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목어 - 개정판
정호승 지음 / 예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정호승은 시도 많이 썼지만, 그동안 어른을 위한 동화를 많이 썼다.
누군가에게 책 선물을 하고 싶을 때에 그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 잘 알 수 없을 때에 선물을 하기에  좋은 책이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고, 읽느라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읽은 후에는 마음이 푸근해면서 깨달음을 가져다 주기때문이다.
이번에 읽게 된 <비목어>.


그런데, 너무도 낯익은 이야기들이다. 분명히 언젠가 읽었던 이야기들.
<비목어>는 2010년 10월에 출간된 <의자>와 같은 책이었던 것이다.
아니, 이럴 수가~~  


 
<비목어>는 2004년에   출간되었다가 절판이 되고, 2007년에 위즈덤하우스에서 재출간이 되었는데, 다시 열림원에서 2010년에 출간된 <의자>와 같은 책인 것이다.
딱 한 작품만 빼고는 작품의 순서만 새로운 주제에 의해서 나뉘어진 것이다.
작품들을 읽으면서 또 다시 정호승의 마음을 읽어 본다.
자연의 눈을 통해서, 자연의 마음을 통해서 인간의 모습을 재조명해 보는 작가의 마음을.
그는 자연의 속의 동물, 식물, 광물, 모두의 말을 알아 듣고 이해하고 함께 교감을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눈 물고기 비목어.
" 우리는 외눈이기 때문에 늘 함께 다녀야 헤엄칠 수 있단다." (p14)
엄마 비목어와 아빠 비목어처럼 함께 살아갈 짝을 만나기 위해서 떠나는 길에 연어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


"비목아, 사랑은 가만히기다리는 게 아니야. 찾아 나서야 하는거야" (p18)
" 사람들은 두 마리가 짝을 이루어야 비로소 헤엄을 칠 수 있는 우리를 보고 비목동행(비목동행)이라는 말도 만들어 냈어. 한 쌍의 눈처럼 같이 다닌다는 뜻인데, 언제나 서로  떨어지지 않고 사랑하는 사이를 나타내는 말이야." (p23)
그러나, 머리가 둘 달린 기파조(耆婆鳥)는 어떠했는가?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며 함께 살아가야 함에도 자신의 이익을 쫓다가, 상대방의 머리가 하는 행동이 미워서 해치려 하다가 결국에는 함께 죽게 되지 않던가.
머리는 두 개이지만, 생명이 하나임을 모르고 저지른 어처구니 없는 행동.   




조건만을  따지는 여자가 거짓 마음으로 하는 청혼을 차마 듣기 거부하여 자신의 꽃잎을 떨어뜨리는 덕수궁의 모란 해어화.

"다시 올께, 내가올 때까지 이대로 있어" (p48)
그 말을 믿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가을에 잎도 열매도 떨구지 못하고, 힘겹게 겨울을 나다가 폭설에 가지가 부러져 피가 나고 힘들어도 그 말을 한 그녀를 기다리는 떡갈나무.  




그러나 빈들판이 한 그루의 소나무를 성심껏 돌보아 주지만, 먼 들판을 찾아가려다 쓰러져 죽게 되는 소나무.
이렇게 서로 상반되는 상황을 통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주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은 많은 깨달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돌아가신 의자가 뒤뚱거리다고, 의자의 네 다리를 잘라내는 사람들.
정말로 뒤뚱거리는 것은 의자가 아니고, 의자가 놓인 베란다 바닥이 고르지 못한 것인데...  


  


제 흉허물은 모르고, 남탓만하는 어리석은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도종환 시인은 정호승을 이렇게 말한다.


정호승 시인은 맑은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천천히 흘러가는 하얀 구름이 눈동자에 그대로 비치는 노루의 눈. 사슴의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꽃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입니.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모란이 어디에 피어 있는지를 아는 사람입니다.모란의 말소라만 알아듣는 게 아니라 짐승의 목소리도 알아듣고 말소리도 알아듣는 귀를 가진 사람입니다. (p229)



