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블랜차드의 리더의 심장 - 리더들에게 들려주는 위대한 경영 에세이
켄 블랜차드 지음, 이화승 옮김 / 빅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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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캔 블랜차드'를 모른다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라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 것이다.
책제목만으로도 너무 많이 인용되어 왔던 구절인데, 요사이는 교육관련 서적, 자기계발서 등에서 이의를 달기도 하는 문장이다.
이 책제목만을 믿고 무분별한 칭찬을 남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들도 많다.
그건 그렇고~~



'켄 블랜차드'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1분경영>, <겅호!>, <부자의 황금률>등을 통해서 성공하는 리더는 남들과 다른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
또한, 그는 그동안 지칠줄 모르고 리더십과 경영매니지먼트 분야에서 강의와 저술 활동을 꾸준히 하였다.
그런 '캔 블랜차드'에게  지금까지 여러 책에서 강조했던 핵심가치들을 정리하여 그가 즐겨 쓰던 글귀들을 모아서 책을 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를 받게 되고,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여서 출간하게 된 책이 < 캔 블랜차드의 리더의 심장>이다.



그러니,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그의 책 속의 글귀 중에서 독자들에게 다시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이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모아~~ 모아~~ 모아서~~ 정선된 글귀"
그래서 책에는 먼저 그가 전하고자 하는 글귀가 소개되고, 저자의 설명이 따른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 경우에는 글귀의 출처를 밝힌다.







유능한 리더와 관리자가 되기 위한, 경영 능력을 갖게 하는 내용들이다.


"유능한 리더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숲을 보고, 순간적인 눈 앞의 다급함 때문에 중요한 일을 제쳐두는 실수는 없도록 해야 한다. " (p30)


미국의 목사이며 작가였던 '노먼 빈센트 필'은 <배우기를 그만두느니 죽은 편이 나을 것>이라 했다 하는데, 그는 1993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그때 나이 95세였었는데, 그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치 않았다고 한다.

며칠전에 안과를 찾은 적이 있는데, 그때 내게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가 그런 생각이었다.
지금 나에게서 읽고 싶은 책들을 읽을 수 있는 행복을 빼앗아 간다면, 그땐 참 우울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의 기적>을 쓴 '틴틴 파이브'의 이동우 처럼 시련을 통해서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노먼 빈센트 필'이 말하는 배우기와 '이동우'의 새로운 행복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현재에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추구한다는 의미에서는 같은 것이 아닐까.
그리고, 리더의 심장이 되어야 하는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p59)


이것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되는 말인데, 사람들이 좀처럼 쓰지 않는 두 가지 말이란다.
고도원이 말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도 이와같은 말이 아닐까 한다.
우린 자신의 마음을 표현을 해야한다. 아주 작은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됨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새겨본다.

"절대 ! 절대!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P72)



물론 맞는 말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열정을 쏟는다면 안 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때론 포기하는 것이 새로운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나의 좁은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이다." (P122)


"과거에서 배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거 속에 사는 것은 시간 낭비다.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미래를 살아가는 것 또한 낭비다.
현재를 살아갈 때 비로소 가장 행복하고 가장 생산적이다." (p122)



" 생을 마칠 때 가지고 가는 것은 사랑뿐이다. " (p130)
가장 가슴 뭉클한 이야기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대한 것이 아닐까.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은 그 누구나 '내가 왜 돈을 좀 더 많이 벌지 못했을까', '내가 왜 좀더 열심히 일하지 않았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왜 더 많이 사랑하지 않았을까','내가 왜 좀 더 마음을 써 주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지금 이 시점에도 내가 좀 더 사랑하지 않은, 내가 좀 더 마을을 써주지 않은 사람이 생각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 답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고, 그 실천 역시 내 행동에 달린 것이 아닐까.

"당신의 사망 기사는 바로 당신이 쓰는 것이다." (p204)
이 이야기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노벨의 일화이다.



