이크를 사 들고 집으로 향하기도 하고.....
그러나 매일 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아서
오늘의 일정을 꼼꼼히 수첩에 적어 놓고, 다음해 그날 일어나는 시간부터, 입는 옷, 출근하는 모습, 먹는 음식까지 똑같이 하려고 해 보지만...
1년전의 그날과 1년후의 오늘이 결코 같은 날이 될 수 없음을 느끼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다.


 

어제, 오늘, 내링의 일상을 섞어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만큼 매일의 일상은 닮아보였다. 일기예보를 하듯이 내일 하루를 예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똑같은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반복학습을 해온 나는 한석봉의 어머니가 불을 끄고도 떡을 썰었듯이 눈을 감고도 그 일들을 재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44)
그러나
이렇듯, 우리의 일상을 늘여서 세세한 것 하나까지 모두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다. 시간의 주름을 펴보면 날마다 완전히 다르게 펼쳐지는 일상을 만날 수 있다. (p49)

이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똑같은 듯하나, 다름을 느끼면서 소소한 일상 속에서 지루하지 않고 달달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30가지의 방법을 제시해 준다.
그것이 바로 플레이!, 놀이이다.
놀이는 특히 혼자놀기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치유해 줄 수도 있으며, 자기자신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삶 속에서 자신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거기에서 행복의 에너지를 찾을 수 있는 것이며, 똑같은 일상이지만 조금은 다른 날들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의 "요구르트"이야기
직장으로 배달되는 요구르트, 때론 먹지 못하고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날들이 있다.
누군가에게 주기에는 좀 망설여지는
그래서 회사의 냉장고 속에(25명이 사용하는) 요구르트를 넣고 "아무나 드세요"라는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다. 그리고는 자신이 내민 손을 잡아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소심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저자의 생각과는 달리 그 요구르트를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고,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식이 남으면 이런 형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한다.

 
 
세상의 호의에 믿음으로 보답하고 내 믿음에 용기를 내어 다른 사람 손을 잡아주고 자신도 또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세상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바뀔 수도 있다. 때로는 정해진 목적없이. 특별히 얻고 싶은 것 없이 사랑들에게베풀고,누군가 따뜻하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 기꺼이 잡아주기도 할 일이다. 일상적으로 누구나 마날 수 있는 작은 베풂의 손길로 다른 누군가의 하루가 얼마나 행복하고 살맛나지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조그만 믿음 하나를 다시 찾았다. (p217)


 
친구의 짧은 문자 메시지. "또. 보. 자."
이  세 글자안에 담긴 의미까지도 그녀에겐 따뜻함으로 느낄 수 있는 정겨운 사람인 것이다.
"커플링과 비슷한 느낌"의 친구와 함께 읽는 같은 책 두 권 !!!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왜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맘에 들어 오는가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의 이야기들은 아주 소소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아주 흔한 이야기. 아니, 이런 이야기는 책으로 쓸 필요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들이지만, 무심히 읽다보면 그 이야기들은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이야기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속에는 저자가 말한는 "달달한 행복놀이"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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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은 약손 국시꼬랭이 동네 18
이춘희 지음, 윤정주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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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련히 먼~~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그림책이다. <엄마 손은 약손>은 4~6세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인데, 아마도 이 정도의 아이를 둔 엄마들도 이 그림책의 내용은 먼 옛이야기처럼 다가올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이 국시꼬랭이 시리즈 18번째 책이기때문이다.
"국시꼬랭이라니?"
나도 '국시꼬랭이'는 먹어 보지를 못했는데, '국시꼬랭이'란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국수를 만들 때에, 두 끝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잘라낸 자투리인데,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이 어릴적에는 마땅한 간식이 없는 가난한 시절이었기에 이것이 맛난 간식거리였다고 한다.
그런데, 왜 그림책이 국시꼬랭이 시리즈인가하면,  

국시꼬랭이 동네는 잃어버린 다양한 자투리 문화를 찾아냄으로써 우리 옛아이들과 오늘의 아이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 (저자의 말 중에서)

그러니까 <엄마 손은 약손>은 지금의 유아들에게는 먼 옛날 이야기라고 해도 좋은 그런 이야기인 것이다.
유아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이기때문에 유아와 할아버지 세대의 교감을 갖게 해 주는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스 케~~키, 아이스 케~~키!"
아이스 케키 장수의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지면, 동네 아이들은 신바람이 난다.
그러나 가난한 살림살이에 아이스 케키 하나 제대로 사 줄 수 없는 형편이니, 엄마는 여기 저기 뒤져서 헌 고무신 한 컬레를 주신다.
돈대신 아이스 케키를 살 수 있는 물건.
신바람이 난 동네 아이들과 함께 숙희와 연희에게도 맛난 아이스 케키가 손에 들려지고.
숙희는 쪽쪽 천천히 빨아먹고,
연희는 뽀삭 뽀삭 깨물어 금새 먹고.
엄마에게 줄 아이스 케키까지 연희가 낼름~~
욕심을 부리다가 배탈이 난 연희에게 그당시엔 병원이 아닌 엄마 손은 약손!!
어린 시절 배탈이 나면 엄마가 웅얼거리는 노래와 함께 배를 만져주던 엄마 손~~
자식의 배를 어루만져 주는 엄마 손의 따스함이 이 책 가득 넘쳐 흐르는 느낌이 든다.

아기 배는 가시 배, 엄마 손은 약손
아기 배는 얼음 배, 엄마 손은 약손
아기 배는 돌멩이 배, 엄마 손은 약손
가시는 가시나무에 가고
얼음은 겨울 나라에 가고
돌멩이는 돌맹이 집에 가거라.
우리 아기는 예쁜 아기
엄마 손은 약손
우리 아기 착한 아기
배앓이 다 나았네.
 

정겨운 노래 가락이 울려 퍼지듯이....
노래 가락을 듣고 있노라면 잠이 소올 소올 올 것만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이야기가 유아들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올 지 궁금해 진다.
점점 가족 관계가 멀어지는 것은 세대간의 교감이 멀어지기 때문인데, <엄마 손은 약손>은 유아들 뿐만 아니라, 엄마들에게도 그들의 부모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창작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 세대부터, 아빠와 엄마 세대, 그리고 유아까지 모두에게 재미있는 그림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르신들의 세대의 따뜻한 정이 함께 묻어나는 그런 창작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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