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와 사이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커뮤니케이션 강의 지식여행자 12
요네하라 마리 지음, 홍성민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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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미식견문록>을 통해서였다. 그 이전에는 '마리'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일본 여성인 작가가 담아 내는 이야기들은 그녀의 책마다 따라 다니는 부제인 "유쾌한 지식 여행자~~"가 말해 주는 의미를 쉽게 알 수 있었다.





하루 7권의 책을 읽을 정도의 독서력에서 나오는 지식들과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백과사전을 몇 권씩 뒤져서 알아내는 탐구력, 그리고  책을 읽는 도중 도중에 " 팡~~" 터져 나오는 유머러스한 이야기들은 신선한 매력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마리가 2006 년에 암으로 사망을 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독자들에게 그녀만의 색깔이 담긴 글들을 많이 쓸 수 있는 나이에....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녀가 남긴 글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고, 그 글들이 하나 하나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읽은 또 다른 '요네하라 마리"의 책들은 < 문화 편력기>, <발명 마니아> 였는데, 그 책들 역시 그녀만의 섬세하고 치밀하며, 유머러스한 필치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던 것이다.
이번에 내가 읽은   <차이와 사이>는 마리의 열두 번째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이 그동안 출간된 책들과 다른 점은 '요네하라 마리'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글들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난소암임을 알고 수술을 한 것이 2003년 가을이고, 2005년에 암이 전이되어 2006년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으니, 어쩌면 이 책에 실린 내용의 강연을 할  당시에  몸과 마음이 힘겨웠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가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 마지막 사명감, 마지막 소통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차이와 사이>는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특별하기도 하고, 기존의 책들보다는 덜 유쾌하지만, 더 진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4 장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 : 사랑의 법칙
'마리'의 글의 특징 중의 하나는 기발하고 엉뚱한 발상을 그대로 책 속에 담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발상은 <발명 마니아>를 통해서 100 가지 발명품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어떤 발명품은 제품을 만들어서 출시해도 좋을 정도의 발명품이었지만, 어떤 발명품은 허무맹랑하기까지 한 발명품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마리의 머리에서 나온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아 낸 것이고, 그런 아이디어는 보통의 사람들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리의 사랑의 법칙도 수긍이 가는 내용들도 있지만, 일부는 마리식의 가설이니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된다.
마리가 중학교 후반에 이성과 성에 관해서 눈을 뜨면서 책 속에서 그런 것들을 찾으려는 생각에서 다독을 하면서 알게 된 베스트 셀러 속에 나오는 남자와 여자의 이성에 대한 차별.
베스트셀러의 남자 주인공은 여성편력자들이지만, 여자 주인공은 많은 남자 중에서 한 명만을 선택한다는 것.
그녀가 생각하는 인류는 왜 남자와 여자가 존재할까? 하는 이야기.
만약에 한 개체 안에 남녀의 기능이 존재한다면, 실연의 아픔도, 퇴짜를 놓은 사람에 대한 미안함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
마리이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언젠가 들은 이야기 중에 "세상에 남자와 여자의 성비가 불균형을 이루게 되면 전쟁이 일어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들선호사상에 의해서 초등학생들의 성비가 빠르게 불균형을 이룰 때였던 것같다.
그와 유사한 마리의 가설이 눈길을 끈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남자 아이의 출생 비율이 더 높은데, 전쟁 등으로 남성의 사망율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남자의 출생율이 높아져서 성비를 엇비슷하게 맞춘다는 것이다.




마리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표까지 동원한다. 이것이 마리가 생각하는 수컷(남성)의 샘플설 중의 일부이다.



 
그밖에도 많은 생물학적 가설들은 내 놓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마리는 슬쩍 꼬리를 내린다. 자신은 생물학자가 아니고, 이것은 자신의 가설일 뿐이라고...
이렇게 자신의 생각들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고, 글로 쓸 수 있어서 마리의 글은 매력이 있는 것이다.
<차이와 사이>에서  '사랑의 법칙'이 가장 유쾌한 부분이다.