 
이렇게 꽃의 소리, 나무의 소리, 짐승의 소리.... 를 알아듣는 시인은 그만의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고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그 이야기 속에는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이 함께 하는 것이다.
책 제목이 달라서 두 번 읽게 된 <의자>와 <비목어>.
아마도 나에게 좀 더 많은 깨달음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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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제학 - 실제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최지희 옮김 / 에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읽은 경제서적 중에는 중국인이 쓴 책이 많이 있다.
<화폐전쟁> 시리즈를 비롯하여...
그리고 그 책들의 저자는 경제학자도 있었지만, 경제 관련 방송과 관련이 있거나 칼럼니스트가 많았던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하버드 경제학>의 저자인 '천진'도 중국 베이징 시청 공무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청소년기에 부모를 따라서 미국으로 가게 된다.
대학교 2학년때에 사회과학 학점 이수를 위해서 '경제학 기본 원리'를 수강하게 되면서 수학, 경제학을 복수전공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곤 저널리스트로 일하다가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연구원으로 2008년에서 2009년까지에 걸쳐서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수업을 청강하면서 그것을 묶어서 한 권의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하버드대'라고 하면 공부벌레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들의 수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입학하기도 힘들지만, 졸업하기도 힘들고, 그들의 공부량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수업을 청강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고, 그것을 정리한다는 것도 그리 만만한 일도 아닐 것이다.
물론, 그런 책을 읽는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을 선뜻 읽으려는 일반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마치 우리들이 교육방송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하는 것처럼. 강의실에 들어 오시는 교수님의 모습에서부터,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 수업 중의 질문과 답변, 그리고 교수님의 수업 내용까지를 세밀하게 책 속에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그러니, 내용이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하버드대의 수업 분위기라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버드 경제학>은 실제 수업내용을 담은 것이기에 경제학 입문서는 아니고, 경제학에 입문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학 분야의 전문 지식과 저자의 날카로운 판단력이 함께 어우러진 책으로 전문가의 이론과 실제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가 합쳐졌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하버드 경제학>의 특징을 살펴보면
(1) 각 전문가의 이론과 함께 실제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를 종합하였다.
(2) 이 책이 구사하는 표현들은 생동감넘치고 유려하며, 어려워서 잘 이해가 안 되는 번역서 특유의 느낌은 없다.
(3) 각 나라의 정치적 이념을 소개하고 교수 방식을 분석해 이를 결합해 놓았다.
(4) 전문가의 이론을 소개한 것과 저자 개인의 비판적 시각을 결합하였다. (책의 서문에서 발췌)
책의 내용은
1장 ~5장은 경제학과 여섯과목의 수강기록이다.
6장은 3명의 경제학자가 2008년 경제위기, 미국 대통령 선거, 그밖의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각 장들은 서로 연관성이 있으면서도 따로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니, 책의 내용을 보고 자신들이 관심있는 부분들부터 읽어도 무방한 것이다.
각 경제학 교수별 수업이 시차별로 소개되기에 긴 내용들이 아니고, 수업 분위기까지 소개되어서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가장 먼저 제 1장에서 만나게 되는 교수는 맨큐 교수.
우리집에도 <맨큐의 경제학>이 있으니,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교과서적 책이다.
그 맨큐 교수가 경제학 원론을 강의하는데, 매년 900 명~1000 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맨큐교수는 합반으로 6 강을 강의하고, 이후 분반 강의가 있으며, 여기에 동원되는 조교만도 34명이 30여개의 팀으로 나누어 학생들의 학사 지도와 성적평가를 담당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대단하다~~
맨큐의 <경제학 원론>,< 거시 경제학>은 20개국,15개국 언어로 각각 번역 출판되고 있으며 이 책들은 100 만 여권이 팔렸다.
특히, 맨큐를 비롯한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들은 미국 재무부장관을 비롯한 관료 출신들이 많으며, 또 다음 학기에는 정부 조직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 인물들이니, 그들의 이론은 미국 경제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경제 정책과의 연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제5장의 내용은 책의 구성 중에서는 가장 얇은 부분에 속하는데, 가정 경제학에 관한 내용이기에 주부들도 관심있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3학년 대상 강의로, 가정에서 경제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경제학의 한계를 설명하여 주는 것이다. 
최대 16명의 수강 대상 20세 정도 여학생들의 토론을 바탕으로 경제 생활에서 여성의 역할을 발견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의미를 가진 수업이다.

 
 

마지막 제 6장은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과 핫이슈 등을 중심으로 꾸며진다.