노벨의 동생은 노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신문에 사망기사가 실렸다. 그런데, 신문기자는 노벨의 동생이 아닌, 노벨이 죽은 것으로 잘못 알고, 노벨이 다이너마트를 발명을 한 것을 비꼬아 "죽음의 상인"이 세상을 떠났다고 기사를 썼다. 이를 본 노벨은 비탄에 잠기게 되고, 이를  계기로 인생관이 바뀌어서 노벨상을 만들었으며, 그로 인하여 그가 죽은 후의 신문기사는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노벨상에 대한 에피소드는 다른 시각으로 쓴 책도 있기는 하다)
모든 직장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만약, 월요일 아침마다 힘들어 하며 출근을 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법륜 스님이 <행복한 출근길>에서, 그리고 워런 버핏 등도 그의 저서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켄 블랜차드 역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택하면 하루살이 인생이 되지 않음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준다.



눈치빠른 독자들은 이미 감지했겠지만, 이 책의 내용은 신선하고 새로운 내용들이 담겨 있지는 않다.
이미 저자가 발표했던 책들을 통해서 이야기했던 내용들이고, 시중의 그 많고 많은 자기계발서를 통해 읽고 또 읽었던 내용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처럼 또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놓으니,마음 속에 또 담겨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리더의 역할이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적이며, 군림하고 통제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리더는 생각하고, 봉사하고, 열린 자여야 하며, 자신을 낮추고 버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켄 블랜차드'가 말하는 리더의 심장은 리더에게 맞는 리더다운 심장(마음)이 필요함을 강하게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진정한 리더로, 새로운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과도 같은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리더의 심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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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은 이야기
제임스 로이 지음, 황윤영 옮김 / 청어람메이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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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13 편의 이야기.
그 속에는 다양한 인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생의 이야기라고 하니, 어른들의 이야기를 생각하기 쉬운데, 십대들의 이야기이다.
학교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도 있고, 마을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도 있고, 또는 그들이 일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모두 한 마을이 배경이 된다.
호주의 십대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십대들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집, 학교, 학원만을 다람쥐 쳇바퀴돌듯 도는 우리나라의 십대들은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있다.
흡연, 술, 사회생활 그리고 성문제까지~~
그런데, 이 단편소설들이 재미있는 것은 학교에서 개학을 하는 2월을 시작으로 다음해 2월까지를 한 달에 한 편씩 순서대로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단편들은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또 그 이야기들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기도 한다.
어떤 단편에서는 주인공이었던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주변인이나 엑스트라로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될 것이다.
<누구나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은 이야기>의 의미를~~
나에게는 소중한 나의 이야기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누군가 다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또한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이 책을 쓴 작가인 '제임스 로이'가 바로 작품을 쓸 때에 한 장르, 한 주제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이다. 
우리들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 작가하면 그 작가에게서 느끼는 작품의 경향들을 감지할 수 있는데,'제임스 로이'는  그의 작품들의 경향을 찾아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체험을 얻는 것을 좋아해서 어릴적에는 파푸아뉴기니와 피지에서 낮에는 모험, 밤에는 독서를 하기도 했고, 지금은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기타리스트, 화가, 스포츠맨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 집필을 위하여 청소년을 위한 간호사로 일을 한 경험도 있다고 한다. (작가는 남자이다.)
이 책의 단편 중에 <내부 고발자>가 노인요양원에서의 일을 다룬 작품임을 생각해도 그의 체험이 바탕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단편소설이 가지는 매력은 간결하면서도 짧으나 장편소설보다는 더 강한 메시지를 남기는 반전이 아닐까 한다.
그런 반전은 이 책의 단편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학기 시작하는 날 만난 여학생, 이 학교 여학생 중에서 가장 섹시한 여햑생이라는 생각이 드는 마티,
그 여학생은 자신있게 담배를 산다. 정말 멋지고 섹시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이다. 살짝 작업을 걸어 보는데, 아차~~ 그런데, 교장 선생님이 그 애를 미술선생님으로 소개를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가장 먼저 나오는 <새로 온 여자 아이>의  마티 이야기이다.



<내부 고발자>는 첫 사회생활을 하게 된 노인요양원에서 겪게 되는 아픈 기억.
<열역학 1법칙>은 화학식에 대한 엉뚱한 해석.
<헐떡거리며 달리기>는 십대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다툼이 친구의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은 가정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일 것이다.  