두 번째 : 이해와 오해의 사이
요네하라 마리는 에세이 작가, 소설가로도 활동했지만, 러시아 동시 통역사로 활동을 하였다.
자신의 직업인 동시통역사가 겪게 되는 일화 등을 통해서 통역을 할 때의 한계를 이야기한다.
동시 통역이란 시간적으로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그들이 들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하는 것이기만, 그것을 전부 전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언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중심인 것인데, 통역사를 사이에 둔 커뮤니케이션.
통역 현장에서의 단어 선택은 표면적인 의미가 아닌 그 말이 가진 진짜 의미를 찾는 것이니,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통역뿐 아니라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그렇게 볼확실한 책임이고, 최종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는 없다. 일종의 체념이랄까 각오를 해야한다. " (p89)
'언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고 있다.

세 번째 : 통역과 번역의 차이
두 번째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너머 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동시통역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미 마리의 책을 읽었던 독자들에게는 그녀가 9 살때부터 프라하에서 러시아학교를 다녔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프라하에서 그녀가 배운 국어 교육, 독서지도, 글쓰기 등은 일본의 교육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소비에트 학교 수업은 일본의 학교 교육보다 공격적이고 입체적인 독서 교육을 요구했으며, 소비에트 학교 국어 교육은 말을 듣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과 그것을 다시 통합 정리해서 표현하는 능력, 두 가지가 필요했기에 나중에 동시 통역사가 되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9 살 어린 소녀가 낯선 곳에서 단 한 마디의 말도 알아 들을 수 없었고, 말을 할 수도 없었기에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 내가 통역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서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 통역으로 통한 순간의 기쁨을 무한히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p105)

네 번째: 국제화와 글로벌리제이션 사이
마리가 자신의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가장 잘 표현한 것은 '국제화와 글로벌리제이션 사이'라고 생각한다.
국제화와 글로벌리제이션의 개념부터, 일본어의 구조, 일본의 문화, 영어,  등에 대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어떤 민족보다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내뱉는 말들을 통해서 느낄 때가 종종있다.
일본인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고에 대해서 일본인들을 향해서 비평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옳은 내용의 말이라고 해도 일단은 자신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질책의 대상이 될 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마리는 일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국제화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그녀가 어릴 적부터 유럽세계를 접해왔고, 그가 동시 통역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활동을 했으며, 그동안 꾸준히 많은 책을 읽어 온 결과라고 생각된다.




"미국인이 말하는 글로벌리제이션은 자신들의 기준을 세계에 보편화한다는 의미다. 자신들은 달라지지 않는다. 자신들은 정당하고 정의롭다. 자신들이 법이다. 이것을 세계 각국에 강요하는 것이 글로벌제이션이다.
똑같이 국제화라고 하지만 자신을 세계의 기준으로 하려는 '글로벌제이션'과 세계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는 '국제화'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도랑이 있는 것이다. 정반대의 의미다. 일본인은 이 점을 자각해야 한다. (...) 일본인은 전통적인 습성으로, 일본인에게는 그 때그때의 세계 최강국이 곧 세계가 되는 경향이 있다. " (p133)




진정한 국제화가 무엇인가를. 영어에만 매달리면 편협된 세계에 사로잡히게 됨을. 문화의 가치, 외국 문화를 절대시 하지 말기 등을 그녀의 생각과 시각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차이와 사이>를 통해서 요네하라 마리가 말하고자 한 것은 "소통"인 것이다.
언어, 가치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문제들이 뒤엉켜서 사람들의 소통을 막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은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차이란 때로는  아주 클 수도 있고, 때로는 아주 작은 틈 정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것은 소통을 막는 차이가 되는 것이다.
서로간에 관심과 배려, 이해가 있다면 그 차이는 얼마든지  사이를 줄일 수 있는 것이고, 그 사이가 줄어드는 것은 바로 소통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리는 이 책을 통해서 사랑의 법칙, 이해와 오해, 통역과 번역, 국제화와 글로벌리제이션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언어를 통한 마음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관계 맺어지는 것들과의 올바른 소통을 통해서 참 행복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요네하라 마리의 다른 책들을 알고 싶다면~~♥
미식 견문록 :     http://blog.aladin.co.kr/771907196/3233771 