이 책의 앞부분의 내용 중에서


 맨큐 교수는 프로젝트를 켜고 스크린에 다음의 문장을 보여 주었다.
"어느 누구도 미국인들만큼 일상생활의 곳곳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손' Invisible Hand' 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고마워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 이 말을 한 사람이 누구죠?"라고 물었다.
(...)
강의가 끝나기 몇 분 전, 스크린에 떠 있는 인용문을 가리키며 누구의 말인지 물었다. 그러자 맨 앞 줄에 앉아 있던 한 학생이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정확하게 대답했다. 교수가 다시 물었다. " 이 '보이지 않는 손 Invisible Hand'에서 I 와 H 는 대문자로 쓰였습니다. 
워싱턴이 말한 '보이지 않는 손'과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같은 의미일까요?"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학생이 워싱턴이 말한 것은 "조물주(신)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정확하게 대답했다. (P29~30)

이 수업은 맨큐교수의 2강의 내용으로 강의 주제는 "애덤 스미스와 조지 워싱턴"이다.
애덤 스미스가 없었어도 경제학은 태동할 수 있었겠지만
조지 워싱턴이 없었다면 미국은 건국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의 창시자로서 큰 공헌을 한 것은 분명하다. (P28)

세계 최고의 두뇌집단인 하버드의 경제학 강의를 훔쳐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설령 경제학에 문외한이라도 자신에게 보이는 만큼만의 수업을 들으면 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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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 절망 속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열다섯 여인들의 이야기
김대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열정으로 자신의 삶을 빛낸 15명의 여자들.
그녀들은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걷지는 않았던 여자들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삶을 그녀들만의 노력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꼭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않은 그녀들도 있다. 너무도 비참한 모습으로 최후를 맞은 그녀도 있고, 당당하게 자신의 죽음에 순응한 그녀도 있고, 젊은 날의 명성을 버리고,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돌보느라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은 그녀도 있다.
사람의 인생이 모두 다르듯이, 15명의 그녀들이 꾸며나간 인생의 이야기도 각각 다르다.
그러나, 그녀들에게서는 남다른 면이 있었기에 그녀들이 떠난 지금에 생각해 보면 그녀들 모두는  예뻤던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5개의 테마로 나누어진다.
도전: 끝없이 시도하는 한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 마릴린 몬로, 다이앤 아버스, 에스티 로더.
의지 :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간다.- 프리다 칼로, 리제 마이트너, 나혜석
열정 : 최고를 향한 열정이 신뢰를 만든다.- 이사도라 덩컨, 오리아나 팔라치, 마리아 칼라스
헌신: 함께할 때 아름다움은 더욱 빛난다. - 조피 숄, 레이철 카슨, 전산초.
사랑; 정신의 흔적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 김만덕, 오드리 헵번,  이방자

   


책의 목차를 보면서 독자들은 마릴린 몬로, 에스티로더, 이사도라 덩컨, 마리아 칼라스, 김만덕, 오드리 헵번, 이방자 정도는 많이 접해 본 그녀들이지만, 그외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좀 생소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그들의 일생을 풀어주고, 그녀들에게서 무엇을 본받아야 할 것인가를, 그녀들이 왜 예뻤는가를 이야기해 주니, 낯선 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도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섹시심벌로 지금까지도 곧잘 이야기되는 마릴린 먼로.

그녀의 이야기는 가십거리로부터 소설,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많이 나와 있으니,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녀가 어려서부터 힘겹게 살아 왔고, 인기 스타가 된 후에도 우울증에 시달려야만 한 것에 대한 생각은 깊이있게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대중들에 의해서 섹시한 면만 부각되다 보니, 그녀의 진지함이나 연기에 대한 열망,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눈물겨운 노력, 지적 회기심 등은 대중들에 의해서 묵살되었던 것이다.
진정으로 그녀가 원했던 삶은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길 원한 것은 아닐까....

(사진출처: Daum 검색)

 
  

상업사진과 예술사진 사이에서 '이상한 것들의 마법사' 불리었던 다이앤 아버스.
그녀는 뷰파인더 속에 괴짜, 장애인, 난교 파티 참가자, 매춘부, 마약 중독자. 동성애자, 나체주의자 만을 담아냈다.
그런데, 왜 그녀가 예뻤을까?

"일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책 속의 글 중에서)
이 말은 에스티 로더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그녀의 성공전략은 다양하고 차별화된 판매 전략에 있었다.
무료샘플 나누어주기, 최고스타로 광고하기, 화장품 발라주기, 럭셔리포장, 비알레르기성 화장품 판매, 남성전용 화장품 출시, 입소문 마케팅 등.
그녀들에게는  도전이 있었기아름다웠던 것이다. 


멕시코 화가인 프리다 칼로,
그녀는 18살에 최악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 후유증으로 35번의수술, 3번의 유산, 다리절단.
그녀는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온각 시련 속에서 당당하게 맞섰던 프리다만의 아름다움. 절망은 때로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절망을 넘어서면 희망이 있"(p73)음을 이야기해 준다.


   

  (사진출처: Daum 검색)


 

그런 인물로는 나헤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이 내린 인재의 비참한 말년"을 보여주었던 그녀.