어느나라의 십대들이나 방황하고 힘들어 하기는 마찬가기인지라 13편의 단편들은 희망차고 활기찬 이야기들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와는 반대인 우울한 이야기들, 문제성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십대들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것은 아닐까.
십대의 무거운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이야기들은 상당부분 우리의 십대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누구나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은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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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요리 300가지 - 9가지 요령으로 끝내는
용동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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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로 접어들면 주부들의 습관적인 생각들~~
"오늘 저녁은 또 뭘 해 먹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마트를 찾아도 어제 본 식재료가 그대로~~
변한 건 별로 없다.
예전에는 계절 요리의 식재료가 제철에만 나왔지만, 요즘은 그런 것도 아니고.
이래 저래 고민스러운 저녁 밥상.
매일 먹는 밥, 국, 찌개, 반찬.
이런 것에 변화를 줄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약간은 실망일 것이다.
이 책은 한식의 기본 요령인 밥, 국, 찌개, 냉국, 전골, 볶음, 조림, 무침 등을 하는 방법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기본 메뉴들이다.
색다른 별미를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실망하기는 좀 이르지 않을까?
우리의 식단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9가지 요령만 익힌다면 그 어떤 요리도 뚝딱할 수 있는 것이니까.
"끓이고, 볶고, 졸이고, 무치고~~" 이런 요리 만들기가 기본이니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주부 몇 단 정도되는 분들이라면 별 흥미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동안의 노하우로 같은 미역국이라도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미역국 - 쇠고기 미역국, 닭고기 미역국, 홍합 미역국, 대합 미역국, 들깨 미역국, 조랭이떡 미역국, 북어 미역국을 응용하여 거의 대부분을 밥상 위에 올려 놓은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주부들은 냉장고 속의 남은 식재료를 어떻게 만들려는 요리 속에 넣을까를 이미 터득하신 분들일 것이다.




그러나, 요리 경험이 없는 요리 초보자들에게는 틀에 박힌 요리에 한 가지 재료만을 바꾸어 넣어도 새로운 맛의 요리로 변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줄 수 있고,
요리에 어울리는 식재료의 궁합을 눈여겨 볼 수 잇을 것이다.
매일 먹어서 식상해진 요리에 재료 하나씩만 바꾸어도 새로운 밥상으로 탄생할 수 있으니, 신선함이 담긴 밥상이 되지 않을까.




콩나물국 - 무 콩나물국, 김치 콩나물국, 북어 콩나물국, 감자 콩나물국, 바지락 콩나물국, 오징어 콩나물국, 버섯 콩나물국, 새우젓 콩나물국.
기본 재료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요리들이다.
이 책이 요리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책일 것이라는 것은 각 장이 시작될 때에 그 요리를 만드는 기본 요령이 소개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9가지 요령으로 오늘 저녁 밥상을 신선하게 차려 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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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이야기 - <연어>, 그 두번째 이야기
안도현 지음, 유기훈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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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연어>를 기억하십니까?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오 년 전에 연약한 어린 연어의 몸으로 상류에서 폭포로 뛰어 내렸다.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바다라는 커다란 세상 속으로 거침없이 헤엄쳐갔다.
 (..)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죽음을 무릎쓰고 초록강을 찾아  돌아왔다. 바로 이 한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수많은 죽음을 뛰어넘었고, 이제 그들 스스로 거룩한 죽음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안도현의 <연어> p130)


눈맑은 연어와 은빛 연어의 아름다운 사랑, 그러나 슬픈 사랑~~
감동적인 이야기였던 <연어>는 1996 년 출간이후에 100쇄를 발행하는 기록을 세웠던 작품이다.



작가는 그 후 15년이 지난 2010년에 <연어>의 후속작인 <연어 이야기>를 선보인다.
눈맑은 연어와 은빛 연어의 사랑의 결실.
초록강에서 머나먼 북태평양 베링해의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다시 초록강으로 돌아와서 낳은 알의 이야기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초록강에 꽁꽁 언 얼음장 밑 중에서도 가장 깊숙히 있었던 아주 작은 알.
6밀리미터의 껍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육십 일이란 시간을 기다린 알.