문화 편력기: http://blog.aladin.co.kr/771907196/3259380

발명 마니아 : http://blog.aladin.co.kr/771907196/3799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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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담은 인생의 사계절
짐 론 지음, 박옥 옮김 / 더블유북(W-Book)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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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산책길에 나무사이로 노란 색이 보인다. '개나리가 피었나!'하고 보니, 봄을 알리는 산수유가 살짝 얼굴을 내민다.
조금 더 올라가니, 개나리도 그 모습을 비친다. 아파트 화단의 라일락의 잎도 조금씩 잎망울을 부풀려 가고 있다. 목련의 꽃망울도 조금씩 그 모습을 키워가고 있다.
멀잖아 꽃들의 잔치가 벌어지리라.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라일락, 꽃사과, 영산홍....
온통 꽃들의 화려한 모습이 그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추운 겨울 눈보라에 시달리는 나뭇가지를 보면서 어찌 그런 모습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사계절의 변화는 이렇게 어김없이 찾아 오고 또 지나가고 또 찾아 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계절의 변화가  우리의 인생과 사업 등과 닮았기에 빗대어서 이야기하곤 한다




<내 영혼을 담은 인생의 사계절>의 저자인 '짐 론' 역시 이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짐 론 2010 년 사망 직전까지 약 50여 년 동안 8,000 번 이상의 강연을 통해서 전 세계의 1,000 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철학과 성공원리를 전해 오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능력있는 강사 중의 한 명이라는 평을 받는 사람이다.
짐 론의 < 내 영혼을 담은 인생의 사계절>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자연의 법칙과 인간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짜낸 한 편의 철학적 일별(一瞥)이며, 인생과 사업이 어떤 면에서 계절을 닮았는지를 독특하게 풀어내고 있다. (p 책 소개 글 중에서)"는 평을 받는다.
책은 전체적으로 내용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거기에 화려한 그림이 이 책을 읽는 이들의 마음을 화사하게 해준다.
보통의 자기계발서들이 이렇게 하라는 내용을 담는데 비하여 이 책에서는 성공의 비결을 따라 하라는 식의 자기계발서에 대한 한 마디도 아끼지 않는다.

사람은 모두 개성이 있기에 이렇게 하라는 식의 성공비결을 그대로 따라가다가는 실패의 지름길로 갈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또한, 성공만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인생을 자연의 법칙에 비유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 성공, 실패, 친구, 시간 등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이 책은 잠언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개인적, 경제적 환경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바꾸고자 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행동의 변화, "버리기"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의 과거는 어떤 노력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과거는 우리가 그것을 미래에 지혜롭게 투자할 때에 가장 위대한 가치를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실패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노력을 할 때에만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5장~8장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특색을 인생, 사업과 함께 다루고 있다.
은 그 어느 계절보다 짧다.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봄은 그저 '내가 왔다'라고 말할 뿐이다. " (p78)




"산들바람이 부는 봄의 들판에서 씨앗을 심는 것은 단련의 고통을 안겨주지만, 그것을 꺼려하면 다가오는 가을에 틀림없이 더 큰 후회의 고통을 맛보게 된다.
자기 단련의 고통이 '온스' 단위라면 후회의 고통은 '톤'의 단위에 해당된다.
우리는 인생의 봄에 씨앗을 심거나 아니면 가을에 다른 사람에게 구걸하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p83)
여름은 수확을 방해하는 것들과 싸우는 시기이며, 이 싸움은 인생을 보상해 준다.




역경없는 성취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인생에서 여름은 '보호하는'시기다. 이 시기에는 바쁘게 돌아 다니는 벌레와 해로운 잡초를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봄이 가치있는 것을 창조하는 시기라면 여름은 그것이 다가올 가을에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성장하고 강해져야 하는 때다.  (...) 인생의 벌레와 잡초는 성공하려는 우리의 의지와 그 성공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큼 가치가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존재한다. "(p94)
가을
은 환희의 시기이며 "뿌린대로 거두는 시기"이다. 