 
(사진출처: Daum 검색)

서양화가, 근대 소설가, 시인, 칼럼니스트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늙고 병든 노파가 되었지만, 그녀에게는 의지가 있었다.
물론, 너무 시대를 앞서간 그녀였지만, 한국 최초의 여성 운동가, 남여불편등이라는 사회 관념에 도전장을 내민 그녀였다.
그러나, 시대가 그녀를 담기에는 너무 작은 사회였다.
그녀의 한 편의 시를 살펴본다면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펄펄 날던 저 제비/ 참혹한 사람의 손에/ 두 죽지 두 다리/ 모두 상하였네/ 다시 살아나려고/ 발버둥치고 허덕이다/ 끝끝내 못 이기고/ 그만 죽 느러졌네 / 그러나 모른다/ 제비에게는 / 아직 따뜻한 기운 있고/ 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중천에 떠오를/ 활력과 용기와 인내와 노력이 / 디시 있을지/ 뉘 능히 알 리 있으랴" (p103)

당시의 나혜석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듯하다.



마릴린 몬로가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다가 스스로 자살을 택했다면, 같은 스타이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그녀는 오드리 헵번이다.

 
(사진출처: Daum 검색)

1953년 <로마의 휴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그녀의 영화인생을 승승장구의 길을 걷게 된다.
지금도 오드리 헵번 하면 미인의 대명사가 아니던가.


오드리 헵번 신드롬. 그녀의 머리 스타일, 입는 옷 등은 헵번 스타일로 많은 여인들이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런 그녀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세월이 가져다 주는 흔적들이었다.
"정직한 주름은 추하지 않다." 라고 할 정도로, 그녀는 늙는 자신의 모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1992년 유니셰프 친선대사로 소말리아에서 활동하는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담은 한 장의 편지.
비쩍 마른 흑인 아이를 포대기로 안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
그것은 과거 스크린의 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한 장의 사진이 가져다 준 감동.
그것은 그 어떤 감동보다 더 큰 감동이었다.
그래서 우리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을 수 있는 오드리 헵번.
(사진출처: Daum 검색)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100만 명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
누군가 오드리에게 친선대사 활동을 두고 희생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희생이 아니에요. 희생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길 위에 자신이 원하는 걸 포기하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죠. 이것은 희생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받은 선물이에요" (p221)



 

저자는 말한다.
"나는 오늘도 그녀에게 연애편지를 쓴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그는 절망 속에서 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그녀들의 이야기를 쫓아 다닌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녀들이 그 시대에, 그리고 지금 우리들에게 말하고 싶어했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15명~~ 그녀들은 뜨겁게 삶을 살았기에 그녀들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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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In the Blue 4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가 보고 싶은 나라 중에 크로아티아가 있다.
아드리아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풍광의 그곳을 꼭 가보고 싶은 마음에 <행복이 번지는 크로아티아>를 읽게 되었다.
크로아티아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는 책은 없었기에 크로아티아의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후에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그리고 이번에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가 출간되었는데, 이들을  <번짐 시리즈>라고 말한다.



이 책들의 특징은 백승선, 변혜정 공저이며, 그들이 찾은 곳의 분위기있는 사진들과 함께 수채화풍의 그림, 감성적인 글이 멋스럽게 꾸며져 있다.
많은 글을 쓰기 보다는 절제되고 축약된 글들 속에서 여행자의 발걸음을 따라 가는 것은 가슴 속에 행복이 번져 온다. 



 
이번엔 폴란드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인지 궁금해진다.
내 기억 속의 폴란드는 언젠가 기억은 없지만, 교과서에 실렸던 퀴리부인의 일화에서부터 시작된다.
강대국 사이에 끼어서 침략을 당한 뼈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나치에게 가장 큰 아픔을 당했던 나라.
바르샤바의 80%가 파괴되었고, 바르샤바 인구의 2/3인 65만명이 사망했으며,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나치의 수용소가 아직도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나라.
그리고, 폴란드는 퀴리, 코페르니쿠스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한 큰 인물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한, 누구나 알고 있는 폴로네즈나 야상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작곡한 쇼팽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여행자는 쇼팽의 심장이 숨쉬는 희망의 도시 바르샤바
             비스와 강가의 서정적인 도시 토룬
             난쟁이들과 숨바꼭질하는 곳 브로츠와프
             중세의 숨결이 배어 있는 500년 고도 크라쿠프
             그리고.... 아픔을 품은 슬픔의 장소 아우슈비츠
이야기한다.