"누군가 나에게 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작정이었다.
알이란, 두려움을 동그랗게 빚어 만든 말랑말랑한 구슬, 이라고."(p12)


그런데, 다른 알들은 이미 한 달 전에 초록강을 떠났다. 작은 알 혼자만 늦게 알에서 깨어난 것이다.
사람들은 알에서 깨어나기 전의 존재에 대해 무의미하게 생각할 지 모르나, <연어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주 작은 알은 탄생이란 알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가 아님을 말한다.


알이 새근새근 숨쉰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도무지 '나'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알을 깨고 바깥으로 나와야 생명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그렇게 믿는 바보들이 이 세상에는 있는 것 같다.
나는 안다. 알도 고통을 느끼고 근심하고, 회의하고, 갈등한다는 것을. 바로 내가 알이었으니까 (p13)


알은 다른 알들보다 늦게 깨어나서 초록강을 벗어나 바다로 향한다.
그의 부모 연어들이 했듯이, 먼저 깨어난 새끼 연어들처럼, 연어는 폭포를  떨어져 바다로 간다.
폭포를 떨어지는 순간, 새로운 연어를 만난다. 자신보다는 2 배 정도 큰 숫컷 연어를...



그리고, 그들의 새끼 연어떼를....




그러나, 초록강에서 깨어난 연어와 폭포밑에서 만난 연어들은 다르다.
초록강의 암컷 연어는 아빠, 엄마의 알고 있다.

나는 결코 잊지 않고 있다. 내 기억 속에 아주 선명하게 남아 있는 그 순간을 말이다. 어머니는 알을 낳은 뒤 뚫어지게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때 어머니의 등은 헝겊처럼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다 해진 주둥이에서는 핏물이 번져 나오고 있었고, 꼬리는 힘없이 흔드리는 손같았다. 어머니는 다른 물고기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체력이 다될 때까지 나를 지켰다. (...) 나는 어머니의 눈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그 슬픈 눈은 이 세상에서 가장 맑은 눈이었다. (p27)

그러나 폭포아래에서 만난 암컷 연어보다 두 배 정도 큰 숫컷 연어는 부모를 모른다. 암컷 연어는 초록강이 키웠지만, 숫컷연어를 키운 것은 '물고기 연구소'에서 인간이었던 것이다.
암컷 연어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알고 있다. 그러나 숫컷은 폭포 위로 날아오르기를 원하다. 제비처럼....
연어는 원래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모천회귀 본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연어에게는 끊이지 않는 실로 연결된 끈이 있기때문인 것이다.


어머니는 알을 낳은 뒤에 알에다 보이지 않는 실을 묶어 놓았어. 우리가 어디로 헤엄쳐 가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어머니의 강인 초록강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어머니는 다 알고 있을 거야. 어머니와 우리는 끊어지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거든" (p42)


초록강의 연어는 알에서 엄마의 이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바다로 가는 연어에게 초록강을 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서 부화되고 관리되었던 '물고기 연구소'의 연어들은 이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수컷 연어는 폭포 위로 날아 오르는 제비같은 날개를 부러워 한다. 폭포 위가 아닌 바다로 가야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숫컷 연어는 바다로 가기위한  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원하던 자유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제일 먼저 바다에 도착한 숫컷 연어는 죽음을 무릎쓰고 바다로 뛰어든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해가 지고 있었어. 어두워지기 시잘할 때쯤 우리는 일제히 바다로 들어갔어.  (...) 마치 가느다란 끈이 강에서 바다로 길게, 길게 이어지듯, 우리는 우리가 가는 길을 알고 있었어. 그것은 네가 잎서간 길이고,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기도 했지.
그래, 우리는 머지 않아 만날 거야.
고마워 내 말을 끝까지 믿어줘서 (p135)







안도현은 <연어 이야기>를 통해서 연어가 회귀하여 알을 낳고  연어는 기력이 다하여 처절하게 새끼를 보호하다가 죽는 모습과 알의 의미와 알을 찢고, 알에서 벗어나는 모습과 그 의미.
또, 연어가 초록 강을 떠나 푸른 바다로 가면서 만나는 노랑나비, 꽃, 고라니, 개구리, 수달, 숭어, 왜가리, 물총새 등의 생태학적인 사실들을 전문적이고 상세한 과학 지식을 동원하여 세밀하게 묘사해 준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동식물들에 대한 과학적 지식만을 나열했다면 그것은 과학 서적이겠지만, 작가는 연어와 연관지어서 안도현식의 상상력을 가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우리들에게 남겨주는 깨달음이 숨겨 있는 것이다.