"텅 빈 통장 잔고는 과거의 노력이 헛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그것은 기회를 놓쳤다는 표시이며 너무 오래 지체했거나 게으름을 피웠다는 표시다. (...) 가을의 수확은 우리가 그 명령을 지켰는지 아니면 어겼는지를 증명한다. 그 법칙은 단순하며 모두가 아는 것이다. " (p112)




겨울은 검토와 숙고, 성찰의 시기인 것이다. 




"겨울은 우리가 성취한 것에 대해 혹은 성취하지 못한 것을 견뎌낸 것에 대해 감사하는 시기이다. 
신체적으로 비활동적인 겨울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우리의 지식 창고를 넓혀가는 시기이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이란 우리가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것을 실행하는 법을 매운다는 의미다. 인생이 가르쳐주느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의 능력에 따라 높은 기대와 믿음으로 들뜨고 고무될 때 저절로 배울 수 있다. " (p 136~137)




"지금 당신의 삶은 어느 계절입니까?"
이 책을 읽지 전에는 이 문장의 뜻이 나이와 관련되어 계절을 이르는 말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우리 삶의 계절은 꼭 나이와 관련지어서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만약 그대들이, 인생의 쓰디쓴 실패의 경험을 가지고 움추려 있다면 그 계절은 ?
그러나, 절대로 실패에 낙담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의 인생에는 사계절의 변화가 돌고 돌면서 반복되는 것이니까.
환희에 찬 성공의 기쁨에 젖어 있다고 자만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의 인생에서 그 기쁨은  그리 길지 않으니까.


 
 

우리의 인생의 성공을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이 책은 때로는  은유적으로, 때로는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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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찾아서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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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한 후에 서울근처의 소읍에 교사로 재직한 적이 있다. 그 지역은 워낙 말이 많은 지역이었기에 이곳에 오면 벙어리도 말을 하고 떠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문이 많은 곳이었다.
물론, 소읍의 특성은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가를 알 정도로 흉허물없이 지내기 때문이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가르치던 중학교 2학년 학생 중에 소위 말하는 깡패가 있었다. 그 학생의 소문은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왔다. 술병을 깨고 싸움을 했다는 등의 이야기였다.
그 학생은 소문은 요란했지만, 선생님들에게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였다.
간혹 어떤 학생의 부모가 돌아가셔서 문상을 갈 때는 동반을 해 주기도 했고, 여름날에는 냇가에서 물고기를 같이 잡기도 할 정도로 친근감있는 학생이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근접하기 힘들 정도의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장악하였었다.
그래서 그의 무용담은 언제나 학교 안에 자자하게 퍼지곤 했었다.
내가 그 학교를 떠나고 한참 후에 들린 소문은 그 학생이 사고사로 죽었다는 이야기였다.
<왕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나는 그 학생이 생각났다. 내가 근무했던 그곳도 전국적인 깡패가 배출되었던 근방이었기에 더욱 그랬던 것이리라.
성장기의 남자들에게 "왕"은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한다.
특히, 이 소설의 배경처럼 작은 도시일 경우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소설의 화자 장원두에게 "왕"은 오직 마사오뿐인 것이다.
"우주 평화를 지키는 전사와 지구에서 가장 힘센 레슬러에 관해 쉬는 시간마다 격론을 벌이던 아이들도 '맛오가 어제'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들리면 귀를 쫑긋 세우고 이야기를 꺼낸 사람의 주변으로 삽시간에 몰려 들었다. 세계 최고의 주먹은 멀리 있었고 우리의 영웅 마사오는 가까이에 있었다. " (53)
  

<왕을 찾아서>의 작가 성석제 !!