 
  

바르샤바하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가 생각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선율은 쇼팽의 녹턴이 아닐까.
이 영화를 몇 번 보고는 녹턴에 빠져 버렸었던 때도 있다.
황량한 폐허의 도시 바르샤바. 그곳에서 홀로 남은 한 사람.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에 그를 발견한 나치장교와의 음악으로의 교감.
영화 속 장면, 장면이 지금도 선할 정도로 완전히 <피아니스트>에 빠져 버렸었다.  




그것은 다시는 그곳을 절대로 찾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가졌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모습이 폴란드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내 가슴에 자리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쇼팽은 마지막 소원으로 자신의 심장이 폴란드로 돌아가기를 원했고, 지금 쇼팽의 심장은 성십자가 교회에 안치되어 있는 것이다.

 
 
퀴리, 쇼팽~~ 모두 자신의 조국을 그 어느 나라 사람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아닐까.
폴란드의 오래된 골목길, 전쟁에 폐허가 되었지만 다시 복원하여 놓은 도시의 건축물, 유명인들의 생가, 동상, 그리고 벽화들까지 그 모습은 폴란드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폴란드에 갔으면 브로츠와프에서 전설 속의 난쟁이들도 찾아보고, 크라쿠프 비엘리츠카의 암염채굴광산도 둘러 보고....

 
 
즈고디 광장에서 의자를 만나보게 될 것이다.  




이 의자들의 의미는?


내게 있어서 의자가 주는 이미지는 '안온함'이다.
나는 의자가 주는 쉼을 좋아한다.
나는 의자에 앉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그저 의자들 보는 것만으로도 좋고, 의자가 그려진 그림도 좋아한다.
파이프가 올려진 고흐의 의자처럼.

의자의 용도가 '앉는' 것이라면,
크라쿠프의 의자는 '보는'것이다.
청동빛 거대한 의자가 광장 한 가운데 일제히 줄지어 서있다.
방금 이별한 파랗게 날이 선 머리통을 가진 군인들처럼,
오열종대로 늘어서 있는 의자들.

무자비한 학살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기 위하여 만들어진
이 의자들은 내 마음을 처연하게 한다. (책 속의 글 중에서)


여기에도 이렇게 아픔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고...   


 
 

200 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곳. 현재 비르케나우 제2수용소, 박물관, 전시관 등이 안내인과 함께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곳에선 그 누구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몇 십년이 지났건만, 가스실에 들어서면 숙연함을 넘어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받게되고, 누구나 마음으로부터의 독가스 냄새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시멘트 사이 사이에서 그들의 통곡이, 그들의 절규가 새어나는 듯" (책 속의 글 중에서)한 느낌에 왜 이곳을 왔을까 자신에게 물어보게 된다.


슬픔 이상의 슬픔을 간직 한 곳,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이 서려있는 곳,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곳에 서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자유'에 감사한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를 비롯한 번짐시리즈들은 폭넓고 깊은 지식을 가져다 주는 여행서라기 보다는 사진을 보면서, 잔잔한 그림을 보면서, 필요한 부분만을 설명해 주고, 그 이외의 내용은 최대한 축약하면서도 마음의 감동을 주는 감성 여행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폴란드에 관한 내용을 이처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여행 에세이를 만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폴란드를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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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좋아요 꼬까신 아기 그림책 10
윤여림 글, 배현주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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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자기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알게 해 주는 그림책이다.
어른들에게는 어린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혼자서 할 수 있는 행동 하나 하나가 대견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의 행동이 어린이 자신도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게 생각될 수 있는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내가 좋아요>는 말해 준다.



어린이가 잘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것, 혼자 옷을 입을 수 있는 것,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잘 정리할 수 있는 것, 동생을 잘 돌보아 줄 수 있는 것, 술래잡기 놀이를 할  때에 감쪽 같이 숨을 수 있는 것.....
아주 작은 행동들이지만, 대견스러운 행동들~~
이런 행동을 사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어린이들은 다른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요>의 그림책에는 활용 tip이 있다.



가정에서, 유치원에서 많이 하는 칭찬 열매 달아주기인데, 책 속에  활용 열매가 있다.
사과, 배, 복숭아, 감 열매.
어린이와 열매마다 다른 약속을 정해 놓고, 잘 할 때마다 칭찬 열매 스티커를 붙이게 하는 것이다.
칭찬 나무가 완성되면 그 때에는 어린이와의 약속을 지켜 준다면, 좋을 듯하다.





그것은 어린이의 자율성도 키워주고, 어린이 스스로 행복감도 느낄 수 있게 효과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 자신감 쑥쑥 나무에 열매가 달릴 때마다 어린이들의 자신감도 쑥쑥 자라날 수 있도록 꾸며진 그림책이기에 읽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후의 어린이 교육까지도 생각해 보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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