"물 속에 사는 것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렇지 않다면 이쪽 마음이 저쪽 마음으로 어떻게 옮겨갈 수 있겠니?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를 어떻게 사랑하고 또 미워할 수 있겠니?" (p81)




연어의 먼 여행은 거칠고 험하지만, 그리고 무수한 벽에 부딪히지만, 연어들은 그들의 자유를 찾아서 바다로 간다.
그리고,  또 사랑하는 연어를 만나서 자신들이 태어난 곳으로 온다. 그곳에서 알을 낳고 보호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후에 세상을 떠난다.
연어가 다시 바다에서 초록강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연어와 알로 연결된 끈이라는 설정.
아니, 이것은 설정이 아닌 진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때문일 것이다.
그 끈은 보이지는 않지만 이쪽 마음과 저쪽 마음을  옮겨 주는 끈이란다.
사람들도 이렇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것은 아닐까?
<연어>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듯이, <연어 이야기>도 또 다른 감동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연어들은 앞으로도 계속 초록강을 떠나고, 거친 바다로 향하고, 벽을  뛰어 넘어 사랑의 바다로 스며들고, 또다시 초록강으로 거슬러 올라올 것이다.
영영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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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 - 원시의 자유를 찾아 떠난 7년간의 기록
제이 그리피스 지음, 전소영 옮김 / 알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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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가 인문 서적인 줄은 알았지만 책 자체의 느낌만큼이나 무겁고 힘들다.
양장판으로 잘 제본된 책의 모습과 600 페이지를 넘어 700 페이지 가까운 두께만큼이나 여러 날을 함께 한 책이다.


 

500 페이지, 600 페이지를 넘어도 가뿐하게 넘겨지던 소설책과는 엄청 다른 감(感)을 느끼게 해준다.
문장이 어렵거나 딱딱하지는 않다. 그래도 저자인 제이 그리피스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들이고, 그 이야기들이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하던 땅의 네가지 원소인 흙, 공기, 불, 물, 그리고 여기에 얼음이 추가되어서 설명되는 것이다.
설명? 이 책의 내용은 이야기라기보다는 그리피스의 논리적 사고가 들어있기에 설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녀의 탐험에 가까운 이야기들도 함께 들어 있다.
저자인 그리피스는 어려서부터 책을 접하는 생활을 했고, 특히 세계 여러나라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 곳들 (시베리아, 만달레이, 외몽고 )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흥분할 정도였다.
그래서 18살에는 전국을 돌아다니고, 티베트를 가려다가 인도까지 간 경험이 있다.
24살에는 태국의 미얀만 국경지대의 카렌 고산족과 6개월 이상을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안나푸르나, 킬리만자로, 라디크 등도 가보게된다.
그런 그녀가 자유와 물, 불, 얼음, 흙, 공기를 찾아서 길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책의 목차 》  

야생의 땅 숲
야생의 얼음 빙하
야생의 물 바다
야생의 불 사막
야생의 공기 자유
야생의 정신 희극


마치 한비야의 오지 여행을 생각한다면 이 책을 내려 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한비야의 오지 여행처럼 호락호락한 책은 아니니까. 인문서적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어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된 것이다.
그의 여행은 단순한 호기심의 여행이 아닌 야생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녀는 야생성에는 고 속에서 일관되게 고조되는 울음이 있으며, 그 속성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나는 야생의 의지를 찾아 나섰다. 그 의지가 야성적인 아름다움 속에, 자연력(...)의 생기 속에 스스로를 어떻게 드러내는지 보고 싶었다. 야생성은 생명에 대해 단호하다. 포획되어 갇힌 야생성은 죽어 버리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순수한 자유나 순수한 열정, 순수한 갈망처럼 근원적이다. 야생성은 그 자신의 선언문이다. (p12)