나는 성석제를 그의 책으로 만난 적은 없다. 그것은 내가 작가의 장편소설을 처음 접한다는 뜻이 될 것이다.
나에게 성석제는 문학지를 통해서 만났거나, '무슨 무슨 상 수상작품집'에서 수상작이나 심사위원이나 추천작가 작품으로 만났던 기억 밖에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1996 년에 출간되었다가 이번에 재간행된 작품으로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행운이기도 한 것이다.
"마사오
나는 지금 그를 만나러 간다.
내 마음의 시생대, 가장 오랜 영토를 지배하는 영원한 왕. 세월이 흘러가도 추억은 남듯이 그가 통치하던 땅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
나는 지금 마사오에게 가고 있다. 그가 죽었으므로." (p9)

나는 잔뜩 긴장하고 이 문장을 읽는다.
과연 성석제는 어떤 이야기를 뺃어 낼 것인가를....
화자에게는 신화시대라면 "신"과 같은 존재, 역사시대라면 "인간영웅" 즉 "왕"인 마사오는 어떤 인물인지가 궁금해 진다.
그는 어린 화자에게는 그 누구도 하지 못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존재, 그래서 마사오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그의 소문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은연중에 마음 속의 "왕"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사오의 행동이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그렇게 "왕"의 존재로 보일까?
터무니없는 부풀림은 여기 저기에서 독자들의 레이더에 잡히게 된다.
물론, 화자 역시 마사오의 소문의 진실을 그의 누이 광자를 톻해서 알고 있어도 한 번 마음 속의 "왕"은 영원한 "왕"인 것이다.
그런 화자 역시 한 때는 지역 건달이기도 했고, 5년 전에는 그 지역을 떠났지만,
마사오의 죽음을 계기로 마사오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그곳을 찾으면서 아련히 잊혀졌던 마사오에 대한 기억과 그 지역 건달인 재천, 창용, 희안 그리고 그의 첫사랑이었던 광자, 그의 또다른 사랑이었던 세희와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원두에게는 "왕"이었던 마사오의 몰락, 그리고 그의 뒤를 잇는 건달 계보, 그것은 의리보다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지역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볼썽 사나운 싸움이기도 한 것이다.
마사오가 지역사회의 인정을 받는 한 시대를 풍미한 지역 건달이라면, 재천, 창용, 희안은 경찰 권력과 부를 뒷 배경으로 한 자신의 욕망만을 충족시키려는 날 건달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각 인물들의 성향이 뚜렷하게 대변되기도 한다.
희안이 마사오를 가장 닮은 왕의 조건을 가졌다면, 재천은 언제나 일을 벌여 놓고, 잠시 빠졌다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묘수를 꾀하는 자이고,
원두는 한때 건달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기는 했지만, 언제나 재천에게 당하고도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소극적인 자 인 것이다.
여기에 마사오가 "왕"으로 건재할 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지역에 파고드는 전국적인 깡패집단의 대두.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변하는 지역을 둘러싼 건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는 인간의 성향, 인간의 모습을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 왕이 되려는 자는 모든 면에서 완벽해서는 안 된다. 완벽한 인간에게는 도움이 필요없고 도움이 필요 없으면 도와주려는 사람도 필요 없게 된다. 도와주려는 사람이 없으면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이니 사람이 없으면 다스릴 백성이 없는 것이고 백성이 없으면 왕은 무슨 왕. 약아빠진 인간보다 어리석은 인간이 왕이 되는 이치도 이와 같다. 머리좋고 흠 없고 잘 생긴 인간은 그저 참모 역할이 고작이다. 어리석은 왕이라고 뒤에서 비웃다가는 그나마 펄펄 끓는 솥단지 안에 들어가게 된다. " (p289~290)
또한, 작가의 문체는 특이해서 여러 수사법들을 동원한 문장은 다채롭기도 하기도 하다.




그리고, 이야기의 여기 저기에 슬쩍 슬쩍 비추어 주는 시대상이나 시대적 인물에 대한 내용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그 짧막한 문장 속에 어떤 시대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는가를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읽으면서 그것까지는 찾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만난 성석제의 흘러간 이야기였기에 자칫 빠뜨리고 읽지 않을 뻔한 소설을 만나게 되어서 작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음은 행운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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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신간 추천합니다> - 에세이 부문

1.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 정태남  

 <일생에 한 번은 ~~을 만나다>의 시리즈입니다. 