이 여행은 7 년간의 세월이 걸리게 되고, 그것이 이 책이 완성되는데 걸린 7년의 세월인 것이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오지정도가 아닌 원시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반딧불을 등 삼아 글을 쓰기도 했고 나방의 유충을 먹기도 했으며, 웨스트 파푸아의 혁명 전사, 아마존의 주술사, 북극지방의 이누이트, 불교의 승려. 그리고 식인종까지 만나 보게 되는 것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른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입문 과정이며, 영혼이 황무지에서 길을 잃는 젊은이에게 유일한 약은 땅이라는 사실을 나는 전 세계 원주민들로 부터 배웠다." (p15)

여행의 시작인 페루. 아마존의 여행자로 그녀는 언어가 의미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아마존 사람들은 숲에 대해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하고 의사를 교환할 줄 아는, 말하는 세계로 본다." (p54)

아마존은 서구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미개지이고 식물들의 무차별적인 초록 덩어리이지만 원주민들은 각 식물들의 노래를 통해 이 야생의 숲을 지나갈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야생성이 응고되어 광기로 변해 버린 곳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접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문명인들이 생각하는 편안함은 문명인들의 편안함일뿐이지, 아마존을 비롯한 야생성이 있는 곳에서도 사람들은 그들만의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피스는 아마존에서 야생의 자연, 그것을 깊숙이 날 것 그대로 마셨고, 그 잊을 수 없는 원시의 포효를 들었다. 야생적인 것은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고 빌리거나 복제 할 수도 없는 것.
그저 존재할 뿐이다. 그 야생성은 언어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이야기가 그리 쉽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실체가 없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  야생성에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이기에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읽기에 그리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그리피스는 자신의 여행지에 대한 생생한 체험의 이야기와 그가 접한 야생의 곳에 대한 자연환경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그곳의 생활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그가 설명하는 논리들은 어렵고 또 어렵게 느껴진다.
그녀는 북극을 음향의 세계로 표현한다.
얼음이 생기면서 들리는 소리.
얼음이두꺼워 질때 들리는 소리.
얼음이 얼지 않은 바다에서 들리는 소리.
그 소리는 각각 다양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누이트는 시각보다 청각으로 공간을 정의하는 것이다.
또한 양극에는 죽음, 겨울, 탄생, 얼음 등 모두가 절대적인 존재이기도 한다.
그리피스는 북극을 철저이 아무 색도 없는 곳으로 정의한다. 얼음은 많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조각인 것이다.

"남극을 찍은 사진으로 유명한 허버트 폰팅은 남극을  '얼음과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신에게 버림받은 황무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독하게 고독한 곳'이라고 했다.
북극 초기 탐험가 중 한 사람도 '고독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적었다. " (p251)


이 책을 마무리할 무렵에 그리피스는 외몽골에 가려고 한다. 친구의 피로연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녀에게 온 세상과 다름 없었던 사람과의 헤어짐을 겪게 된다.
연인, 친구, 파트너와의 헤어짐.
그 이별은 정신의 황무지로 그녀를 내몰았다.

"나는 그 끝없는 돌의 땅, 고비 사막의 모든 돌이었다. (...) 돌에는 끝이 있지만 황폐함에는 끝이 없다. 먼지와 자갈, 자갈과 먼지, 먼지와 재만이 존재하는 세계, 그것이 바로 나였다.
먼지와 재에는 끝이 있을까? 끝은 있다. 먼지와 재 다음에는 침묵이 찾아온다.
(...) 나는 침묵하는 황무지였다. (p629)


친구의 피로연때문에 찾은 외몽골. 그러나 실연과 슬픔에 빠져 결혼식에 간다는 것은.
그러나 그것은 적절한 선택. 잔치의 지혜는 바로 희극의 지혜
이런 말로 희극의 야생성을 이야기한다.
발췌된 글들만으로도 많이 난해한 내용들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될 것이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는
<잠들면 안돼, 거기 뱀이 있어 / 다니엘 에버렛>을 추천하고 싶다.
아마존 정글에 선교사로 다니엘이 들어가지만, 그곳의 피다한 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그가 언어학를 전공하였기에 그들의 언어를 연구하여 가는 과정을 담은 언어학의 지적 탐구가 흥미롭게 전개되는 책이다.




우리들은 읽기 쉬운 책들을 언젠가부터 찾게 되다보니, 시각적인 면을 고려한 책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한 번쯤은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인문 서적도 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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