  그동안 유럽, 스페인 등의 여행지를 담았던 책이기도 한 시리즈라고 하니 관심이 더 갑니다.  

유럽하면 음악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클래식을 주제로 유럽 여러나라와 명소를 소개합니다. 

모짜르트, 슈베르트, 베토벤, 요한스트라우스 등의 음악가는 명곡을 남긴 분들인데, 그들의 음악과 그들의 이야기가 유럽의 명소들에 얽혀 있답니다. 

목차를 보니까 정말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듯하네요. 

이 책은 클래식 음악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듯합니다.  

2.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이해인 수녀님은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시집과 함께 산문집도 가끔씩 출간하시니, 이해인 님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해인 님이 투병중이신 것은 아시지요, 그리고, 근래에 오랜 지인들이 세상을 떠나시기도 하셨으니.... 

마음의 아픔을 이 산문집을 통해서 섬세하게 표현하신답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이 핀 모습만을 기억하고 어여뻐하지만 수녀님은 꽃이 진 모습에서 파란 잎을 보십니다. 

파란 희망을 보시는 것이겠지요. 

판화가 황규백 님의 그림과 함께 실린 이해인 님의 잔잔한 이야기.... 

귀 기울여 듣고 싶습니다. 제목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니, 수녀님의 정겨운 마음이 벌써 저에게 전해진 것인가봐요. 

3. 화내지 않는 연습 / 코이케 류오스키 

 2010년 <생각버리기 연습>으로 집착을 버리기를 권하셨던 스님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화내지 않는 연습~~ 화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기에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왜 자꾸만 화를 내게 되는지, 마음의 구조를 설명하고 행복을 파괴하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스리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워야 하겠지요. 

<생각버리기 연습>과 함께 생각날 때마다, 화 날 때마다 ...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 알라딘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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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 - '11 ~ '12 최신개정판 100배 즐기기
홍수연.홍연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로렐라이언덕 너머의 동화 속 마을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들판에 지천으로 떨어져 있던 빠알간 체리. 짤스캄머굿의 호숫가의 그림같은 성당.
루체른 호숫가에 유유히 떠다니던 백조들의 모습.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기도 한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앞에 앉아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월드컵의 우승을 기원하던 아이들의 모습.
나에게 유럽은 추억과 낭만이 있는 곳으로 기억된다.




아주 잠깐 마주쳤다가 헤어졌기에 그렇게 마음 속에 오래도록 담겨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여름방학에 아들과 조카는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여름방학이라고는 하지만 해야 할 공부도 많으니, 선뜻 떠나지를 못하는 눈치이기에 강력하게 여행을 떠나기를 권했다.
해외여행이 처음도 아니고, 아들은 동유럽을 비롯해서 몇 군데를 가 보았고, 조카 역시 어릴적부터, 호주,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을 다녀왔지만, 유럽에 대한 기대는 다른 여행지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같다.
여행은 미루면 절대로 다시 여행을 갈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유럽처럼 장기간의 일정을 요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나도 이번 기회에 함께 가자고는 하지만, 주부로서 먼 길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남편 밥은~~ 강아지는~~ 이것 저것 모두가 갈 수 없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여행은 비용과 시간과 열정이 있어야 떠나는 것이고, 기회는 그리 자주 오는 것이 아니건만....
그래서 보게 된 <핵심 유헙 100 배 즐기기>.
역시 여행서는 <~~ 100 배 즐기기>만한 책이 없다.




이 책에 실린 유럽 12개국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이탈리아,바티칸, 모나코, 스페인) 그리고 47 개 도시.




이 중에 내가 가 본 곳은 스페인을 제외한 11 개 나라이다. 오스트리아는 2 번을 가 보았고.
가 본 나라들이기에 책의 내용을 세심하게 살펴보니, 책의 구성과 내용 등이 잘 꾸며져 있음을 한 눈에 알 수가 있다.
<핵심 유럽 100 배 즐기기>의 특징은
최신 정보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것이다.
모든 <100 배 즐기기> 책은 해마다 업그레이드된다. 내가 읽고 있는 책도 완전 최신 정보이다.
2011년 3월을 기준으로 하여 씌여졌으니, 여행지에 가서 낡은 정보때문에 우왕좌왕할 일은 없는 것이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에 책 정보를 믿고 찾아 찾아 갔지만, 그 자리에는 엉뚱한 음식점만 있고, 찾는 음식점이 없는 경우는 흔치 않게 접하는 여행자들의 뒷이야기일 것이다.
최신 정보는 여행의 생명과도 같으니, 그래서 여행길에 < 100 배 즐기기>는 좋은 친구와 같은 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권으로 분권하여 휴대하기가 편하다.
여행지에서 만난 동양인들 중에 한국인을 찾는 방법 중에 하나는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여행 서적이다.
보통의 여행자는 한 권에는 생수병을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여름은 너무도 덥다), 그리고 한 손에는 여행책자를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럽의 여행 가이드 책들은 많은 나라들을 담고 있기에 상당히 두꺼운 것이다. 많이 뒤적거린 흔적이 묻어 있는 책들은 그 두께만으로도 무게감을 느낀다.
때론 더위 속에 종일 걸어야 하는 여행자에게 단 몇 g 의 무게도 짐과 같은 존재이건만. 여행 서적은 무겁다.
그런데. < 핵심 유럽 100 배 즐기기>는 획기적으로 2권으로 분권이 된다.
책 중간에 분권을 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두꺼운 표지가 또 있는 것이다.




오랜 여행에 지친 여행자에게 새로운 여행지와의 만남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핵심 유럽 포켓북으로 따로 떼어서 가지고 다니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 할 각 도시의 지도를 구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나는 때론 지도를 구하기 위해서 여행지의 관광청을 돌아 다니면서 최신 지도와 관련 자료를 구할 적도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핵심 유럽 100 배 즐기기>를 보고 자신이 여행할 곳의 정보를 숙지한 후에 여행지에 가서 아침에 그날 갈 곳을 <핵심 유럽 포켓 북>의 메모란에 기록하고 노선을 표시한 후에 이 얇고 작은 책자만을 들고 다닌다고 해도 충분할 정도로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해 낼 수 있는 부록이면서도 본 책과 같은 책이다.
지도는 도시 중심지 지도와 근처의 관광지 지도가 함께 실려있다.
영국의 경우를 들면, 런던, 템즈강 주변, 리젠트 파크 주변, 하이드 파크 주변, 윈저,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맨체스터, 에든버러 처럼 다양한 곳의 지도가 함께 실려있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 이렇게 세분화된 지도가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니, 여행자가 자신의 여행 경로에 따라서 지도가 없는 지역의 지도는 더 구해야 할 것이다.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 부분
여행지의 선정,여행일정에 따른 여행 경로, 관광지, 음식점, 숙박시설, 쇼핑 등에 관한 내용은 다른 책들과 비슷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내용 중에 꼭 <알고 가면 더 재미있는> 이란 내용은 특색이 있다.
유럽 여행을 하고 온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은 유럽에 가서 박물관, 미술관, 성당만 돌다 왔다고 할 정도로 그들의 문화는 예술과 연관이 많다.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는 도시도 많고, 도시에는 빠짐없이 박물관, 미술관 등이 있다.
그런데, 유럽의 미술과 건축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술사, 성경, 신화, 역사 등을 알아야 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알고 미리 이런 내용을 이 책에 담아 놓았으니, 유럽 여행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딕양식, 바로크 양식, 로코코 양식, 로마네스크 양식~~ 수(數)도 없이 들어야 하는 단어들이니....
여행은 언제나 떠나려는 준비를 하는 과정부터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는 그 순간까지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그리고, 여행의 순간들은 평생을 통해서 추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여행에 좋은 여행 관련 책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행운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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